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파리와 호랑이, 여우사냥…중국 반부패 전쟁

입력 2015.04.20 (18:08) 수정 2015.04.2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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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파리와 호랑이, 여우...

중국이 부패와의 전쟁을 하면서 붙인 이름들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중국 장차관급 관료 100명 가까이가 부패 혐의로 처벌됐는데요.

반부패 전쟁은 중국 관료들 뿐 아니라 이들이 빼돌린 불법 자금으로까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이 문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중국의 반 부패 전쟁이 사회 풍속도까지 바꿔놓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지난해 초만 해도 한 마리에 10억 원이 넘던 티베트산 사자개입니다.

중국 부자들 사이에선 부(富)의 상징이었는데 이젠 애물 단지가 됐습니다.

이 개를 키우면 '부패한 부자'로 낙인 찍혀서 중국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질문>
이런 사자개 뿐 아니라 골프장도 된 서리를 맞았다면서요?

<답변>
네, 중국에서는 골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해 한 때 '녹색 아편'이라고까지 불렀습니다.

하지만 개방 물결을 타고 골프장 건설이 늘면서 현재는 6백 여 개나 됩니다.

골프 인구도 백만 명이나 되고요.

그런데 중국 정부가 지난달에만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 있는 골프장 66개를 폐쇄했습니다.

고위 관료들과 기업인들이 골프장에서 꽌시, 관계를 맺으면서 각종 부정부패가 이뤄진다는 이유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주로 마약과 도박, 성매매 등의 혐의로 공무원들을 적발해 처벌해 왔는데 이젠 골프장까지 확대된 겁니다.

<질문>
이렇게 거침 없는 중국의 반 부패 전쟁...

지금까지 처벌받은 주요 인사들도 정리해 주시죠.

<답변>
네, 대표적인 인물은 '큰 호랑이'로 불리던 저우융캉을 포함한 신 4인방입니다.

저우융캉은 후진타오 체제에서 검찰과 법원, 공안기관을 모두 장악했던 권력자입니다.

하지만 이달 초, 뇌물 수수와 국가 기밀 누설 혐의로 기소돼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상무위원급 이상 최고 지도부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이번에 처음 깨졌습니다.

<녹취> 가오 보(중국청렴정치연구센터 부비서장) : "저우융캉이 축출돼 사법 기관에 넘겨진 것은 중국공산당(CPC) 중앙위원회가 어떠한 관용도 베풀지 않고 부패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증명합니다."

얼마 전 방광암으로 숨진 쉬차이허우 전 부주석은 자택에서 1톤이 넘는 현금과 군용 트럭 10대 분량의 재물이 나와 한순간에 '부패의 몸통'으로 전락했습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 링지화 전 통일전선부장도 부패 혐의로 몰락했습니다.

다만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사정작업이 부패와의 전쟁 차원인지 시 주석의 정적 제거에 방점이 찍혀있는지는 논란입니다.

<질문>
중국의 이런 반부패 전쟁, 현재도 계속 진행중이지 않습니까?

<답변>
네 '호랑이부터 파리까지 모두 때려잡겠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취임 직후인 2013년 초에 한 말인데요.

부패와의 전쟁은 점점 더 진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차오 지엔밍(최고인민검찰장/2015.03.12.) : "우리는 호랑이 그리고 파리와 지속적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작년에 백만 위안(1억 7천만 원)이 넘는 공금 횡령·뇌물 사건 3,664건을 조사했고, 이는 전년 보다 42%나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해외로 도피한 부패 사범들을 잡기 위해 작전명 '여우 사냥'을 개시했습니다.

5개월 만에 288명의 해외 도피 사범이 잡혔습니다.

지난달부터 중국 정부는 또 새로운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일명 스카이네트, 즉 '하늘에 그물을 친다'는 뜻인데요.

외국 정부와 중국 인민은행이 정보를 공유해서 사람 뿐 아니라 해외로 빼돌린 수백조 원의 자금까지 빠짐 없이 가져오겠다는 겁니다.

