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속도로 휴게소에 외국산 담배 없는 이유는?

<앵커 멘트>

담배 피우는 분들은 아실텐데요, 고속도로 휴게소 가운데는 외국산 담배를 파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국내 담배업체 KT&G가 휴게소측에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외국산 담배를 팔지 못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경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부고속도로의 한 휴게소에서 외국산 담배를 파는 지 물어봤습니다.

<녹취> 휴게소 직원 : "(말보로 하나 주세요) 없습니다. (던힐은 있어요?) 국산 담배 밖에 없어요 휴게소에서 그렇게 규정돼 있어요."

영동고속도로에 있는 다른 휴게소도 마찬가지, 외국산 담배는 못 팔게 돼있다고 잘라 말합니다.

<녹취> 휴게소 직원 : "휴게소에서는 (외국산 담배를) 못 팔게 돼 있어요. 휴게소에서는 국산만 팔게 돼 있어요."

현행법상 외국산 담배 판매가 금지된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전국 170여 곳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외국산 담배를 구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원하는 담배를 사지 못하는 소비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불만이 쏟아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갔고 국내 담배업체 KT&G가 부당한 영업을 해왔음을 확인했습니다.

공정위는 KT&G가 휴게소에서 외국산 담배를 팔지 않는 조건으로 담뱃값을 깎아주고 일부 휴게소에는 TV와 파라솔 등을 공짜로 설치해 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인터뷰> 윤철한(국장/경실련) : "KT&G는 국내 시장 점유율의 60%를 차지하는 일종의 독점기업이에요. (대가를 주고) 내 제품만 팔아라 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불공정 거래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공정위는 이달 안에 KT&G에 대해 수십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KT&G는 2008년에도 소매상들에게 부당 이득을 제공해 경쟁사 제품을 팔지 못하게 하다 과징금을 물었습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