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는 중국바다?

입력 2015.03.29 (23:25) 수정 2015.03.3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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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좌우현 등선방향 쇠창살 설치! 쇠창살 설치!"

<녹취> "흉기를 들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녹취> "계속해서 화염병을 던지고 있음!"

<녹취> "눈에 보이는 소화기나 이런 거 잡아 던지고 그 다음에 식칼이나 이런 것도 날아옵니다."

<녹취> "안 서고 승선해서 나포할 수도 없고 그럴 때는 함포도 사용할 겁니다."

<인터뷰> "큰 섬이 떠다니는 것처럼 배가 한꺼번에 들어왔으니까...한 6백에서 7백여 척이.. 우리 안방까지 싹쓸이를 해갔으니까."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10년 넘게 계속되면서, 우리 어민들이 입는 피해는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단속과 처벌이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어장은 더욱 황폐해져가고 있고, 피해 보상도 막막하기만 합니다.

어민들은 이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과 함께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불법 조업을 한 중국 어선에 부과된 벌금을 피해 어민 지원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둠이 걷히자, 조업 준비를 하는 어민들의 손길이 분주해집니다.

20년 넘게 대청도에서 꽃게잡이를 해온 56살 배복봉 씨.

다음달 시작되는 꽃게 조업 준비를 위해 매일 어장으로 나갑니다.

<인터뷰>배복봉(대청도 어민) : "4월부터 꽃게를 잡는데 그걸 대비하고 미리 투망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투망을 해야 4월부터 꽃게를 잡죠."

뱃길로 30분.

북한 황해도와 불과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대청어장이 펼쳐집니다.

총 면적 천7백 제곱킬로미터, 서울시 3배 넓이의 꽃게 어장입니다.

꽃게 조업철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배 씨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매년 몰려와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 걱정 때문입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중국어선들이 몇 년 전만 해도 목선이었어요. 그러니까 우리 배들이 더 빨랐어요. 그런데 지금은 100톤에서 200톤 철선을 지어서 와요. 그래서 전부 쇠창살을 달고 다니고..."

지난해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우리 해경에 나포된 중국 어선입니다.

이 배에서 쇠꼬챙이를 붙인 철판과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쇠파이프가 대량으로 발견됐습니다.

우리 해경의 단속을 방해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인터뷰> 나흔주(해경 단속 대원) : "옆에 등선을 못하게끔 이렇게 (철판을)세워서 사람이 못 올라오게끔 하는 일종의 장치입니다."

어선 주위에 쇠파이프를 설치해 접근을 막는 중국 어선과 우리 해경이 대치하고 있습니다.

해경 대원이 배에 오르지 못하도록 사방에 철갑을 두른 중국 어선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성철(해경 단속 대원) : "배에 뛰어 올라야 하는데 철갑선 같은 경우는 철갑의 높이가 높아서 뛰어 올라가는데 제한이 있습니다."

해경 대원들이 배에 오르면 흉기로 저항하고,

<녹취> "조심! 조심!"

화염병을 던지거나, LP 가스통에 불을 붙여 위협합니다.

통발 같은 어구나 소화기가 흉기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세철(해경 단속 대원) : "가스총에 불을 붙여서 던지는 경우도 있고, 눈에 보이는 소화기도 잡아 던지고, 식칼이나 이런 것도 날아옵니다."

수십 척씩 선단을 이뤄 조직적으로 단속을 방해하는 중국 어선들.

최근엔 배에 태극기를 달거나, 배 이름과 번호를 위조하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단속을 따돌리고 있습니다.

<녹취>"와~ 고기 엄청 많네!"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서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규정된 어획량을 초과해서 잡은 뒤 몰래 빼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최수영(서해 어업관리단) : "어느 정도 어획물이 찼을 때 연락을 하면 지도선이나 단속선이 없을 때 그 때 (운반선이) 와서 몰래 고기를 받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해와 남해에 이어서 2~3년 전 부터는 동해에서도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오징어 잡이 배가 집어등을 켜 오징어 떼를 모으면 중국 어선들이 쌍끌이로 가로 채버리는 겁니다.

<인터뷰> 길정도(오징어잡이 어선 선장) : "괜히 불을 켜주어서 중국 어선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그런 꼴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중국 배가 보였다고 하면 작업을 안 합니다.

