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백두산의 ‘겨울 왕국’ 외

입력 2015.02.14 (08:02) 수정 2015.02.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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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눈과 얼음으로 만든 다양한 조각상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백두산 인근에서 열린 얼음 축제,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북한 특유의 작품들이 많은 데요.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영하 20도가 넘는 추운 밤에도 인파로 북적대는 이곳.

백두산 인근 삼지연에 마련된 ‘얼음조각축전’ 현장입니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까지 더해져 별천지를 이루고 있는데요.

탑 모양의 섬세한 얼음조각들, 금방이라도 포효할 듯한 호랑이상, 거대한 거북선도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집채만 한 눈 더미를 파고들어 만든 ‘얼음동굴’은 단연 인기코스인데요.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가오리와 문어, 거북 등 바다 동물들이 곳곳에 박제돼 있습니다.

동굴에서 나오면 곧바로 얼음으로 된 다리가 이어집니다.

<녹취> 북한 주민 : "이 다리는 얼음다리가 아니라 정말 수정다리 같습니다. 이 희한한 풍경을 평양에 통째로 옮겨다가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보여주고 동무들에게도 보여주고 온 평양 시민들이 다 보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대형 휘장과 전승기념비, 백두산 혁명강군상 등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작품들도 많은데요.

하나같이 일반 병사들의 솜씨라고 합니다.

<녹취> 북한 주민 : "이 황홀한 얼음조각축전장을 펼쳐놓은 사람들이 이름 있는 조각가, 창작가들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무군 병사들이 아니겠습니까. 정말 하나같은 재간둥이들입니다."

삼지연 얼음조각축전은 올해가 꼭 열 번째인데요.

2월 16일, 이른바 광명성절을 기념해 열린 만큼 김정일 초상화가 걸린 ‘백두산 정일봉’ 작품이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합니다.

<녹취> 북한 군인 : "위대한 장군님을 천세만세 받들어 모시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 령도 따라 백두에서 계속된 혁명의지를 끝까지 이어가려는 우리 인민내무군 장병들의 불굴의 신념은 조각품마다 뜨겁게 새겨져 있습니다."

각종 구호들을 얼음으로 만든 모습도 눈길을 끄는데요.

수많은 인파가 몰린 축제 열기 속에서도 체제 선전과 선동이 빠지지 않습니다.

북한도 ‘브랜드 경쟁 시대’

북한의 시장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데요.

특히 일상 소비 제품의 브랜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상품 종류에 따라 인기 브랜드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어떤 게 있을까요?

평양 백화점 매장에 각종 화장품이 진열돼 있습니다.

미백용과 주름방지용 등 화장품의 종류만큼이나 브랜드도 다양한데요.

해외에도 수출된다는 최고 인기 브랜드 ‘봄향기’에 맞서 최근엔 평양에서 만든 ‘은하수’가 경쟁자로 떠올랐습니다.

<녹취> 평양 제1백화점 화장품 판매 직원 : "우리 백화점에서는 평양화장품공장의 ‘은하수’ 화장품과 신의주화장품공장의 ‘봄향기’ 화장품을 팔아드리고 있습니다. 제일 인기를 끄는 화장품이 바로 이 ‘봄향기’ 화장품입니다."

‘개성고려인삼’과 ‘미래’ 화장품, 알로에로 만들었다는 ‘은향’ 화장품도 북한 여성들의 인기 화장품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 : "개성고려인삼 살결물(로션)을 쓰는데 아주 좋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 : "써 본 중엔 미래화장품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살결이 부드럽고 광택이 나고 어쨌든 좋습니다."

신발도 디자인과 색상이 눈에 띄게 다양해졌는데요.

최근 가장 뜨는 신발 제품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이름을 지었다는 매봉산 구두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월) : "질 좋고 맵시 있는 구두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려야한다고, ‘매봉산’ 상표를 단 공장제품이 소문이 나게 해야 한다고..."

운동화는 ‘류원’, 일상에서 흔히 신는 신발은 ‘날개’가 단연 인기입니다.

<녹취> 김혜련(류원 신발공장 기술준비원) : "이번에 우리 공장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의 신발들을 많이 만들어냈는데. 그중에서도 체육부문에 필요한 신발들을 새롭게 만들어냈습니다."

농구공, 축구공은 물론, 쉰 가지가 넘는 각종 체육 용품은 모두 ‘대성산’이라는 상표를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주류 브랜드인 ‘대동강맥주’는 한때 TV 광고까지 나왔는데요.

최근엔 막걸리까지 대량생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부쩍 인기 브랜드 띄우기에 열을 올리는 북한, 여기엔 공장별, 제품별 경쟁을 통해 경공업 분야 발전을 가져오려는 계산도 깔려있는데요.

