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한미 군사훈련 종료…남북관계 새 국면

입력 2015.04.25 (07:49) 수정 2015.04.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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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4월 25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를 찾아가는 [ 이슈 & 한반도 ] 입니다.

올 들어 남북 관계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던 한미 연합 훈련이 어제 모두 끝났습니다.

때 맞춰 중단됐던 민간단체의 대북 사업이 재개되는 등 남북 관계도 새 국면을 맞고 있는데요,

개성 공단과 대화 재개 문제 등 남북 당국 간 현안도 풀릴 수 있을지, 향후 남북 관계 전망과 변수들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3월분 임금 지급 시한이던 지난 20일,

북측은 방북한 우리 기업인들에게 납부 유예 의사를 밝혔습니다.

<녹취> 신한용(개성공단 기업협회 부회장) : "기업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이번 주말까지는 유예를 할 수 있다, 연체료 없이 유예할 수 있다."

<녹취>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 "분위기는 제가 봤을 때는 잘 못 느끼겠어요 아직, 작업장에서는. 작업하는 과정에서는 그런 건 표현 잘 안 해요. 우리는 그런 건 잘 못 느껴요. "

이틀 뒤엔 당국 간 채널을 통해 지급 시한을 24일까지로 유예한다고 공식 통보했습니다.

여전히 입장 차가 커서 앞으로가 더 문제지만, 현안을 24일,

한미 군사훈련 종료 이후로 미룬 겁니다.

북한 나진항을 떠난 러시아산 유연탄 4만 7천 톤도 어제 새벽 당진항에 도착했습니다.

남-북-러 3국의 복합 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시범 운송 사업이 5개월 만에 재개된 겁니다.

흥미로운 건 2차 사업의 일정이 어제 끝난 한미 군사훈련 종료 시점에 맞춰진 점입니다.

정부 당국자와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으로 한미 연합 훈련 종료를 주목해 왔습니다.

정부도 훈련이 끝난 뒤 남북 간 돌파구를 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연 4월 이후, 남북관계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녹취> 지난 2월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최첨단 수준에서 개발된 신형 반함선 로켓 시험발사를 보아주셨습니다."

2월 들어 올해 첫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계기로 본격적인 무력 시위에 나섭니다.

훈련 시작일인 지난달 2일 새벽, 스커드 미사일을 시작으로 12일과 13일엔 SA 계열 지대공 미사일 7발 씩을 동해 상으로 날려 보냈고, 이달 초에도 미사일 발사를 이어갔습니다.

북한이 한미훈련에 반발하면서 남북관계 역시 신년 초의 화해 분위기 대신 대결 국면이 자리했습니다.

<녹취> 지난 3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 군사 연습은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며 추호도 용납 할 수 없는 불순 적대 세력들의 전쟁 도발 광기이다."

하지만 올해 한미 훈련 기간 북한의 무력 시위 강도는 예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갑니다.

미사일 발사를 예로 들면, 북한은 지난해 훈련 기간 8차례에 걸쳐 8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올해는 총 6차례, 24발을 쏘는데 그쳤습니다.

올해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군 병력도 지난해 7500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온 한미 훈련이 끝나면서 관심은 향후 남북 관계로 모아집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과거의 2009년에도 그렇고 2013년에도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기간에는 남한에 대해서 초강경 태도를 취하다가 연합 군사훈련이 끝난 다음에는 유화 국면으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한 사례들에 비춰봤을 때, 그리고 또 김정은 정권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서 매우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비춰봤을 때 연합 군사훈련이 끝나면 아무래도 남북 관계 재개를 위한 조건이 개선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한미 군사훈련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열린 통일부 장관의 출입기자 간담회,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례적으로 한미군사훈련이 끝난 이후의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냅니다.

<녹취> 홍용표(통일부 장관/지난 17일) : "서로 손뼉을 마주치기 위한 그런 노력들이 그래도 진행이 되어 왔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이 앞으로 계속 된다면 4월이 지나간 시점에서는 조금 더 많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정부는, 광복 70주년인 올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시행계획을 발표합니다.

북한의 협력을 전제로 남북 예술인 공연과 남북 축구, 씨름 경기 등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남북공동행사위원회 구성을 북한에 제안한다는 내용입니다.

