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그램] 스포츠 용어에 남아있는 일본어
입력 2015.08.17 (08:43)
수정 2015.08.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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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주말 광복 70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는데요, 우리나라 스포츠 용어는 아직도 일본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갑자기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가 무심코 쓰는 스포츠 용어들의 어원이 어디서 왔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이라죠?
<답변>
사실 일본에선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을 영어식 표현인 가타카나를 사용해 발음합니다.
예를 들면 축구를 사카, 농구를 ‘바스케토보루’라고 부르는데요.
야구만은 ‘야큐’라는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야구라는 단어를 보겠습니다.
‘들 야’자에 ‘공 구’자, 즉 들에서 하는 공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자의 의미만 본다면 현대야구와 별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잔디에서 하는 스포츠인 축구나 골프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야큐’라는 명칭은 야구를 일본에 보급한 ‘마사오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됐습니다.
이 사람의 어린 시절 이름이 ‘노보루’였는데, 보루(BALL)가 일본어로 공이거든요.
‘노보루’를 세련되게 표현하면서, 야구가 탄생했습니다.
‘들 야’자의 일본식 발음인 ‘노’와 관련이 있고, 들판이라는 뜻과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습니다.
<질문>
예전 영화에서 보니까 ‘베쓰볼’이라고 부르는 걸 본 기억이 나는데요?
<답변>
YMCA 야구단이란 영화에서 다룬 내용인데요, 실제 ‘베쓰볼’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국내에 소개될 때는 격구나 타구로 불리다가, ‘베쓰볼’을 거쳐서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야구로 정착되었습니다.
조선 최강 야구팀의 사연을 담았던 영화 ‘YMCA 야구단’ 포스터에서 베쓰볼이란 명칭이 나옵니다.
사실 격구나 타구라는 표현도 의미를 살린 좋은 이름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제 시대부터는 야구라 불렸지만, ‘루구’라는 이름이 사용된 것도 알 수 있습니다.
1957년 동산고등학교가 청룡기 3년 연속 우승기의 모습인데요, 한자로 중등학교 ‘루구선수권대회’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어쩌면 ‘BASEBALL’이라는 영어에 가장 가까운 표현이 ‘루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식 명칭은 야구였지만 때로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질문>
그럼 중국이나 타이완등 중화권에서는 야구를 다르게 부르나요?
<답변>
같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타이완에서 한자로 야구를 쓰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야구라는 일본식 표현이나, 영어의 베이스볼 대신 독창적인 단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중국이나 타이완에서 야구를 부르는 이름, 바로 봉구입니다.
나무로 된 방망이로 하는 공놀이, 그러니까 공과 배트를 사용하는 야구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본식 표현인 야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우리와는 다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축구라는 이름도 사실 일본어에서 유래가 되었다죠?
<답변>
일본어에도 나왔지만, 일본에선 축구를 영어식 표현인 사카라고 표현합니다.
결국 축구를 축구로 부르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蹴球)’는 ‘차다’라는 뜻의 ‘蹴る(케루)’에서 나온 단어인데요, 일상생활에선 많이 사용하지만, 축구를 지칭하는 표현으론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축구는 1국가 1협회 원칙이 있는데요, 이 원칙에 따라서 일제 강점기때 조선축구협회가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축구협회 대신 일본사카협회로 이름을 바꿨거든요, 우리는 해방 이후에도 축구협회란 명칭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질문>
축이라는 한자가 중국에서 거의 쓰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중국에선 뭐라고 부르나요?
<답변>
풋볼이 발로하는 공놀이인데, 한문으로 표현하면 바로 족구입니다.
실제 중국에서는 축구라는 명칭 대신에 족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명칭일 수도 있는데, 발로 하는 스포츠인 축구의 특성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바로 족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발로 하는 배구 비슷한 스포츠를 족구라고 표현하는데요.
실제 한자의 의미를 따진다면 축구보다는 족구가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야구와 축구라는 명칭을 다시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잘못된 용어라도 바로 잡으면 좋을 텐데요?
