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온라인 쇼핑몰’ 등장…북 IT 현주소는?

입력 2015.04.11 (08:07) 수정 2015.04.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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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40만 명을 넘어서고, 컴퓨터와 태블릿PC 보급이 확대되는 등 북한의 IT 산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엔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도 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까지 등장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북한의 IT산업의 현주소를 집중 진단해봤습니다.

<리포트>

금성식료공장, 창천해맞이식당..

북한 스마트폰에 ‘인기 상점’으로 등장한 유명 음식점, 생산 공장.

북한의 전자상업 봉사체계, 즉 온라인 쇼핑몰 ‘옥류’의 모습이다.

옥류에서는 식료품, 의약품, 가방 뿐 아니라 옥류관의 냉면까지 주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대금 결제 방식이다.

구매자가 필요한 물건을 선택하면 미리 입금한 돈을 빼내가는 방식이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은행에 가서 옥류의 온라인 쇼핑몰 계좌에다가 미리 돈을 입금시키고 그 입금시킨 것에 따라서 카드에 충전된 금액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결제가 이루어지거든요. 이것은 좀 상당히 사용자 입장에서 불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등장을 계기로 북한의 정보통신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휴대전화,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 역시, 현지지도 등 공개 석상에서 태블릿 PC를 소지한 모습이 자주 목격되기도 했다.

북한의 매체들도 최신 IT 동향을 전하고 있다.

TV화면엔 미국 애플사의 신제품을 비롯해 외국의 첨단 IT 기기가 여과 없이 등장한다.

<녹취> 지난 1월 조선중앙TV : "여성들이 가락지나 팔목걸이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 장치들은 지능 손전화기(스마트폰)가 전화나 통보문(문자 메시지)을 받을 때 경보를 울려주며..."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IT 산업도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녹취> 2013년 1월 조선중앙TV : "새해 과학 연구 사업에 더 큰 박차를 가하고 있는 조선 컴퓨터 중심의 과학자, 연구사들이 정보 교환 능력이 보다 개선된 신형의 판형 컴퓨터(태블릿 PC)를 연구 개발했습니다."

지난 2012년, 북한은 독자적인 기술로 태블릿 PC를 개발했다고 선전했다.

첫 발표작인 ‘아리랑’을 시작으로, 북한은 ‘아침’, ‘삼지연’ 등 다양한 태블릿 PC를 선보여 왔다.

남북의 창은 가장 최근 출시된 북한의 태블릿 PC ‘룡흥’과 ‘노을’을 입수해 직접 구동해 봤다.

룡흥과 노을의 화면 크기는 7인치로 외국 제품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교육, 오락, 업무 프로그램 등이 깔려있다.

우리 남한의 저가형 태블릿 PC 수준이지만, 전문가는 이 모델들이 초기 모델에 비해 저장 메모리 용량이 2배 커지는 등 인상적인 발전을 했다고 평가한다.

<인터뷰> 김종선(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초기 버전은 상당히 운영체제가 불안정했고요. 그리고 상당히 느렸는데 최근에 나온 제품들을 보면 굉장히 손에도 익을 정도로 디자인도 좋아졌고요. 안의 시스템들도 운영체제가 안정화 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쓸 만하다고 얘기를 드릴 수 있고요. 그렇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프로그램들을 보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조금 불편하다. 그 정도로 평가 됩니다."

북한에서 생산하는 태블릿 PC들은 대부분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재조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드웨어 개발을 위한 인력이나 설비 등 사회적 기반이 취약한 탓이다.

또한, 프로그램이 김일성, 김정일의 업적 소개와 교육 등의 목적에 치중돼 있어, 그 용도가 극히 제한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뷰> 김종선(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교과서나 사전이나 외국어 습득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이 활용이 되고 있고요. 더불어서 국가적으로는 어떤 사상적인 교육 부분들이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원래 폐쇄적인 동네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아무데나 사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닙니다. 굉장히 제한 된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태블릿 PC자체에다가 인터넷 기능을 갖다가 살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인터넷 환경은 어떨까?