우리 배타적경제수역에 들어와 불법 조업을 벌이는 중국 어선은 매년 최대 4천 척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환경 오염과 싹쓸이 조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바다와 달리 우리나라 어장은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중국 어민 : "한국에 가서 고기를 잡으면 이만한 고기를 잡을 수 있어요. 중국에서 잡으면 이렇게 작은 고기를 잡는데..."

계속된 단속과 처벌에도 끊임 없이 중국어선이 우리 바다로 밀려드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현용(수산경제연구원 연구실장) : "우리나라는 (어선이) 5만4천척 정도 되는데, (중국은) 107만 척이나 되니... 배 전체 수로 볼 때는 중국이 17배가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장은 17배 안 되거든요."

배복동 씨는 지금도 지난해 11월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집니다.

가을철 꽃게 조업이 한창이던 당시, 해경이 해체됐다는 소식을 접한 중국 어선이 대규모로 서해5도 해상으로 밀려든 겁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그냥 큰 도시가 떠내려오는 거야. 도시가...해경이 11월 1일부로 해체된다는 그 말을 듣고 11월 3일과 11월 5일, 6일에 걸쳐서 해경이 없으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들어와도 된다고 생각한 거예요."

배 씨는 중국 어선들이 싹쓸이 조업은 물론, 우리 어민들의 어구까지 끌어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중국 어선은) 쌍끌이를 끄니까 우리 어구가 쳐져 있는 걸 싹 끌어가는 겁니다. 끌려가는 건 끌려가고 안 끌려가는 건 그대로 바닥에 있으니까. 우리 어장이 지금 엄청난 폐기 그물이나 폐기 어망들이 지금 바닥에 앉아있습니다."

대청도 어장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우리 어선은 배 씨의 배를 포함해 모두 70여 척.

다른 어민들도 배 씨와 비슷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청도에서 태어나 평생 꽃게잡이를 해온 61살 정대철 씨.

정 씨가 쳐 놓은 통발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훼손됐습니다.

<인터뷰> 정대철(대청도 어민) : "야간에 우리 조업구역까지 들어와서...원래 한 1500개 깔아놨는데 한 1000개 없어졌어요. (3분의 2가 사라진 거예요?) 네. 그러니까 그거 끝나고서 조업을 못 한 거죠."

정 씨는 5천만 원의 빚을 내 어구를 다시 구입해야 했습니다.

지난해 서해5도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입은 피해는 모두 81억여 원.

이 가운데 조업 손실이 67억 원, 통발 등 어구 손실이 14억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정대철(대청도 어민) : "어장을 싹쓸이해간 거죠. 어장을. 그래서 정부측에 이것 보상 좀 해 달라... 여태까지 아무 말도 없어요."

참다 못한 어민들은 지난해 해상 시위를 벌였습니다.

<인터뷰> "(중국 어선 때문에) 고기 잡을 자리도 없고 어구도 없고, 뭐 허송세월 보내려면 날은 추워서 겨울은 되고"

<인터뷰> "먹을 것이 있어야지. 잡을 것 있어야지. 우리는 배 다 인수시키고, 정부에서 다 맡아요."

어민들의 피해와 불만이 커지자 해경은 서해5도 지역에 경비정을 추가 배치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함포 사격까지 언급했습니다.

<인터뷰> 윤병두(인천해양경비안전서 서장) : "불법 조업을 하는 것은 분명한데 서라고 해도 안 서고 승선해서 나포할 수도 없고 그럴 때는 함포도 사용할 겁니다."

어민들은 피해 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줄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피해 보상을 위해 별도 기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현행법 상 불법 조업을 하다 나포된 중국 어선은 '담보금'을 내야합니다.

어획량과 어선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2억 원까지 물릴 수 있습니다.

중국 어선은 담보금을 내야 풀려날 수 있고, 이후 재판에서 벌금이 확정되면 이 담보금은 그대로 국고에 귀속됩니다.

<인터뷰> 김현용(수산경제연구원 연구실장) : "한달 동안 (재판 결과에) 이의 제기가 없으면 이 금액을 구형했던 금액, 이름은 담보금이라고 받아놓은 그 금액이 벌금으로 확정이 되는 겁니다."

