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또 학내 성희롱 파문…이번엔 OT

입력 2015.03.13 (08:09) 수정 2015.03.1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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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얼마 전 뉴스따라잡기를 통해, 일부 대학교수들의 잇단 성추행 파문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신입생 환영회를 떠난 학생들 사이에서 또 성희롱 시비가 불거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재학생들이 방에 붙여 놓은 게시물이라고 하는데요, 제가 방송에서 읽기에 좀 낯 뜨거운 문구들이 거리낌 없이 등장합니다.

문제는 이런 논란이, 어제오늘의 일, 또 이 한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잇단 성추문에 휩싸인 캠퍼스를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가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연 건, 지난달 25일입니다.

<인터뷰> 해당 학부 학생회장 : "선배들도 있고 교수님과 학교 관계자분들이 다 같이 가시다 보니까, 25개 방에 새내기와 선배가 이런 식으로 들어갔던 것이고"

사흘 동안의 신입생 환영회가 마무리 되고 얼마 뒤, 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환영회 당시 촬영 된 몇 장의 사진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학생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부르게 됩니다.

<인터뷰> 해당 학부 학생회장 : "25개 방 중에 이번에 문제시된 것은 5개 방이고 성희롱적인 내용이 들어있는 것들이 다수였고"

성희롱적인 표현을 담고 있다는 게시물.

문제의 게시물은 당시 재학생들이 방문에 붙여 놓은 일종의 안내문이었습니다.

우선 방 이름입니다.

오해를 살만한 다소 민망한 문구의 방 이름이 버젓이 방문 앞에 붙어 있습니다.

<녹취>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문제의식을 느낀 친구들도 있었을 거고 새내기 중에서는 그걸 보면서 기분 나빠하거나 불편했던 친구들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새내기들은 그걸 말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은 아니었을 거고"

그 아래는 방에 들어갈 때 해야 하는 일종의 통과 의례를 적었는데, 걸그룹의 골반 춤을 특히 신입 여학생들에게 강요하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다른 게시글에서는 남녀 학생의 신체적인 접촉을 강요하는 벌칙을 적어놓기도 했습니다.

<녹취> 참가 재학생(음성변조) : "보통은 방원들끼리 상의를 하고 ‘뭐, 재밌는 걸 시킬 수는 없을까?’ 해서 하는 거죠. 그렇게 재밌는 걸 추구하다 보니까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게 있더라고요."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학교 게시판은 성희롱 시비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인터뷰> 커뮤니티 글 게시 학생 : "새내기 때 그런 철저한 (성 평등) 교육을 받고 그런 첫인상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니까 많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걸 좀 더 많은 분이 볼 수 있고 논의를 할 수 있도록 거기에 제가 옮기게 된 거거든요."

여학생뿐만 아니라 남학생들도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였는데요,

<녹취>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그래도 우리 학교는 아니겠거니 하면서 다녀왔었는데 갑자기 그런 일이 터지니까 어떻게 우리 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느냐? 내부에서는 그런 생각이 많은 것 같고 학생들이 그 선을 넘어서는 바람에, 우리 학교 사람들도 되게 당황스러워하고"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런 글을 게시한 걸까?

취재팀은 당시 환영회에 참석했던 재학생들을 만나봤는데요.

잘못은 인정하지만, 문구만 자극적이 었을뿐 실제로 성희롱이나 가혹행위를 의도했던 건 아니라며, 억울한 부분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음> 남 & 여 참여 학생(음성변조) : "방치기라는 게 장난으로 하는 거지, 그걸 진지하게 지키거나 이렇게 하지는 않았어요. 다른 방에 못 들어오게 하려고 일부러 세게 그러는 거예요. 센 척하는 거예요. 근데 저희가 봐도 그건 확실히 잘못된 게 맞는데, 근데 그렇게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만큼 성희롱이라고 말하기에는……."

하지만 이 문제는 단순한 성희롱을 넘어, 남성과 여성, 그리고 재학생과 신입생 사이의 뿌리 박힌 권위의식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번지며, 여전히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해당 학부 학생회장 : "단순히 성희롱적인 틀이 아니라 권위주의라는 것에 근본이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사실 이것에 대해서 아쉬운 것이 언론에서는 성희롱, 이런 측면을 강조하시다 보니까 약간 본질이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성폭력이나 그릇된 성의식에 대한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건 비단 이 학교만은 아닙니다.

