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리핑] 아베 “담화에 과거사 반성 안 넣겠다.”

입력 2015.01.26 (23:36) 수정 2015.01.27 (00: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아베 일본총리가 오는 8월 전후 70년을 맞아 내놓을 이른바 '아베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과거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표현을 빼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과거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그간의 다짐과는 크게 다른 발언입니다.

도쿄 윤석구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녹취> 무라야마(전 일본 총리) : "일본은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여러나라에 많은 고통을 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함께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뜻을 표명합니다."

1995년 패전 50년을 맞아 나온 무라야마 담화는 새로운 한일관계의 초석이 됐습니다.

그로부터 20년... NHK 방송에 출연한 아베 총리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종전 70년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과 사죄 등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표현을 쓰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과거 정권의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그간의 발언을 뒤집은 것입니다.

<녹취> 아베(일본 총리) : "지금까지 써 온 단어를 '그대로 사용할 것인가'라는 사소한 논의가 되지 않도록 종전 70년 담화로서 새롭게 발표하고 싶습니다."

아베 총리는 과거사 반성보다는 종전 후 일본의 공헌과 미래 역할을 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사 반성 표현을 빼겠다는 아베의 발언은, 야당 대표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녹취> 오카다(일본 민주당 대표) : "아베정권은 과거 자민당과 비교해도 상당히 우경화돼 있습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 사소한 일이라는 총리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국교정상화 50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관계를 모색하는 시점에서 아베 담화가 큰 걸림돌이 될거란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케이비에스 뉴스 윤석구입니다.

<앵커 멘트>

아베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가 정면 반박했습니다.

<질문>
배은별 캐스터. 무라야마 전 총리가 뭐라고 했나요?

<답변>
무라야마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이런저런 말을 하고 있지만 담화를 바꾸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왜 바꾸면 안된다는 건지 무라야마 전 총리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무라야마(전 일본 총리) :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나아가는 방향으로서 국제적 약속이 됩니다. 이 담화 때문에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겁니다. 따라서 이것을 바꾸거나 수정하는 일은 할 수 없는 겁니다. (만약 담화를 바꾼다면)'일본이라는 나라가 지금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 건가? 지금부터 뭘 하려는 작정인가?'라는 의심을 받게 되겠지요."

<앵커 멘트>

일본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 이것만이 아니죠.

바로 IS 인질 문제인데, 앞에서 보신 것처럼 테러 단체와 협상은 없다던 일본 정부 태도에 변화가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테러 단체와 협상을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해당 국가는 고민에 빠지는데, 나라마다 대응 방식이 다르죠?

<답변>
대단히 까다로운 문제인데요, 각국의 대응 사례를 보겠습니다.

2년 전 IS에 체포된 두 인질, 왼쪽은 프랑스인 '니콜라 에냉'. 오늘쪽은 미국인 '제임스 폴리' 입니다.

두 명 모두 시리아에서 취재를 하던 기자인데, 비슷한 시기에 IS에 붙잡혔고, 같은 곳에 감금됐습니다.

하지만 둘의 운명은 엇갈렸죠.

에냉 씨는 지난해 4월 풀려났는데 프랑스 정부가 몸값으로 우리 돈 약 190억 원을 IS에 지불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반면 폴리 씨는 넉달 뒤에 참수됐습니다.

1,400억 원이라는 몸값 요구에 대해 미국 정부가 협상의 여지조차 주지 않았죠.

또 비슷한 시기에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출신의 인질들이 잇따라 석방됐는데요.

이 나라 정부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거액의 몸값을 테러 단체에 지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질문>
조금 전에 미국의 대응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영국도 테러 단체와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죠?

<답변>
네, 이 두 국가는 대테러법이 마련돼 있어서 협상 자체가 범죄 행위로 규정됩니다.

협상 대신 테러집단의 거점지를 공습하는 방식으로 인질 구출 작전이 이루어집니다.

테러범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건 임시 방편일 뿐 또 다른 인질 사건의 선례가 될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죠.

