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공포의 ‘보복 운전’…직장까지 따라와 위협

입력 2015.05.08 (08:31) 수정 2015.05.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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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새벽시간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이른바 보복운전 영상’입니다.

가해 차량은 전남 순천에서 여수까지 무려 24km를 쫒아가며, 피해 차량에게 위협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도로에서만 끝난게 아니라, 상대 운전자의 직장까지 따라갔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뭣 때문에 이런 끈질긴 추격전을 벌인 걸까요?

알고 봤더니,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했다는게 이유였습니다.

공포스러웠던 30여 분의 출근길, 뉴스 따라잡기에서,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비상등을 켠 차가 갑자기 멈춰 섭니다.

당장 차를 세우라며, 손짓으로 위협하고,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길을 가로막습니다.

터널 안에서 갑자기 멈춰 버리는 바람에, 뒤에서 달리던 화물차와 충돌할뻔한 아찔한 상황도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상대 차량을 향한 계속되는 위협 운전.

이런 공포스런 상황은 순천에서 여수까지 무려 24km 동안이나 이어졌습니다.

도대체 두 차량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이 시작된 건, 지난 3월 14일 오전 5시 40분 쯤이었습니다.

전남 순천시 연향동의 한 삼거리.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 A씨는 3차선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을 했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우회전을 하면 시내버스 타는 데 있잖아요. 거기 차들이 한쪽에 주차되어 있어서 (제가 피하려다가) 도로 차선을 조금 물고 갔어요. 바퀴가.”

도로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보였고, A씨는 이를 피하기 위해 왼쪽으로 차선을 조금 넘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아무 생각 없이 가는데 룸미러 보니까 그 차가 뒤에서 따라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나랑 같은 길로 가나 생각하고 계속 갔어요. 가다가 룸미러로 보니까 계속 따라오더라고요.”

비상등을 켠채, 갑자기 자신을 쫒아오기 시작하는 외제차량.

차 안에는 운전자까지 모두 3명의 남성이 타고 있는걸로 보였는데요,

이 차는 주행 중인 차량 앞을 가로질러 급제동을 하고, 차선을 좌우로 넘나들며 진로를 가로막습니다.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고함을 퍼붓기도 합니다.

<인터뷰> 나상대(팀장/전남 순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 “급제동을 하고 앞에서 급차선변경을 하고 클랙슨을 울리고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탔던 동승자들은 손과 팔을 내서 고함을 지르고. 이런 상황이었죠.”

가장 위험했던 건, 터널 안에서였습니다.

달리는 차를 앞으로 추월한 다음, 갑자기 급제동을 해버리는 가해차량.

순간, 뒤에서 오던 화물차가 급하게 방향을 틀어, 두 차량을 간신히 비켜갑니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

지금 보시는 장소가 바로 블랙박스에 등장하는 터널인데요.

<인터뷰> 나상대(팀장/전남 순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 “2차로 도로였는데 차량 가운데다가 세우고 진행하지 않고 서버렸습니다. 그러니까 피해 차량이 앞으로 갈 수 없는 상태입니다. 공간이 없기 때문에. 화물차가 가해 차랑 피해차량을 충격할 뻔했던 최고 위험한 장소였습니다.”

인적 드문 컴컴한 새벽 시간, 이어지는 차량 추격전.

피해자는 쫒기는 내내,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그때는 죽는 줄 알았죠. 순간적으로. 터널에서는 지금도 좀 겁이 나요. 지금도 그 은색 차량만 보면 덜컥해요. 가슴이.”

정체 모를 차량에게 쫒긴지도 벌써 30분.

피해자 A씨가 유일하게 생각난 곳은 직장이었습니다.

드디어, 가해차량을 떨쳐 낼 수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생각한 운전자.

<인터뷰> 나상대(팀장/전남 순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 “제일 그래도 내가 공포심을 덜 느낄수 있는 데가 회사라 회사 동료들이 있으니까 회사 안까지 쭉 들어갔는데…….”

그런데,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해 차량에 탄 일행이 회사 안까지 쫓아 들어온겁니다.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곳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경비원의 제지도 소용없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경비실에 앉아서 보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들어와 버리니까 통제도 못했어요. 우리 직원 나오라고 회사로 들어가서 안 나오니까 막 나오라고 하는 거예요.”

A씨를 내보내라며, 이번엔 다른 직원들을 상대로 위협을 하기 시작합니다.