지난 2006년 54억 원이었던 이 담보금은, 2011년 100억 원이 넘었고, 지난해 190억 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중국 어선들이 낸 담보금은 모두 1050억 원에 이릅니다.

어민들은 불법 조업을 하다 나포된 중국 어선들이 내는 사실상의 벌금인 이 담보금을 국고로 귀속시키기 보다는 피해 보상에 사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우리 어장에 와서 우리 어장을 싹쓸이하고 우리 자원을 쓸어가는 거니까 잡게 되면 우리한테 (벌금을) 환원을 해라..."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벌금은 원칙상 국고에 귀속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피해 지원에 이용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수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류권홍(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현행법상으로는 해석이 맞아요. 현행법 해석이 문제가 아니라 이거는 막아야 되는 게 맞으니까. 그렇다면 책임이 있는 해수부가 기재부를 설득하고 국회도 설득해서, 경제적으로 큰 피해가 나니까 이걸 막기 위해서 재정이 필요하고 그 재정의 확보수단으로 담보금이 되지 않겠느냐. 설득을 해서 고칠 생각을 해야지..."

무엇보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피해 조사조차 없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인터뷰> 허선규(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해양위원장) : "피해를 봤으면 당연히 국가가 그 피해에 대해서 어느 정도 피해액인지를 산정하고 그것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책임을 지든지, 아니면 그것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아예 피해액부터 국가가 산정을 안 하거든요. 피해 금액에 대해서 조사도 안 하고."

담보금 사용 등 어민 피해 지원 방안이 담긴 '서해 5도 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2년 전 발의 됐습니다.

하지만 계속 법안 통과가 연기되면서 어민들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올해도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꽃게 조업 기간을 앞두고 어민들의 근심은 쌓여만갑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내가 무지하게 바깥에 나다녔어요. 좀 도와달라고. 그런데 뭐 도와준다 그러면서 도와주지는 않고 이게 벌써 몇 달째야..."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효과적으로 막는 동시에 피해를 입은 어민들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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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5도는 중국바다?
    • 입력 2015-03-29 23:41:33
    • 수정2015-03-30 00:18:57
    취재파일K
<녹취> "좌우현 등선방향 쇠창살 설치! 쇠창살 설치!"

<녹취> "흉기를 들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녹취> "계속해서 화염병을 던지고 있음!"

<녹취> "눈에 보이는 소화기나 이런 거 잡아 던지고 그 다음에 식칼이나 이런 것도 날아옵니다."

<녹취> "안 서고 승선해서 나포할 수도 없고 그럴 때는 함포도 사용할 겁니다."

<인터뷰> "큰 섬이 떠다니는 것처럼 배가 한꺼번에 들어왔으니까...한 6백에서 7백여 척이.. 우리 안방까지 싹쓸이를 해갔으니까."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10년 넘게 계속되면서, 우리 어민들이 입는 피해는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단속과 처벌이 강화됐다고는 하지만 어장은 더욱 황폐해져가고 있고, 피해 보상도 막막하기만 합니다.

어민들은 이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과 함께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불법 조업을 한 중국 어선에 부과된 벌금을 피해 어민 지원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둠이 걷히자, 조업 준비를 하는 어민들의 손길이 분주해집니다.

20년 넘게 대청도에서 꽃게잡이를 해온 56살 배복봉 씨.

다음달 시작되는 꽃게 조업 준비를 위해 매일 어장으로 나갑니다.

<인터뷰>배복봉(대청도 어민) : "4월부터 꽃게를 잡는데 그걸 대비하고 미리 투망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투망을 해야 4월부터 꽃게를 잡죠."

뱃길로 30분.

북한 황해도와 불과 2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대청어장이 펼쳐집니다.

총 면적 천7백 제곱킬로미터, 서울시 3배 넓이의 꽃게 어장입니다.

꽃게 조업철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배 씨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매년 몰려와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 걱정 때문입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중국어선들이 몇 년 전만 해도 목선이었어요. 그러니까 우리 배들이 더 빨랐어요. 그런데 지금은 100톤에서 200톤 철선을 지어서 와요. 그래서 전부 쇠창살을 달고 다니고..."

지난해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 우리 해경에 나포된 중국 어선입니다.