하지만 외국 제품을 그대로 베끼는 등 특허나 상표에 대한 인식, 법적 기준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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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14 08:36:36
    • 수정2015-02-14 08: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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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눈과 얼음으로 만든 다양한 조각상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백두산 인근에서 열린 얼음 축제,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북한 특유의 작품들이 많은 데요.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영하 20도가 넘는 추운 밤에도 인파로 북적대는 이곳.

백두산 인근 삼지연에 마련된 ‘얼음조각축전’ 현장입니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까지 더해져 별천지를 이루고 있는데요.

탑 모양의 섬세한 얼음조각들, 금방이라도 포효할 듯한 호랑이상, 거대한 거북선도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집채만 한 눈 더미를 파고들어 만든 ‘얼음동굴’은 단연 인기코스인데요.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가오리와 문어, 거북 등 바다 동물들이 곳곳에 박제돼 있습니다.

동굴에서 나오면 곧바로 얼음으로 된 다리가 이어집니다.

<녹취> 북한 주민 : "이 다리는 얼음다리가 아니라 정말 수정다리 같습니다. 이 희한한 풍경을 평양에 통째로 옮겨다가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보여주고 동무들에게도 보여주고 온 평양 시민들이 다 보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대형 휘장과 전승기념비, 백두산 혁명강군상 등 북한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작품들도 많은데요.

하나같이 일반 병사들의 솜씨라고 합니다.

<녹취> 북한 주민 : "이 황홀한 얼음조각축전장을 펼쳐놓은 사람들이 이름 있는 조각가, 창작가들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무군 병사들이 아니겠습니까. 정말 하나같은 재간둥이들입니다."

삼지연 얼음조각축전은 올해가 꼭 열 번째인데요.

2월 16일, 이른바 광명성절을 기념해 열린 만큼 김정일 초상화가 걸린 ‘백두산 정일봉’ 작품이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합니다.

<녹취> 북한 군인 : "위대한 장군님을 천세만세 받들어 모시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 령도 따라 백두에서 계속된 혁명의지를 끝까지 이어가려는 우리 인민내무군 장병들의 불굴의 신념은 조각품마다 뜨겁게 새겨져 있습니다."

각종 구호들을 얼음으로 만든 모습도 눈길을 끄는데요.

수많은 인파가 몰린 축제 열기 속에서도 체제 선전과 선동이 빠지지 않습니다.

북한도 ‘브랜드 경쟁 시대’

북한의 시장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데요.

특히 일상 소비 제품의 브랜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상품 종류에 따라 인기 브랜드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어떤 게 있을까요?

평양 백화점 매장에 각종 화장품이 진열돼 있습니다.

미백용과 주름방지용 등 화장품의 종류만큼이나 브랜드도 다양한데요.

해외에도 수출된다는 최고 인기 브랜드 ‘봄향기’에 맞서 최근엔 평양에서 만든 ‘은하수’가 경쟁자로 떠올랐습니다.

<녹취> 평양 제1백화점 화장품 판매 직원 : "우리 백화점에서는 평양화장품공장의 ‘은하수’ 화장품과 신의주화장품공장의 ‘봄향기’ 화장품을 팔아드리고 있습니다. 제일 인기를 끄는 화장품이 바로 이 ‘봄향기’ 화장품입니다."

‘개성고려인삼’과 ‘미래’ 화장품, 알로에로 만들었다는 ‘은향’ 화장품도 북한 여성들의 인기 화장품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 : "개성고려인삼 살결물(로션)을 쓰는데 아주 좋습니다."

<녹취> 북한 주민 : "써 본 중엔 미래화장품이 좋은 것 같습니다. 살결이 부드럽고 광택이 나고 어쨌든 좋습니다."

신발도 디자인과 색상이 눈에 띄게 다양해졌는데요.

최근 가장 뜨는 신발 제품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이름을 지었다는 매봉산 구두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월) : "질 좋고 맵시 있는 구두를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려야한다고, ‘매봉산’ 상표를 단 공장제품이 소문이 나게 해야 한다고..."

운동화는 ‘류원’, 일상에서 흔히 신는 신발은 ‘날개’가 단연 인기입니다.

<녹취> 김혜련(류원 신발공장 기술준비원) : "이번에 우리 공장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의 신발들을 많이 만들어냈는데. 그중에서도 체육부문에 필요한 신발들을 새롭게 만들어냈습니다."

농구공, 축구공은 물론, 쉰 가지가 넘는 각종 체육 용품은 모두 ‘대성산’이라는 상표를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주류 브랜드인 ‘대동강맥주’는 한때 TV 광고까지 나왔는데요.

최근엔 막걸리까지 대량생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부쩍 인기 브랜드 띄우기에 열을 올리는 북한, 여기엔 공장별, 제품별 경쟁을 통해 경공업 분야 발전을 가져오려는 계산도 깔려있는데요.

하지만 외국 제품을 그대로 베끼는 등 특허나 상표에 대한 인식, 법적 기준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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