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막 속 재벌’ 지분 2.4%…“전근대적 황제 경영”

입력 2015.08.04 (06:06) 수정 2015.08.0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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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경영권 분쟁은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독단적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전근대적인 이른바 '황제 경영' 속에서 공개적이고 투명한 승계 논의도 불가능했다는 겁니다.

최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내년 말 완공을 앞둔 제2롯데월드.

그룹 내부에서조차 반대가 있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밀어붙였다는 게 그룹 안팎의 중론입니다.

올해 94살인 신 총괄회장은, 임원 해임과 임명도 구두지시나 이른바 '지시서'만으로 명령할 정도로 절대적이었습니다.

<인터뷰> 천창민(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 : "개인에 의해서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성패가 좌지우지될 수 있는 이런 것들이 상당히 위험한 부분이다."

신 총괄회장이 가진 지분은 전체 그룹 주식의 0.05%, 일가의 보유주식을 다 합쳐도 지분율이 2.41%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계열사끼리 지배하고 지배받는 4백여 개의 순환출자를 통해 전권을 행사한 겁니다.

<녹취> 신봉삼(공정거래위 기업집단과장) : "아주 복잡한 형태입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책임경영이라든지 시장에 의한 경영 감시가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지배구조의 정점인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뿐 아니라 한일 계열사들의 지분을 누가 얼마나 가졌는지도 오리무중입니다.

일본 롯데 계열사는 전체가, 한국 롯데는 89%가 비상장기업으로 대부분의 정보가 감춰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롯데 그룹의 후계자를 정하는 투명한 논의와 검증은 애초에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인터뷰> 채이배(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 : "총수의 퇴임과 후계자의 승진이 적정한 시점에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혼란이 계속 야기되고 있습니다."

연 매출 83조 원, 임직원 10만 명의 대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후진적인 지배구조와 '황제 경영'이 결국 볼썽사나운 형제간의 다툼을 불렀습니다.

KBS 뉴스 최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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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8-04 07: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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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경영권 분쟁은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신격호 총괄회장의 독단적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전근대적인 이른바 '황제 경영' 속에서 공개적이고 투명한 승계 논의도 불가능했다는 겁니다.

최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내년 말 완공을 앞둔 제2롯데월드.

그룹 내부에서조차 반대가 있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밀어붙였다는 게 그룹 안팎의 중론입니다.

올해 94살인 신 총괄회장은, 임원 해임과 임명도 구두지시나 이른바 '지시서'만으로 명령할 정도로 절대적이었습니다.

<인터뷰> 천창민(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 : "개인에 의해서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성패가 좌지우지될 수 있는 이런 것들이 상당히 위험한 부분이다."

신 총괄회장이 가진 지분은 전체 그룹 주식의 0.05%, 일가의 보유주식을 다 합쳐도 지분율이 2.41%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계열사끼리 지배하고 지배받는 4백여 개의 순환출자를 통해 전권을 행사한 겁니다.

<녹취> 신봉삼(공정거래위 기업집단과장) : "아주 복잡한 형태입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책임경영이라든지 시장에 의한 경영 감시가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지배구조의 정점인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뿐 아니라 한일 계열사들의 지분을 누가 얼마나 가졌는지도 오리무중입니다.

일본 롯데 계열사는 전체가, 한국 롯데는 89%가 비상장기업으로 대부분의 정보가 감춰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롯데 그룹의 후계자를 정하는 투명한 논의와 검증은 애초에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인터뷰> 채이배(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 : "총수의 퇴임과 후계자의 승진이 적정한 시점에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혼란이 계속 야기되고 있습니다."

연 매출 83조 원, 임직원 10만 명의 대기업에 어울리지 않는 후진적인 지배구조와 '황제 경영'이 결국 볼썽사나운 형제간의 다툼을 불렀습니다.

KBS 뉴스 최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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