<질문>
중국 반부패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람, 바로 왕치산이란 사람을 빼 놓고 이야기할 수 없겠죠?

<답변>
네, 호랑이 사냥꾼, 또 포청천으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오른 팔로, 전권을 쥐고 반 부패정책을 이끌고 있습니다.

왕치산은 '중앙 기율 검사위원회'란 공산당 내부 기구를 이끌고 있습니다.

경찰이나 검찰처럼 체포나 기소 권한은 없지만, 당원들은 이 곳을 더 무서워합니다.

'기율 위반'을 명목으로 더 광범위하게 조사해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왕치산은 원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부행장과 부총리를 역임한 금융 전문가인데요.

이례적으로 사정 업무를 맡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내 서열은 6위이지만, 실제 파워는 리커창 총리를 능가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왜 이렇게 부패와의 전쟁에 집중하는 걸까요?

<답변>
중국은 국가지도자를 국민의 선거로 뽑지 않습니다.

때문에 경제가 발전하고 시민의식이 높아질 수록, 중국 공산당은 과거보다 통치의 정당성을 위협받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반 부패 전쟁은 비리 척결로 인민들의 지지를 받고, 통치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는 방편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물론 반부패 전쟁은 중국에서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과거 주룽지 총리는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100개의 관을 준비해라, 99개는 탐관의 것이고 그 중 하나는 내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총리씩이나 하는 인사가 하는 말로는 섬뜩할 정도인데요.

그 정도로 중국내 부패와의 전쟁은 기득권 층과의 결사전이란 얘깁니다.

<기자 멘트>
중국에서 이제, 호랑이와 파리, 여우에 비유된 부패인사들은 공공의 적이 됐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한국의 김영란법을 참고하라고 언급한 적이 있지요 우리가 중국에서 참고할 것은 뭘 지 생각해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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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파리와 호랑이, 여우사냥…중국 반부패 전쟁
    • 입력 2015-04-20 19:06:23
    • 수정2015-04-20 19:27:47
    글로벌24
<앵커멘트>

파리와 호랑이, 여우...

중국이 부패와의 전쟁을 하면서 붙인 이름들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중국 장차관급 관료 100명 가까이가 부패 혐의로 처벌됐는데요.

반부패 전쟁은 중국 관료들 뿐 아니라 이들이 빼돌린 불법 자금으로까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이 문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중국의 반 부패 전쟁이 사회 풍속도까지 바꿔놓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지난해 초만 해도 한 마리에 10억 원이 넘던 티베트산 사자개입니다.

중국 부자들 사이에선 부(富)의 상징이었는데 이젠 애물 단지가 됐습니다.

이 개를 키우면 '부패한 부자'로 낙인 찍혀서 중국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질문>
이런 사자개 뿐 아니라 골프장도 된 서리를 맞았다면서요?

<답변>
네, 중국에서는 골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해 한 때 '녹색 아편'이라고까지 불렀습니다.

하지만 개방 물결을 타고 골프장 건설이 늘면서 현재는 6백 여 개나 됩니다.

골프 인구도 백만 명이나 되고요.

그런데 중국 정부가 지난달에만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 있는 골프장 66개를 폐쇄했습니다.

고위 관료들과 기업인들이 골프장에서 꽌시, 관계를 맺으면서 각종 부정부패가 이뤄진다는 이유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주로 마약과 도박, 성매매 등의 혐의로 공무원들을 적발해 처벌해 왔는데 이젠 골프장까지 확대된 겁니다.

<질문>
이렇게 거침 없는 중국의 반 부패 전쟁...

지금까지 처벌받은 주요 인사들도 정리해 주시죠.

<답변>
네, 대표적인 인물은 '큰 호랑이'로 불리던 저우융캉을 포함한 신 4인방입니다.

