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해?’…메르스 발생 지역·병원 정보 비공개

입력 2015.06.04 (12:08) 수정 2015.06.04 (12: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이 사진 받아보셨는지요?

지난달 31일 메르스 발병 지역 2곳과 메르스 환자 접촉 병원 7곳의 명단이 담긴 종이 한 장...

춘천의 한 병원 응급실에 잠깐 게시된 걸 누군가 휴대전화로 찍어 공유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일 오후에는 KTX 충북 오송역에 메르스 환자들이 다녀간 병원 11곳의 명단을 실은 안내문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역무직원 개인이 붙였다가 바로 내렸다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본 뒤였습니다.

해당 기관은 모두 본의 아니게 게시된 거라며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보건당국이 메르스 발생 지역과 병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공개하면 자칫 주민들 불안과 동요를 키우고 해당 병원에 불필요한 낙인을 찍어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극히 제한된 정보가 오히려 불안감을 키운 면도 없지 않습니다.

SNS와 인터넷에는 어디에서 환자가 발생했다더라 어느 병원을 가면 안된다더라 출처를 알 수 없는 글들이 넘쳐납니다.

괴담인지 사실인지 어느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온갖 정보를 퍼다 나르는 분위기입니다.

급기야 메르스가 발생한 병원이라며 엉뚱한 병원의 명단을 전파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하나 볼까요?

미국에서는 지난해 5월 두 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 또 같은 해 9월 첫 에볼라 확진 환자가 나왔을 때, 환자의 동선과 진료 병원 치료 경과 등을 모두 공개했습니다.

메르스의 또다른 피해국인 홍콩, 한국인 6명을 포함해 메르스 감염 의심자 19명을 격리시킨 상태죠.

홍콩 정부는 조만간 우리 정부에 발병 병원 명단을 요구해 자국민들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보 공개 후 정면 돌파할 것이냐, 비공개 방침을 고수할 것이냐...

과연 어떤 게 국민 건강을 지키는 방법일까요.

보건 당국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누구를 위해?’…메르스 발생 지역·병원 정보 비공개
    • 입력 2015-06-04 12:11:46
    • 수정2015-06-04 12:59:54
    뉴스 12
여러분께서도 이 사진 받아보셨는지요?

지난달 31일 메르스 발병 지역 2곳과 메르스 환자 접촉 병원 7곳의 명단이 담긴 종이 한 장...

춘천의 한 병원 응급실에 잠깐 게시된 걸 누군가 휴대전화로 찍어 공유하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일 오후에는 KTX 충북 오송역에 메르스 환자들이 다녀간 병원 11곳의 명단을 실은 안내문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역무직원 개인이 붙였다가 바로 내렸다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본 뒤였습니다.

해당 기관은 모두 본의 아니게 게시된 거라며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보건당국이 메르스 발생 지역과 병원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정보를 공개하면 자칫 주민들 불안과 동요를 키우고 해당 병원에 불필요한 낙인을 찍어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극히 제한된 정보가 오히려 불안감을 키운 면도 없지 않습니다.

SNS와 인터넷에는 어디에서 환자가 발생했다더라 어느 병원을 가면 안된다더라 출처를 알 수 없는 글들이 넘쳐납니다.

괴담인지 사실인지 어느 누구도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온갖 정보를 퍼다 나르는 분위기입니다.

급기야 메르스가 발생한 병원이라며 엉뚱한 병원의 명단을 전파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외국의 사례를 하나 볼까요?

미국에서는 지난해 5월 두 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을 때, 또 같은 해 9월 첫 에볼라 확진 환자가 나왔을 때, 환자의 동선과 진료 병원 치료 경과 등을 모두 공개했습니다.

메르스의 또다른 피해국인 홍콩, 한국인 6명을 포함해 메르스 감염 의심자 19명을 격리시킨 상태죠.

홍콩 정부는 조만간 우리 정부에 발병 병원 명단을 요구해 자국민들에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보 공개 후 정면 돌파할 것이냐, 비공개 방침을 고수할 것이냐...

과연 어떤 게 국민 건강을 지키는 방법일까요.

보건 당국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