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지중해서 난민선 전복 600~700명 사망 추정

입력 2015.04.20 (18:01) 수정 2015.04.2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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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아프리카와 남유럽 사이의 지중해가 죽음의 바다로 변하고 있습니다.

북아프리카 리비아를 출발해 이탈리아 령 섬으로 향하던 난민을 가득 실은 배가 뒤집혀 수백 명이 숨졌습니다.

난민들이 이렇게 집단 익사하는 경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파리 연결해 알아봅니다.

김성모 특파원!!

<질문>
도대체 몇 번째일까요.

한 번 일어날 때마다 수백 명의 귀한 목숨이 사라지는 지중해 참사가 또 일어났네요?

<답변>
네, 지중해에서 배가 뒤집혀 수백 명의 난민이 숨졌습니다

사고 지점은 리비아에서 북쪽으로 백여 킬로미터,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에서는 남쪽으로 193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20여 명이 구조됐는데 사망 실종자가 최대 7백여 명을 넘을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3백 명의 추가 난민이 짐칸에 갇혀 있었다는 생존자 증언도 나왔습니다.

더 많은 난민이 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녹취> 로렌스(유엔난민기구 관계자)

<질문>
지중해에서는 이번뿐 아니라 자주 난민들의 참사가 잇따르고 있지요?

<답변>
네, 12일에는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전복돼 4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녹취> 졸 밀맨(국제이주기구 대변인)

이틀 뒤에는 백여 명이 탄 난민 선박에서 종교 갈등으로 싸움을 벌이다 기독교 난민 12명이 바다로 던져졌습니다.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3072명으로, 2013년의 700명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2000년부터 계산하면 약 2만 2000명의 난민이 지중해에서 사망했습니다.

<질문>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지중해는 왜 '난민의 무덤'이 되고 있는 건가요?

<답변>
국제기구들은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의 90% 이상이 리비아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비아는 2011년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뒤 종파.정파 갈등으로 나라 자체가 혼란스럽습니다.

난민 통제는 이뤄지기 어려운 형편인 거죠.

또 목적지인 이탈리아 령까지 18시간 거립니다.

난민들이 몰리는 이윱니다.

몇 개가 될 지 모르는 각 종파 정파가 4년 넘게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 또한 수많은 난민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출신 난민들까지 지중해를 통과하는 이주 대열에 동참하면서 난민의 규모가 크게 늘었습니다.

난민들이 몸을 싣는 배는 낡았고 초과 승선이 빈번합니다.

돈을 받고 이들을 실어나르는 이들이 심지어 인신매매까지 손대는 경우가 많아 승객들의 안전이 고려되기 어렵습니다.

사고가 잦고 났다하면 대형사고인 이윱니다.

<질문>
유럽 국가들은 어떤 반응입니까?

<답변>
밀려드는 난민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일선 국가는 이탈리아입니다.

리비아에서 유럽으로 거쳐가는 람페두사 섬이 이탈리아 령으로 거리도 가깝습니다.

지중해상의 난민 해난 사고도 이탈리아가 대부분 처리합니다.

해난 사고에 당연히 구조에 나서지만 이탈리아 입장에선 한두명도 아니고 대규모로 잇따라 일어나는 해난사고에 매번 구조에 나서기가 버겁습니다.

<녹취> 마테오 렌치(이탈리아 총리)

특히 지난해부터 이탈리아는 난민 구조작전을 유럽연합, EU에 넘겼지만 EU의 작전 범위는 예전보다 줄어들고 사고 예방보다는 사고후 수습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민자들에 점점 배타적인 유럽국들의 국민 정서도 대규모 난민사태 대응에 적극 나서는 것을 제한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유럽이 국내사정을 내세우며 대응에 소극적인 모습인데 역사적 연원을 따지면 지금의 난민사태에 제국주의 시대 유럽의 식민 정책도 멀기는 하나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질문>
다른 지역이지만 호주의 경우에도

난민 정책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지요?

<답변>
네, 호주 정부는 인근 섬나라에 수용된 난민들이 집단 단식농성을 하며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해도 요지부동입니다.

지난해 7월에는 인도 타밀 출신 '보트 피플' 157명을 한 달 동안 해상에 장기 억류하면서 비난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지난달 자국의 망명신청자 처리를 비난하는 유엔을 향해 "호주인들은 잔소리에 신물이 날 지경" 이라며 정면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유럽과 호주의 예로 보면 자기 땅을 빼면 난민이 발붙일 곳은 이 넓은 지구상에 없어 보입니다.

<질문>
다시 지중해 참사로 돌아와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지요?

<답변>
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유럽과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난민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표명해온 교황은 지난해 난민들이 죽어간 현장을 방문해 가슴깊은 애도를 전하며 살아남은 이들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으라는 국제 사회의 지적에 유럽 연합은 오늘 관계 장관들의 긴급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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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지중해서 난민선 전복 600~700명 사망 추정
    • 입력 2015-04-20 19:05:02
    • 수정2015-04-20 19:27:47
    글로벌24
<앵커 멘트>

북아프리카와 남유럽 사이의 지중해가 죽음의 바다로 변하고 있습니다.