북한의 인터넷은 크게 국내망인 인트라넷과, 전 세계와 연결된 국제망으로 구분된다.

북한은 지난 1997년부터 국가과학원 산하 중앙과학기술통보사의 주관으로, 북한 전역을 연결한 인트라넷인 ‘광명망’을 구축해 왔다.

광명망은 평양과 평성을 중심으로 북한 전역에 연결돼 있으며, 현재 모든 리 단위까지 광통신망이 보급됐다고 한다.

광명망은 북한 내 1300여개 기관을 연결하는 인트라넷이지만, 북한 주민들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한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그 (광명망의) 원리는 우리가 쓰고 있는 인터넷이나 기술적 사양은 같습니다. 다른 게 아니고요. 다만 북한 안에 있는 광명망이라고 하는 대표적인 망에서 우리가 제일 중요한 건 포털 아니겠습니까? 북한의 포털은 하나 있어요. 그 하나 이름이 뭐냐, 광명이라 하죠. 광명 포털이 있고요, 그 광명 포털 안에는 여러 뭐 기관들로 가기 위한 링크가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북한 안에서 북한 도메인 영역을 벗어나는 다른 나라의 인터넷에는 절대로 접속할 수 없다는 이런 단점이 있죠."

인트라넷인 광명망은 누구나 접속이 가능한 반면, 국제망인 인터넷은 일부 계층에만 허용된다.

북한 주재 대사관이나 해외 기관,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기관, 일부 대학교가 그 대상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일부의 이야기일 뿐 대다수 북한 주민들에겐 인터넷은커녕 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인터뷰> 최성국(탈북자/2011년 탈북) : "(컴퓨터를) 사는 사람 입장에서 절차를 말하면요, 담당 보안원 승인을 받아야 하고 보위원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리고 인민위원회에 가면 부서가 있어요. 거기다가 등록을 해야 돼요. 당 비서한테도 얘기해야 돼요. 당 비서라는 게 기관기업소 가면 정치적 조직이 있어요. 정치조직 책임자한테 얘기를 해야 돼요. 그리고 컴퓨터를 구매하는 거예요. 자기 돈 주고..구매해 가지고 또 그 주기가 있어요. 거기에 한 번씩 또 검열을 받아야 하고 상당히 정말 번거로워요."

폐쇄적인 북한의 정보통신기술은 컴퓨터 운영체제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북한은 2008년부터 리눅스 기반인 독자적 컴퓨터 운영체제 ‘붉은 별’을 사용해 오고 있다.

대표적 운영체제인 ‘윈도’에 비해 접속자 관리 등 통제가 쉽기 때문이다.

<인터뷰> 김종선(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붉은별 프로그램 중에 보면 보안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강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언제 뭘 사용을 했고 어떤 방식으로 접속을 했는지를 갖다가 다 관리할 수 있는 굉장히 강력한 프로그램들이 저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정보가 어디로 흘러 다니는 지에 대해서 북한 정부가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툴이 바로 붉은 별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컴퓨터, 첨단 자동화요소, 응용프로그램 개발 등에 힘을 쏟기 시작한다.

<녹취> 기록영화(절세의 애국자 김정일 장군) : "나라에 공작기계 공업과 전자, 자동화 공업에서 획기적 전화(변화)를 일으킬 원대한 구상을 펼치신 위대한 장군님."

고난의 행군으로 인해 북한 경제가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보통신 분야를 육성해 경제회생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녹취> 김정은(신년사) : "과학 기술의 힘으로 모든 부문을 빨리 발전시키고 인민의 낙원을 일떠세우자는 것이 우리 당의 결심이고 의지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집권 이후 과학중시 정책을 전면에 내걸고 정보통신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3년에는 아리랑 손전화기 공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녹취> 2013년 8월 조선중앙TV : "손전화기(휴대전화)의 화면 접촉 성능을 요해(점검)하시고 이 부분이 예민해야 사용자들이 이용하는데 편리하다고 하신..."

북한은 지난해부터 평양 대동강 쑥섬에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센터인 ‘과학기술전당’도 건설 중이다.

