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여자의 아침] X세대의 귀환…그때가 그리워요

입력 2015.01.22 (08:26) 수정 2015.01.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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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동안 7080 문화가 주목받더니, 그 복고의 흐름이 확실히 8090 문화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시절의 음악과 유행했던 것들이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모은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멘트>

80년대에 사춘기를 보내고 90년대에 대학교를 다닌 지금의 엄마, 아빠들이 예전의 언니, 오빠들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X세대들의 문화 회귀 열풍인데요.

지금 한창 직장 생활과 살림 육아 하느라 치열하게 살다보니까 옛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고, 그때 들었던 음악, 그때 썼던 물건 같은 게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죠.

몇년 전에는 세시봉같은 7080 복고 열풍이 화제였는데, 이제는 8090 문화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그 현장으로 함께 가 보시죠.

<리포트>

시청률 60%를 넘는 드라마들의 전성시대! 우리나라 최초로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 영화가 등장했고요.

앨범 누적 판매량 천만 장이라는 기네스북 가수, 요즘 유행하는 걸그룹들의 원조도 모두 90년대에 등장했습니다.

그야말로 문화 전성기였는데요.

당시에 유행했던 X세대 문화가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창제(28살) : "요새 8090 음악이 인기인데 노래 들으면 어렸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매우 좋아요."

<인터뷰> 정재용(30살) :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음악들을 들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한국전쟁 이후 열악한 환경을 겪었던 세대, 먹고 사는 데 빠듯했던 이들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합니다. 지금의 중장년층이죠.

경제성장 과정에서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세대가 386세대고요.

이후, 사회가 전반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적극적인 자기 표현의 세대, X세대가 등장했습니다.

8090 세대라고도 하죠.

<인터뷰> 진종훈(문화평론가) : "1990년대에는 자기의 개성과 감성이 더 중요시되는 시대였기 때문에 자신의 개성과 감성을 문화로 표출하면서 그것을 즐기는 첫 번째 세대가 X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80년대 활발하게 활동했던 가수 이선희 씨가 방송 활동을 재개하기도 했고요.

해체했던 아이돌 그룹 god도 12년 만에 재결합해서 최근에 활동했죠.

90년대 문화 대통령 서태지도 5년 만에 앨범을 발매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최근 한 방송에서 90년대를 주제로 공연을 하면서, 그때 인기였던 음악이 다시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진입했는데요.

그만큼 요즘은 90년대 노래가 많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90년대 가수, 터보의 김정남 씨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네요.

<인터뷰> 김정남(前 터보 멤버) : "음악을 할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 다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못했었어요. 지금은 대중교통을 이용 못 할 정도로 매우 많은 관심을 두세요. 제일 재미있는 건 초등학생들이 저한테 사인을 받으러 와서 이름이 뭐니 물어보면 "엄마 이름은 뭐예요" 이렇게 얘기해요. 20년 전 그때를 기억해주시고 그걸 당신의 자식들한테까지 “엄마가 좋아했던 연예인이야”, “엄마가 좋아했던 가수야”라고 얘기해주는 걸 봤을 때 정말 벅차요."

8090 문화 열풍은 주점에서도 이어집니다.

단체로 노래 부르는 모습이 흥겹네요.

시간이 오래 흘렀지만 신기하게도 가사가 다 기억나요.

90년대 당시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인터뷰> 이진우(퓨전주점 점장) : "X세대의 문화를 다시 한 번 많은 사람한테 소개하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고요. 손님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입니다. 옛날 음악을 들으면서 울기도 하는 분도 있고요. 같이 춤추는 분들도 있고요."

순수했던 대학 시절로 돌아간 것 같죠?

<인터뷰> 김윤경(34살) : "학창시절에 느꼈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잊고 있었던 추억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예요."

8090 세대만을 위한 이 주점은, 너무 젊은 성인은 출입금지입니다.

여기에는 추억의 LP판은 물론, 낡고 작은 책상과 의자가 있어서 향수를 자극합니다.

내부가 허름해 보이는 것이 옛날 술집을 재현한 것 같은데요.

여기서도 노래를 다 따라 부르더라고요.

