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도 교감도 없는 이상한 학교…학생들만 피해

<앵커 멘트>

교장도 교감도 없는 이상한 학교가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서울의 한 사립고등학교 이야긴데요,

지난 2010년 비리 문제로 교장이 물러난 이후 6년째 학교가 파행 운영되면서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유승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학부모들이 어깨 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6년째 공석인 교장을 뽑아 달라며 호소문을 나눠주고 서명도 받습니다.

<녹취> 학부모 : "이거라도 있으면 교장 선생님이 빨리 세워질까 하는 생각에 서명 운동 나왔어요"

숭실고등학교에 교장이 없는 건 비리 문제로 교장이 물러난 지난 2010년부텁니다.

당시 이사회는 교감을 교장으로 선임하려 했으나 교감 역시 비리에 연루돼 있어 교장 선임이 무산됩니다.

그 뒤 이사회는 내부 이사 자격 문제로 법정 소송에 휘말리면서 교장 공석 사태는 장기화됩니다.

교감도 지난해 퇴임했지만 역시 뽑지 못하고 있습니다.

<녹취> 학교 측 관계자 : "사립학교에서 교장 선임은 이사회가 하는 거니깐, 이사회가 잘 안 모여져서 그런 거거든요."

파행이 계속되면서 학생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습니다.

올 1월부터 시교육청은 학교가 감사 지적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시설사업비 지원을 유보했습니다.

<인터뷰> 학생 : "화장실도 물이 약간 샌다던가 그런데 빨리 안 고쳐지는 것 같아요."

견디다 못한 교사와 학부모들은 시교육청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학생들은 대자보까지 붙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 "비리 사학으로 낙인 찍히면 우리 애들 대학 입시에서 학교 추천 받고 하는데 불이익 받지 않을까 너무 걱정되는 거죠."

사학 비리로 촉발된 교장, 교감 공석 사태는 재단 이사회의 파행과 교육청의 소극적인 자세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승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