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메르스 공포…다른나라 대처 방식은?
입력 2015.06.04 (18:06)
수정 2015.06.0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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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나라들의 대처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초동 대처를 잘못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는데요.
반면에 감염자가 생겼지만, 2차, 3차 감염자 없이 조기에 차단시킨 나라들도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메르스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됐던 상황부터 정리하고 넘어가 보죠.
<답변>
네, 메르스 감염자가 처음 발생한 건 지난 2012년 4월입니다.
발생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였고요.
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첫 사망자는 정확히 3년 전인 2012년 6월에 나왔는데요.
당시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에 시달리던 60살 남성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11일 만에 신부전증으로 숨졌습니다.
이집트의 바이러스 학자가 숨진 남성의 폐에서 처음으로 바이러스를 발견했지만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지는 못했고요.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 연구팀이 조사한 뒤 세계보건기구, WHO가 이 바이러스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녹취> 그레고리 하틀(WHO 대변인/2012년 9월) : "폐렴과 급성 신부전증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널리 퍼질지 또 얼마나 치명적일지 어떠한 판단도 할 수 없습니다."
환자들이 유독 중동에서만 집중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나중에 신종 대신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란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정작 사우디에서 메르스가 확산된 건 2012년이 아니라 지난해죠?
<답변>
맞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사우디에서도 지난해에 병원을 통해 메르스가 급속히 퍼졌습니다.
사우디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제다의 병원 2곳이 문제였습니다.
처음부터 메르스 환자들을 격리시키지 않고, 일반 환자와 응급실에서 함께 치료를 하다보니 빠르게 감염이 이뤄진 겁니다.
당시 의료진 조차 위생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정도로 메르스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했습니다.
<녹취> 압둘라 알 라비아(전 사우디 보건장관/지난해 4월 20일) : "메르스 바이러스가 왜 4월과 5월에 활발해지는지 앞으로 알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바이러스 확산에 계절적 요인이 있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사우디에서는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만 2백 명의 새로운 감염자가 나왔고, 모두 78명이 숨졌습니다.
사우디 보건 당국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국내외 비판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러면 그 이후에 사우디는 어떻게 대처한 건가요?
<답변>
일단 메르스 사태를 키웠던 보건장관을 경질했고요.
국가적인 차원에서 메르스 집중 대응에 나서면서 두 달 만에 어느 정도 진정됐습니다.
결국 메르스는 바이러스 감염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게 감염자 격리와 추적 조사를 하는 거겠죠.
사우디는 뒤늦기는 했지만 메르스가 시작됐던 병원에 환자 전담 구역을 따로 만들어 메르스 의심 환자들을 격리했고요.
메르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질병관리센터를 열어 환자들이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고 역학 조사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에 2백 명에 이르던 메르스 감염자가 7월에는 9명까지 떨어졌습니다.
급증세는 진정됐지만, 이후에도 사우디에서는 메르스 감염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메르스 매개동물인 낙타보다 부실한 사우디 보건시스템이 더 큰 문제였다라고 보도했고요.
워싱턴포스트도 결국 메르스 사태는 인재였다, 사우디 병원에 낙타가 앉아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질문>
그만큼 초동 대처가 중요하다, 이런 거네요...
사실 중동 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감염자가 있었잖아요?
<답변>
네 미국과 독일 같은 경우 초기에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2차 감염을 차단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5월에 인디애나 주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는데요.
곧바로 질병통제예방센터 요원들이 출동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내렸고, 이 사람과 접촉했던 5백여 명을 추적했습니다.
두 번째 환자는 플로리다에서 나왔는데, 역시 이틀 만에 확진 판정을 내리고 추적 조사해서 추가 감염자는 없었습니다.
독일에서도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에서 돌아온 환자가 의심증상을 보이자 적극적인 조치로 2차 감염을 막았습니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빠른 확진-즉각 격리-광범위한 추적 조사, 이렇게 3박자 대처입니다.
<질문>
해외에서도 지금 한국의 메르스 확산에 대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다른 나라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전파 속도가 빠른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는 "한국에서 메르스가 폭발했다, 슈퍼 전파 사건이다"라는 제목의 긴급 기사를 실었는데요.
한국의 메르스 확산 원인으로 2가지를 꼽았습니다.
우선 병원의 감염통제 조치가 미흡했고, 한국인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메르스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파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사스에 대해 연구해 온 홍콩대 말릭 페이리스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수 있다면서 빨리 바이러스를 특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메르스 대처 속도가 느리고 외부 도움을 받는데도 소극적이라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아직 메르스와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많은 만큼 더 투명하게 정보를 나눠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나라들의 대처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초동 대처를 잘못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는데요.