북아프리카 리비아를 출발해 이탈리아 령 섬으로 향하던 난민을 가득 실은 배가 뒤집혀 수백 명이 숨졌습니다.

난민들이 이렇게 집단 익사하는 경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파리 연결해 알아봅니다.

김성모 특파원!!

<질문>
도대체 몇 번째일까요.

한 번 일어날 때마다 수백 명의 귀한 목숨이 사라지는 지중해 참사가 또 일어났네요?

<답변>
네, 지중해에서 배가 뒤집혀 수백 명의 난민이 숨졌습니다

사고 지점은 리비아에서 북쪽으로 백여 킬로미터,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에서는 남쪽으로 193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20여 명이 구조됐는데 사망 실종자가 최대 7백여 명을 넘을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3백 명의 추가 난민이 짐칸에 갇혀 있었다는 생존자 증언도 나왔습니다.

더 많은 난민이 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녹취> 로렌스(유엔난민기구 관계자)

<질문>
지중해에서는 이번뿐 아니라 자주 난민들의 참사가 잇따르고 있지요?

<답변>
네, 12일에는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전복돼 4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녹취> 졸 밀맨(국제이주기구 대변인)

이틀 뒤에는 백여 명이 탄 난민 선박에서 종교 갈등으로 싸움을 벌이다 기독교 난민 12명이 바다로 던져졌습니다.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은 난민은 3072명으로, 2013년의 700명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2000년부터 계산하면 약 2만 2000명의 난민이 지중해에서 사망했습니다.

<질문>
아프리카와 유럽 대륙을 연결하는 지중해는 왜 '난민의 무덤'이 되고 있는 건가요?

<답변>
국제기구들은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의 90% 이상이 리비아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비아는 2011년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뒤 종파.정파 갈등으로 나라 자체가 혼란스럽습니다.

난민 통제는 이뤄지기 어려운 형편인 거죠.

또 목적지인 이탈리아 령까지 18시간 거립니다.

난민들이 몰리는 이윱니다.

몇 개가 될 지 모르는 각 종파 정파가 4년 넘게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 또한 수많은 난민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출신 난민들까지 지중해를 통과하는 이주 대열에 동참하면서 난민의 규모가 크게 늘었습니다.

난민들이 몸을 싣는 배는 낡았고 초과 승선이 빈번합니다.

돈을 받고 이들을 실어나르는 이들이 심지어 인신매매까지 손대는 경우가 많아 승객들의 안전이 고려되기 어렵습니다.

사고가 잦고 났다하면 대형사고인 이윱니다.

<질문>
유럽 국가들은 어떤 반응입니까?

<답변>
밀려드는 난민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는 일선 국가는 이탈리아입니다.

리비아에서 유럽으로 거쳐가는 람페두사 섬이 이탈리아 령으로 거리도 가깝습니다.

지중해상의 난민 해난 사고도 이탈리아가 대부분 처리합니다.

해난 사고에 당연히 구조에 나서지만 이탈리아 입장에선 한두명도 아니고 대규모로 잇따라 일어나는 해난사고에 매번 구조에 나서기가 버겁습니다.

<녹취> 마테오 렌치(이탈리아 총리)

특히 지난해부터 이탈리아는 난민 구조작전을 유럽연합, EU에 넘겼지만 EU의 작전 범위는 예전보다 줄어들고 사고 예방보다는 사고후 수습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민자들에 점점 배타적인 유럽국들의 국민 정서도 대규모 난민사태 대응에 적극 나서는 것을 제한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유럽이 국내사정을 내세우며 대응에 소극적인 모습인데 역사적 연원을 따지면 지금의 난민사태에 제국주의 시대 유럽의 식민 정책도 멀기는 하나 자유로울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질문>
다른 지역이지만 호주의 경우에도

난민 정책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지요?

<답변>
네, 호주 정부는 인근 섬나라에 수용된 난민들이 집단 단식농성을 하며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해도 요지부동입니다.

지난해 7월에는 인도 타밀 출신 '보트 피플' 157명을 한 달 동안 해상에 장기 억류하면서 비난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지난달 자국의 망명신청자 처리를 비난하는 유엔을 향해 "호주인들은 잔소리에 신물이 날 지경" 이라며 정면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유럽과 호주의 예로 보면 자기 땅을 빼면 난민이 발붙일 곳은 이 넓은 지구상에 없어 보입니다.

<질문>
다시 지중해 참사로 돌아와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지요?

<답변>
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유럽과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난민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표명해온 교황은 지난해 난민들이 죽어간 현장을 방문해 가슴깊은 애도를 전하며 살아남은 이들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으라는 국제 사회의 지적에 유럽 연합은 오늘 관계 장관들의 긴급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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