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저널리즘’ 시대 열리나?

입력 2015.02.15 (17:25) 수정 2015.02.1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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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사 무기로 알려졌던 무인 비행기 ‘드론’이 언론의 새로운 취재 수단으로 빠르게 용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장착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곳이나 위험지역에 안전하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드론 저널리즘’이라고까지 불리는 무인기 활용 취재의 명과 암,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취재 현장 누비는 ‘드론’, 거침이 없다

☞ 청와대에 ‘드론’ 날리면 어떤 벌 받을까?

☞ [뉴스픽] ‘드론’으로 마약 밀수까지…

☞ [취재후] ‘드론 몰카’ 내 안방 노린다면?

☞ [이슈&뉴스] 차세대 성장 산업 ‘드론’ 무한진화…우리 현주소는?

<리포트>

지난 11일, 짙은 안개로 영종대교에서 일어난 105중 추돌 사고 현장.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사고 현장에 카메라가 달린 소형 무인기들이 여기 저기 날아오릅니다.

꿀벌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른바, ‘드론’으로 불리는 ‘무인기’는 국내 방송, 미디어 현장에선 헬기와 카메라의 합성어인 ‘헬리캠’이란 용어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취재된 영상과 사진들은 곧바로, 각 방송과 신문을 통해 보도됩니다.

무인기는 이처럼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높이의 사물을 촬영하거나.

<녹취> SBS뉴스(2014.10.7) : “이 무인 크레인의 정격 하중은 8톤, 규정대로라면 기사가 있어야 하는데, 무인으로 운영됩니다.”

유독 물질이 흘러나오는 폭발 현장에 접근해 생생한 영상을 담아냅니다.

<녹취> KBS뉴스 :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아이스크림 공장에서 유독성 암모니아 가스가 새면서, 폭발사고가 일어 났습니다.”

<인터뷰> 이재섭(KBS 촬영기자) : "방재 당국에서 라인을 쳐서 어느 정도 선 이상으론 못 들어오게 한 상황이었고 근데 거기서 밖에서 촬영하기에는 안쪽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일반 카메라로는..."

최근엔, 사건, 사고 현장뿐 아니라 스포츠부터 문화 행사까지 취재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무인기 취재가 활발해지기 전, 항공촬영은 대부분 헬기 취재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헬기의 경우 한 번 띄울 때마다 많은 비용이 들고 항로와 고도에 대한 제한이 있습니다.

반면에 무인기는 운용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자유자재로 사물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은 영상취재의 새로운 길을 열어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영역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재선충병으로 피해를 입은 소나무 군락지를 취재한 이 보도는 지상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광활한 숲의 피해 규모를 무인기 취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녹취> KBS 취재파일K(01.25) : "도로변 쪽에 피해가 심하네요. 소나무 군락지인데 피해가 상당히 심해졌습니다. (여기보면 군데군데 붉게 보이는데 이런 게 다...) 네, 고사된 상태입니다."

밋밋했던 뉴스 화면에 역동적인 변화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실개천이 흐르는 시골마을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무인기가 취재한 영상은 익숙한 정취도 새롭게 보여줍니다.

<인터뷰> 오승환(경성대 사진학과 교수) : "그런 영상을 통해서 시청자들한테는 훨씬 더 과거에 보지 못했던 우리의 눈높이로만 봐서 실체를 제대로 못 봤던 것을 훨씬 좋은 영상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역할로 자리를 잡고 있지 않나..."

해외에선, ‘무인기’가 기자의 안전을 담보하며 위험지역을 취재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CBS의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 '60분'에선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유령도시로 변한 프리피야티의 모습이 28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이 도시의 구석구석을 무인기 취재로 안전하게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무인기 공격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BBC는 이곳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알리는데 무인기를 이용했습니다.

<녹취> BBC뉴스(2014.09.05) : "엄청난 규모의 파괴 현장입니다. 여러분은 최근 가자지역 분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한 지역을 상공에서 새로운 시야에서 보고 계십니다."

하지만, 무인기 취재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습니다.