<답변>
특히 야구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요, 일본식 용어들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야구에서 자살이란 용어가 있는데,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수비수가 직접 아웃시키는 것을 자살이라고 하는데, 어감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도루하다 실패하는 것을 도루자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웬만한 야구팬이 아니면 쉽지 않은 단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데드볼이나 포볼같은 잘못된 일본식 영어들을 바로 잡아온 것도 있는데요, 야구계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반면 개인적으로 방어율 같은 표현은 일본식이긴 하지만 평균 자책점이라는 것보단 명확한 표현인데, 야구계에서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앵커 멘트>
한성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지난 주말 광복 70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는데요, 우리나라 스포츠 용어는 아직도 일본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갑자기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가 무심코 쓰는 스포츠 용어들의 어원이 어디서 왔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이라죠?
<답변>
사실 일본에선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을 영어식 표현인 가타카나를 사용해 발음합니다.
예를 들면 축구를 사카, 농구를 ‘바스케토보루’라고 부르는데요.
야구만은 ‘야큐’라는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야구라는 단어를 보겠습니다.
‘들 야’자에 ‘공 구’자, 즉 들에서 하는 공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자의 의미만 본다면 현대야구와 별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잔디에서 하는 스포츠인 축구나 골프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야큐’라는 명칭은 야구를 일본에 보급한 ‘마사오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됐습니다.
이 사람의 어린 시절 이름이 ‘노보루’였는데, 보루(BALL)가 일본어로 공이거든요.
‘노보루’를 세련되게 표현하면서, 야구가 탄생했습니다.
‘들 야’자의 일본식 발음인 ‘노’와 관련이 있고, 들판이라는 뜻과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습니다.
<질문>
예전 영화에서 보니까 ‘베쓰볼’이라고 부르는 걸 본 기억이 나는데요?
<답변>
YMCA 야구단이란 영화에서 다룬 내용인데요, 실제 ‘베쓰볼’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국내에 소개될 때는 격구나 타구로 불리다가, ‘베쓰볼’을 거쳐서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야구로 정착되었습니다.
조선 최강 야구팀의 사연을 담았던 영화 ‘YMCA 야구단’ 포스터에서 베쓰볼이란 명칭이 나옵니다.
사실 격구나 타구라는 표현도 의미를 살린 좋은 이름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제 시대부터는 야구라 불렸지만, ‘루구’라는 이름이 사용된 것도 알 수 있습니다.
1957년 동산고등학교가 청룡기 3년 연속 우승기의 모습인데요, 한자로 중등학교 ‘루구선수권대회’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어쩌면 ‘BASEBALL’이라는 영어에 가장 가까운 표현이 ‘루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식 명칭은 야구였지만 때로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질문>
그럼 중국이나 타이완등 중화권에서는 야구를 다르게 부르나요?
<답변>
같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타이완에서 한자로 야구를 쓰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야구라는 일본식 표현이나, 영어의 베이스볼 대신 독창적인 단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중국이나 타이완에서 야구를 부르는 이름, 바로 봉구입니다.
나무로 된 방망이로 하는 공놀이, 그러니까 공과 배트를 사용하는 야구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본식 표현인 야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우리와는 다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축구라는 이름도 사실 일본어에서 유래가 되었다죠?
<답변>
일본어에도 나왔지만, 일본에선 축구를 영어식 표현인 사카라고 표현합니다.
결국 축구를 축구로 부르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蹴球)’는 ‘차다’라는 뜻의 ‘蹴る(케루)’에서 나온 단어인데요, 일상생활에선 많이 사용하지만, 축구를 지칭하는 표현으론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축구는 1국가 1협회 원칙이 있는데요, 이 원칙에 따라서 일제 강점기때 조선축구협회가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축구협회 대신 일본사카협회로 이름을 바꿨거든요, 우리는 해방 이후에도 축구협회란 명칭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질문>
축이라는 한자가 중국에서 거의 쓰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중국에선 뭐라고 부르나요?