반면에 감염자가 생겼지만, 2차, 3차 감염자 없이 조기에 차단시킨 나라들도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메르스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됐던 상황부터 정리하고 넘어가 보죠.
<답변>
네, 메르스 감염자가 처음 발생한 건 지난 2012년 4월입니다.
발생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였고요.
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첫 사망자는 정확히 3년 전인 2012년 6월에 나왔는데요.
당시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에 시달리던 60살 남성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11일 만에 신부전증으로 숨졌습니다.
이집트의 바이러스 학자가 숨진 남성의 폐에서 처음으로 바이러스를 발견했지만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지는 못했고요.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 연구팀이 조사한 뒤 세계보건기구, WHO가 이 바이러스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녹취> 그레고리 하틀(WHO 대변인/2012년 9월) : "폐렴과 급성 신부전증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널리 퍼질지 또 얼마나 치명적일지 어떠한 판단도 할 수 없습니다."
환자들이 유독 중동에서만 집중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나중에 신종 대신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란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정작 사우디에서 메르스가 확산된 건 2012년이 아니라 지난해죠?
<답변>
맞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사우디에서도 지난해에 병원을 통해 메르스가 급속히 퍼졌습니다.
사우디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제다의 병원 2곳이 문제였습니다.
처음부터 메르스 환자들을 격리시키지 않고, 일반 환자와 응급실에서 함께 치료를 하다보니 빠르게 감염이 이뤄진 겁니다.
당시 의료진 조차 위생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정도로 메르스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했습니다.
<녹취> 압둘라 알 라비아(전 사우디 보건장관/지난해 4월 20일) : "메르스 바이러스가 왜 4월과 5월에 활발해지는지 앞으로 알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바이러스 확산에 계절적 요인이 있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사우디에서는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만 2백 명의 새로운 감염자가 나왔고, 모두 78명이 숨졌습니다.
사우디 보건 당국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국내외 비판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러면 그 이후에 사우디는 어떻게 대처한 건가요?
<답변>
일단 메르스 사태를 키웠던 보건장관을 경질했고요.
국가적인 차원에서 메르스 집중 대응에 나서면서 두 달 만에 어느 정도 진정됐습니다.
결국 메르스는 바이러스 감염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게 감염자 격리와 추적 조사를 하는 거겠죠.
사우디는 뒤늦기는 했지만 메르스가 시작됐던 병원에 환자 전담 구역을 따로 만들어 메르스 의심 환자들을 격리했고요.
메르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질병관리센터를 열어 환자들이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고 역학 조사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에 2백 명에 이르던 메르스 감염자가 7월에는 9명까지 떨어졌습니다.
급증세는 진정됐지만, 이후에도 사우디에서는 메르스 감염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메르스 매개동물인 낙타보다 부실한 사우디 보건시스템이 더 큰 문제였다라고 보도했고요.
워싱턴포스트도 결국 메르스 사태는 인재였다, 사우디 병원에 낙타가 앉아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질문>
그만큼 초동 대처가 중요하다, 이런 거네요...
사실 중동 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감염자가 있었잖아요?
<답변>
네 미국과 독일 같은 경우 초기에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2차 감염을 차단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5월에 인디애나 주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는데요.
곧바로 질병통제예방센터 요원들이 출동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내렸고, 이 사람과 접촉했던 5백여 명을 추적했습니다.
두 번째 환자는 플로리다에서 나왔는데, 역시 이틀 만에 확진 판정을 내리고 추적 조사해서 추가 감염자는 없었습니다.
독일에서도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에서 돌아온 환자가 의심증상을 보이자 적극적인 조치로 2차 감염을 막았습니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빠른 확진-즉각 격리-광범위한 추적 조사, 이렇게 3박자 대처입니다.
<질문>
해외에서도 지금 한국의 메르스 확산에 대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다른 나라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전파 속도가 빠른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는 "한국에서 메르스가 폭발했다, 슈퍼 전파 사건이다"라는 제목의 긴급 기사를 실었는데요.
한국의 메르스 확산 원인으로 2가지를 꼽았습니다.
우선 병원의 감염통제 조치가 미흡했고, 한국인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메르스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파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사스에 대해 연구해 온 홍콩대 말릭 페이리스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수 있다면서 빨리 바이러스를 특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메르스 대처 속도가 느리고 외부 도움을 받는데도 소극적이라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아직 메르스와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많은 만큼 더 투명하게 정보를 나눠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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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6-04 18:57:11
- 수정2015-06-04 19:31:07

<앵커 멘트>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나라들의 대처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초동 대처를 잘못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는데요.