<인터뷰> 매트 웨이트(네브라스카 대학 교수) : "사생활 보호 문제, 법적 문제, 안전 문제, 국민의 알 권리와 안보에 대한 정부의 요구사항 등 중요한 문제들이 있는데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건 무인기의 ‘안전성’.

무인기 사용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조종 실수나 신호 오작동 등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사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붐비는 저녁시간, 미국 뉴욕의 도심 한복판에서 사람들 머리 위를 날아다니던 무인항공기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건물에 충돌합니다.

약 1.4kg의 무인기는 충돌 뒤 인도로 추락했고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녹취>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회사원 : "첫 번째 든 생각은 누군가가 무모한 짓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인기와 여객기가 충돌할 뻔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녹취> 짐 윌리엄스(미국 연방항공청 매니저) : "조종사는 무인기가 너무 가깝게 접근해 충돌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아무런 피해가 없었습니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선 한 공무원이 무인기를 조종하다 실수로 백악관 앞마당에 떨어뜨리는 소동도 벌어졌습니다.

또, 언론이 공공의 알 권리를 내세우며 무인기를 활용해 취재를 할 때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도 논란거리입니다.

파파라치가 극성인 미국 헐리우드에선 ‘드론 파파라치’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녹취> ABC뉴스(2014.08.11) : "(팹스 티비는 셀리나 고메즈의 광고 촬영장 상공에 드론을 띄우고 온라인에서 이를 자랑합니다.) 현장에서 사진을 못 찍게 하길래 우리는 드론 띄우라고 했죠."

무인기의 실제 이용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관련 규제 정책도 문제입니다.

미 연방항공청 FAA는 취미활동 이외의 언론취재를 비롯한 상업적인 목적의 무인기 사용을 일부 공익적 목적을 제외하고 규제해 왔습니다.

때문에 일부 언론사들이 항공법의 규제를 피해 프리랜서가 취재한 영상을 사용하는 일이 늘면서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군용이나 특정한 목적 이외에, 취미활동으로 무인기를 사용할 땐 별다른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재섭(KBS 촬영기자) : "이걸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비행허가나 사용승인 정도만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닌 사람들은 규제 대상이 아니에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걸 사용하다보니 사고가 날 확률이 점점 더 커지는 거죠."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인기 이용 자격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13년 BBC가 취재를 위해 자체적으로 도입한 무인기 ‘헥사콥터’를 활용하기 위해 보여준 노력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녹취> BBC(2013.10.29) : “이 기계는 TV 뉴스 영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당시, 이 영상을 촬영한 BBC의 무인기 조종사는 원활한 촬영과 무인기 조종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6개월 동안 훈련을 거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항공청 FAA는 안전을 보장하면서 무인기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뉴스전문채널 CNN에 취재를 위한 드론 사용을 허가했고, 드론 취재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초고속 무선통신 기술과 접목해 무인기로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취재 현장에 도입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취재 현장에서 무인기의 사용이 늘면서 ‘드론 저널리즘’이 신문방송학의 새로운 연구 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형석(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 "앞으로 드론을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서 새로운 각도에서 신기한 사진이나 영상을 많은 대중들한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국내 대학들도 강의를 개설하거나 연구 활동을 펼치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승환(경성대 사진학과 교수) : "앞으로는 하늘에서 드론들이 서로 취재 경쟁을 벌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이 합리적이고 합법적이고 위험하지 않고 안전을 담보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드론을 활용한 촬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앞으로 규제보다는 좀 더 안전을 담보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하지만 한 장의 보도 사진이나 영상에 담긴 진실은 때론 펜보다 더 큰 힘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 온 저널리즘 표현 방식의 변화가 앞으론 또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됩니다.

☞ 취재 현장 누비는 ‘드론’, 거침이 없다

☞ 청와대에 ‘드론’ 날리면 어떤 벌 받을까?

