온실가스 감축, 신재생 에너지 경쟁

입력 2015.01.10 (08:27) 수정 2015.01.1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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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사그라지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올해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를 줄일 방안을 유엔에 보고해야 합니다.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당장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니까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럽 여러 나라는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발전 효율을 크게 높이고 생산된 전기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핵심 과제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자전거 도로가 태양광 발전소 역할까지 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성과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유럽 국가들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 경쟁.

김성모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 1위의 패션업체가 세워 큰 화제 속에 지난해 10월 문을 연 프랑스 파리의 한 미술관.

관람객을 위한 셔틀버스로 전기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부터는 20인승 미니 버스가 아닌 90인승 대형 전기 버스가 파리시에 시내버스로 투입됩니다.

<인터뷰> 바랭('볼로레' 홍보 담당) : "한번 충전에 150km를 달릴 수 있어 (시내에선) 어떤 여정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 EU의 결정으로 유럽에서 사용되는 자동차는 올해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년 전보다 18% 줄여야 합니다.

또 올해 세계 각국은 5년 뒤인 2020년부터 온실 가스를 줄일 방안을 유엔에 제출해야 합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20여 km 북쪽의 크로메니.

자전거의 나라 답게 겨울에도 자전거를 많이 탑니다.

이 곳 자전거 도로 가운데 70m는 표면이 유리로 덮였습니다.

특수처리돼 깨지지 않고 미끄럽지도 않습니다.

<인터뷰> 주민 : "안전합니다. 보통 자전거 도로와 같은 느낌입니다."

자전거 도로의 유리 아래엔 태양광 전지판이 들어 있어 햇빛으로 전기를 만듭니다.

지붕 위에 전지판을 설치하는 보통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난해 11월 설치된 뒤 1달 동안 380킬로와트시를 생산했습니다.

중형 세탁기 760대를 1시간 동안 돌릴 수 있는 양입니다.

<인터뷰> 데 비트('솔라로드' 홍보책임자) : "빛이 많지 않은 겨울이지만 현재까지 실험은 기대 이상입니다."

네덜란드는 전체 자전거 도로의 길이가 2만 5천km에 이릅니다.

자전거 도로만 활용해도 태양광 발전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과제는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을 높이는 일입니다.

네덜란드 델프트의 연구소.

태양광 도로의 특수 유리를 개발하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실험된 특수 유리는 무게를 15톤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관건은 일반 유리처럼 미끄럽지 않도록 특수유리에 덧씌운 코팅막을 더 투명하게 만드는 것...

태양광 발전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클레르크(TNO 연구원) : "코팅막을 더 두껍고 덜 미끄럽게 만들수록 안전성은 높아지지만 투명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5년 내에 차가 다니는 대규모 태양광 도로를 설치하는 게 목표입니다.

건설 비용은 15년 동안 전기 생산으로 모두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데 비트('솔라로드' 홍보책임자) : "네덜란드의 도로 전체를 태양광도로로 전환시킨다면 큰 전력원이 될 겁니다."

성탄절을 앞둔 독일 베를린.

거리 곳곳에 화려한 조명이 켜졌습니다.

독일의 전기요금은 프랑스보다 두 배 이상 비쌉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는 요금을 높게 책정했기 때문입니다.

신재생 에너지를 위해 소비자들이 비싼 요금을 부담하는 겁니다.

이런 지원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이 크게 늘며 전체 전기 가운데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팔크(신재생에너지연합 대표) : "(재생에너지 분담금이 올해 처음 내려가는데) 그동안 대규모 투자로 이익이 나며 시장성 있는 가격에 도달했습니다."

베를린에서 80여 km 떨어진 인구 130명의 작은 마을.

마을 주변 대규모 풍력 발전 단지에선 42개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쉴새 없이 돌아갑니다.

또다른 20헥타아르의 부지는 태양광 전지판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전기는 1년에 16만 메가와트시로 마을에서 필요한 천 메가와트시를 뺀 나머지는 모두 외부로 판매됩니다.

<인터뷰> 카퍼트('펠트하임' 마을 주민) : "다른 지역 사람들은 1킬로와트에 0.25 유로 내는데 우리는 0,17 유로 정도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습니다."

독일에는 이처럼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마을이 2백여곳에 이릅니다.