정부는 또 다음날엔, 대북 지원 단체의 요건 완화 등 교류 활성화 정책을 내놨습니다.

<녹취> 임병철(통일부 대변인/지난 22일) : "신규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 사업 참여에 행정적 불편을 야기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 참여 여건을 개선하였으며 모자보건 및 농축산 산림 등 민생 협력 분야에서 민간단체의 내실 있는 대북 지원 사업 추진에 기여할 것입니다."

북한의 거부로 한동안 중단됐던 민간 교류는 벌써부터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대북 지원 활동을 해온 이 단체는 북한에 접촉 제안서를 보낸 뒤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무실 한 쪽에 놓인 국수와 쌀, 어린이 영양제와 말라리아 퇴치제 등 약품은 북한에 보낼 물품의 샘플들입니다.

<인터뷰> 강영식(우리민족서로돕기 사무총장) : "가장 우선적인 것이 사실은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이었는데, 어제 24일로 한미 군사훈련이 끝났습니다. 끝나고 이제 대북 삐라도 있었지만 전단 살포도 좀 자제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5월부터는 민간 교류가 재개되지 않겠냐 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당국 간이 소위 기 싸움을 하고 정치 군사적인 여러 현안이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남북 관계에 기본적인 안전판이 민간 교류거든요."

지난 21일 북한의 결핵 치료 지원사업을 해온 유진벨 재단이 방북길에 오른 데 이어,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남북한의 겨레말큰사전 편찬회의가 다음달 4일 중국 선양에서 열립니다.

지난해 북한에 비료와 영농자재를 지원했던 에이스 경암이 방북을 기다리고 있고, 대북 산림 협력 관련 민간단체도 조만간 방북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북한 관계자들은 지난달 중국에서 진행된 우리 민간단체들과의 접촉에서, 4월 이후에 보자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강력히 반발해 온 한미연합훈련이 끝났다는 점은 분명 남북관계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6.15’ 공동선언 15주년과 광복 70주년은 남북 모두에게 관계개선의 긍정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녹취> 지난 13일 조선중앙TV : "내각 부총리 로두철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대표단이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조‧러(북러)친선회 개막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 13일 평양을 출발했습니다."

우선 주목되는 건 당장 다음달 9일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입니다.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대표단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러 계획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티모닌(주한 러시아 대사/지난 23일) : "김정은 제1비서의 본 회의에, 본 행사의 참여 이외에도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북한의 공식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김정은의 방러 여부는 남북관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국제무대에 나가 직접 정상외교에 나설 경우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이 같은 분위기는 9월 중국의 열병식 행사 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6.15 15주년과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8월 광복 70주년, 10월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 군인 체육대회는 남북 모두에게 관계 개선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손기웅(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은 이번 7월에 광주에서 개최되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그리고 10월에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 등등에 참가를 약속했습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북한은 사회문화, 특히 우리 민간사회단체에 대한 접근책을 강화하면서 그것을 통해서 우리의 그 공식적인 대북정책을 변화시키려는 그런 공세를 하지 않을까."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9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4월 18일 새벽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행군대 성원들과 함께 혁명의 성산 백두산에 오르셨습니다."

관건은 김정은 집권 4년차를 맞고도 여전히 백두산 혁명 정신을 강조하며 체제 결속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의 선택입니다.

아울러 남북 모두 관계 개선의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대화의 첫 발을 떼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손기웅(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4년 차를 맞는 이 시점에 체제 내부적으로 뭔가 안정성을 아직까지는 구축하지 않고 있다는 상황입니다. 당국 간의 대화의 여지는 우리의 필요성 뿐 만 아니라 북한의 필요성에 의해서도 항상 열려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회담이 개최돼서 거기서 뭔가 가시적인 그리고 매우 긍정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그런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준비작업은 치밀하게, 철저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북한과 대담한 빅딜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보다 이제 적극적인 협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관계 개선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신년사에도 불구하고 한미 군사훈련을 전후해 몇 달째 시간을 허비한 남과 북, 이제는 더 이상 거창한 구호가 아닌 실천을 통해 서로의 손을 맞잡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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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한미 군사훈련 종료…남북관계 새 국면
    • 입력 2015-04-25 08:07:52
    • 수정2015-04-25 09: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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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4월 25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를 찾아가는 [ 이슈 & 한반도 ] 입니다.

