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바퀴에 휘발유까지 싹쓸이…차량 절도

입력 2015.03.11 (08:08) 수정 2015.03.11 (10: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아침에 출근을 하려고 집을 나섰는데, 주차해 놓은 차가 이렇게 돼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마치 폐차를 앞 둔 처럼, 네 바퀴가 모두 빠져 있습니다.

밤사이에 누가 바퀴를 훔쳐간 건데요.

어처구니가 없다는 건, 정말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습니다.

대전 지역에 이런 피해 차량이 무려 20대에 이른다고 하는데,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대전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

지난해 10월. 김 씨는 아침 출근길에 매우 당혹스러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집 근처에 주차해 놓은 자동차가, 너무나도 낯선 모습으로 변해 있었던 건데요.

<녹취>김00 (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범퍼 쪽이 다 없었어요. 그러니까 차량 넘버가 안 보였죠. 안에 계기판 다 떼어 간 상태로 핸들만 있었어요. 그 안에 내비게이션이라든가 앞 좌석 두 개도 다 떼 간 상태."

범퍼에 계기판, 심지어 좌석까지 사라져 버린 자동차.

구입한지 1년밖에 안 된 새 차가 폐차 직전의 차량처럼 뼈대만 남아 있었습니다.

<녹취> 김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정말 말로 표현을 못했어요. 정말 황당해서요.처음에는 멍한 상태가 됐어요. 차가 이런 상태라......"

황당한 일은 또 벌어집니다.

한 달 쯤 뒤, 인근에 사는 홍모 씨도 비슷한 일을 당하게 되는데요.

<녹취>홍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차를 타려고 보니까 이상해서 제 차가 아닌 줄 알았죠. 세상에 겪어 보지도 못할 일을 겪었으니까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이번엔 바퀴였습니다.

허공 위에 붕 떠 있는 것 같은 홍 씨의 차량.

도둑은 차바퀴 4개를 감쪽같이 빼낸 다음, 바퀴 대신 벽돌을 괴어 놓고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예사 솜씨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녹취> 홍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휠 타이어 바퀴 4개가 다 없는 상태였어요. 뼈대만 남은 것이고요. 정말 정교하게 잘 분해해서 갔어요. 부순 것이 아니라 스크루라든지 이런 것을 하나하나 풀어가지고 정교하게 해 갔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털린 차량이 무려 20대.

바퀴와 범퍼, 전조등에 조수석 시트를 넘어 연료통에 들어있는 휘발유까지.

정말 돈 되는 건, 몽땅 다 털어 가버렸습니다.

<녹취> 홍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블랙박스는 있었죠. 블랙박스 내부까지 다 가져갔으니까 (범인을) 못 봤고요. 내비게이션 떼 가고요, 계기판 다 가져갔죠. 돈 되는 물건이나 부속품 이런 것은 다 가져간 것이죠."

취재팀이 만난 한모 씨 역시 구입한지 석 달밖에 되지 않은 새 차를 털렸다고 했는데요,

한 씨는 안타깝게도 눈앞에서 도둑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녹취> 한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 /음성변조) : "저쪽 집에서 (새벽) 1시쯤 밑에서 소리가 나서 보니까 한 사람이 바퀴를 굴리면서 가고 있더래요. ‘아니 이 시간에 누가 바퀴를 굴려서 가나, 도둑밖에 더 있나’ 그래서 ‘저 놈 바퀴 훔쳐간다’고 막 (소리를) 지르니까 저 자리에 놓고 그대로 도주를 했어요. 차는 떠 있고, 제 바퀴는 없고......"

그렇다면, 아침 출근길 운전자들을 충격에 몰아넣은 싹쓸이 차량 도둑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범죄 현장의 단서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몇 가지 유사점이 발견됩니다.

우선 범행 장소.

<인터뷰> 김상석(대전 둔산경찰서 강력4팀장) : "범행 장소는 신흥주택가가 들어서는 원룸, 투룸 공사현장 주변, 외곽지역이다 보니까 CCTV가 설치돼 있지 않거나, (가로등 등) 방범시설이 취약한 장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범행의 유사점은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도둑이 노린 차종은 비교적 부품값이 나가는 중형차, 그 가운데서도 특정 차량에 집중됐습니다.

