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남북 경색국면…민간교류도 ‘빨간불’

입력 2015.05.23 (07:49) 수정 2015.05.2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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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5월 23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의 SLBM 시험 발사와 현영철 숙청 발표 등을 계기로 강경 노선으로 돌아 선 북한이 끝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마저 무산시켰습니다.

남북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6.15, 8.15 공동 행사 등 남북 민간단체의 각종 교류 사업도 취소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놓였는데요.

이슈&한반도, 오늘은 급변하고 있는 최근의 남북관계와 급제동이 걸린 민간 교류 상황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남측 선수들이 공중 높이 치솟아 연신 송판을 격파합니다.

이에 뒤질세라 북측 선수들은 상의를 벗은 맨몸에 각목을 내리치는 격파술을 선보입니다.

지난 13일 러시아의 세계태권도대회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선보인 태권도 시범 공연입니다.

남한과 북한 주도로 두 갈래 길을 걸어온 태권도가 하나의 뿌리임을 확인하고 처음으로 한 자리에 선겁니다.

<녹취> 황호영(ITF(국제태권도연맹)수석 부총재/지난 13일) : "북남의 태권도도 여기 속해있으니까 앞으로 우리 민족이 무술을 더 발전시키자는 의미에서 볼 때는 그 목적이 같지요."

지난 20일 중국 난징에서는 남북한 궁사들의 첫 교류전이 진행됐습니다.

북한의 국가대표 산실인 4.25 체육단 양궁 선수들과 우리 코오롱 선수단, 여주시청 팀 선수들이 합동 훈련을 하며 우정의 경기를 펼친 겁니다.

<녹취> 안세진(여주시청팀) : "저보다 언니시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노하우도 물어보고, 아무래도 연륜이 있다 보면 노련미가 있으니까 배우는 것도 많아요."

남북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경기도와 평양을 오가는 정기 교류전을 추진 중입니다.

<녹취> 김경성(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 "실력이 균형있게 발전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어떤 대회를 떠나서 남북간에 이질감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보입니다."

이달 들어 러시아와 중국에서 잇따라 진행된 남북 체육 교류 행사들입니다.

이 같은 민간 교류는 그 동안 남북 관계를 지탱해주는 버팀목과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관계는 비교적 활발한 재개 움직임을 보이던 민간 교류까지 급제동을 거는 모양새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일) :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 발사에서 완전 성공!"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취소한 북한은 이달 들어,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 시험 발사를 신호탄으로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여왔습니다.

특히 현영철 숙청 발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원색적인 비난 등 비방공세에 주력하던 북한은, 급기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돌연 취소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했습니다.

<녹취> 반기문(UN 사무총장) : "이런 평양의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UN 사무총장으로서 북측이 한반도와 평화 안정을 위해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도록 촉구하는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4월말 한미 군사훈련이 끝나면 남북 간에 대화국면이 조성되리라던 당초 기대와 달리 오히려 경색국면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겁니다.

남북관계 악화는 민간단체가 추진해온 남북 교류 협력 사업으로 불똥이 옮겨 붙고 있습니다.

이달 초 중국 선양에서 만나 6.15 15주년과 8.15 70주년 공동행사를 여는 데 합의했던 북한이 갑자기 행사 내용과 장소를 문제 삼고 나선 겁니다.

<녹취>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대변인 담화 : "북과 남, 해외가 모여 진행하는 통일 행사는 명실 공히 전 민족적인 통일 회합, 민족 단합의 대축전으로 되어야 하며 순수한 예술, 체육, 문화 교류의 공간으로 될 수는 없다."

특히 8.15 행사의 평양 개최 입장을 고수중인 북한은 추가 실무접촉을 갖자는 우리 준비위의 제안에도 여전히 침묵중입니다.

