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이자 증발”…고객 모르게 보험사가 챙겨

입력 2015.07.30 (12:23) 수정 2015.07.3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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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중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쳐준다는 말에 보험금을 바로 받지 않고 예치해 놨는데 하루 아침에 이자 수천만 원이 사라진 일이 생겼습니다.

알고 봤더니, 보험사가 이자부담때문에 고객도 모르게 내부 규정을 바꾼 걸로 드러났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부 윤모 씨는 13년 전 교통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상해 보험금 1억여 원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보험금을 예치하면 시중보다 높은 금리로 이자를 계산해준다는 보험사 말을 믿고 보험금을 찾지 않았습니다.

지난 12년동안 1억7백만 원에 대한 이자 5천여만 원이 붙었지만, 이달 들어 갑자기 이자가 1,890만 원으로 줄었습니다.

이자 3천만원이 사라진 것입니다.

<인터뷰> 윤00 : "너무 놀라서 말도 안나왔죠. 노후를 대비해서 안 쓰고 아껴두었던 돈이었는데."

보험사측이 이달부터 수령 예정일로부터 2년이 지난 이자를 삭감했기때문입니다.

현행법상 일정 기간 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으면 고객의 청구권이 소멸된 것으로 보는데 원금이 아닌 이자에 이 규정을 적용한 겁니다

<인터뷰> 00생명보험 관계자 : "미청구 보험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해왔는데요.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심화와 경영 악화로 청구권 시효 소멸 시점까지만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하게 됐습니다."

2000년대 초반 상당수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대신 이자를 주는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직접 보험금 원금을 굴려 더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저금리로 수익을 얻지 못하자 이자 지급을 중단하거나, 아예 줬던 이자까지 뺏는 겁니다.

<인터뷰> 이기욱(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 : "규정이 바뀐다 하더라도 이미 약정한 부분이기 때문에 기존 고객에게까지 (바뀐 규정을) 적용한다는 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논란이 일자 해당 보험사는 삭감한 이자를 고객에게 다시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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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 이자 증발”…고객 모르게 보험사가 챙겨
    • 입력 2015-07-30 12:24:56
    • 수정2015-07-30 1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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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중 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쳐준다는 말에 보험금을 바로 받지 않고 예치해 놨는데 하루 아침에 이자 수천만 원이 사라진 일이 생겼습니다.

알고 봤더니, 보험사가 이자부담때문에 고객도 모르게 내부 규정을 바꾼 걸로 드러났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부 윤모 씨는 13년 전 교통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상해 보험금 1억여 원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보험금을 예치하면 시중보다 높은 금리로 이자를 계산해준다는 보험사 말을 믿고 보험금을 찾지 않았습니다.

지난 12년동안 1억7백만 원에 대한 이자 5천여만 원이 붙었지만, 이달 들어 갑자기 이자가 1,890만 원으로 줄었습니다.

이자 3천만원이 사라진 것입니다.

<인터뷰> 윤00 : "너무 놀라서 말도 안나왔죠. 노후를 대비해서 안 쓰고 아껴두었던 돈이었는데."

보험사측이 이달부터 수령 예정일로부터 2년이 지난 이자를 삭감했기때문입니다.

현행법상 일정 기간 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으면 고객의 청구권이 소멸된 것으로 보는데 원금이 아닌 이자에 이 규정을 적용한 겁니다

<인터뷰> 00생명보험 관계자 : "미청구 보험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해왔는데요.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심화와 경영 악화로 청구권 시효 소멸 시점까지만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하게 됐습니다."

2000년대 초반 상당수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대신 이자를 주는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직접 보험금 원금을 굴려 더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저금리로 수익을 얻지 못하자 이자 지급을 중단하거나, 아예 줬던 이자까지 뺏는 겁니다.

<인터뷰> 이기욱(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 : "규정이 바뀐다 하더라도 이미 약정한 부분이기 때문에 기존 고객에게까지 (바뀐 규정을) 적용한다는 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논란이 일자 해당 보험사는 삭감한 이자를 고객에게 다시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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