<인터뷰> 김상석(대전 둔산경찰서 강력4팀장) : "ㅇㅇ 차종하고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세 가지 종류의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경찰은 이런 단서를 토대로 범인의 뒤를 쫒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되는 CCTV가 발견됩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경찰이 확보한 용의자의 범행 장면인데요,

차량 앞에서 무언가 열심히 작업을 하는 남성.

잠시 뒤 어른 키 만한 길이의 차량 범퍼’를 어깨에 매고는 유유히 사라져 버립니다.

경찰은 범행시간대와 이동 경로를 추적해, 피해 차량과 비슷한 종류의 차량을 용의 선상에 올렸습니다.

<인터뷰> 김상석(대전 둔산경찰서 강력4팀장) : "CCTV에 포착된 용의자의 모습을 보고, 동일범이다 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인상착의와 피의자의 습성, 피의자의 이동 동선을 파악해서 잠복과 추적을 병행해서......"

결국 추적 끝에 덜미를 잡히게 된 용의자 최모 씨.

그런데 알고 봤더니 최 씨가 훔친 건, 차량 부품만이 아니었습니다.

컴퓨터 매장에 들어와 신속하게 물건을 챙겨 달아나는 남성.

바로 경찰이 쫒던 차량털이 용의자 최 씨입니다.

사실 최 씨가 좀 더 빨리 검거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컴퓨터 매장 절도의 CCTV의 역할이 컸다고 하는데요,

경찰은 최 씨가 처음에는 자신의 차에 부착하기 위해, 차량 부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상습적인 절도로 이어지게 됐고,

이후 생각보다 차량 부품의 현금화가 쉽지 않자, 나중엔 컴퓨터 부품과 노트북까지 훔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상석(대전 둔산경찰서 강력4팀장) : "새로운 모델의 부품을 탈착해서 내 차량에 부착을 하면 새로운 차량에 개조가 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차량 개조라는 것에 대한 관심 내지는 약간의 지식은 있었고요."

도난당한 자동차 부속품 값이 5천만 원.

컴퓨터 매장까지 합치면 피해 규모가 1억 4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녹취> 최00 (피의자 /음성변조) "(질문-자동차랑 컴퓨터만 노린 이유가 (있나요?) 죄송합니다."

경찰은 최 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절도품이 더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바퀴에 휘발유까지 싹쓸이…차량 절도
    • 입력 2015-03-11 08:17:49
    • 수정2015-03-11 10:19:03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아침에 출근을 하려고 집을 나섰는데, 주차해 놓은 차가 이렇게 돼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마치 폐차를 앞 둔 처럼, 네 바퀴가 모두 빠져 있습니다.

밤사이에 누가 바퀴를 훔쳐간 건데요.

어처구니가 없다는 건, 정말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습니다.

대전 지역에 이런 피해 차량이 무려 20대에 이른다고 하는데, 도대체 누가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대전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

지난해 10월. 김 씨는 아침 출근길에 매우 당혹스러운 광경을 보게 됩니다.

집 근처에 주차해 놓은 자동차가, 너무나도 낯선 모습으로 변해 있었던 건데요.

<녹취>김00 (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범퍼 쪽이 다 없었어요. 그러니까 차량 넘버가 안 보였죠. 안에 계기판 다 떼어 간 상태로 핸들만 있었어요. 그 안에 내비게이션이라든가 앞 좌석 두 개도 다 떼 간 상태."

범퍼에 계기판, 심지어 좌석까지 사라져 버린 자동차.

구입한지 1년밖에 안 된 새 차가 폐차 직전의 차량처럼 뼈대만 남아 있었습니다.

<녹취> 김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정말 말로 표현을 못했어요. 정말 황당해서요.처음에는 멍한 상태가 됐어요. 차가 이런 상태라......"

황당한 일은 또 벌어집니다.

한 달 쯤 뒤, 인근에 사는 홍모 씨도 비슷한 일을 당하게 되는데요.

<녹취>홍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차를 타려고 보니까 이상해서 제 차가 아닌 줄 알았죠. 세상에 겪어 보지도 못할 일을 겪었으니까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이번엔 바퀴였습니다.

허공 위에 붕 떠 있는 것 같은 홍 씨의 차량.

도둑은 차바퀴 4개를 감쪽같이 빼낸 다음, 바퀴 대신 벽돌을 괴어 놓고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예사 솜씨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녹취> 홍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휠 타이어 바퀴 4개가 다 없는 상태였어요. 뼈대만 남은 것이고요. 정말 정교하게 잘 분해해서 갔어요. 부순 것이 아니라 스크루라든지 이런 것을 하나하나 풀어가지고 정교하게 해 갔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털린 차량이 무려 20대.