공장을 폭파하겠다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직원들의 출입을 가로막기도 했다고 합니다.

<녹취>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퇴근하는 사람들을 차로 앞을 막아서 파출소에서 와서 직원들이 다른 사람 차 막고 그러면 자기들이 조치를 취한다고 그러니까 (갔죠.)”

이들 일행은, 공장안에서 무려 40분 동안이나 행패를 부린 뒤에야 자리를 떠났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집에 오니까 멍해요. 정신적 공황 상태였어요. 신고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랬는데 시간이 갈수록 화가 나는 거예요. 내가 뭘 잘못했길래 신고도 안 하는건지. 그래서 그때 신고를 했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가해차량을 특정하고 곧바로 이들의 신원을 확보했습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결혼식에 참석해 밤늦게까지 모임을 갖고 가던 길에, 급작스런 끼어들기에 화가 나 이런 일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 했습니다.

<인터뷰> 나상대(팀장/전남 순천경찰서 생활범 죄수사팀) : “운전자는 우회전 차가 기다려주지 않고 끼어든 것에 대해서 화가 났고 동승자들은 운전자가 교통사고가 났다는 식으로 말하고 (상대차가) 도망간다고 하니까 자기들도 합세해서 차를 세우려고 그렇게 했다. 막상 조사를 시작해보니까 죄송하다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는 것 같기는 했고요.”

최근들어, 이렇게 사소한 시비로 인한 보복운전 사례가 잇따르면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큽니다.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며, 차량 앞을 가로막은 뒤 막걸리 병을 투척하고, 버스가 진로를 방해한다며 급제동한 승용차 때문에 승객 5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사흘 전, 충남 천안에서는 끼어들기를 했다는 이유로, 상대 운전자를 흉기를 위협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녹취> 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 “치열한 사회 환경이 사람들한테 타인에게 관대하지 못한 이런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 적개심을 가지고 서로 비판하고 치열하게 다투고 이런 종류의 분위기를 단절시키는 노력을 해야 되는게 아닌가…….”

경찰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보복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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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공포의 ‘보복 운전’…직장까지 따라와 위협
    • 입력 2015-05-08 08:33:06
    • 수정2015-05-08 10: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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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새벽시간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이른바 보복운전 영상’입니다.

가해 차량은 전남 순천에서 여수까지 무려 24km를 쫒아가며, 피해 차량에게 위협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도로에서만 끝난게 아니라, 상대 운전자의 직장까지 따라갔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뭣 때문에 이런 끈질긴 추격전을 벌인 걸까요?

알고 봤더니,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했다는게 이유였습니다.

공포스러웠던 30여 분의 출근길, 뉴스 따라잡기에서, 재구성해봤습니다.

<리포트>

비상등을 켠 차가 갑자기 멈춰 섭니다.

당장 차를 세우라며, 손짓으로 위협하고,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길을 가로막습니다.

터널 안에서 갑자기 멈춰 버리는 바람에, 뒤에서 달리던 화물차와 충돌할뻔한 아찔한 상황도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상대 차량을 향한 계속되는 위협 운전.

이런 공포스런 상황은 순천에서 여수까지 무려 24km 동안이나 이어졌습니다.

도대체 두 차량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건이 시작된 건, 지난 3월 14일 오전 5시 40분 쯤이었습니다.

전남 순천시 연향동의 한 삼거리.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 A씨는 3차선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을 했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우회전을 하면 시내버스 타는 데 있잖아요. 거기 차들이 한쪽에 주차되어 있어서 (제가 피하려다가) 도로 차선을 조금 물고 갔어요. 바퀴가.”

도로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보였고, A씨는 이를 피하기 위해 왼쪽으로 차선을 조금 넘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아무 생각 없이 가는데 룸미러 보니까 그 차가 뒤에서 따라오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나랑 같은 길로 가나 생각하고 계속 갔어요. 가다가 룸미러로 보니까 계속 따라오더라고요.”

비상등을 켠채, 갑자기 자신을 쫒아오기 시작하는 외제차량.

차 안에는 운전자까지 모두 3명의 남성이 타고 있는걸로 보였는데요,

이 차는 주행 중인 차량 앞을 가로질러 급제동을 하고, 차선을 좌우로 넘나들며 진로를 가로막습니다.

창밖으로 손을 내밀고, 고함을 퍼붓기도 합니다.

