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터키 실종 청소년, IS 합류 논란 확산

입력 2015.01.23 (08:09) 수정 2015.01.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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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가 일본인들을 인질로 잡고 돈을 요구하는 장면입니다.

보름 전 터키로 떠난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이 잔혹하기로 유명한 이 IS에 가담하려 한 정황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IS는 인터넷 등을 통해 전세계 청소년들을 상대로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터키에서 사라진 한 청소년의 이야기를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터키로 여행을 떠난 17살 김모 군.

그런 김 군이 사라진 건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오전 8시쯤 이었습니다.

<녹취> 호텔 직원 : "(김 군이) 아침 식사를 위한 식당을 통해서 호텔을 나섰습니다."

함께 여행을 떠난 동행인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황급히 호텔 밖으로 나갔다는 김 군.

호텔 인근의 사원과 버스터미널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김 군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10일 동행인과) 아침식사를 하는 하던 중 실종자(김 군)가 먼저 일어나 나갔고, 호텔방에 올라가는 줄 알았으나 방에 없었고,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서..."

김 군 일행이 머문 곳은 터키 동남부 지방의 국경도시 킬리스.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많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와 인접해 있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사라진 김 군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김 군 부모는 김 군이 ) 터키로 여행 갔다가 실종됐다, ‘핫산’이라는 사람하고 인터넷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범죄 피해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경찰은 김 군이 사용한 컴퓨터와 SNS, 이메일, 그리고 통화내역 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뜻밖의 사실들이 발견됩니다.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바탕화면에 IS 관련 사진 등 사진 파일 넉 장이 저장되어 있었고 삭제된 자료 부분을 통해 추가로 확인을 했습니다."

컴퓨터 바탕화면과 SNS 등 곳곳에 저장돼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사진.

인터넷 검색 기록에서는 무려 5백여 차례에 걸쳐 IS와 시리아, 터키 등의 연관 내용을 찾아본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IS 합류를 희망하는 내용을 (트위터에) 등록한 것과 10월 5일, 10월 9일 IS 합류를 원하면 터키로 가라, 핫산에게 연락하라고 안내하는 글이 확인되었습니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IS에 적극적으로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김 군.

경찰은 여러 가지 정황상 김 군이 현지에서 납치나 사고 등으로 실종됐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본인의 주장 하에 킬리스로 이동하고 호텔을 스스로 찾아간 점, 부모와 동행자에게 핫산과의 만남을 감춘 점, 동행자를 따돌리고 호텔을 이탈한 점으로 보아 실종 또는 납치 관련성은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재로써는 김 군이 자발적으로 IS를 찾아갔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실제 외교부 관계자는 터키 경찰의 CCTV 분석 결과, 김 군이 “실종 당일 8시 반쯤 호텔 앞에서 한 현지인을 만났으며, 함께 승합차를 타고 ‘시리아 난민촌’ 인근에서 내린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시리아 난민 : "유럽과 러시아 등 외국인 성전주의자들이 (이곳에서)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자주 밀입국하곤 합니다."

김 군은 왜, 한국을 떠나 낯선 이슬람 무장단체를 찾아가려 한 걸까?

김 군이 최근에 남긴 SNS에서는 나라와 가족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내용이 발견됐습니다.

학교를 비롯해, 한국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그런 부분들이 이 같은 행동의 배경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모친은 실종자가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지난해 10월경부터 터키 여행을 가고 싶다면서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마음을 잡고 검정고시 준비를 한다고 하여 (보내줬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김 군 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겁니다.

IS는 한참 전부터 SNS나 메신저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전 세계 청소년들을 포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장지향(아산정책연구소 중동연구센터장) : "요즘 들어서 10대를 (포섭하기 위한) 전용 홍보물도 따로 만드는데 게임 영상을 패러디해서너희들이 게임에서 했던 것을 사막 한가운데 전장지로 와서 직접 무기를 잡고 모험을 한번 시작해봐라."

취재팀이 만난 전문가는 시리아 국경 지역에 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녀를 찾겠다며 해외에서 온 부모들과 이들에게 접근하는 브로커까지 등장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인터뷰>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이미 IS 전사로 간 서구사회 젊은이들 그 부모들이 터키 국경 쪽으로 가서 사람들을 수소문하기도 하고, 이들한테 자식을 찾아주겠다고 하는 브로커들이 있어요. 속아서 돈을 날리기도 하고요."

실제로 실종된 김 군의 SNS에는 사건 이후 수백 명의 팔로워가 생겨났고, 일부는 IS 가담 방법을 묻기도 했습니다.

취재팀은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 생각을 들어봤는데요.

대부분 IS와 같은 무장단체의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우려스러운 대답도 있었는데요.

<녹취> 중학생(음성변조) : "누구나 그렇잖아요. 정부가 싫거나 (해서) (IS에)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테러하잖아요."

<녹취> 중학생(음성변조) : "그냥 게임하는 총 영상 같은 청소년들이 호기심이 많고, 호기심을 가지다보니까 가는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전문가 들은 아직 가치관의 확립이 덜 된 어린 청소년들에게, 터키 실종 청소년, IS 합류 논란 확산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사라진 김 군을 찾는 일과 더불어, 제2 제3의 김 군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대책을 찾는 일도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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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터키 실종 청소년, IS 합류 논란 확산
    • 입력 2015-01-23 08:12:16
    • 수정2015-01-23 11:57:56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가 일본인들을 인질로 잡고 돈을 요구하는 장면입니다.