또 인질들의 몸값은 테러 단체에겐 무기 구입 대금이 되기 때문에 사태를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브리핑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브리핑] 아베 “담화에 과거사 반성 안 넣겠다.”
    • 입력 2015-01-26 23:45:06
    • 수정2015-01-27 00:03:27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아베 일본총리가 오는 8월 전후 70년을 맞아 내놓을 이른바 '아베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과거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표현을 빼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과거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그간의 다짐과는 크게 다른 발언입니다.

도쿄 윤석구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녹취> 무라야마(전 일본 총리) : "일본은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여러나라에 많은 고통을 주었습니다. 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함께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뜻을 표명합니다."

1995년 패전 50년을 맞아 나온 무라야마 담화는 새로운 한일관계의 초석이 됐습니다.

그로부터 20년... NHK 방송에 출연한 아베 총리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종전 70년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과 사죄 등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표현을 쓰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과거 정권의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그간의 발언을 뒤집은 것입니다.

<녹취> 아베(일본 총리) : "지금까지 써 온 단어를 '그대로 사용할 것인가'라는 사소한 논의가 되지 않도록 종전 70년 담화로서 새롭게 발표하고 싶습니다."

아베 총리는 과거사 반성보다는 종전 후 일본의 공헌과 미래 역할을 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사 반성 표현을 빼겠다는 아베의 발언은, 야당 대표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녹취> 오카다(일본 민주당 대표) : "아베정권은 과거 자민당과 비교해도 상당히 우경화돼 있습니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 사소한 일이라는 총리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국교정상화 50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관계를 모색하는 시점에서 아베 담화가 큰 걸림돌이 될거란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케이비에스 뉴스 윤석구입니다.

<앵커 멘트>

아베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가 정면 반박했습니다.

<질문>
배은별 캐스터. 무라야마 전 총리가 뭐라고 했나요?

<답변>
무라야마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이런저런 말을 하고 있지만 담화를 바꾸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왜 바꾸면 안된다는 건지 무라야마 전 총리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무라야마(전 일본 총리) :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나아가는 방향으로서 국제적 약속이 됩니다. 이 담화 때문에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겁니다. 따라서 이것을 바꾸거나 수정하는 일은 할 수 없는 겁니다. (만약 담화를 바꾼다면)'일본이라는 나라가 지금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 건가? 지금부터 뭘 하려는 작정인가?'라는 의심을 받게 되겠지요."

<앵커 멘트>

일본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 이것만이 아니죠.

바로 IS 인질 문제인데, 앞에서 보신 것처럼 테러 단체와 협상은 없다던 일본 정부 태도에 변화가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테러 단체와 협상을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해당 국가는 고민에 빠지는데, 나라마다 대응 방식이 다르죠?

<답변>
대단히 까다로운 문제인데요, 각국의 대응 사례를 보겠습니다.

2년 전 IS에 체포된 두 인질, 왼쪽은 프랑스인 '니콜라 에냉'. 오늘쪽은 미국인 '제임스 폴리' 입니다.

두 명 모두 시리아에서 취재를 하던 기자인데, 비슷한 시기에 IS에 붙잡혔고, 같은 곳에 감금됐습니다.

하지만 둘의 운명은 엇갈렸죠.

에냉 씨는 지난해 4월 풀려났는데 프랑스 정부가 몸값으로 우리 돈 약 190억 원을 IS에 지불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반면 폴리 씨는 넉달 뒤에 참수됐습니다.

1,400억 원이라는 몸값 요구에 대해 미국 정부가 협상의 여지조차 주지 않았죠.

또 비슷한 시기에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출신의 인질들이 잇따라 석방됐는데요.

이 나라 정부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거액의 몸값을 테러 단체에 지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질문>
조금 전에 미국의 대응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영국도 테러 단체와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죠?

<답변>
네, 이 두 국가는 대테러법이 마련돼 있어서 협상 자체가 범죄 행위로 규정됩니다.

협상 대신 테러집단의 거점지를 공습하는 방식으로 인질 구출 작전이 이루어집니다.

테러범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건 임시 방편일 뿐 또 다른 인질 사건의 선례가 될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죠.

또 인질들의 몸값은 테러 단체에겐 무기 구입 대금이 되기 때문에 사태를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는 겁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브리핑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