조선신보는 지난 1월 보도에서 과학기술전당이 완성되면 미국의 IT 기업이 집약해 있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와 같은 북한판 실리콘밸리가 탄생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북한 당국의 관심도 지대하다.

김정은은 지난해 6월에 이어 올해 2월에도 과학기술전당 건설장을 시찰해, ‘평양속도’로 완공할 것을 독려했다.

<녹취> 지난 2월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과학기술전당 건설을 조선 노동당 창건 일흔 돌까지 무조건 끝내야한다고 하시면서.."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발전을 독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김종선(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기본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이 CNC나 어떤 IT 그런 부분들이 바로 그 아버지 정권과의 차별성 그리고 새로운 부분을 통해서 국가를 강성대국을 건설할 수 있다는 그런 뉘앙스를 많이 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IT나 정보 기술 그런 쪽에 대해서 굉장히 강조를 하고 있고요. 그런 부분들은 또 세계화 또 개방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IT 분야가 북한의 외자유치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분석도 있다.

<녹취> 2008년 12월 조선중앙TV : "조선 체신 회사(통신 회사)와 이집트 오라스콤 전기 통신 회사 사이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이집트 기업인 ‘오라스콤’과의 이동통신 서비스 합작으로 외국 기업이 북한 내에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북한의 이런 IT 기술들은 북한의 국방 공업을 위해서 그런 무기들을 만드는 것에 치중되어 있죠. 일반주민들은 컴퓨터를 쓰든 안 쓰든 인터넷을 하던 그건 안 중요한 거죠. 이런 것들이 사실 북한의 IT를 아무리 발전시키려 해도 한계로 작용되게 되는 것입니다. 또 국제사회하고의 단절돼 있는 그래서 기술과 부품이 못 들어오는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북한이 노력하고 버둥거려도 결국은 IT기술은 대한민국보다 훨씬 뒤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IT 발전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개방과 쌍방향 소통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북한.

체제 유지를 위해 폐쇄된 정보통신기술을 택한 북한의 IT 산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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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온라인 쇼핑몰’ 등장…북 IT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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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4-11 08:58:37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40만 명을 넘어서고, 컴퓨터와 태블릿PC 보급이 확대되는 등 북한의 IT 산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엔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도 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까지 등장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북한의 IT산업의 현주소를 집중 진단해봤습니다.

<리포트>

금성식료공장, 창천해맞이식당..

북한 스마트폰에 ‘인기 상점’으로 등장한 유명 음식점, 생산 공장.

북한의 전자상업 봉사체계, 즉 온라인 쇼핑몰 ‘옥류’의 모습이다.

옥류에서는 식료품, 의약품, 가방 뿐 아니라 옥류관의 냉면까지 주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대금 결제 방식이다.

구매자가 필요한 물건을 선택하면 미리 입금한 돈을 빼내가는 방식이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은행에 가서 옥류의 온라인 쇼핑몰 계좌에다가 미리 돈을 입금시키고 그 입금시킨 것에 따라서 카드에 충전된 금액을 감액하는 방식으로 결제가 이루어지거든요. 이것은 좀 상당히 사용자 입장에서 불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등장을 계기로 북한의 정보통신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휴대전화,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 역시, 현지지도 등 공개 석상에서 태블릿 PC를 소지한 모습이 자주 목격되기도 했다.

북한의 매체들도 최신 IT 동향을 전하고 있다.

TV화면엔 미국 애플사의 신제품을 비롯해 외국의 첨단 IT 기기가 여과 없이 등장한다.

<녹취> 지난 1월 조선중앙TV : "여성들이 가락지나 팔목걸이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이 장치들은 지능 손전화기(스마트폰)가 전화나 통보문(문자 메시지)을 받을 때 경보를 울려주며..."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IT 산업도 한층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녹취> 2013년 1월 조선중앙TV : "새해 과학 연구 사업에 더 큰 박차를 가하고 있는 조선 컴퓨터 중심의 과학자, 연구사들이 정보 교환 능력이 보다 개선된 신형의 판형 컴퓨터(태블릿 PC)를 연구 개발했습니다."