보름 전 터키로 떠난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이 잔혹하기로 유명한 이 IS에 가담하려 한 정황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IS는 인터넷 등을 통해 전세계 청소년들을 상대로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터키에서 사라진 한 청소년의 이야기를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터키로 여행을 떠난 17살 김모 군.

그런 김 군이 사라진 건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오전 8시쯤 이었습니다.

<녹취> 호텔 직원 : "(김 군이) 아침 식사를 위한 식당을 통해서 호텔을 나섰습니다."

함께 여행을 떠난 동행인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황급히 호텔 밖으로 나갔다는 김 군.

호텔 인근의 사원과 버스터미널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김 군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10일 동행인과) 아침식사를 하는 하던 중 실종자(김 군)가 먼저 일어나 나갔고, 호텔방에 올라가는 줄 알았으나 방에 없었고,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서..."

김 군 일행이 머문 곳은 터키 동남부 지방의 국경도시 킬리스.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많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와 인접해 있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사라진 김 군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김 군 부모는 김 군이 ) 터키로 여행 갔다가 실종됐다, ‘핫산’이라는 사람하고 인터넷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범죄 피해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경찰은 김 군이 사용한 컴퓨터와 SNS, 이메일, 그리고 통화내역 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뜻밖의 사실들이 발견됩니다.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바탕화면에 IS 관련 사진 등 사진 파일 넉 장이 저장되어 있었고 삭제된 자료 부분을 통해 추가로 확인을 했습니다."

컴퓨터 바탕화면과 SNS 등 곳곳에 저장돼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사진.

인터넷 검색 기록에서는 무려 5백여 차례에 걸쳐 IS와 시리아, 터키 등의 연관 내용을 찾아본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IS 합류를 희망하는 내용을 (트위터에) 등록한 것과 10월 5일, 10월 9일 IS 합류를 원하면 터키로 가라, 핫산에게 연락하라고 안내하는 글이 확인되었습니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IS에 적극적으로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김 군.

경찰은 여러 가지 정황상 김 군이 현지에서 납치나 사고 등으로 실종됐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본인의 주장 하에 킬리스로 이동하고 호텔을 스스로 찾아간 점, 부모와 동행자에게 핫산과의 만남을 감춘 점, 동행자를 따돌리고 호텔을 이탈한 점으로 보아 실종 또는 납치 관련성은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재로써는 김 군이 자발적으로 IS를 찾아갔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실제 외교부 관계자는 터키 경찰의 CCTV 분석 결과, 김 군이 “실종 당일 8시 반쯤 호텔 앞에서 한 현지인을 만났으며, 함께 승합차를 타고 ‘시리아 난민촌’ 인근에서 내린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시리아 난민 : "유럽과 러시아 등 외국인 성전주의자들이 (이곳에서)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자주 밀입국하곤 합니다."

김 군은 왜, 한국을 떠나 낯선 이슬람 무장단체를 찾아가려 한 걸까?

김 군이 최근에 남긴 SNS에서는 나라와 가족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내용이 발견됐습니다.

학교를 비롯해, 한국에서의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고, 그런 부분들이 이 같은 행동의 배경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녹취> 정재일(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 "모친은 실종자가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지난해 10월경부터 터키 여행을 가고 싶다면서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마음을 잡고 검정고시 준비를 한다고 하여 (보내줬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김 군 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겁니다.

IS는 한참 전부터 SNS나 메신저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전 세계 청소년들을 포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장지향(아산정책연구소 중동연구센터장) : "요즘 들어서 10대를 (포섭하기 위한) 전용 홍보물도 따로 만드는데 게임 영상을 패러디해서너희들이 게임에서 했던 것을 사막 한가운데 전장지로 와서 직접 무기를 잡고 모험을 한번 시작해봐라."

취재팀이 만난 전문가는 시리아 국경 지역에 IS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녀를 찾겠다며 해외에서 온 부모들과 이들에게 접근하는 브로커까지 등장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인터뷰>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PD) : "이미 IS 전사로 간 서구사회 젊은이들 그 부모들이 터키 국경 쪽으로 가서 사람들을 수소문하기도 하고, 이들한테 자식을 찾아주겠다고 하는 브로커들이 있어요. 속아서 돈을 날리기도 하고요."

실제로 실종된 김 군의 SNS에는 사건 이후 수백 명의 팔로워가 생겨났고, 일부는 IS 가담 방법을 묻기도 했습니다.

취재팀은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 생각을 들어봤는데요.

대부분 IS와 같은 무장단체의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우려스러운 대답도 있었는데요.

<녹취> 중학생(음성변조) : "누구나 그렇잖아요. 정부가 싫거나 (해서) (IS에)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테러하잖아요."

<녹취> 중학생(음성변조) : "그냥 게임하는 총 영상 같은 청소년들이 호기심이 많고, 호기심을 가지다보니까 가는 것 같은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전문가 들은 아직 가치관의 확립이 덜 된 어린 청소년들에게, 터키 실종 청소년, IS 합류 논란 확산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사라진 김 군을 찾는 일과 더불어, 제2 제3의 김 군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대책을 찾는 일도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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