저우융캉은 후진타오 체제에서 검찰과 법원, 공안기관을 모두 장악했던 권력자입니다.

하지만 이달 초, 뇌물 수수와 국가 기밀 누설 혐의로 기소돼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상무위원급 이상 최고 지도부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이번에 처음 깨졌습니다.

<녹취> 가오 보(중국청렴정치연구센터 부비서장) : "저우융캉이 축출돼 사법 기관에 넘겨진 것은 중국공산당(CPC) 중앙위원회가 어떠한 관용도 베풀지 않고 부패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증명합니다."

얼마 전 방광암으로 숨진 쉬차이허우 전 부주석은 자택에서 1톤이 넘는 현금과 군용 트럭 10대 분량의 재물이 나와 한순간에 '부패의 몸통'으로 전락했습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 링지화 전 통일전선부장도 부패 혐의로 몰락했습니다.

다만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사정작업이 부패와의 전쟁 차원인지 시 주석의 정적 제거에 방점이 찍혀있는지는 논란입니다.

<질문>
중국의 이런 반부패 전쟁, 현재도 계속 진행중이지 않습니까?

<답변>
네 '호랑이부터 파리까지 모두 때려잡겠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취임 직후인 2013년 초에 한 말인데요.

부패와의 전쟁은 점점 더 진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차오 지엔밍(최고인민검찰장/2015.03.12.) : "우리는 호랑이 그리고 파리와 지속적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작년에 백만 위안(1억 7천만 원)이 넘는 공금 횡령·뇌물 사건 3,664건을 조사했고, 이는 전년 보다 42%나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해외로 도피한 부패 사범들을 잡기 위해 작전명 '여우 사냥'을 개시했습니다.

5개월 만에 288명의 해외 도피 사범이 잡혔습니다.

지난달부터 중국 정부는 또 새로운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일명 스카이네트, 즉 '하늘에 그물을 친다'는 뜻인데요.

외국 정부와 중국 인민은행이 정보를 공유해서 사람 뿐 아니라 해외로 빼돌린 수백조 원의 자금까지 빠짐 없이 가져오겠다는 겁니다.

<질문>
중국 반부패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람, 바로 왕치산이란 사람을 빼 놓고 이야기할 수 없겠죠?

<답변>
네, 호랑이 사냥꾼, 또 포청천으로 불리는 사람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오른 팔로, 전권을 쥐고 반 부패정책을 이끌고 있습니다.

왕치산은 '중앙 기율 검사위원회'란 공산당 내부 기구를 이끌고 있습니다.

경찰이나 검찰처럼 체포나 기소 권한은 없지만, 당원들은 이 곳을 더 무서워합니다.

'기율 위반'을 명목으로 더 광범위하게 조사해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왕치산은 원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부행장과 부총리를 역임한 금융 전문가인데요.

이례적으로 사정 업무를 맡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내 서열은 6위이지만, 실제 파워는 리커창 총리를 능가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왜 이렇게 부패와의 전쟁에 집중하는 걸까요?

<답변>
중국은 국가지도자를 국민의 선거로 뽑지 않습니다.

때문에 경제가 발전하고 시민의식이 높아질 수록, 중국 공산당은 과거보다 통치의 정당성을 위협받는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반 부패 전쟁은 비리 척결로 인민들의 지지를 받고, 통치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는 방편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물론 반부패 전쟁은 중국에서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과거 주룽지 총리는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100개의 관을 준비해라, 99개는 탐관의 것이고 그 중 하나는 내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총리씩이나 하는 인사가 하는 말로는 섬뜩할 정도인데요.

그 정도로 중국내 부패와의 전쟁은 기득권 층과의 결사전이란 얘깁니다.

<기자 멘트>
중국에서 이제, 호랑이와 파리, 여우에 비유된 부패인사들은 공공의 적이 됐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한국의 김영란법을 참고하라고 언급한 적이 있지요 우리가 중국에서 참고할 것은 뭘 지 생각해보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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