이 배에서 쇠꼬챙이를 붙인 철판과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쇠파이프가 대량으로 발견됐습니다.

우리 해경의 단속을 방해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인터뷰> 나흔주(해경 단속 대원) : "옆에 등선을 못하게끔 이렇게 (철판을)세워서 사람이 못 올라오게끔 하는 일종의 장치입니다."

어선 주위에 쇠파이프를 설치해 접근을 막는 중국 어선과 우리 해경이 대치하고 있습니다.

해경 대원이 배에 오르지 못하도록 사방에 철갑을 두른 중국 어선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성철(해경 단속 대원) : "배에 뛰어 올라야 하는데 철갑선 같은 경우는 철갑의 높이가 높아서 뛰어 올라가는데 제한이 있습니다."

해경 대원들이 배에 오르면 흉기로 저항하고,

<녹취> "조심! 조심!"

화염병을 던지거나, LP 가스통에 불을 붙여 위협합니다.

통발 같은 어구나 소화기가 흉기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박세철(해경 단속 대원) : "가스총에 불을 붙여서 던지는 경우도 있고, 눈에 보이는 소화기도 잡아 던지고, 식칼이나 이런 것도 날아옵니다."

수십 척씩 선단을 이뤄 조직적으로 단속을 방해하는 중국 어선들.

최근엔 배에 태극기를 달거나, 배 이름과 번호를 위조하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단속을 따돌리고 있습니다.

<녹취>"와~ 고기 엄청 많네!"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서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규정된 어획량을 초과해서 잡은 뒤 몰래 빼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최수영(서해 어업관리단) : "어느 정도 어획물이 찼을 때 연락을 하면 지도선이나 단속선이 없을 때 그 때 (운반선이) 와서 몰래 고기를 받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해와 남해에 이어서 2~3년 전 부터는 동해에서도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오징어 잡이 배가 집어등을 켜 오징어 떼를 모으면 중국 어선들이 쌍끌이로 가로 채버리는 겁니다.

<인터뷰> 길정도(오징어잡이 어선 선장) : "괜히 불을 켜주어서 중국 어선만 좋은 일을 시켜주는 그런 꼴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중국 배가 보였다고 하면 작업을 안 합니다.

우리 배타적경제수역에 들어와 불법 조업을 벌이는 중국 어선은 매년 최대 4천 척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환경 오염과 싹쓸이 조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바다와 달리 우리나라 어장은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중국 어민 : "한국에 가서 고기를 잡으면 이만한 고기를 잡을 수 있어요. 중국에서 잡으면 이렇게 작은 고기를 잡는데..."

계속된 단속과 처벌에도 끊임 없이 중국어선이 우리 바다로 밀려드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현용(수산경제연구원 연구실장) : "우리나라는 (어선이) 5만4천척 정도 되는데, (중국은) 107만 척이나 되니... 배 전체 수로 볼 때는 중국이 17배가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장은 17배 안 되거든요."

배복동 씨는 지금도 지난해 11월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집니다.

가을철 꽃게 조업이 한창이던 당시, 해경이 해체됐다는 소식을 접한 중국 어선이 대규모로 서해5도 해상으로 밀려든 겁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그냥 큰 도시가 떠내려오는 거야. 도시가...해경이 11월 1일부로 해체된다는 그 말을 듣고 11월 3일과 11월 5일, 6일에 걸쳐서 해경이 없으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들어와도 된다고 생각한 거예요."

배 씨는 중국 어선들이 싹쓸이 조업은 물론, 우리 어민들의 어구까지 끌어갔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중국 어선은) 쌍끌이를 끄니까 우리 어구가 쳐져 있는 걸 싹 끌어가는 겁니다. 끌려가는 건 끌려가고 안 끌려가는 건 그대로 바닥에 있으니까. 우리 어장이 지금 엄청난 폐기 그물이나 폐기 어망들이 지금 바닥에 앉아있습니다."

대청도 어장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우리 어선은 배 씨의 배를 포함해 모두 70여 척.

다른 어민들도 배 씨와 비슷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청도에서 태어나 평생 꽃게잡이를 해온 61살 정대철 씨.

정 씨가 쳐 놓은 통발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훼손됐습니다.