5년 뒤에는 2배로 늘 전망인데, 문제는 생산된 전기를 어떻게 저장하느냐는 것입니다.

이 마을에선 올봄까지 전기 저장 설비를 완공할 계획입니다.

모두 10메가와트시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설비인데, 생산량인 16만 메가와트시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입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배터리는 야간에 남아도는 전력을 충전시켰다 주간에 공급하는 등, 단기 저장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에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 여름에 쓸 수는 없습니다.

<인터뷰> 프로비터 : '에네르기크벨레' 대외 담당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는 소실되는 에너지입니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배터리를 충전해놔도 며칠이 지나면 방전되는 것과 같습니다."

신재생 에너지 연구는 바이오 부문에서도 활발합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40km 정도 떨어진 과학산업단지.

이 곳 실험실에선 새로운 박테리아를 찾고 있습니다.

먼저 로봇이 박테리아를 구분해 96개의 실험용기에 따로 추출해냅니다.

<인터뷰> 파크('글로벌 비오에네르지' 연구총괄) : "로봇이 박테리아 모양을 기억했다 같은 박테리아인지를 확인해 (박테리아마다 다른 용기에 추출합니다.)"

이어 배양된 박테리아는 설탕의 주성분인 글루코스를 발효시켜 휘발유 등의 전 단계인 이소부탄을 만드는 실험에 사용됩니다.

<인터뷰> 티보('글로벌 비오에네르지' 발효부장) : "바이오 에탄올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증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우리는 가스가 바로 나옵니다."

지난해 7월엔 한해 10톤의 이소부탄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이 건설돼 시장성을 평가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델쿠르('글로발 비오에네르지' 대표) : "이제 중요한 것은 실험실 단계를 넘어 산업화하는 겁니다. 실험실과 다른 환경에서 기술을 적용하는 거죠."

국제 유가 하락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매력이 최근 줄어든 것은 사실 입니다.

그러나 화석 연료는 매장량이 한정돼 있는데다 무엇보다 환경 오염 때문에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비용이 들지만, 신재생 에너지를 미래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투자에 인색해선 안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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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실가스 감축, 신재생 에너지 경쟁
    • 입력 2015-01-10 08:52:50
    • 수정2015-01-10 22:40:3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국내에서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점점 사그라지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올해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를 줄일 방안을 유엔에 보고해야 합니다.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당장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니까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럽 여러 나라는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발전 효율을 크게 높이고 생산된 전기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핵심 과제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자전거 도로가 태양광 발전소 역할까지 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성과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유럽 국가들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 경쟁.

김성모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 1위의 패션업체가 세워 큰 화제 속에 지난해 10월 문을 연 프랑스 파리의 한 미술관.

관람객을 위한 셔틀버스로 전기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부터는 20인승 미니 버스가 아닌 90인승 대형 전기 버스가 파리시에 시내버스로 투입됩니다.

<인터뷰> 바랭('볼로레' 홍보 담당) : "한번 충전에 150km를 달릴 수 있어 (시내에선) 어떤 여정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 EU의 결정으로 유럽에서 사용되는 자동차는 올해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년 전보다 18% 줄여야 합니다.

또 올해 세계 각국은 5년 뒤인 2020년부터 온실 가스를 줄일 방안을 유엔에 제출해야 합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20여 km 북쪽의 크로메니.

자전거의 나라 답게 겨울에도 자전거를 많이 탑니다.

이 곳 자전거 도로 가운데 70m는 표면이 유리로 덮였습니다.

특수처리돼 깨지지 않고 미끄럽지도 않습니다.

<인터뷰> 주민 : "안전합니다. 보통 자전거 도로와 같은 느낌입니다."

자전거 도로의 유리 아래엔 태양광 전지판이 들어 있어 햇빛으로 전기를 만듭니다.

지붕 위에 전지판을 설치하는 보통의 방식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난해 11월 설치된 뒤 1달 동안 380킬로와트시를 생산했습니다.

중형 세탁기 760대를 1시간 동안 돌릴 수 있는 양입니다.

<인터뷰> 데 비트('솔라로드' 홍보책임자) : "빛이 많지 않은 겨울이지만 현재까지 실험은 기대 이상입니다."

네덜란드는 전체 자전거 도로의 길이가 2만 5천km에 이릅니다.

자전거 도로만 활용해도 태양광 발전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과제는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을 높이는 일입니다.