반면에 감염자가 생겼지만, 2차, 3차 감염자 없이 조기에 차단시킨 나라들도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메르스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됐던 상황부터 정리하고 넘어가 보죠.
<답변>
네, 메르스 감염자가 처음 발생한 건 지난 2012년 4월입니다.
발생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였고요.
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첫 사망자는 정확히 3년 전인 2012년 6월에 나왔는데요.
당시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에 시달리던 60살 남성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11일 만에 신부전증으로 숨졌습니다.
이집트의 바이러스 학자가 숨진 남성의 폐에서 처음으로 바이러스를 발견했지만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지는 못했고요.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 연구팀이 조사한 뒤 세계보건기구, WHO가 이 바이러스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녹취> 그레고리 하틀(WHO 대변인/2012년 9월) : "폐렴과 급성 신부전증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널리 퍼질지 또 얼마나 치명적일지 어떠한 판단도 할 수 없습니다."
환자들이 유독 중동에서만 집중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나중에 신종 대신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란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정작 사우디에서 메르스가 확산된 건 2012년이 아니라 지난해죠?
<답변>
맞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사우디에서도 지난해에 병원을 통해 메르스가 급속히 퍼졌습니다.
사우디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제다의 병원 2곳이 문제였습니다.
처음부터 메르스 환자들을 격리시키지 않고, 일반 환자와 응급실에서 함께 치료를 하다보니 빠르게 감염이 이뤄진 겁니다.
당시 의료진 조차 위생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정도로 메르스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했습니다.
<녹취> 압둘라 알 라비아(전 사우디 보건장관/지난해 4월 20일) : "메르스 바이러스가 왜 4월과 5월에 활발해지는지 앞으로 알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바이러스 확산에 계절적 요인이 있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사우디에서는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만 2백 명의 새로운 감염자가 나왔고, 모두 78명이 숨졌습니다.
사우디 보건 당국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국내외 비판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러면 그 이후에 사우디는 어떻게 대처한 건가요?
<답변>
일단 메르스 사태를 키웠던 보건장관을 경질했고요.
국가적인 차원에서 메르스 집중 대응에 나서면서 두 달 만에 어느 정도 진정됐습니다.
결국 메르스는 바이러스 감염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게 감염자 격리와 추적 조사를 하는 거겠죠.
사우디는 뒤늦기는 했지만 메르스가 시작됐던 병원에 환자 전담 구역을 따로 만들어 메르스 의심 환자들을 격리했고요.
메르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질병관리센터를 열어 환자들이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고 역학 조사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에 2백 명에 이르던 메르스 감염자가 7월에는 9명까지 떨어졌습니다.
급증세는 진정됐지만, 이후에도 사우디에서는 메르스 감염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메르스 매개동물인 낙타보다 부실한 사우디 보건시스템이 더 큰 문제였다라고 보도했고요.
워싱턴포스트도 결국 메르스 사태는 인재였다, 사우디 병원에 낙타가 앉아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질문>
그만큼 초동 대처가 중요하다, 이런 거네요...
사실 중동 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감염자가 있었잖아요?
<답변>
네 미국과 독일 같은 경우 초기에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2차 감염을 차단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5월에 인디애나 주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는데요.
곧바로 질병통제예방센터 요원들이 출동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내렸고, 이 사람과 접촉했던 5백여 명을 추적했습니다.
두 번째 환자는 플로리다에서 나왔는데, 역시 이틀 만에 확진 판정을 내리고 추적 조사해서 추가 감염자는 없었습니다.
독일에서도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에서 돌아온 환자가 의심증상을 보이자 적극적인 조치로 2차 감염을 막았습니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빠른 확진-즉각 격리-광범위한 추적 조사, 이렇게 3박자 대처입니다.
<질문>
해외에서도 지금 한국의 메르스 확산에 대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다른 나라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전파 속도가 빠른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는 "한국에서 메르스가 폭발했다, 슈퍼 전파 사건이다"라는 제목의 긴급 기사를 실었는데요.
한국의 메르스 확산 원인으로 2가지를 꼽았습니다.
우선 병원의 감염통제 조치가 미흡했고, 한국인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메르스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파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사스에 대해 연구해 온 홍콩대 말릭 페이리스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수 있다면서 빨리 바이러스를 특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메르스 대처 속도가 느리고 외부 도움을 받는데도 소극적이라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아직 메르스와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많은 만큼 더 투명하게 정보를 나눠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나라들의 대처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초동 대처를 잘못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나왔는데요.
반면에 감염자가 생겼지만, 2차, 3차 감염자 없이 조기에 차단시킨 나라들도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메르스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됐던 상황부터 정리하고 넘어가 보죠.