☞ [뉴스픽] ‘드론’으로 마약 밀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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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 저널리즘’ 시대 열리나?
    • 입력 2015-02-15 17:32:53
    • 수정2015-02-15 18: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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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군사 무기로 알려졌던 무인 비행기 ‘드론’이 언론의 새로운 취재 수단으로 빠르게 용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장착해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높은 곳이나 위험지역에 안전하고 손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드론 저널리즘’이라고까지 불리는 무인기 활용 취재의 명과 암,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취재 현장 누비는 ‘드론’, 거침이 없다

☞ 청와대에 ‘드론’ 날리면 어떤 벌 받을까?

☞ [뉴스픽] ‘드론’으로 마약 밀수까지…

☞ [취재후] ‘드론 몰카’ 내 안방 노린다면?

☞ [이슈&뉴스] 차세대 성장 산업 ‘드론’ 무한진화…우리 현주소는?

<리포트>

지난 11일, 짙은 안개로 영종대교에서 일어난 105중 추돌 사고 현장.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사고 현장에 카메라가 달린 소형 무인기들이 여기 저기 날아오릅니다.

꿀벌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른바, ‘드론’으로 불리는 ‘무인기’는 국내 방송, 미디어 현장에선 헬기와 카메라의 합성어인 ‘헬리캠’이란 용어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취재된 영상과 사진들은 곧바로, 각 방송과 신문을 통해 보도됩니다.

무인기는 이처럼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높이의 사물을 촬영하거나.

<녹취> SBS뉴스(2014.10.7) : “이 무인 크레인의 정격 하중은 8톤, 규정대로라면 기사가 있어야 하는데, 무인으로 운영됩니다.”

유독 물질이 흘러나오는 폭발 현장에 접근해 생생한 영상을 담아냅니다.

<녹취> KBS뉴스 :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아이스크림 공장에서 유독성 암모니아 가스가 새면서, 폭발사고가 일어 났습니다.”

<인터뷰> 이재섭(KBS 촬영기자) : "방재 당국에서 라인을 쳐서 어느 정도 선 이상으론 못 들어오게 한 상황이었고 근데 거기서 밖에서 촬영하기에는 안쪽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일반 카메라로는..."

최근엔, 사건, 사고 현장뿐 아니라 스포츠부터 문화 행사까지 취재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무인기 취재가 활발해지기 전, 항공촬영은 대부분 헬기 취재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헬기의 경우 한 번 띄울 때마다 많은 비용이 들고 항로와 고도에 대한 제한이 있습니다.

반면에 무인기는 운용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자유자재로 사물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은 영상취재의 새로운 길을 열어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영역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재선충병으로 피해를 입은 소나무 군락지를 취재한 이 보도는 지상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광활한 숲의 피해 규모를 무인기 취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녹취> KBS 취재파일K(01.25) : "도로변 쪽에 피해가 심하네요. 소나무 군락지인데 피해가 상당히 심해졌습니다. (여기보면 군데군데 붉게 보이는데 이런 게 다...) 네, 고사된 상태입니다."

밋밋했던 뉴스 화면에 역동적인 변화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실개천이 흐르는 시골마을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무인기가 취재한 영상은 익숙한 정취도 새롭게 보여줍니다.

<인터뷰> 오승환(경성대 사진학과 교수) : "그런 영상을 통해서 시청자들한테는 훨씬 더 과거에 보지 못했던 우리의 눈높이로만 봐서 실체를 제대로 못 봤던 것을 훨씬 좋은 영상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역할로 자리를 잡고 있지 않나..."

해외에선, ‘무인기’가 기자의 안전을 담보하며 위험지역을 취재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CBS의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 '60분'에선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유령도시로 변한 프리피야티의 모습이 28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이 도시의 구석구석을 무인기 취재로 안전하게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무인기 공격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BBC는 이곳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알리는데 무인기를 이용했습니다.

<녹취> BBC뉴스(2014.09.05) : "엄청난 규모의 파괴 현장입니다. 여러분은 최근 가자지역 분쟁으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한 지역을 상공에서 새로운 시야에서 보고 계십니다."

하지만, 무인기 취재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습니다.

