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왕 손연재, ‘자신감·인지도’ 두 토끼 잡았다

입력 2015.07.13 (17:46) 수정 2015.07.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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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21·연세대)가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리듬체조 여왕'에 등극하며 9월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향해 희망을 쐈다.

손연재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펼쳐진 대회 리듬체조 경기에서 개인종합을 포함해 후프, 볼 등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에서 최초의 길을 개척해온 손연재는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서도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한 데 이어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화려한 성적 이외에도 이번 대회의 의미는 남다르다.

유니버시아드는 흔히 대학생들의 축제라고 그 성격과 한계를 규정하지만 리듬체조 종목만은 올림픽, 세계선수권과 비교해 그 수준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리듬체조 종목에서 전성기를 맞는 선수들의 연령이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올림픽 개인종합 2회 연속 우승에 빛나는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에바(러시아)가 2011년 선전 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이 2013년 카잔 대회 개인종합 우승자라는 사실이 대회 수준을 증명한다.

이번 대회에도 쟁쟁한 선수들이 출전했다. 세계 정상을 다투는 러시아의 '투톱' 마문과 야나 쿠드랍체나가 불참했지만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치나 스타뉴타(벨라루스) 등 동유럽의 강호들이 대부분 출전해 만만치 않은 경쟁을 예고했다.

미국 CNN은 지난 5월 손연재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체조 심판인 기예르모 데 노 코마를 인용해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손연재의 현실적인 목표는 동메달이 될 것이라면서 손연재의 동메달 경쟁자로 두 선수를 꼽았는데, 그들이 바로 리자트디노바와 스타뉴타다.

그러나 손연재는 이들을 상대로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도리어 경쟁자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틈을 타 점수를 벌렸고, 마침내 개인종합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이어진 종목별 결승에서도 손연재는 첫 두 종목인 후프와 볼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수확했다.

손연재와 메달을 다툴 것으로 점쳐진 리자트디노바, 스타뉴타, 마리아 티토바(러시아) 등의 강호들이 잦은 범실로 평소 받았던 점수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을 보면 결정적인 순간 손연재의 집중력이 빛났음을 알 수 있다.

'강심장'에서 우러나온 침착함은 손연재를 읽는 또 하나의 열쇳말이다.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강한 승리욕의 원천은 바로 강한 심장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이 지금의 손연재를 이끌었다.

손연재는 올 시즌 시작부터 발목 부상으로 고전했다. 부큐레슈티 월드컵과 국가대표 선발전 도중에는 기권할 정도로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손연재는 지난달 제천 아시아선수권을 마치지마자 러시아로 건너가 2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갔다.

평소에 힘든 티를 내지 않는 손연재가 "훈련량이 엄청났다"고 말할 정도의 고된 훈련이었다. 그만큼 이번 대회가 손연재에게는 중요했다. 손연재는 목표를 향해 무섭게 돌진하는 악바리 투지를 보였고, 승부수는 통했다.

러시아를 비롯한 과거 동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이 종목에서 손연재는 빠른 시간 안에 기량을 끌어올리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국제적인 인지도가 곧 대회에서의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종목 특성상 9월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과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하는 손연재의 어깨에는 날개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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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관왕 손연재, ‘자신감·인지도’ 두 토끼 잡았다
    • 입력 2015-07-13 17:46:48
    • 수정2015-07-13 17:48:48
    연합뉴스
손연재(21·연세대)가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리듬체조 여왕'에 등극하며 9월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향해 희망을 쐈다. 손연재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펼쳐진 대회 리듬체조 경기에서 개인종합을 포함해 후프, 볼 등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에서 최초의 길을 개척해온 손연재는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서도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한 데 이어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화려한 성적 이외에도 이번 대회의 의미는 남다르다. 유니버시아드는 흔히 대학생들의 축제라고 그 성격과 한계를 규정하지만 리듬체조 종목만은 올림픽, 세계선수권과 비교해 그 수준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리듬체조 종목에서 전성기를 맞는 선수들의 연령이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올림픽 개인종합 2회 연속 우승에 빛나는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에바(러시아)가 2011년 선전 대회에서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이 2013년 카잔 대회 개인종합 우승자라는 사실이 대회 수준을 증명한다. 이번 대회에도 쟁쟁한 선수들이 출전했다. 세계 정상을 다투는 러시아의 '투톱' 마문과 야나 쿠드랍체나가 불참했지만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 멜리치나 스타뉴타(벨라루스) 등 동유럽의 강호들이 대부분 출전해 만만치 않은 경쟁을 예고했다. 미국 CNN은 지난 5월 손연재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체조 심판인 기예르모 데 노 코마를 인용해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손연재의 현실적인 목표는 동메달이 될 것이라면서 손연재의 동메달 경쟁자로 두 선수를 꼽았는데, 그들이 바로 리자트디노바와 스타뉴타다. 그러나 손연재는 이들을 상대로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도리어 경쟁자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틈을 타 점수를 벌렸고, 마침내 개인종합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이어진 종목별 결승에서도 손연재는 첫 두 종목인 후프와 볼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수확했다. 손연재와 메달을 다툴 것으로 점쳐진 리자트디노바, 스타뉴타, 마리아 티토바(러시아) 등의 강호들이 잦은 범실로 평소 받았던 점수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을 보면 결정적인 순간 손연재의 집중력이 빛났음을 알 수 있다. '강심장'에서 우러나온 침착함은 손연재를 읽는 또 하나의 열쇳말이다.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강한 승리욕의 원천은 바로 강한 심장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이 지금의 손연재를 이끌었다. 손연재는 올 시즌 시작부터 발목 부상으로 고전했다. 부큐레슈티 월드컵과 국가대표 선발전 도중에는 기권할 정도로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손연재는 지난달 제천 아시아선수권을 마치지마자 러시아로 건너가 2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갔다. 평소에 힘든 티를 내지 않는 손연재가 "훈련량이 엄청났다"고 말할 정도의 고된 훈련이었다. 그만큼 이번 대회가 손연재에게는 중요했다. 손연재는 목표를 향해 무섭게 돌진하는 악바리 투지를 보였고, 승부수는 통했다. 러시아를 비롯한 과거 동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이 종목에서 손연재는 빠른 시간 안에 기량을 끌어올리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국제적인 인지도가 곧 대회에서의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치는 종목 특성상 9월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과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하는 손연재의 어깨에는 날개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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