당장 코앞에 다가온 6.15 공동행사부터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정영태(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비정치적 차원에 있어서의 교류 협력을 통해서 남북한이 신뢰를 구축하고, 이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앞으로 통일까지 간다, 이런 것이 있는 반면에 북한으로서는 이러한 정치적인 어떤 활동들이 평양에서 와서 열리기를 바라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평양에서 뭔가 통일을 위해서 김정은 지도 체제가 상당히 성과를 보이고 있고 뭔가 가능성을 보여주는, 그리고 또 평양의 김정은을 숭모하기 위해서 모여드는 듯한"

지난해 한 차례 연기됐다 이달 말을 목표로 다시 추진됐던 이희호 여사의 방북 역시 성사가 불투명해졌습니다.

북측은 개성에서 사전 접촉을 갖자는 김대중 평화센터 측의 제의에 대해 이 여사의 방북은 유효하지만, ‘지금은 복잡한 상황이 있으니 나중에 연락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강영식9우리민족서로돕기 사무총장) : "군사훈련이 끝나고 4월 25일에 인민군 창건일 지나면 좀 중단된 민간교류, 민간 급의 교류가 좀 재개되지 않겠냐 라는 그런 기대를 좀 했었습니다만 지금 현재 전혀 반대의 상황으로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적인 상황은 더 꼬여가고 있고, 또 재개되고자 했던 민간 급의 교류들은 막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올해 민간교류가 재개될 수 있을까라는 그런 상당히 지금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스포츠 교류 사업과 함께 그나마 성과가 있는 분야는 문화 교류 사업입니다.

특히 남북 언어학자들은 이달 초 선양에서 10개월 만에 다시 만나 겨레말 큰사전 편찬을 위한 후속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겨레말 큰사전에 실릴 낱말은 모두 33만개, 현재까지 모두 70%의 작업을 마쳤고 2019년까지는 편찬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한용운(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편찬실장) : "이번 회의는 이제 남북에서 각기 집필한 원고를 상호 교차 검토한 후에 1차 합의를 하는 그런 회의였습니다. 한 2만 천여 개의 어휘를 검토하기로 했는데 목표한 양을 완수를 하고 왔습니다. 그동안 남북 신뢰도 많이 구축이 됐고. 그래서 일정대로 된다면 2019년이면 겨레말큰사전 편찬을 완료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남북 역사학자들이 함께 추진해온 개성의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 발굴 사업과, 고구려 고분 발굴 사업 역시 다음 달 사업 재개를 목표로 실무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민간교류는 남북 정치적인 관계와 일정하게 좀 자율성을 가지면서 계속 진행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촉진하거나 어려운 것을 뒤에서 다시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기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비정치적인 분야, 순수 민간교류 분야에 있어서는 남북관계, 정치적 의미에서의 남북관계의 부침과 관계없이 우리 정부가 허용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좋은 조치이고요."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 통보로 두 달 가까이 진통을 겪어왔던 개성공단 임금 갈등 역시 일단 고비를 넘겼습니다.

우리 측 관리 위원회와 북측 개발지도 총국은 어제 임금 관련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을 기존 기준대로 지급하되, 향후 당국 간 협의를 통해 인상 합의가 이뤄졌을 때 차액분과 연체료를 소급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녹취> 정기섭(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 "많은 국민들이 염려해주셨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기업들이 정상적인 생산 활동을 하는 게는 차질 없이 됐다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공단 자체를 지속하려는 의지는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우리 정부하고 얘기가 필요하다, 꼭 사전절차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요번에 그 부분은 느꼈을 것입니다."

북측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결과지만, 앞으로 노동 규정 개정과 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협상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마저 비방전에 활용하는 등 대남 압박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지난 20일) : "우리의 선의와 아량, 성의 있는 노력에 반공화국 대결과 전쟁 책동으로 도전해 나섬으로써 북남 관계를 최악의 파국 상태에 몰아넣고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협력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을 모조리 박살냈다."

국제기구 최고 수장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마저 거부할 정도로 빗장을 걸어 잠근 채 다시 강경 노선으로 돌아선 북한.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민간단체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각종 교류 사업 역시 차질을 빚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인 10월 10일을 전후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거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아 관계 개선의 부푼 기대를 안고 출발했던 올해 남북관계.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고,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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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남북 경색국면…민간교류도 ‘빨간불’
    • 입력 2015-05-23 08:27:40
    • 수정2015-05-23 08:52:04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5월 23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의 SLBM 시험 발사와 현영철 숙청 발표 등을 계기로 강경 노선으로 돌아 선 북한이 끝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마저 무산시켰습니다.