<답변>
풋볼이 발로하는 공놀이인데, 한문으로 표현하면 바로 족구입니다.
실제 중국에서는 축구라는 명칭 대신에 족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명칭일 수도 있는데, 발로 하는 스포츠인 축구의 특성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바로 족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발로 하는 배구 비슷한 스포츠를 족구라고 표현하는데요.
실제 한자의 의미를 따진다면 축구보다는 족구가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야구와 축구라는 명칭을 다시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잘못된 용어라도 바로 잡으면 좋을 텐데요?
<답변>
특히 야구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요, 일본식 용어들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야구에서 자살이란 용어가 있는데,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수비수가 직접 아웃시키는 것을 자살이라고 하는데, 어감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도루하다 실패하는 것을 도루자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웬만한 야구팬이 아니면 쉽지 않은 단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데드볼이나 포볼같은 잘못된 일본식 영어들을 바로 잡아온 것도 있는데요, 야구계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반면 개인적으로 방어율 같은 표현은 일본식이긴 하지만 평균 자책점이라는 것보단 명확한 표현인데, 야구계에서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앵커 멘트>
한성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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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8-17 08:45:41
- 수정2015-08-17 11: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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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광복 70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는데요, 우리나라 스포츠 용어는 아직도 일본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갑자기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가 무심코 쓰는 스포츠 용어들의 어원이 어디서 왔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이라죠?
<답변>
사실 일본에선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을 영어식 표현인 가타카나를 사용해 발음합니다.
예를 들면 축구를 사카, 농구를 ‘바스케토보루’라고 부르는데요.
야구만은 ‘야큐’라는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야구라는 단어를 보겠습니다.
‘들 야’자에 ‘공 구’자, 즉 들에서 하는 공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자의 의미만 본다면 현대야구와 별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잔디에서 하는 스포츠인 축구나 골프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야큐’라는 명칭은 야구를 일본에 보급한 ‘마사오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됐습니다.
이 사람의 어린 시절 이름이 ‘노보루’였는데, 보루(BALL)가 일본어로 공이거든요.
‘노보루’를 세련되게 표현하면서, 야구가 탄생했습니다.
‘들 야’자의 일본식 발음인 ‘노’와 관련이 있고, 들판이라는 뜻과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습니다.
<질문>
예전 영화에서 보니까 ‘베쓰볼’이라고 부르는 걸 본 기억이 나는데요?
<답변>
YMCA 야구단이란 영화에서 다룬 내용인데요, 실제 ‘베쓰볼’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국내에 소개될 때는 격구나 타구로 불리다가, ‘베쓰볼’을 거쳐서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야구로 정착되었습니다.
조선 최강 야구팀의 사연을 담았던 영화 ‘YMCA 야구단’ 포스터에서 베쓰볼이란 명칭이 나옵니다.
사실 격구나 타구라는 표현도 의미를 살린 좋은 이름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제 시대부터는 야구라 불렸지만, ‘루구’라는 이름이 사용된 것도 알 수 있습니다.
1957년 동산고등학교가 청룡기 3년 연속 우승기의 모습인데요, 한자로 중등학교 ‘루구선수권대회’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어쩌면 ‘BASEBALL’이라는 영어에 가장 가까운 표현이 ‘루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식 명칭은 야구였지만 때로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질문>
그럼 중국이나 타이완등 중화권에서는 야구를 다르게 부르나요?
<답변>
같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타이완에서 한자로 야구를 쓰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야구라는 일본식 표현이나, 영어의 베이스볼 대신 독창적인 단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중국이나 타이완에서 야구를 부르는 이름, 바로 봉구입니다.
나무로 된 방망이로 하는 공놀이, 그러니까 공과 배트를 사용하는 야구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본식 표현인 야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우리와는 다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축구라는 이름도 사실 일본어에서 유래가 되었다죠?
