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뚜껑에 차량 ‘꽝’…사고 책임 떠넘기기?

입력 2015.08.04 (09:40) 수정 2015.08.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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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갑자기 튀어 오른 맨홀 뚜껑에 달리던 차량이 부딪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그런데, 관계 기관이 서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피해 구제는 물론, 현장 안전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최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로 위 맨홀이 있던 자리가 뻥 뚫려 있고, 뚜껑은 저만치 떨어져 나가 있습니다.

차량이 맨홀 위를 지나가면서 충격으로 뚜껑이 튀어 올랐고, 뒤따르던 차가 이 뚜껑과 부딪힌 겁니다.

<인터뷰> 김현승(사고차량 운전자) : "거의 뭐 보닛 부분에 다다랐을 때 '어, 이거 뭐가 날아왔네' 이렇게 느꼈죠. 그래서 내려서 보니까 맨홀 뚜껑이었더라고요."

운전자를 더 황당하게 한 건 사고 이후 관계기관의 조치였습니다.

구청 측은 맨홀 뚜껑에 한전 마크가 있다며 책임을 한전으로 떠넘겼습니다.

하지만 한전은 맨홀과 내부 설비가 한전의 규격에 맞지 않는다며,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는 맨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구청이 자체적으로 땅 밑에 전선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지중화 설비는 약관상으로도 구청이 관리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허일훈(한전 성동지사 배전운영부장) : "공중선 공급 지역에 지중선으로 시설하는 경우에는 고객의 희망에 따라서 고객이 시설하고 관리하게 돼 있습니다. (구청 관할의) 사근펌프장 구내에서부터 구청이 땅속으로 시설했기 때문에."

양측의 책임 공방 속에 사고 운전자는 자비로 차량을 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현승(사고차량 운전자) : "나라에서 관리하는 도로를 운행하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나라에서는 서로 다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담당 부서도 없어서 정말 답답한 노릇이죠."

구청 측은 뒤늦게 책임 소재가 가려지기 전이라도 피해 배상과 안전조치를 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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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홀 뚜껑에 차량 ‘꽝’…사고 책임 떠넘기기?
    • 입력 2015-08-04 09:42:30
    • 수정2015-08-04 10: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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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주 갑자기 튀어 오른 맨홀 뚜껑에 달리던 차량이 부딪치는 사고가 났습니다.

그런데, 관계 기관이 서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피해 구제는 물론, 현장 안전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최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로 위 맨홀이 있던 자리가 뻥 뚫려 있고, 뚜껑은 저만치 떨어져 나가 있습니다.

차량이 맨홀 위를 지나가면서 충격으로 뚜껑이 튀어 올랐고, 뒤따르던 차가 이 뚜껑과 부딪힌 겁니다.

<인터뷰> 김현승(사고차량 운전자) : "거의 뭐 보닛 부분에 다다랐을 때 '어, 이거 뭐가 날아왔네' 이렇게 느꼈죠. 그래서 내려서 보니까 맨홀 뚜껑이었더라고요."

운전자를 더 황당하게 한 건 사고 이후 관계기관의 조치였습니다.

구청 측은 맨홀 뚜껑에 한전 마크가 있다며 책임을 한전으로 떠넘겼습니다.

하지만 한전은 맨홀과 내부 설비가 한전의 규격에 맞지 않는다며,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는 맨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구청이 자체적으로 땅 밑에 전선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지중화 설비는 약관상으로도 구청이 관리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허일훈(한전 성동지사 배전운영부장) : "공중선 공급 지역에 지중선으로 시설하는 경우에는 고객의 희망에 따라서 고객이 시설하고 관리하게 돼 있습니다. (구청 관할의) 사근펌프장 구내에서부터 구청이 땅속으로 시설했기 때문에."

양측의 책임 공방 속에 사고 운전자는 자비로 차량을 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현승(사고차량 운전자) : "나라에서 관리하는 도로를 운행하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나라에서는 서로 다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담당 부서도 없어서 정말 답답한 노릇이죠."

구청 측은 뒤늦게 책임 소재가 가려지기 전이라도 피해 배상과 안전조치를 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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