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기’ 관행…못 믿을 증권사 투자보고서

입력 2015.06.01 (21:41) 수정 2015.06.0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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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증권투자 문의가 부쩍 늘었는데요.

증권사들이 기업의 실적을 분석해서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보고서가,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박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증권사가 내놓은 기업 분석 보고서입니다.

엔화 약세 때문에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주식을 매도하라고 권합니다.

이 회사는 투자 보고서의 5% 정도에 이런 매도 의견을 담았다는 이유로 증권업계에서 파격적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인터뷰> 송재경(한화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 "싫은 소리이긴 하지만 매도 리포트도 내는 것이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매도 리포트를 적극적으로 내게 됐습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1년 동안 낸 투자 의견 가운데 '매도' 비율은 불과 0.3%.

33개 증권사 가운데 1건이라도 매도 의견을 회사는 6곳뿐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도 의견 비율이 16%선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증권사들은 해당 기업이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녹취> 증권사 : "국내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매도 의견 내기가 어렵습니다. 채권 발행 같은 데 참여를 안 시켜줄 수도 있고..."

증권사들의 '눈치 보기' 관행은 이런 정보에 주로 의존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실장) : "이런 다소 기형적인 구조 아래서는 기관 투자자 보다는 개인 투자자들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요."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증권사들의 투자 보고서에 '매도' 의견 비율을 공개하도록 압박하고 나섰지만, 이 정도만으로 증권사들의 행태가 바뀔지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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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치보기’ 관행…못 믿을 증권사 투자보고서
    • 입력 2015-06-01 21:42:29
    • 수정2015-06-02 07: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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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증권투자 문의가 부쩍 늘었는데요.

증권사들이 기업의 실적을 분석해서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보고서가,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박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증권사가 내놓은 기업 분석 보고서입니다.

엔화 약세 때문에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주식을 매도하라고 권합니다.

이 회사는 투자 보고서의 5% 정도에 이런 매도 의견을 담았다는 이유로 증권업계에서 파격적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인터뷰> 송재경(한화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 : "싫은 소리이긴 하지만 매도 리포트도 내는 것이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매도 리포트를 적극적으로 내게 됐습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1년 동안 낸 투자 의견 가운데 '매도' 비율은 불과 0.3%.

33개 증권사 가운데 1건이라도 매도 의견을 회사는 6곳뿐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사들의 매도 의견 비율이 16%선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증권사들은 해당 기업이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녹취> 증권사 : "국내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매도 의견 내기가 어렵습니다. 채권 발행 같은 데 참여를 안 시켜줄 수도 있고..."

증권사들의 '눈치 보기' 관행은 이런 정보에 주로 의존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실장) : "이런 다소 기형적인 구조 아래서는 기관 투자자 보다는 개인 투자자들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요."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증권사들의 투자 보고서에 '매도' 의견 비율을 공개하도록 압박하고 나섰지만, 이 정도만으로 증권사들의 행태가 바뀔지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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