<인터뷰> 나상대(팀장/전남 순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 “급제동을 하고 앞에서 급차선변경을 하고 클랙슨을 울리고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탔던 동승자들은 손과 팔을 내서 고함을 지르고. 이런 상황이었죠.”

가장 위험했던 건, 터널 안에서였습니다.

달리는 차를 앞으로 추월한 다음, 갑자기 급제동을 해버리는 가해차량.

순간, 뒤에서 오던 화물차가 급하게 방향을 틀어, 두 차량을 간신히 비켜갑니다.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

지금 보시는 장소가 바로 블랙박스에 등장하는 터널인데요.

<인터뷰> 나상대(팀장/전남 순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 “2차로 도로였는데 차량 가운데다가 세우고 진행하지 않고 서버렸습니다. 그러니까 피해 차량이 앞으로 갈 수 없는 상태입니다. 공간이 없기 때문에. 화물차가 가해 차랑 피해차량을 충격할 뻔했던 최고 위험한 장소였습니다.”

인적 드문 컴컴한 새벽 시간, 이어지는 차량 추격전.

피해자는 쫒기는 내내,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그때는 죽는 줄 알았죠. 순간적으로. 터널에서는 지금도 좀 겁이 나요. 지금도 그 은색 차량만 보면 덜컥해요. 가슴이.”

정체 모를 차량에게 쫒긴지도 벌써 30분.

피해자 A씨가 유일하게 생각난 곳은 직장이었습니다.

드디어, 가해차량을 떨쳐 낼 수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생각한 운전자.

<인터뷰> 나상대(팀장/전남 순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 “제일 그래도 내가 공포심을 덜 느낄수 있는 데가 회사라 회사 동료들이 있으니까 회사 안까지 쭉 들어갔는데…….”

그런데,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해 차량에 탄 일행이 회사 안까지 쫓아 들어온겁니다.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곳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경비원의 제지도 소용없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경비실에 앉아서 보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들어와 버리니까 통제도 못했어요. 우리 직원 나오라고 회사로 들어가서 안 나오니까 막 나오라고 하는 거예요.”

A씨를 내보내라며, 이번엔 다른 직원들을 상대로 위협을 하기 시작합니다.

공장을 폭파하겠다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직원들의 출입을 가로막기도 했다고 합니다.

<녹취>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퇴근하는 사람들을 차로 앞을 막아서 파출소에서 와서 직원들이 다른 사람 차 막고 그러면 자기들이 조치를 취한다고 그러니까 (갔죠.)”

이들 일행은, 공장안에서 무려 40분 동안이나 행패를 부린 뒤에야 자리를 떠났습니다.

<녹취> 피해자(음성변조) : “집에 오니까 멍해요. 정신적 공황 상태였어요. 신고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랬는데 시간이 갈수록 화가 나는 거예요. 내가 뭘 잘못했길래 신고도 안 하는건지. 그래서 그때 신고를 했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통해, 가해차량을 특정하고 곧바로 이들의 신원을 확보했습니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결혼식에 참석해 밤늦게까지 모임을 갖고 가던 길에, 급작스런 끼어들기에 화가 나 이런 일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 했습니다.

<인터뷰> 나상대(팀장/전남 순천경찰서 생활범 죄수사팀) : “운전자는 우회전 차가 기다려주지 않고 끼어든 것에 대해서 화가 났고 동승자들은 운전자가 교통사고가 났다는 식으로 말하고 (상대차가) 도망간다고 하니까 자기들도 합세해서 차를 세우려고 그렇게 했다. 막상 조사를 시작해보니까 죄송하다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는 것 같기는 했고요.”

최근들어, 이렇게 사소한 시비로 인한 보복운전 사례가 잇따르면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큽니다.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며, 차량 앞을 가로막은 뒤 막걸리 병을 투척하고, 버스가 진로를 방해한다며 급제동한 승용차 때문에 승객 5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사흘 전, 충남 천안에서는 끼어들기를 했다는 이유로, 상대 운전자를 흉기를 위협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녹취> 이수정(교수/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 : “치열한 사회 환경이 사람들한테 타인에게 관대하지 못한 이런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 적개심을 가지고 서로 비판하고 치열하게 다투고 이런 종류의 분위기를 단절시키는 노력을 해야 되는게 아닌가…….”

경찰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보복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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