남북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6.15, 8.15 공동 행사 등 남북 민간단체의 각종 교류 사업도 취소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놓였는데요.

이슈&한반도, 오늘은 급변하고 있는 최근의 남북관계와 급제동이 걸린 민간 교류 상황을 송지현 리포터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남측 선수들이 공중 높이 치솟아 연신 송판을 격파합니다.

이에 뒤질세라 북측 선수들은 상의를 벗은 맨몸에 각목을 내리치는 격파술을 선보입니다.

지난 13일 러시아의 세계태권도대회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선보인 태권도 시범 공연입니다.

남한과 북한 주도로 두 갈래 길을 걸어온 태권도가 하나의 뿌리임을 확인하고 처음으로 한 자리에 선겁니다.

<녹취> 황호영(ITF(국제태권도연맹)수석 부총재/지난 13일) : "북남의 태권도도 여기 속해있으니까 앞으로 우리 민족이 무술을 더 발전시키자는 의미에서 볼 때는 그 목적이 같지요."

지난 20일 중국 난징에서는 남북한 궁사들의 첫 교류전이 진행됐습니다.

북한의 국가대표 산실인 4.25 체육단 양궁 선수들과 우리 코오롱 선수단, 여주시청 팀 선수들이 합동 훈련을 하며 우정의 경기를 펼친 겁니다.

<녹취> 안세진(여주시청팀) : "저보다 언니시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노하우도 물어보고, 아무래도 연륜이 있다 보면 노련미가 있으니까 배우는 것도 많아요."

남북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경기도와 평양을 오가는 정기 교류전을 추진 중입니다.

<녹취> 김경성(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 "실력이 균형있게 발전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어떤 대회를 떠나서 남북간에 이질감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보입니다."

이달 들어 러시아와 중국에서 잇따라 진행된 남북 체육 교류 행사들입니다.

이 같은 민간 교류는 그 동안 남북 관계를 지탱해주는 버팀목과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관계는 비교적 활발한 재개 움직임을 보이던 민간 교류까지 급제동을 거는 모양새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일) :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 발사에서 완전 성공!"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취소한 북한은 이달 들어,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 시험 발사를 신호탄으로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여왔습니다.

특히 현영철 숙청 발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원색적인 비난 등 비방공세에 주력하던 북한은, 급기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돌연 취소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했습니다.

<녹취> 반기문(UN 사무총장) : "이런 평양의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UN 사무총장으로서 북측이 한반도와 평화 안정을 위해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도록 촉구하는 어떠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4월말 한미 군사훈련이 끝나면 남북 간에 대화국면이 조성되리라던 당초 기대와 달리 오히려 경색국면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겁니다.

남북관계 악화는 민간단체가 추진해온 남북 교류 협력 사업으로 불똥이 옮겨 붙고 있습니다.

이달 초 중국 선양에서 만나 6.15 15주년과 8.15 70주년 공동행사를 여는 데 합의했던 북한이 갑자기 행사 내용과 장소를 문제 삼고 나선 겁니다.

<녹취>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대변인 담화 : "북과 남, 해외가 모여 진행하는 통일 행사는 명실 공히 전 민족적인 통일 회합, 민족 단합의 대축전으로 되어야 하며 순수한 예술, 체육, 문화 교류의 공간으로 될 수는 없다."

특히 8.15 행사의 평양 개최 입장을 고수중인 북한은 추가 실무접촉을 갖자는 우리 준비위의 제안에도 여전히 침묵중입니다.