서울의 또 다른 사립대학교.

이 학교에서는 얼마전, 수 십명이 참여하는 남학생 단체 대화방에 같은과 여학생들의 사진과 함께 노골적인 성희롱적 표현이 올라와 큰 물의를 빚었습니다.

<녹취>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음담패설하고 선배 사진 올려서 성희롱적인 발언들 하고 (내용의 수위가 어느 정도였나?) ‘1억 줘도 난 그것을 못 하게 하겠다.’ 뭐 이런, 이 정도로 좀 심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소모임이 해체되고, 또 학교측과 학생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가 꾸려지는 등, 적잖은 파문이 일었는데요.

<녹취>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징계 위원회가 열렸어요. 저희는 계속해서 끝까지 (조사를) 하고 징계 위원회도 마칠 거고 저희가 할 일을 할 겁니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여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이 커보였습니다.

<녹취>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계속 그 사진이 모자이크 처리되긴 했어도 당사자분들은 많이 분개했고 ‘저 사람이 나랑 되게 친했는데 저 사람이 저럴 수가 있느냐"

이뿐만이 아닙니다.

올초 또 다른 사립대에서는 수련회를 떠난 여학생이 남자 후배를 성추행하고 폭행한 의혹이 불거져, 가해 학생이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일부 교수들의 부끄러운 성추문에 이어, 학생들 사이에서도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성의 전당이라는 캠퍼스 내 성윤리 문제를 되짚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현미(책임 연구원/성폭력상담소) : "여전히 그 자유로움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이라든지 불쾌감 그리고 차별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잘 인식을 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문제는 일단 덮고 보자는 학교 내의 안일한 생각이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인터뷰> 유현미(책임 연구원/성폭력상담소) : "성문화라든지 조직 문화를 평등하게, 차별 없이 바꾸려는 학생들의 움직임과 그런 스스로의 요구를 대학 당국에 요구할 수 있는 것들, 이런 게 같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 학기, 잇단 성 윤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학가.

문제가 반복되자,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중심이 된 자정 활동 요구가 확산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잇따르는 서울대 교수 성추행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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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또 학내 성희롱 파문…이번엔 OT
    • 입력 2015-03-13 08:30:08
    • 수정2015-03-13 09: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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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얼마 전 뉴스따라잡기를 통해, 일부 대학교수들의 잇단 성추행 파문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신입생 환영회를 떠난 학생들 사이에서 또 성희롱 시비가 불거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한 재학생들이 방에 붙여 놓은 게시물이라고 하는데요, 제가 방송에서 읽기에 좀 낯 뜨거운 문구들이 거리낌 없이 등장합니다.

문제는 이런 논란이, 어제오늘의 일, 또 이 한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잇단 성추문에 휩싸인 캠퍼스를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가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연 건, 지난달 25일입니다.

<인터뷰> 해당 학부 학생회장 : "선배들도 있고 교수님과 학교 관계자분들이 다 같이 가시다 보니까, 25개 방에 새내기와 선배가 이런 식으로 들어갔던 것이고"

사흘 동안의 신입생 환영회가 마무리 되고 얼마 뒤, 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환영회 당시 촬영 된 몇 장의 사진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학생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부르게 됩니다.

<인터뷰> 해당 학부 학생회장 : "25개 방 중에 이번에 문제시된 것은 5개 방이고 성희롱적인 내용이 들어있는 것들이 다수였고"

성희롱적인 표현을 담고 있다는 게시물.

문제의 게시물은 당시 재학생들이 방문에 붙여 놓은 일종의 안내문이었습니다.

우선 방 이름입니다.

오해를 살만한 다소 민망한 문구의 방 이름이 버젓이 방문 앞에 붙어 있습니다.

<녹취>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문제의식을 느낀 친구들도 있었을 거고 새내기 중에서는 그걸 보면서 기분 나빠하거나 불편했던 친구들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새내기들은 그걸 말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은 아니었을 거고"

그 아래는 방에 들어갈 때 해야 하는 일종의 통과 의례를 적었는데, 걸그룹의 골반 춤을 특히 신입 여학생들에게 강요하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다른 게시글에서는 남녀 학생의 신체적인 접촉을 강요하는 벌칙을 적어놓기도 했습니다.