지난 2012년, 북한은 독자적인 기술로 태블릿 PC를 개발했다고 선전했다.

첫 발표작인 ‘아리랑’을 시작으로, 북한은 ‘아침’, ‘삼지연’ 등 다양한 태블릿 PC를 선보여 왔다.

남북의 창은 가장 최근 출시된 북한의 태블릿 PC ‘룡흥’과 ‘노을’을 입수해 직접 구동해 봤다.

룡흥과 노을의 화면 크기는 7인치로 외국 제품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고 교육, 오락, 업무 프로그램 등이 깔려있다.

우리 남한의 저가형 태블릿 PC 수준이지만, 전문가는 이 모델들이 초기 모델에 비해 저장 메모리 용량이 2배 커지는 등 인상적인 발전을 했다고 평가한다.

<인터뷰> 김종선(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초기 버전은 상당히 운영체제가 불안정했고요. 그리고 상당히 느렸는데 최근에 나온 제품들을 보면 굉장히 손에도 익을 정도로 디자인도 좋아졌고요. 안의 시스템들도 운영체제가 안정화 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쓸 만하다고 얘기를 드릴 수 있고요. 그렇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프로그램들을 보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는 조금 불편하다. 그 정도로 평가 됩니다."

북한에서 생산하는 태블릿 PC들은 대부분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재조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드웨어 개발을 위한 인력이나 설비 등 사회적 기반이 취약한 탓이다.

또한, 프로그램이 김일성, 김정일의 업적 소개와 교육 등의 목적에 치중돼 있어, 그 용도가 극히 제한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뷰> 김종선(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교과서나 사전이나 외국어 습득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이 활용이 되고 있고요. 더불어서 국가적으로는 어떤 사상적인 교육 부분들이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원래 폐쇄적인 동네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아무데나 사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닙니다. 굉장히 제한 된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태블릿 PC자체에다가 인터넷 기능을 갖다가 살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인터넷 환경은 어떨까?

북한의 인터넷은 크게 국내망인 인트라넷과, 전 세계와 연결된 국제망으로 구분된다.

북한은 지난 1997년부터 국가과학원 산하 중앙과학기술통보사의 주관으로, 북한 전역을 연결한 인트라넷인 ‘광명망’을 구축해 왔다.

광명망은 평양과 평성을 중심으로 북한 전역에 연결돼 있으며, 현재 모든 리 단위까지 광통신망이 보급됐다고 한다.

광명망은 북한 내 1300여개 기관을 연결하는 인트라넷이지만, 북한 주민들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이라고 한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그 (광명망의) 원리는 우리가 쓰고 있는 인터넷이나 기술적 사양은 같습니다. 다른 게 아니고요. 다만 북한 안에 있는 광명망이라고 하는 대표적인 망에서 우리가 제일 중요한 건 포털 아니겠습니까? 북한의 포털은 하나 있어요. 그 하나 이름이 뭐냐, 광명이라 하죠. 광명 포털이 있고요, 그 광명 포털 안에는 여러 뭐 기관들로 가기 위한 링크가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북한 안에서 북한 도메인 영역을 벗어나는 다른 나라의 인터넷에는 절대로 접속할 수 없다는 이런 단점이 있죠."

인트라넷인 광명망은 누구나 접속이 가능한 반면, 국제망인 인터넷은 일부 계층에만 허용된다.

북한 주재 대사관이나 해외 기관,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기관, 일부 대학교가 그 대상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일부의 이야기일 뿐 대다수 북한 주민들에겐 인터넷은커녕 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인터뷰> 최성국(탈북자/2011년 탈북) : "(컴퓨터를) 사는 사람 입장에서 절차를 말하면요, 담당 보안원 승인을 받아야 하고 보위원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리고 인민위원회에 가면 부서가 있어요. 거기다가 등록을 해야 돼요. 당 비서한테도 얘기해야 돼요. 당 비서라는 게 기관기업소 가면 정치적 조직이 있어요. 정치조직 책임자한테 얘기를 해야 돼요. 그리고 컴퓨터를 구매하는 거예요. 자기 돈 주고..구매해 가지고 또 그 주기가 있어요. 거기에 한 번씩 또 검열을 받아야 하고 상당히 정말 번거로워요."