당장 코앞에 다가온 6.15 공동행사부터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정영태(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비정치적 차원에 있어서의 교류 협력을 통해서 남북한이 신뢰를 구축하고, 이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앞으로 통일까지 간다, 이런 것이 있는 반면에 북한으로서는 이러한 정치적인 어떤 활동들이 평양에서 와서 열리기를 바라고 있을 거예요. 그래서 평양에서 뭔가 통일을 위해서 김정은 지도 체제가 상당히 성과를 보이고 있고 뭔가 가능성을 보여주는, 그리고 또 평양의 김정은을 숭모하기 위해서 모여드는 듯한"

지난해 한 차례 연기됐다 이달 말을 목표로 다시 추진됐던 이희호 여사의 방북 역시 성사가 불투명해졌습니다.

북측은 개성에서 사전 접촉을 갖자는 김대중 평화센터 측의 제의에 대해 이 여사의 방북은 유효하지만, ‘지금은 복잡한 상황이 있으니 나중에 연락하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강영식9우리민족서로돕기 사무총장) : "군사훈련이 끝나고 4월 25일에 인민군 창건일 지나면 좀 중단된 민간교류, 민간 급의 교류가 좀 재개되지 않겠냐 라는 그런 기대를 좀 했었습니다만 지금 현재 전혀 반대의 상황으로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적인 상황은 더 꼬여가고 있고, 또 재개되고자 했던 민간 급의 교류들은 막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연 올해 민간교류가 재개될 수 있을까라는 그런 상당히 지금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스포츠 교류 사업과 함께 그나마 성과가 있는 분야는 문화 교류 사업입니다.

특히 남북 언어학자들은 이달 초 선양에서 10개월 만에 다시 만나 겨레말 큰사전 편찬을 위한 후속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겨레말 큰사전에 실릴 낱말은 모두 33만개, 현재까지 모두 70%의 작업을 마쳤고 2019년까지는 편찬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한용운(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편찬실장) : "이번 회의는 이제 남북에서 각기 집필한 원고를 상호 교차 검토한 후에 1차 합의를 하는 그런 회의였습니다. 한 2만 천여 개의 어휘를 검토하기로 했는데 목표한 양을 완수를 하고 왔습니다. 그동안 남북 신뢰도 많이 구축이 됐고. 그래서 일정대로 된다면 2019년이면 겨레말큰사전 편찬을 완료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남북 역사학자들이 함께 추진해온 개성의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 발굴 사업과, 고구려 고분 발굴 사업 역시 다음 달 사업 재개를 목표로 실무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서보혁(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 "민간교류는 남북 정치적인 관계와 일정하게 좀 자율성을 가지면서 계속 진행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촉진하거나 어려운 것을 뒤에서 다시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기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비정치적인 분야, 순수 민간교류 분야에 있어서는 남북관계, 정치적 의미에서의 남북관계의 부침과 관계없이 우리 정부가 허용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좋은 조치이고요."

북한의 일방적인 임금 인상 통보로 두 달 가까이 진통을 겪어왔던 개성공단 임금 갈등 역시 일단 고비를 넘겼습니다.

우리 측 관리 위원회와 북측 개발지도 총국은 어제 임금 관련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을 기존 기준대로 지급하되, 향후 당국 간 협의를 통해 인상 합의가 이뤄졌을 때 차액분과 연체료를 소급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녹취> 정기섭(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 "많은 국민들이 염려해주셨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기업들이 정상적인 생산 활동을 하는 게는 차질 없이 됐다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공단 자체를 지속하려는 의지는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우리 정부하고 얘기가 필요하다, 꼭 사전절차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요번에 그 부분은 느꼈을 것입니다."

북측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결과지만, 앞으로 노동 규정 개정과 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협상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마저 비방전에 활용하는 등 대남 압박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지난 20일) : "우리의 선의와 아량, 성의 있는 노력에 반공화국 대결과 전쟁 책동으로 도전해 나섬으로써 북남 관계를 최악의 파국 상태에 몰아넣고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협력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을 모조리 박살냈다."

국제기구 최고 수장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마저 거부할 정도로 빗장을 걸어 잠근 채 다시 강경 노선으로 돌아선 북한.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민간단체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각종 교류 사업 역시 차질을 빚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인 10월 10일을 전후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4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거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아 관계 개선의 부푼 기대를 안고 출발했던 올해 남북관계.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막고,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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