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의 나라, 계속되는 ‘온타케 공포’

입력 2015.04.11 (08:30) 수정 2015.04.1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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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은 화산의 나라죠.

도쿄 부근 후지산을 포함해 활동중인 활화산만 100개를 훌쩍 넘는데요.

세계 활화산의 7%가 일본에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대지진으로 일본 전체에 지각 변동이 일어난 뒤끝이기 때문에 화산 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화산 폭발은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피해가 클 가능성이 높죠.

반년 전에 일어난 온타케 화산 폭발이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지금도 간헐적이지만 실제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화산들이 많은데요.

화산재 때문에 폐허로 변해가는 마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재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단풍이 아름답기로 일본에서도 유명한 나가노 현의 온타케 산.

휴일을 맞아 온타케를 찾은 단풍 관광객들은 갑작스런 화산 폭발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녹취> 등산객 : "위험하다! 아래 대피소로 빨리 가자.."

비처럼 쏟아지는 화산석에 여기저기 사람들이 쓰러집니다.

<녹취> "악! 무서워!...무서워!"

숨진 등산객은 모두 57명, 전후 최대 화산 참사였습니다.

<녹취> 스즈키(등산객) : "자갈 같은 것이 우박처럼 쏟아져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이처럼 피해가 컸던 것은 화산 폭발을 미리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세키다(일본 기상청 화산부장) : "이런 재해를 막기 위해 화산 관련 정보를 내고 있는데,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반성해야 합니다."

보통 화산 폭발은 지하의 마그마가 분출하는 것인데, 온타케 산은 마그마로 가열된 지하수가 솟구치는 '수증기 분화'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후지이(화산 예측 위원회 의장) : "수증기 폭발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너무 돌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구마모토 현의 아소 화산.

지난 연말 20년 만에 거대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검은 화산재가 1.5km 상공까지 치솟았고, 반경 30km 지역이 화산재로 뒤덮였습니다.

<녹취> 아사노(구마모토 현 농민) : "농가에는 엄청난 타격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어떻게든 보상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아소 화산은 최근 50년 동안 4차례나 거대 분화가 일어나 2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습니다.

아소 화산의 분화는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아소 산의 화산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로프웨이 운행이 중단된 것은 물론, 통행도 전면 금지되고 있습니다.

분화구에서는 연신 연기가 솟구쳐 오르고, 화산 폭발 위험이 높다는 안내 전광판이 출입을 통제합니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다마키(아소 화산 박물관 연구원) : "에너지 양이 많은 화산이어서 분화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몇차례나 작은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출입 통제 전에 분화구 근처에 갔던 관광객이 화산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지기도 했습니다.

폭발이 계속되고 있는 아소 산 주변은 온통 화산재 범벅입니다.

<녹취> 미야부치(구마모토 대학 교수) : "아소산 주변에 화산재가 많은데요, 지금까지 분화로 200만 톤 정도의 화산재가 쌓여 있습니다."

가고시마 현의 사쿠라지마.

2년전 5km 상공까지 화산재가 치솟는 거대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인구 60만 명의 가고시마 시가 온통 잿빛 화산재 범벅이 됐습니다.

1955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분화였습니다.

크고 작은 분화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쿠라지마는 또 분화를 시작했습니다. 최근들어 화산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찾았을 때도 연이틀 화산이 분화하면서 시커먼 화산재가 하늘 높이 치솟아 주민들이 크게 긴장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군지(가고시마 시 위기관리과) : "올들어 분화 횟수가 늘어 지난달 27일에는 역대 최대인 하루 31차례나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연간 500차례 이상 크고 작은 분화가 이어지면서 사쿠라지마 마을은 점점 폐허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화산재에 뒤덮인 빈 집이 계속해서 늘고 있고...

농사를 포기하는 주민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사케가미(사쿠라지마 주민) : "(화산재 때문에) 이곳은 대부분 하우스 농사입니다. 화산재에 유독가스까지 섞이면 농작물은 자라지 못합니다."

이런 활화산이 동일본에 89곳, 서일본에 21곳, 합쳐서 110 곳이나 됩니다.

전 세계 활화산의 7%가 넘는 숫자입니다.

더우기, 앞으로 100년동안 화산의 거대 분화가 일어날 확률도 1%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고베대학 연구팀이 화산 지하의 암석 성분과, 과거 분화시기 등을 조사 연구한 결과입니다.

<녹취> 다츠미 요시유키(고베대학 교수) : "일본 국민들은 반드시 분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각오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산이 폭발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비해야 됩니다."

일본의 상징과 같은 후지산도, 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후지산은 지난 2천 년 동안 43차례, 평균 50년에 1차례 간격으로 폭발했습니다.

1,707년 마지막 분화한 이래 300여 년 동안 잠잠한 상태라, 조만간 분화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후지산 고도 1,980m 도로에서 심한 균열이 발생했고, 주변 호수 수위도 줄어들었습니다.

<녹취> 이구치 마사토(교토대 화산연구센터) : "300년 동안이나 조용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후지산으로서는 너무 긴 것입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규모 분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화산의 폭발은 예측이 어렵습니다.

화산 분화구 주변에 관측기기를 설치하고, CC-TV를 설치해 감시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본 정부는 정밀 관측기기를 늘리고, 현재 80여 명에 불과한 화산 전문 연구인력을 늘리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녹취> 시미즈 히로시(규슈대학 교수) : "(예측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자료를 축적해 나가면 지금보다 화산 분화 예측확률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지난 100년 동안 화산 폭발로 전 세계에서 숨진 사람은 10만 명이 넘습니다.