<답변>
네, 메르스 감염자가 처음 발생한 건 지난 2012년 4월입니다.
발생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였고요.
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첫 사망자는 정확히 3년 전인 2012년 6월에 나왔는데요.
당시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에 시달리던 60살 남성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11일 만에 신부전증으로 숨졌습니다.
이집트의 바이러스 학자가 숨진 남성의 폐에서 처음으로 바이러스를 발견했지만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지는 못했고요.
네덜란드의 에라스무스 메디컬 센터 연구팀이 조사한 뒤 세계보건기구, WHO가 이 바이러스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녹취> 그레고리 하틀(WHO 대변인/2012년 9월) : "폐렴과 급성 신부전증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널리 퍼질지 또 얼마나 치명적일지 어떠한 판단도 할 수 없습니다."
환자들이 유독 중동에서만 집중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에 나중에 신종 대신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란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질문>
그런데 정작 사우디에서 메르스가 확산된 건 2012년이 아니라 지난해죠?
<답변>
맞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사우디에서도 지난해에 병원을 통해 메르스가 급속히 퍼졌습니다.
사우디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제다의 병원 2곳이 문제였습니다.
처음부터 메르스 환자들을 격리시키지 않고, 일반 환자와 응급실에서 함께 치료를 하다보니 빠르게 감염이 이뤄진 겁니다.
당시 의료진 조차 위생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정도로 메르스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했습니다.
<녹취> 압둘라 알 라비아(전 사우디 보건장관/지난해 4월 20일) : "메르스 바이러스가 왜 4월과 5월에 활발해지는지 앞으로 알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바이러스 확산에 계절적 요인이 있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사우디에서는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만 2백 명의 새로운 감염자가 나왔고, 모두 78명이 숨졌습니다.
사우디 보건 당국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국내외 비판을 받았습니다.
<질문>
그러면 그 이후에 사우디는 어떻게 대처한 건가요?
<답변>
일단 메르스 사태를 키웠던 보건장관을 경질했고요.
국가적인 차원에서 메르스 집중 대응에 나서면서 두 달 만에 어느 정도 진정됐습니다.
결국 메르스는 바이러스 감염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게 감염자 격리와 추적 조사를 하는 거겠죠.
사우디는 뒤늦기는 했지만 메르스가 시작됐던 병원에 환자 전담 구역을 따로 만들어 메르스 의심 환자들을 격리했고요.
메르스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질병관리센터를 열어 환자들이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하고 역학 조사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5월에 2백 명에 이르던 메르스 감염자가 7월에는 9명까지 떨어졌습니다.
급증세는 진정됐지만, 이후에도 사우디에서는 메르스 감염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메르스 매개동물인 낙타보다 부실한 사우디 보건시스템이 더 큰 문제였다라고 보도했고요.
워싱턴포스트도 결국 메르스 사태는 인재였다, 사우디 병원에 낙타가 앉아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꼬집었습니다.
<질문>
그만큼 초동 대처가 중요하다, 이런 거네요...
사실 중동 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감염자가 있었잖아요?
<답변>
네 미국과 독일 같은 경우 초기에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2차 감염을 차단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5월에 인디애나 주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는데요.
곧바로 질병통제예방센터 요원들이 출동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내렸고, 이 사람과 접촉했던 5백여 명을 추적했습니다.
두 번째 환자는 플로리다에서 나왔는데, 역시 이틀 만에 확진 판정을 내리고 추적 조사해서 추가 감염자는 없었습니다.
독일에서도 올해 3월 아랍에미리트에서 돌아온 환자가 의심증상을 보이자 적극적인 조치로 2차 감염을 막았습니다.
이 나라들의 공통점은 빠른 확진-즉각 격리-광범위한 추적 조사, 이렇게 3박자 대처입니다.
<질문>
해외에서도 지금 한국의 메르스 확산에 대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다른 나라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전파 속도가 빠른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과학 학술지인 사이언스는 "한국에서 메르스가 폭발했다, 슈퍼 전파 사건이다"라는 제목의 긴급 기사를 실었는데요.
한국의 메르스 확산 원인으로 2가지를 꼽았습니다.
우선 병원의 감염통제 조치가 미흡했고, 한국인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메르스에 취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파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사스에 대해 연구해 온 홍콩대 말릭 페이리스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수 있다면서 빨리 바이러스를 특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메르스 대처 속도가 느리고 외부 도움을 받는데도 소극적이라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아직 메르스와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많은 만큼 더 투명하게 정보를 나눠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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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원 기자 siw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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