바퀴와 범퍼, 전조등에 조수석 시트를 넘어 연료통에 들어있는 휘발유까지.

정말 돈 되는 건, 몽땅 다 털어 가버렸습니다.

<녹취> 홍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음성변조) : "블랙박스는 있었죠. 블랙박스 내부까지 다 가져갔으니까 (범인을) 못 봤고요. 내비게이션 떼 가고요, 계기판 다 가져갔죠. 돈 되는 물건이나 부속품 이런 것은 다 가져간 것이죠."

취재팀이 만난 한모 씨 역시 구입한지 석 달밖에 되지 않은 새 차를 털렸다고 했는데요,

한 씨는 안타깝게도 눈앞에서 도둑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녹취> 한00(차량 부속품 도난 피해자 /음성변조) : "저쪽 집에서 (새벽) 1시쯤 밑에서 소리가 나서 보니까 한 사람이 바퀴를 굴리면서 가고 있더래요. ‘아니 이 시간에 누가 바퀴를 굴려서 가나, 도둑밖에 더 있나’ 그래서 ‘저 놈 바퀴 훔쳐간다’고 막 (소리를) 지르니까 저 자리에 놓고 그대로 도주를 했어요. 차는 떠 있고, 제 바퀴는 없고......"

그렇다면, 아침 출근길 운전자들을 충격에 몰아넣은 싹쓸이 차량 도둑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신고를 받은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범죄 현장의 단서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몇 가지 유사점이 발견됩니다.

우선 범행 장소.

<인터뷰> 김상석(대전 둔산경찰서 강력4팀장) : "범행 장소는 신흥주택가가 들어서는 원룸, 투룸 공사현장 주변, 외곽지역이다 보니까 CCTV가 설치돼 있지 않거나, (가로등 등) 방범시설이 취약한 장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범행의 유사점은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도둑이 노린 차종은 비교적 부품값이 나가는 중형차, 그 가운데서도 특정 차량에 집중됐습니다.

<인터뷰> 김상석(대전 둔산경찰서 강력4팀장) : "ㅇㅇ 차종하고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세 가지 종류의 차량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경찰은 이런 단서를 토대로 범인의 뒤를 쫒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되는 CCTV가 발견됩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경찰이 확보한 용의자의 범행 장면인데요,

차량 앞에서 무언가 열심히 작업을 하는 남성.

잠시 뒤 어른 키 만한 길이의 차량 범퍼’를 어깨에 매고는 유유히 사라져 버립니다.

경찰은 범행시간대와 이동 경로를 추적해, 피해 차량과 비슷한 종류의 차량을 용의 선상에 올렸습니다.

<인터뷰> 김상석(대전 둔산경찰서 강력4팀장) : "CCTV에 포착된 용의자의 모습을 보고, 동일범이다 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인상착의와 피의자의 습성, 피의자의 이동 동선을 파악해서 잠복과 추적을 병행해서......"

결국 추적 끝에 덜미를 잡히게 된 용의자 최모 씨.

그런데 알고 봤더니 최 씨가 훔친 건, 차량 부품만이 아니었습니다.

컴퓨터 매장에 들어와 신속하게 물건을 챙겨 달아나는 남성.

바로 경찰이 쫒던 차량털이 용의자 최 씨입니다.

사실 최 씨가 좀 더 빨리 검거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컴퓨터 매장 절도의 CCTV의 역할이 컸다고 하는데요,

경찰은 최 씨가 처음에는 자신의 차에 부착하기 위해, 차량 부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상습적인 절도로 이어지게 됐고,

이후 생각보다 차량 부품의 현금화가 쉽지 않자, 나중엔 컴퓨터 부품과 노트북까지 훔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상석(대전 둔산경찰서 강력4팀장) : "새로운 모델의 부품을 탈착해서 내 차량에 부착을 하면 새로운 차량에 개조가 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차량 개조라는 것에 대한 관심 내지는 약간의 지식은 있었고요."

도난당한 자동차 부속품 값이 5천만 원.

컴퓨터 매장까지 합치면 피해 규모가 1억 4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녹취> 최00 (피의자 /음성변조) "(질문-자동차랑 컴퓨터만 노린 이유가 (있나요?) 죄송합니다."

경찰은 최 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절도품이 더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