<인터뷰> 강명호(31살) : "중학교 때인가 초등학교 때. 그때 들었던 노래인데. 정말 좋죠. 아직 듣고 있으니까 그거 때문에 여기 온 거고 이걸 다시 들으려고 여기 온 거예요."

<인터뷰> 김은정(31살) : "일하면서 제가 직장생활에 치이고 사회생활에 치이고 너무 힘든데 여기서 노래 들으면서 위안이 돼요. 치유하는 기분이에요."

음악 뿐만 아니라 스포츠도 복고 바람입니다.

여기는 ‘볼링펍’인데요.

예전에 대학 다닐 때는 공강 시간에 볼링도 치고 했는데, 요즘은 다 어디 갔나 모르겠어요.

여기서는 볼링을 하면서 맥주도 한잔 할 수 있습니다.

추억이 생각나서 오는 사람도 많고요.

회식도 많이 하더라고요.

<인터뷰> 장명규(41살) : "10여 년 만의 볼링을 쳐보니까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새롭기도 합니다."

탁구를 할 수 있는 '핑퐁펍'도 인기입니다.

학창 시절에 탁구 하던 추억을 가진 분들이 주로 오는데요.

탁구를 하다보면 스트레스 확 풀리죠. 어른이 되어 달라진 건 시원한 맥주 한 잔 곁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전성배(33살) : "옛날에 친구들이랑 같이 하던 생각도 나고 해서 굉장히 즐겁습니다."

<인터뷰> 김경원(39살) : "현대인들이 살면서 굉장히 힘든 점이 많은데,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새롭게 떠오르는 것 같아서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보면 단순하기 그지 없는 MS도스용 컴퓨터 게임도 21세기 온라인 세계로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진종훈(문화평론가) : "1980년대~19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사람들이 지금 적극적인 문화 소비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데요.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세대로 회귀하려는 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현재 8090 문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찬란했던 그 시절! 8090 문화가 잊혀지지 않고 부활했는데요.

젊음의 열정이 문화계 전반에 다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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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전! 여자의 아침] X세대의 귀환…그때가 그리워요
    • 입력 2015-01-22 08:27:50
    • 수정2015-01-22 10: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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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동안 7080 문화가 주목받더니, 그 복고의 흐름이 확실히 8090 문화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시절의 음악과 유행했던 것들이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모은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멘트>

80년대에 사춘기를 보내고 90년대에 대학교를 다닌 지금의 엄마, 아빠들이 예전의 언니, 오빠들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X세대들의 문화 회귀 열풍인데요.

지금 한창 직장 생활과 살림 육아 하느라 치열하게 살다보니까 옛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고, 그때 들었던 음악, 그때 썼던 물건 같은 게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죠.

몇년 전에는 세시봉같은 7080 복고 열풍이 화제였는데, 이제는 8090 문화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그 현장으로 함께 가 보시죠.

<리포트>

시청률 60%를 넘는 드라마들의 전성시대! 우리나라 최초로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 영화가 등장했고요.

앨범 누적 판매량 천만 장이라는 기네스북 가수, 요즘 유행하는 걸그룹들의 원조도 모두 90년대에 등장했습니다.

그야말로 문화 전성기였는데요.

당시에 유행했던 X세대 문화가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창제(28살) : "요새 8090 음악이 인기인데 노래 들으면 어렸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매우 좋아요."

<인터뷰> 정재용(30살) : "아무래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음악들을 들으니까 좋은 것 같아요."

한국전쟁 이후 열악한 환경을 겪었던 세대, 먹고 사는 데 빠듯했던 이들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합니다. 지금의 중장년층이죠.

경제성장 과정에서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세대가 386세대고요.

이후, 사회가 전반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적극적인 자기 표현의 세대, X세대가 등장했습니다.

8090 세대라고도 하죠.

<인터뷰> 진종훈(문화평론가) : "1990년대에는 자기의 개성과 감성이 더 중요시되는 시대였기 때문에 자신의 개성과 감성을 문화로 표출하면서 그것을 즐기는 첫 번째 세대가 X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80년대 활발하게 활동했던 가수 이선희 씨가 방송 활동을 재개하기도 했고요.

해체했던 아이돌 그룹 god도 12년 만에 재결합해서 최근에 활동했죠.