<인터뷰> 정대철(대청도 어민) : "야간에 우리 조업구역까지 들어와서...원래 한 1500개 깔아놨는데 한 1000개 없어졌어요. (3분의 2가 사라진 거예요?) 네. 그러니까 그거 끝나고서 조업을 못 한 거죠."

정 씨는 5천만 원의 빚을 내 어구를 다시 구입해야 했습니다.

지난해 서해5도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입은 피해는 모두 81억여 원.

이 가운데 조업 손실이 67억 원, 통발 등 어구 손실이 14억 원에 이릅니다.

<인터뷰> 정대철(대청도 어민) : "어장을 싹쓸이해간 거죠. 어장을. 그래서 정부측에 이것 보상 좀 해 달라... 여태까지 아무 말도 없어요."

참다 못한 어민들은 지난해 해상 시위를 벌였습니다.

<인터뷰> "(중국 어선 때문에) 고기 잡을 자리도 없고 어구도 없고, 뭐 허송세월 보내려면 날은 추워서 겨울은 되고"

<인터뷰> "먹을 것이 있어야지. 잡을 것 있어야지. 우리는 배 다 인수시키고, 정부에서 다 맡아요."

어민들의 피해와 불만이 커지자 해경은 서해5도 지역에 경비정을 추가 배치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함포 사격까지 언급했습니다.

<인터뷰> 윤병두(인천해양경비안전서 서장) : "불법 조업을 하는 것은 분명한데 서라고 해도 안 서고 승선해서 나포할 수도 없고 그럴 때는 함포도 사용할 겁니다."

어민들은 피해 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줄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피해 보상을 위해 별도 기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현행법 상 불법 조업을 하다 나포된 중국 어선은 '담보금'을 내야합니다.

어획량과 어선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2억 원까지 물릴 수 있습니다.

중국 어선은 담보금을 내야 풀려날 수 있고, 이후 재판에서 벌금이 확정되면 이 담보금은 그대로 국고에 귀속됩니다.

<인터뷰> 김현용(수산경제연구원 연구실장) : "한달 동안 (재판 결과에) 이의 제기가 없으면 이 금액을 구형했던 금액, 이름은 담보금이라고 받아놓은 그 금액이 벌금으로 확정이 되는 겁니다."

지난 2006년 54억 원이었던 이 담보금은, 2011년 100억 원이 넘었고, 지난해 190억 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중국 어선들이 낸 담보금은 모두 1050억 원에 이릅니다.

어민들은 불법 조업을 하다 나포된 중국 어선들이 내는 사실상의 벌금인 이 담보금을 국고로 귀속시키기 보다는 피해 보상에 사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우리 어장에 와서 우리 어장을 싹쓸이하고 우리 자원을 쓸어가는 거니까 잡게 되면 우리한테 (벌금을) 환원을 해라..."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벌금은 원칙상 국고에 귀속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피해 지원에 이용하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수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류권홍(원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현행법상으로는 해석이 맞아요. 현행법 해석이 문제가 아니라 이거는 막아야 되는 게 맞으니까. 그렇다면 책임이 있는 해수부가 기재부를 설득하고 국회도 설득해서, 경제적으로 큰 피해가 나니까 이걸 막기 위해서 재정이 필요하고 그 재정의 확보수단으로 담보금이 되지 않겠느냐. 설득을 해서 고칠 생각을 해야지..."

무엇보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피해 조사조차 없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인터뷰> 허선규(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해양위원장) : "피해를 봤으면 당연히 국가가 그 피해에 대해서 어느 정도 피해액인지를 산정하고 그것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책임을 지든지, 아니면 그것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내야 되는데, 아예 피해액부터 국가가 산정을 안 하거든요. 피해 금액에 대해서 조사도 안 하고."

담보금 사용 등 어민 피해 지원 방안이 담긴 '서해 5도 지원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2년 전 발의 됐습니다.

하지만 계속 법안 통과가 연기되면서 어민들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올해도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꽃게 조업 기간을 앞두고 어민들의 근심은 쌓여만갑니다.

<인터뷰> 배복봉(대청도 어민) : "내가 무지하게 바깥에 나다녔어요. 좀 도와달라고. 그런데 뭐 도와준다 그러면서 도와주지는 않고 이게 벌써 몇 달째야..."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효과적으로 막는 동시에 피해를 입은 어민들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 나서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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