네덜란드 델프트의 연구소.

태양광 도로의 특수 유리를 개발하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실험된 특수 유리는 무게를 15톤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관건은 일반 유리처럼 미끄럽지 않도록 특수유리에 덧씌운 코팅막을 더 투명하게 만드는 것...

태양광 발전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클레르크(TNO 연구원) : "코팅막을 더 두껍고 덜 미끄럽게 만들수록 안전성은 높아지지만 투명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5년 내에 차가 다니는 대규모 태양광 도로를 설치하는 게 목표입니다.

건설 비용은 15년 동안 전기 생산으로 모두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데 비트('솔라로드' 홍보책임자) : "네덜란드의 도로 전체를 태양광도로로 전환시킨다면 큰 전력원이 될 겁니다."

성탄절을 앞둔 독일 베를린.

거리 곳곳에 화려한 조명이 켜졌습니다.

독일의 전기요금은 프랑스보다 두 배 이상 비쌉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는 요금을 높게 책정했기 때문입니다.

신재생 에너지를 위해 소비자들이 비싼 요금을 부담하는 겁니다.

이런 지원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이 크게 늘며 전체 전기 가운데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팔크(신재생에너지연합 대표) : "(재생에너지 분담금이 올해 처음 내려가는데) 그동안 대규모 투자로 이익이 나며 시장성 있는 가격에 도달했습니다."

베를린에서 80여 km 떨어진 인구 130명의 작은 마을.

마을 주변 대규모 풍력 발전 단지에선 42개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쉴새 없이 돌아갑니다.

또다른 20헥타아르의 부지는 태양광 전지판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전기는 1년에 16만 메가와트시로 마을에서 필요한 천 메가와트시를 뺀 나머지는 모두 외부로 판매됩니다.

<인터뷰> 카퍼트('펠트하임' 마을 주민) : "다른 지역 사람들은 1킬로와트에 0.25 유로 내는데 우리는 0,17 유로 정도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습니다."

독일에는 이처럼 전기를 자급자족하는 마을이 2백여곳에 이릅니다.

5년 뒤에는 2배로 늘 전망인데, 문제는 생산된 전기를 어떻게 저장하느냐는 것입니다.

이 마을에선 올봄까지 전기 저장 설비를 완공할 계획입니다.

모두 10메가와트시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설비인데, 생산량인 16만 메가와트시에 비하면 아주 작은 규모입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배터리는 야간에 남아도는 전력을 충전시켰다 주간에 공급하는 등, 단기 저장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바람이 많이 부는 겨울에 생산된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 여름에 쓸 수는 없습니다.

<인터뷰> 프로비터 : '에네르기크벨레' 대외 담당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는 소실되는 에너지입니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배터리를 충전해놔도 며칠이 지나면 방전되는 것과 같습니다."

신재생 에너지 연구는 바이오 부문에서도 활발합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40km 정도 떨어진 과학산업단지.

이 곳 실험실에선 새로운 박테리아를 찾고 있습니다.

먼저 로봇이 박테리아를 구분해 96개의 실험용기에 따로 추출해냅니다.

<인터뷰> 파크('글로벌 비오에네르지' 연구총괄) : "로봇이 박테리아 모양을 기억했다 같은 박테리아인지를 확인해 (박테리아마다 다른 용기에 추출합니다.)"

이어 배양된 박테리아는 설탕의 주성분인 글루코스를 발효시켜 휘발유 등의 전 단계인 이소부탄을 만드는 실험에 사용됩니다.

<인터뷰> 티보('글로벌 비오에네르지' 발효부장) : "바이오 에탄올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증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우리는 가스가 바로 나옵니다."

지난해 7월엔 한해 10톤의 이소부탄을 만들 수 있는 공장이 건설돼 시장성을 평가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델쿠르('글로발 비오에네르지' 대표) : "이제 중요한 것은 실험실 단계를 넘어 산업화하는 겁니다. 실험실과 다른 환경에서 기술을 적용하는 거죠."

국제 유가 하락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매력이 최근 줄어든 것은 사실 입니다.

그러나 화석 연료는 매장량이 한정돼 있는데다 무엇보다 환경 오염 때문에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습니다.

많은 비용이 들지만, 신재생 에너지를 미래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투자에 인색해선 안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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