<녹취> 참가 재학생(음성변조) : "보통은 방원들끼리 상의를 하고 ‘뭐, 재밌는 걸 시킬 수는 없을까?’ 해서 하는 거죠. 그렇게 재밌는 걸 추구하다 보니까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게 있더라고요."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학교 게시판은 성희롱 시비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인터뷰> 커뮤니티 글 게시 학생 : "새내기 때 그런 철저한 (성 평등) 교육을 받고 그런 첫인상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니까 많이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걸 좀 더 많은 분이 볼 수 있고 논의를 할 수 있도록 거기에 제가 옮기게 된 거거든요."

여학생뿐만 아니라 남학생들도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였는데요,

<녹취>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그래도 우리 학교는 아니겠거니 하면서 다녀왔었는데 갑자기 그런 일이 터지니까 어떻게 우리 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느냐? 내부에서는 그런 생각이 많은 것 같고 학생들이 그 선을 넘어서는 바람에, 우리 학교 사람들도 되게 당황스러워하고"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런 글을 게시한 걸까?

취재팀은 당시 환영회에 참석했던 재학생들을 만나봤는데요.

잘못은 인정하지만, 문구만 자극적이 었을뿐 실제로 성희롱이나 가혹행위를 의도했던 건 아니라며, 억울한 부분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음> 남 & 여 참여 학생(음성변조) : "방치기라는 게 장난으로 하는 거지, 그걸 진지하게 지키거나 이렇게 하지는 않았어요. 다른 방에 못 들어오게 하려고 일부러 세게 그러는 거예요. 센 척하는 거예요. 근데 저희가 봐도 그건 확실히 잘못된 게 맞는데, 근데 그렇게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것만큼 성희롱이라고 말하기에는……."

하지만 이 문제는 단순한 성희롱을 넘어, 남성과 여성, 그리고 재학생과 신입생 사이의 뿌리 박힌 권위의식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번지며, 여전히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해당 학부 학생회장 : "단순히 성희롱적인 틀이 아니라 권위주의라는 것에 근본이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사실 이것에 대해서 아쉬운 것이 언론에서는 성희롱, 이런 측면을 강조하시다 보니까 약간 본질이 흐려지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성폭력이나 그릇된 성의식에 대한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건 비단 이 학교만은 아닙니다.

서울의 또 다른 사립대학교.

이 학교에서는 얼마전, 수 십명이 참여하는 남학생 단체 대화방에 같은과 여학생들의 사진과 함께 노골적인 성희롱적 표현이 올라와 큰 물의를 빚었습니다.

<녹취>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음담패설하고 선배 사진 올려서 성희롱적인 발언들 하고 (내용의 수위가 어느 정도였나?) ‘1억 줘도 난 그것을 못 하게 하겠다.’ 뭐 이런, 이 정도로 좀 심한……."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소모임이 해체되고, 또 학교측과 학생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가 꾸려지는 등, 적잖은 파문이 일었는데요.

<녹취>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징계 위원회가 열렸어요. 저희는 계속해서 끝까지 (조사를) 하고 징계 위원회도 마칠 거고 저희가 할 일을 할 겁니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여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이 커보였습니다.

<녹취> OO 대학교 학생(음성변조) : "계속 그 사진이 모자이크 처리되긴 했어도 당사자분들은 많이 분개했고 ‘저 사람이 나랑 되게 친했는데 저 사람이 저럴 수가 있느냐"

이뿐만이 아닙니다.

올초 또 다른 사립대에서는 수련회를 떠난 여학생이 남자 후배를 성추행하고 폭행한 의혹이 불거져, 가해 학생이 징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일부 교수들의 부끄러운 성추문에 이어, 학생들 사이에서도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성의 전당이라는 캠퍼스 내 성윤리 문제를 되짚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현미(책임 연구원/성폭력상담소) : "여전히 그 자유로움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이라든지 불쾌감 그리고 차별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잘 인식을 하지 못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는……."

부끄러운 문제는 일단 덮고 보자는 학교 내의 안일한 생각이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인터뷰> 유현미(책임 연구원/성폭력상담소) : "성문화라든지 조직 문화를 평등하게, 차별 없이 바꾸려는 학생들의 움직임과 그런 스스로의 요구를 대학 당국에 요구할 수 있는 것들, 이런 게 같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 학기, 잇단 성 윤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학가.

문제가 반복되자, 각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중심이 된 자정 활동 요구가 확산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잇따르는 서울대 교수 성추행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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