올 들어 남북 관계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던 한미 연합 훈련이 어제 모두 끝났습니다.

때 맞춰 중단됐던 민간단체의 대북 사업이 재개되는 등 남북 관계도 새 국면을 맞고 있는데요,

개성 공단과 대화 재개 문제 등 남북 당국 간 현안도 풀릴 수 있을지, 향후 남북 관계 전망과 변수들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3월분 임금 지급 시한이던 지난 20일,

북측은 방북한 우리 기업인들에게 납부 유예 의사를 밝혔습니다.

<녹취> 신한용(개성공단 기업협회 부회장) : "기업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이번 주말까지는 유예를 할 수 있다, 연체료 없이 유예할 수 있다."

<녹취>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 "분위기는 제가 봤을 때는 잘 못 느끼겠어요 아직, 작업장에서는. 작업하는 과정에서는 그런 건 표현 잘 안 해요. 우리는 그런 건 잘 못 느껴요. "

이틀 뒤엔 당국 간 채널을 통해 지급 시한을 24일까지로 유예한다고 공식 통보했습니다.

여전히 입장 차가 커서 앞으로가 더 문제지만, 현안을 24일,

한미 군사훈련 종료 이후로 미룬 겁니다.

북한 나진항을 떠난 러시아산 유연탄 4만 7천 톤도 어제 새벽 당진항에 도착했습니다.

남-북-러 3국의 복합 물류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시범 운송 사업이 5개월 만에 재개된 겁니다.

흥미로운 건 2차 사업의 일정이 어제 끝난 한미 군사훈련 종료 시점에 맞춰진 점입니다.

정부 당국자와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으로 한미 연합 훈련 종료를 주목해 왔습니다.

정부도 훈련이 끝난 뒤 남북 간 돌파구를 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연 4월 이후, 남북관계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녹취> 지난 2월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원수님께서는 최첨단 수준에서 개발된 신형 반함선 로켓 시험발사를 보아주셨습니다."

2월 들어 올해 첫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계기로 본격적인 무력 시위에 나섭니다.

훈련 시작일인 지난달 2일 새벽, 스커드 미사일을 시작으로 12일과 13일엔 SA 계열 지대공 미사일 7발 씩을 동해 상으로 날려 보냈고, 이달 초에도 미사일 발사를 이어갔습니다.

북한이 한미훈련에 반발하면서 남북관계 역시 신년 초의 화해 분위기 대신 대결 국면이 자리했습니다.

<녹취> 지난 3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 :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 군사 연습은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며 추호도 용납 할 수 없는 불순 적대 세력들의 전쟁 도발 광기이다."

하지만 올해 한미 훈련 기간 북한의 무력 시위 강도는 예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갑니다.

미사일 발사를 예로 들면, 북한은 지난해 훈련 기간 8차례에 걸쳐 8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올해는 총 6차례, 24발을 쏘는데 그쳤습니다.

올해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군 병력도 지난해 7500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온 한미 훈련이 끝나면서 관심은 향후 남북 관계로 모아집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과거의 2009년에도 그렇고 2013년에도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기간에는 남한에 대해서 초강경 태도를 취하다가 연합 군사훈련이 끝난 다음에는 유화 국면으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러한 사례들에 비춰봤을 때, 그리고 또 김정은 정권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서 매우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비춰봤을 때 연합 군사훈련이 끝나면 아무래도 남북 관계 재개를 위한 조건이 개선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한미 군사훈련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열린 통일부 장관의 출입기자 간담회,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례적으로 한미군사훈련이 끝난 이후의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냅니다.

<녹취> 홍용표(통일부 장관/지난 17일) : "서로 손뼉을 마주치기 위한 그런 노력들이 그래도 진행이 되어 왔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이 앞으로 계속 된다면 4월이 지나간 시점에서는 조금 더 많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정부는, 광복 70주년인 올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시행계획을 발표합니다.

북한의 협력을 전제로 남북 예술인 공연과 남북 축구, 씨름 경기 등을 추진하고 이를 위한 남북공동행사위원회 구성을 북한에 제안한다는 내용입니다.

