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모저모] 일본 ‘온천 즐기는 원숭이’

입력 2015.01.13 (08:47) 수정 2015.01.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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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처럼 추운 겨울엔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때가 있는데요.

일본에는 이런 호사를 누리는 원숭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라는데요...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온천...

이곳을 차지하고 있는 건 사람이 아니라 새빨간 얼굴의 원숭이들입니다.

틈만 나면 상대방의 털을 한손으로 헤치고 다른 손으로 털에 붙어 있는 여러 가지 오물을 제거해주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데요.

이 원숭이들이 사는 일본 나가노현 야마노우치에 있는 '지옥 계곡'은 1년에 넉 달은 눈에 덮여있을 정도로 눈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요즘같은 한겨울에는 평균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로 매서운 추위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사는 일본 원숭이들이 작은 체격을 갖게 된 것도 바로 혹한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인터뷰> 다키자와('지고쿠다니 원숭이 공원 직원) : "일본 마카크 원숭이들은 꼬리도 짧고 귀도 작아요. '앨런의 법칙'에 따르면 추운 기후에 사는 동물들은 표면적을 작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새하얀 눈이 수북하게 쌓인 한가운데서 한가롭게 온천욕을 하는 원숭이들은 이른바 '스노우 원숭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원숭이 노천 온천은 1964년 원숭이 공원 개원 당시, 한 원숭이가 인근 여관에 있는 노천탕에서 사람 흉내를 내며 온천을 즐기던 모습이 목격된 게 출발점이 됐습니다.

이후 위생 관리와 관광 상품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원숭이 전용 온천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곳 원숭이들은 지난 1970년 미국의 사진잡지 '라이프' 표지에 실리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몇년 전 한 항공사 광고에 온천욕을 하는 이곳 원숭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관심을 끌기도 했죠.

160여 마리의 원숭이들이 무리지어 온천을 즐기는 모습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은 20여 분간 숲길을 걸어와야 하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곳 원숭이들은 자신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관광객들에게 익숙한지,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이나 시도때도 없이 들이대는 카메라 렌즈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데요.

관광객들은 특별한 원숭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기 위해 요리조리 애를 씁니다.

<인터뷰> 호주 관광객 : "원숭이들이 우리와 함께 셀카를 찍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은데 잘 되지 않네요."

최근에는 무인항공기까지 가져와 원숭이 촬영을 시도하는 관광객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종종 드론과 같은 첨단 기기는 원숭이들에게 공포심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터뷰> 다키자와('지고쿠다니 원숭이 공원' 직원) : "드론이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날다람쥐와 닮았거든요. 원숭이들은 그걸 보면 공황 상태에 빠집니다. 그럴 경우 사람들에게도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죠."

세계에서 유일하게 온천욕하는 원숭이를 만날 수 있는 이곳에는 해마다 1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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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이모저모] 일본 ‘온천 즐기는 원숭이’
    • 입력 2015-01-13 09:00:45
    • 수정2015-01-13 10:27:26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요즘처럼 추운 겨울엔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때가 있는데요.

일본에는 이런 호사를 누리는 원숭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라는데요...

지구촌 이모저모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온천...

이곳을 차지하고 있는 건 사람이 아니라 새빨간 얼굴의 원숭이들입니다.

틈만 나면 상대방의 털을 한손으로 헤치고 다른 손으로 털에 붙어 있는 여러 가지 오물을 제거해주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데요.

이 원숭이들이 사는 일본 나가노현 야마노우치에 있는 '지옥 계곡'은 1년에 넉 달은 눈에 덮여있을 정도로 눈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요즘같은 한겨울에는 평균 기온이 영하 10도 정도로 매서운 추위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 사는 일본 원숭이들이 작은 체격을 갖게 된 것도 바로 혹한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인터뷰> 다키자와('지고쿠다니 원숭이 공원 직원) : "일본 마카크 원숭이들은 꼬리도 짧고 귀도 작아요. '앨런의 법칙'에 따르면 추운 기후에 사는 동물들은 표면적을 작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새하얀 눈이 수북하게 쌓인 한가운데서 한가롭게 온천욕을 하는 원숭이들은 이른바 '스노우 원숭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원숭이 노천 온천은 1964년 원숭이 공원 개원 당시, 한 원숭이가 인근 여관에 있는 노천탕에서 사람 흉내를 내며 온천을 즐기던 모습이 목격된 게 출발점이 됐습니다.

이후 위생 관리와 관광 상품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원숭이 전용 온천이 만들어졌습니다.

이곳 원숭이들은 지난 1970년 미국의 사진잡지 '라이프' 표지에 실리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몇년 전 한 항공사 광고에 온천욕을 하는 이곳 원숭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관심을 끌기도 했죠.

160여 마리의 원숭이들이 무리지어 온천을 즐기는 모습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은 20여 분간 숲길을 걸어와야 하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곳 원숭이들은 자신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관광객들에게 익숙한지,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이나 시도때도 없이 들이대는 카메라 렌즈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는데요.

관광객들은 특별한 원숭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기 위해 요리조리 애를 씁니다.

<인터뷰> 호주 관광객 : "원숭이들이 우리와 함께 셀카를 찍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은데 잘 되지 않네요."

최근에는 무인항공기까지 가져와 원숭이 촬영을 시도하는 관광객들도 있다고 하는데요.

종종 드론과 같은 첨단 기기는 원숭이들에게 공포심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터뷰> 다키자와('지고쿠다니 원숭이 공원' 직원) : "드론이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날다람쥐와 닮았거든요. 원숭이들은 그걸 보면 공황 상태에 빠집니다. 그럴 경우 사람들에게도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죠."

세계에서 유일하게 온천욕하는 원숭이를 만날 수 있는 이곳에는 해마다 10만 명 정도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구촌 이모저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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