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공사 대금 안줘”…흉기 난동

<앵커 멘트>

어젯밤, 도심 주택가에서 밀린 공사 대금을 달라며, 흉기 난동을 부리던 40대 남성이 경찰의 테이저건을 맞고 검거됐습니다.

불법 하도급 계약의 잘못된 관행 속에서 이런 갈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 10여 명에게 둘러싸인 40대 남성, 손엔 흉기까지 들려 있습니다.

하지만 20여 분 만에 경찰의 테이저건을 맞고 쓰러집니다.

갈등의 불씨는 밀린 공사대금,

<인터뷰> 이상헌 (청주 청원경찰서 강력계장) : "공사비 채권을 올해 6월 말까지 정산해주기로 했는데 정산해주지 않고 자신의 연락을 회피하자 격분해서 이때부터 찾아다녔다고..."

하도급 업체 사장인 47살 이 모 씨는 원청 업체 사장의 차량을 1.6km나 추격하다, 결국 자신의 차로 들이받은 뒤 흉기 난동을 벌였습니다.

<녹취> 목격자 (음성변조) : "쾅 소리가 난 거 아니에요, 벽에다 (차를 박아서). 그런데 안 열어주니까 문을 칼로 때려 부수고.."

지난달엔, 20미터 철골구조물 위에서 40대가 고공 시위를 벌이는 등 공사 대금 갈등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고된 불공정 하도급 행위 460건 가운데, 공사 대금 미지급 문제가 67.4%로 가장 많았습니다.

공사 발주자 모르게 불법 하도급 계약을 맺는 업계의 관행 때문에, 밀린 공사 대금의 해결이 쉽지 않습니다.

<녹취> 국토교통부 관계자(음성변조) : "원청업자 자체도 무등록자가 하는 경우, 면허를 빌려서 하는 경우도 있고(하니까) 민·형사 사건이 엉키고 이러거든요."

건설 경기 침체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밀린 공사 대금으로 인한 갈등 역시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