정부는 또 다음날엔, 대북 지원 단체의 요건 완화 등 교류 활성화 정책을 내놨습니다.

<녹취> 임병철(통일부 대변인/지난 22일) : "신규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 사업 참여에 행정적 불편을 야기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 참여 여건을 개선하였으며 모자보건 및 농축산 산림 등 민생 협력 분야에서 민간단체의 내실 있는 대북 지원 사업 추진에 기여할 것입니다."

북한의 거부로 한동안 중단됐던 민간 교류는 벌써부터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0년 가까이 대북 지원 활동을 해온 이 단체는 북한에 접촉 제안서를 보낸 뒤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무실 한 쪽에 놓인 국수와 쌀, 어린이 영양제와 말라리아 퇴치제 등 약품은 북한에 보낼 물품의 샘플들입니다.

<인터뷰> 강영식(우리민족서로돕기 사무총장) : "가장 우선적인 것이 사실은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이었는데, 어제 24일로 한미 군사훈련이 끝났습니다. 끝나고 이제 대북 삐라도 있었지만 전단 살포도 좀 자제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5월부터는 민간 교류가 재개되지 않겠냐 라는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당국 간이 소위 기 싸움을 하고 정치 군사적인 여러 현안이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남북 관계에 기본적인 안전판이 민간 교류거든요."

지난 21일 북한의 결핵 치료 지원사업을 해온 유진벨 재단이 방북길에 오른 데 이어,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남북한의 겨레말큰사전 편찬회의가 다음달 4일 중국 선양에서 열립니다.

지난해 북한에 비료와 영농자재를 지원했던 에이스 경암이 방북을 기다리고 있고, 대북 산림 협력 관련 민간단체도 조만간 방북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북한 관계자들은 지난달 중국에서 진행된 우리 민간단체들과의 접촉에서, 4월 이후에 보자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강력히 반발해 온 한미연합훈련이 끝났다는 점은 분명 남북관계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6.15’ 공동선언 15주년과 광복 70주년은 남북 모두에게 관계개선의 긍정적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녹취> 지난 13일 조선중앙TV : "내각 부총리 로두철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대표단이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조‧러(북러)친선회 개막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 13일 평양을 출발했습니다."

우선 주목되는 건 당장 다음달 9일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기념행사입니다.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북한 대표단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러 계획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알렉산드르 티모닌(주한 러시아 대사/지난 23일) : "김정은 제1비서의 본 회의에, 본 행사의 참여 이외에도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북한의 공식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김정은의 방러 여부는 남북관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국제무대에 나가 직접 정상외교에 나설 경우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이 같은 분위기는 9월 중국의 열병식 행사 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6.15 15주년과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8월 광복 70주년, 10월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 군인 체육대회는 남북 모두에게 관계 개선을 모색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손기웅(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은 이번 7월에 광주에서 개최되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그리고 10월에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 등등에 참가를 약속했습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북한은 사회문화, 특히 우리 민간사회단체에 대한 접근책을 강화하면서 그것을 통해서 우리의 그 공식적인 대북정책을 변화시키려는 그런 공세를 하지 않을까."

<녹취> 조선중앙TV(지난 19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4월 18일 새벽 조선인민군 전투비행사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행군대 성원들과 함께 혁명의 성산 백두산에 오르셨습니다."

관건은 김정은 집권 4년차를 맞고도 여전히 백두산 혁명 정신을 강조하며 체제 결속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의 선택입니다.

아울러 남북 모두 관계 개선의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대화의 첫 발을 떼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손기웅(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4년 차를 맞는 이 시점에 체제 내부적으로 뭔가 안정성을 아직까지는 구축하지 않고 있다는 상황입니다. 당국 간의 대화의 여지는 우리의 필요성 뿐 만 아니라 북한의 필요성에 의해서도 항상 열려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회담이 개최돼서 거기서 뭔가 가시적인 그리고 매우 긍정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그런 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준비작업은 치밀하게, 철저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북한과 대담한 빅딜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보다 이제 적극적인 협상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관계 개선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신년사에도 불구하고 한미 군사훈련을 전후해 몇 달째 시간을 허비한 남과 북, 이제는 더 이상 거창한 구호가 아닌 실천을 통해 서로의 손을 맞잡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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