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낼 형편이라도 됐으면…‘장발장 은행’ 사연들

입력 2015.03.13 (06:51) 수정 2015.03.1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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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범죄를 짓고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돈이 없어서 수감될 처지에 놓인 안타까운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이른바 '장발장 은행'이 지난달 문을 열었는데요.

장발장 은행에 모인 사연들을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벌금 2백만 원을 못 내 시작된 수배 생활이 2년씩 계속될 줄은 몰랐습니다.

김 모 씨는 지난 2012년 무면허 상태에서 생업을 위해 화물차 운전에 나섰다가 벌금 2백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녹취> 김 모 씨('장발장 은행' 대출자) : "약 2년 동안 피해 다니면서 얼마만큼 고통을 겪었겠습니까. 운전을 못하니까, 또 생계가 곤란하니까 거기서 오는 고통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최근에는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까지 당해 막다른 골목에 몰렸지만 '장발장 은행' 덕에 돈을 빌려 벌금을 내고 간신히 수감을 면했습니다.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지만 가해자로부터 치료비를 받지 못해 병원에서 고소를 당한 '싱글맘'도 '장발장 은행'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녹취> 김 모 씨(장발장 은행 대출자) : "애들은 애들대로 무방비 상태고 제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니까.. 애들은 일단 큰 애가 16살이에요. 걔네 힘으로 학교를 못 다니거든요."

이들을 돕기 위해 지난 2주간 장발장 은행에 모인 돈은 5천 3백여만 원.

이중 2천9백여만 원을 17명에게 빌려줬습니다.

<인터뷰> 오창익('장발장 은행' 대출심사위원) : "같은 벌금 액수라도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선처일 수도 있는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교도소에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굉장히 엄한 처벌이 되거든요."

'장발장 은행'은 벌금을 내지 못해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이 한해에 4만 명에 이른다면서 '환형 유치'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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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금 낼 형편이라도 됐으면…‘장발장 은행’ 사연들
    • 입력 2015-03-13 06:52:45
    • 수정2015-03-13 07: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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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범죄를 짓고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돈이 없어서 수감될 처지에 놓인 안타까운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이른바 '장발장 은행'이 지난달 문을 열었는데요.

장발장 은행에 모인 사연들을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벌금 2백만 원을 못 내 시작된 수배 생활이 2년씩 계속될 줄은 몰랐습니다.

김 모 씨는 지난 2012년 무면허 상태에서 생업을 위해 화물차 운전에 나섰다가 벌금 2백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녹취> 김 모 씨('장발장 은행' 대출자) : "약 2년 동안 피해 다니면서 얼마만큼 고통을 겪었겠습니까. 운전을 못하니까, 또 생계가 곤란하니까 거기서 오는 고통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죠."

최근에는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까지 당해 막다른 골목에 몰렸지만 '장발장 은행' 덕에 돈을 빌려 벌금을 내고 간신히 수감을 면했습니다.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지만 가해자로부터 치료비를 받지 못해 병원에서 고소를 당한 '싱글맘'도 '장발장 은행'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녹취> 김 모 씨(장발장 은행 대출자) : "애들은 애들대로 무방비 상태고 제가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니까.. 애들은 일단 큰 애가 16살이에요. 걔네 힘으로 학교를 못 다니거든요."

이들을 돕기 위해 지난 2주간 장발장 은행에 모인 돈은 5천 3백여만 원.

이중 2천9백여만 원을 17명에게 빌려줬습니다.

<인터뷰> 오창익('장발장 은행' 대출심사위원) : "같은 벌금 액수라도 돈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선처일 수도 있는데,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교도소에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굉장히 엄한 처벌이 되거든요."

'장발장 은행'은 벌금을 내지 못해 교도소에 갇히는 사람이 한해에 4만 명에 이른다면서 '환형 유치'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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