<인터뷰> 매트 웨이트(네브라스카 대학 교수) : "사생활 보호 문제, 법적 문제, 안전 문제, 국민의 알 권리와 안보에 대한 정부의 요구사항 등 중요한 문제들이 있는데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건 무인기의 ‘안전성’.

무인기 사용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조종 실수나 신호 오작동 등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사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붐비는 저녁시간, 미국 뉴욕의 도심 한복판에서 사람들 머리 위를 날아다니던 무인항공기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건물에 충돌합니다.

약 1.4kg의 무인기는 충돌 뒤 인도로 추락했고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녹취>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회사원 : "첫 번째 든 생각은 누군가가 무모한 짓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인기와 여객기가 충돌할 뻔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녹취> 짐 윌리엄스(미국 연방항공청 매니저) : "조종사는 무인기가 너무 가깝게 접근해 충돌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아무런 피해가 없었습니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선 한 공무원이 무인기를 조종하다 실수로 백악관 앞마당에 떨어뜨리는 소동도 벌어졌습니다.

또, 언론이 공공의 알 권리를 내세우며 무인기를 활용해 취재를 할 때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도 논란거리입니다.

파파라치가 극성인 미국 헐리우드에선 ‘드론 파파라치’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녹취> ABC뉴스(2014.08.11) : "(팹스 티비는 셀리나 고메즈의 광고 촬영장 상공에 드론을 띄우고 온라인에서 이를 자랑합니다.) 현장에서 사진을 못 찍게 하길래 우리는 드론 띄우라고 했죠."

무인기의 실제 이용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관련 규제 정책도 문제입니다.

미 연방항공청 FAA는 취미활동 이외의 언론취재를 비롯한 상업적인 목적의 무인기 사용을 일부 공익적 목적을 제외하고 규제해 왔습니다.

때문에 일부 언론사들이 항공법의 규제를 피해 프리랜서가 취재한 영상을 사용하는 일이 늘면서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군용이나 특정한 목적 이외에, 취미활동으로 무인기를 사용할 땐 별다른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재섭(KBS 촬영기자) : "이걸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비행허가나 사용승인 정도만 받으면 누구나 할 수 있고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게 아닌 사람들은 규제 대상이 아니에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걸 사용하다보니 사고가 날 확률이 점점 더 커지는 거죠."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인기 이용 자격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2013년 BBC가 취재를 위해 자체적으로 도입한 무인기 ‘헥사콥터’를 활용하기 위해 보여준 노력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녹취> BBC(2013.10.29) : “이 기계는 TV 뉴스 영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당시, 이 영상을 촬영한 BBC의 무인기 조종사는 원활한 촬영과 무인기 조종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6개월 동안 훈련을 거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연방항공청 FAA는 안전을 보장하면서 무인기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들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뉴스전문채널 CNN에 취재를 위한 드론 사용을 허가했고, 드론 취재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초고속 무선통신 기술과 접목해 무인기로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취재 현장에 도입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취재 현장에서 무인기의 사용이 늘면서 ‘드론 저널리즘’이 신문방송학의 새로운 연구 분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형석(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 "앞으로 드론을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에서 새로운 각도에서 신기한 사진이나 영상을 많은 대중들한테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국내 대학들도 강의를 개설하거나 연구 활동을 펼치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승환(경성대 사진학과 교수) : "앞으로는 하늘에서 드론들이 서로 취재 경쟁을 벌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것이 합리적이고 합법적이고 위험하지 않고 안전을 담보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드론을 활용한 촬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앞으로 규제보다는 좀 더 안전을 담보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하지만 한 장의 보도 사진이나 영상에 담긴 진실은 때론 펜보다 더 큰 힘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 온 저널리즘 표현 방식의 변화가 앞으론 또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됩니다.

☞ 취재 현장 누비는 ‘드론’, 거침이 없다

☞ 청와대에 ‘드론’ 날리면 어떤 벌 받을까?

☞ [뉴스픽] ‘드론’으로 마약 밀수까지…

☞ [취재후] ‘드론 몰카’ 내 안방 노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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