폐쇄적인 북한의 정보통신기술은 컴퓨터 운영체제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북한은 2008년부터 리눅스 기반인 독자적 컴퓨터 운영체제 ‘붉은 별’을 사용해 오고 있다.

대표적 운영체제인 ‘윈도’에 비해 접속자 관리 등 통제가 쉽기 때문이다.

<인터뷰> 김종선(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붉은별 프로그램 중에 보면 보안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강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언제 뭘 사용을 했고 어떤 방식으로 접속을 했는지를 갖다가 다 관리할 수 있는 굉장히 강력한 프로그램들이 저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정보가 어디로 흘러 다니는 지에 대해서 북한 정부가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툴이 바로 붉은 별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컴퓨터, 첨단 자동화요소, 응용프로그램 개발 등에 힘을 쏟기 시작한다.

<녹취> 기록영화(절세의 애국자 김정일 장군) : "나라에 공작기계 공업과 전자, 자동화 공업에서 획기적 전화(변화)를 일으킬 원대한 구상을 펼치신 위대한 장군님."

고난의 행군으로 인해 북한 경제가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보통신 분야를 육성해 경제회생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녹취> 김정은(신년사) : "과학 기술의 힘으로 모든 부문을 빨리 발전시키고 인민의 낙원을 일떠세우자는 것이 우리 당의 결심이고 의지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집권 이후 과학중시 정책을 전면에 내걸고 정보통신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3년에는 아리랑 손전화기 공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녹취> 2013년 8월 조선중앙TV : "손전화기(휴대전화)의 화면 접촉 성능을 요해(점검)하시고 이 부분이 예민해야 사용자들이 이용하는데 편리하다고 하신..."

북한은 지난해부터 평양 대동강 쑥섬에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센터인 ‘과학기술전당’도 건설 중이다.

조선신보는 지난 1월 보도에서 과학기술전당이 완성되면 미국의 IT 기업이 집약해 있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와 같은 북한판 실리콘밸리가 탄생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북한 당국의 관심도 지대하다.

김정은은 지난해 6월에 이어 올해 2월에도 과학기술전당 건설장을 시찰해, ‘평양속도’로 완공할 것을 독려했다.

<녹취> 지난 2월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과학기술전당 건설을 조선 노동당 창건 일흔 돌까지 무조건 끝내야한다고 하시면서.."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발전을 독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뷰> 김종선(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기본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이 CNC나 어떤 IT 그런 부분들이 바로 그 아버지 정권과의 차별성 그리고 새로운 부분을 통해서 국가를 강성대국을 건설할 수 있다는 그런 뉘앙스를 많이 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IT나 정보 기술 그런 쪽에 대해서 굉장히 강조를 하고 있고요. 그런 부분들은 또 세계화 또 개방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더욱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IT 분야가 북한의 외자유치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거라는 분석도 있다.

<녹취> 2008년 12월 조선중앙TV : "조선 체신 회사(통신 회사)와 이집트 오라스콤 전기 통신 회사 사이의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이집트 기업인 ‘오라스콤’과의 이동통신 서비스 합작으로 외국 기업이 북한 내에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한계는 분명하다.

<인터뷰> 김흥광(NK지식인연대 대표) : "북한의 이런 IT 기술들은 북한의 국방 공업을 위해서 그런 무기들을 만드는 것에 치중되어 있죠. 일반주민들은 컴퓨터를 쓰든 안 쓰든 인터넷을 하던 그건 안 중요한 거죠. 이런 것들이 사실 북한의 IT를 아무리 발전시키려 해도 한계로 작용되게 되는 것입니다. 또 국제사회하고의 단절돼 있는 그래서 기술과 부품이 못 들어오는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북한이 노력하고 버둥거려도 결국은 IT기술은 대한민국보다 훨씬 뒤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IT 발전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개방과 쌍방향 소통을 애써 무시하고 있는 북한.

체제 유지를 위해 폐쇄된 정보통신기술을 택한 북한의 IT 산업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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