90년대 문화 대통령 서태지도 5년 만에 앨범을 발매해서 화제가 됐습니다.

최근 한 방송에서 90년대를 주제로 공연을 하면서, 그때 인기였던 음악이 다시 음원 사이트 상위권에 진입했는데요.

그만큼 요즘은 90년대 노래가 많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90년대 가수, 터보의 김정남 씨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네요.

<인터뷰> 김정남(前 터보 멤버) : "음악을 할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 다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못했었어요. 지금은 대중교통을 이용 못 할 정도로 매우 많은 관심을 두세요. 제일 재미있는 건 초등학생들이 저한테 사인을 받으러 와서 이름이 뭐니 물어보면 "엄마 이름은 뭐예요" 이렇게 얘기해요. 20년 전 그때를 기억해주시고 그걸 당신의 자식들한테까지 “엄마가 좋아했던 연예인이야”, “엄마가 좋아했던 가수야”라고 얘기해주는 걸 봤을 때 정말 벅차요."

8090 문화 열풍은 주점에서도 이어집니다.

단체로 노래 부르는 모습이 흥겹네요.

시간이 오래 흘렀지만 신기하게도 가사가 다 기억나요.

90년대 당시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인터뷰> 이진우(퓨전주점 점장) : "X세대의 문화를 다시 한 번 많은 사람한테 소개하고 싶어서 기획하게 됐고요. 손님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입니다. 옛날 음악을 들으면서 울기도 하는 분도 있고요. 같이 춤추는 분들도 있고요."

순수했던 대학 시절로 돌아간 것 같죠?

<인터뷰> 김윤경(34살) : "학창시절에 느꼈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잊고 있었던 추억이 되살아나는 분위기예요."

8090 세대만을 위한 이 주점은, 너무 젊은 성인은 출입금지입니다.

여기에는 추억의 LP판은 물론, 낡고 작은 책상과 의자가 있어서 향수를 자극합니다.

내부가 허름해 보이는 것이 옛날 술집을 재현한 것 같은데요.

여기서도 노래를 다 따라 부르더라고요.

<인터뷰> 강명호(31살) : "중학교 때인가 초등학교 때. 그때 들었던 노래인데. 정말 좋죠. 아직 듣고 있으니까 그거 때문에 여기 온 거고 이걸 다시 들으려고 여기 온 거예요."

<인터뷰> 김은정(31살) : "일하면서 제가 직장생활에 치이고 사회생활에 치이고 너무 힘든데 여기서 노래 들으면서 위안이 돼요. 치유하는 기분이에요."

음악 뿐만 아니라 스포츠도 복고 바람입니다.

여기는 ‘볼링펍’인데요.

예전에 대학 다닐 때는 공강 시간에 볼링도 치고 했는데, 요즘은 다 어디 갔나 모르겠어요.

여기서는 볼링을 하면서 맥주도 한잔 할 수 있습니다.

추억이 생각나서 오는 사람도 많고요.

회식도 많이 하더라고요.

<인터뷰> 장명규(41살) : "10여 년 만의 볼링을 쳐보니까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새롭기도 합니다."

탁구를 할 수 있는 '핑퐁펍'도 인기입니다.

학창 시절에 탁구 하던 추억을 가진 분들이 주로 오는데요.

탁구를 하다보면 스트레스 확 풀리죠. 어른이 되어 달라진 건 시원한 맥주 한 잔 곁들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전성배(33살) : "옛날에 친구들이랑 같이 하던 생각도 나고 해서 굉장히 즐겁습니다."

<인터뷰> 김경원(39살) : "현대인들이 살면서 굉장히 힘든 점이 많은데,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새롭게 떠오르는 것 같아서 작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보면 단순하기 그지 없는 MS도스용 컴퓨터 게임도 21세기 온라인 세계로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진종훈(문화평론가) : "1980년대~19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사람들이 지금 적극적인 문화 소비의 주체로 나서고 있는데요.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세대로 회귀하려는 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현재 8090 문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찬란했던 그 시절! 8090 문화가 잊혀지지 않고 부활했는데요.

젊음의 열정이 문화계 전반에 다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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