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미래 30년] 일본 지하 요새 안내판서 ‘강제 동원’ 왜곡

입력 2015.08.13 (21:23) 수정 2015.08.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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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차대전 말기 일본군은 '마츠시로 대본영'으로 불리는 대규모 지하요새를 비밀리에 건설하면서, 한국인들을 강제로 동원해 많은 희생자를 냈습니다.

그런데 강제 동원 사실을 적어 놓은 현장 안내판 내용이 엉뚱하게 변경된 사실이 최근 확인됐습니다.

윤석구 특파원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나가노현 산악 지대에 있는 마츠시로 대본영.

1944년 11월부터 이듬해 패전 때까지 일왕의 거처와 군 본부 등으로 쓰려고 일본군이 극비리에 지은 지하요샙니다.

전체 길이 12킬로미터가 넘는 이 대규모 지하호 건설엔 6천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강제로 동원됐습니다.

벽면엔 당시 작업자들이 써놓은 한글과 한자로 대구라고 적은 출신지 표시 등이 여러 곳에 남아 있습니다.

밤낮없이 계속된 가혹한 노역 현장에서 최소 2백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기타(나가노 평화인권회의 사무국장) : "다이나마이트 발파 작업중 대피가 늦거나 불발탄을 확인하다가 갑자기 폭발해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입구에 나가노시가 설치한 안내판엔 원래 '한국인들이 노동자로 강제 동원됐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한국인들이 반드시 강제로 동원된 것은 아니라는 등 여러 견해가 있다"고 내용 전체를 바꿔놨습니다.

<인터뷰> 시오이리(한국인 희생자 추도모임 대표) : "한반도에서 사람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사실을 감추고 전쟁 책임도 애매하게 변질시켜 버렸습니다."

지역 시민단체에선 원래대로 복원하라고 요구했지만, 나가노시는 이미 결정한 일이라며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나가노에서 KBS 뉴스 윤석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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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 70년 미래 30년] 일본 지하 요새 안내판서 ‘강제 동원’ 왜곡
    • 입력 2015-08-13 21:24:22
    • 수정2015-08-13 22: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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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차대전 말기 일본군은 '마츠시로 대본영'으로 불리는 대규모 지하요새를 비밀리에 건설하면서, 한국인들을 강제로 동원해 많은 희생자를 냈습니다.

그런데 강제 동원 사실을 적어 놓은 현장 안내판 내용이 엉뚱하게 변경된 사실이 최근 확인됐습니다.

윤석구 특파원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 나가노현 산악 지대에 있는 마츠시로 대본영.

1944년 11월부터 이듬해 패전 때까지 일왕의 거처와 군 본부 등으로 쓰려고 일본군이 극비리에 지은 지하요샙니다.

전체 길이 12킬로미터가 넘는 이 대규모 지하호 건설엔 6천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강제로 동원됐습니다.

벽면엔 당시 작업자들이 써놓은 한글과 한자로 대구라고 적은 출신지 표시 등이 여러 곳에 남아 있습니다.

밤낮없이 계속된 가혹한 노역 현장에서 최소 2백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터뷰> 기타(나가노 평화인권회의 사무국장) : "다이나마이트 발파 작업중 대피가 늦거나 불발탄을 확인하다가 갑자기 폭발해 사망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입구에 나가노시가 설치한 안내판엔 원래 '한국인들이 노동자로 강제 동원됐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한국인들이 반드시 강제로 동원된 것은 아니라는 등 여러 견해가 있다"고 내용 전체를 바꿔놨습니다.

<인터뷰> 시오이리(한국인 희생자 추도모임 대표) : "한반도에서 사람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사실을 감추고 전쟁 책임도 애매하게 변질시켜 버렸습니다."

지역 시민단체에선 원래대로 복원하라고 요구했지만, 나가노시는 이미 결정한 일이라며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나가노에서 KBS 뉴스 윤석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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