화산 분화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일본 열도, 화산 공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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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산의 나라, 계속되는 ‘온타케 공포’
    • 입력 2015-04-11 08:44:44
    • 수정2015-04-11 09:43:01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일본은 화산의 나라죠.

도쿄 부근 후지산을 포함해 활동중인 활화산만 100개를 훌쩍 넘는데요.

세계 활화산의 7%가 일본에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대지진으로 일본 전체에 지각 변동이 일어난 뒤끝이기 때문에 화산 활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화산 폭발은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피해가 클 가능성이 높죠.

반년 전에 일어난 온타케 화산 폭발이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지금도 간헐적이지만 실제 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화산들이 많은데요.

화산재 때문에 폐허로 변해가는 마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재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단풍이 아름답기로 일본에서도 유명한 나가노 현의 온타케 산.

휴일을 맞아 온타케를 찾은 단풍 관광객들은 갑작스런 화산 폭발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녹취> 등산객 : "위험하다! 아래 대피소로 빨리 가자.."

비처럼 쏟아지는 화산석에 여기저기 사람들이 쓰러집니다.

<녹취> "악! 무서워!...무서워!"

숨진 등산객은 모두 57명, 전후 최대 화산 참사였습니다.

<녹취> 스즈키(등산객) : "자갈 같은 것이 우박처럼 쏟아져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이처럼 피해가 컸던 것은 화산 폭발을 미리 감지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세키다(일본 기상청 화산부장) : "이런 재해를 막기 위해 화산 관련 정보를 내고 있는데,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반성해야 합니다."

보통 화산 폭발은 지하의 마그마가 분출하는 것인데, 온타케 산은 마그마로 가열된 지하수가 솟구치는 '수증기 분화'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녹취> 후지이(화산 예측 위원회 의장) : "수증기 폭발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너무 돌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구마모토 현의 아소 화산.

지난 연말 20년 만에 거대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검은 화산재가 1.5km 상공까지 치솟았고, 반경 30km 지역이 화산재로 뒤덮였습니다.

<녹취> 아사노(구마모토 현 농민) : "농가에는 엄청난 타격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어떻게든 보상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아소 화산은 최근 50년 동안 4차례나 거대 분화가 일어나 2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습니다.

아소 화산의 분화는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아소 산의 화산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로프웨이 운행이 중단된 것은 물론, 통행도 전면 금지되고 있습니다.

분화구에서는 연신 연기가 솟구쳐 오르고, 화산 폭발 위험이 높다는 안내 전광판이 출입을 통제합니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다마키(아소 화산 박물관 연구원) : "에너지 양이 많은 화산이어서 분화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몇차례나 작은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출입 통제 전에 분화구 근처에 갔던 관광객이 화산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지기도 했습니다.

폭발이 계속되고 있는 아소 산 주변은 온통 화산재 범벅입니다.

<녹취> 미야부치(구마모토 대학 교수) : "아소산 주변에 화산재가 많은데요, 지금까지 분화로 200만 톤 정도의 화산재가 쌓여 있습니다."

가고시마 현의 사쿠라지마.

2년전 5km 상공까지 화산재가 치솟는 거대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인구 60만 명의 가고시마 시가 온통 잿빛 화산재 범벅이 됐습니다.

1955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분화였습니다.

크고 작은 분화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쿠라지마는 또 분화를 시작했습니다. 최근들어 화산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찾았을 때도 연이틀 화산이 분화하면서 시커먼 화산재가 하늘 높이 치솟아 주민들이 크게 긴장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군지(가고시마 시 위기관리과) : "올들어 분화 횟수가 늘어 지난달 27일에는 역대 최대인 하루 31차례나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연간 500차례 이상 크고 작은 분화가 이어지면서 사쿠라지마 마을은 점점 폐허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화산재에 뒤덮인 빈 집이 계속해서 늘고 있고...

농사를 포기하는 주민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녹취> 사케가미(사쿠라지마 주민) : "(화산재 때문에) 이곳은 대부분 하우스 농사입니다. 화산재에 유독가스까지 섞이면 농작물은 자라지 못합니다."

이런 활화산이 동일본에 89곳, 서일본에 21곳, 합쳐서 110 곳이나 됩니다.

전 세계 활화산의 7%가 넘는 숫자입니다.

더우기, 앞으로 100년동안 화산의 거대 분화가 일어날 확률도 1%가 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고베대학 연구팀이 화산 지하의 암석 성분과, 과거 분화시기 등을 조사 연구한 결과입니다.

<녹취> 다츠미 요시유키(고베대학 교수) : "일본 국민들은 반드시 분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각오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산이 폭발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비해야 됩니다."

일본의 상징과 같은 후지산도, 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후지산은 지난 2천 년 동안 43차례, 평균 50년에 1차례 간격으로 폭발했습니다.

1,707년 마지막 분화한 이래 300여 년 동안 잠잠한 상태라, 조만간 분화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후지산 고도 1,980m 도로에서 심한 균열이 발생했고, 주변 호수 수위도 줄어들었습니다.

<녹취> 이구치 마사토(교토대 화산연구센터) : "300년 동안이나 조용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후지산으로서는 너무 긴 것입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규모 분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화산의 폭발은 예측이 어렵습니다.

화산 분화구 주변에 관측기기를 설치하고, CC-TV를 설치해 감시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본 정부는 정밀 관측기기를 늘리고, 현재 80여 명에 불과한 화산 전문 연구인력을 늘리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녹취> 시미즈 히로시(규슈대학 교수) : "(예측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자료를 축적해 나가면 지금보다 화산 분화 예측확률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지난 100년 동안 화산 폭발로 전 세계에서 숨진 사람은 10만 명이 넘습니다.

화산 분화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일본 열도, 화산 공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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