<답변>
일본어에도 나왔지만, 일본에선 축구를 영어식 표현인 사카라고 표현합니다.
결국 축구를 축구로 부르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蹴球)’는 ‘차다’라는 뜻의 ‘蹴る(케루)’에서 나온 단어인데요, 일상생활에선 많이 사용하지만, 축구를 지칭하는 표현으론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축구는 1국가 1협회 원칙이 있는데요, 이 원칙에 따라서 일제 강점기때 조선축구협회가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축구협회 대신 일본사카협회로 이름을 바꿨거든요, 우리는 해방 이후에도 축구협회란 명칭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질문>
축이라는 한자가 중국에서 거의 쓰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중국에선 뭐라고 부르나요?
<답변>
풋볼이 발로하는 공놀이인데, 한문으로 표현하면 바로 족구입니다.
실제 중국에서는 축구라는 명칭 대신에 족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명칭일 수도 있는데, 발로 하는 스포츠인 축구의 특성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바로 족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발로 하는 배구 비슷한 스포츠를 족구라고 표현하는데요.
실제 한자의 의미를 따진다면 축구보다는 족구가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야구와 축구라는 명칭을 다시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잘못된 용어라도 바로 잡으면 좋을 텐데요?
<답변>
특히 야구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요, 일본식 용어들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야구에서 자살이란 용어가 있는데,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수비수가 직접 아웃시키는 것을 자살이라고 하는데, 어감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도루하다 실패하는 것을 도루자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웬만한 야구팬이 아니면 쉽지 않은 단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데드볼이나 포볼같은 잘못된 일본식 영어들을 바로 잡아온 것도 있는데요, 야구계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반면 개인적으로 방어율 같은 표현은 일본식이긴 하지만 평균 자책점이라는 것보단 명확한 표현인데, 야구계에서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앵커 멘트>
한성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지난 주말 광복 70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졌는데요, 우리나라 스포츠 용어는 아직도 일본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갑자기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우리가 무심코 쓰는 스포츠 용어들의 어원이 어디서 왔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
한성윤 기자!!! 한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야구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이라죠?
<답변>
사실 일본에선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을 영어식 표현인 가타카나를 사용해 발음합니다.
예를 들면 축구를 사카, 농구를 ‘바스케토보루’라고 부르는데요.
야구만은 ‘야큐’라는 일본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야구라는 단어를 보겠습니다.
‘들 야’자에 ‘공 구’자, 즉 들에서 하는 공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자의 의미만 본다면 현대야구와 별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잔디에서 하는 스포츠인 축구나 골프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야큐’라는 명칭은 야구를 일본에 보급한 ‘마사오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됐습니다.
이 사람의 어린 시절 이름이 ‘노보루’였는데, 보루(BALL)가 일본어로 공이거든요.
‘노보루’를 세련되게 표현하면서, 야구가 탄생했습니다.
‘들 야’자의 일본식 발음인 ‘노’와 관련이 있고, 들판이라는 뜻과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없습니다.
<질문>
예전 영화에서 보니까 ‘베쓰볼’이라고 부르는 걸 본 기억이 나는데요?
<답변>
YMCA 야구단이란 영화에서 다룬 내용인데요, 실제 ‘베쓰볼’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처음에 국내에 소개될 때는 격구나 타구로 불리다가, ‘베쓰볼’을 거쳐서 일제 시대를 거치면서 야구로 정착되었습니다.
조선 최강 야구팀의 사연을 담았던 영화 ‘YMCA 야구단’ 포스터에서 베쓰볼이란 명칭이 나옵니다.
사실 격구나 타구라는 표현도 의미를 살린 좋은 이름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제 시대부터는 야구라 불렸지만, ‘루구’라는 이름이 사용된 것도 알 수 있습니다.
1957년 동산고등학교가 청룡기 3년 연속 우승기의 모습인데요, 한자로 중등학교 ‘루구선수권대회’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어쩌면 ‘BASEBALL’이라는 영어에 가장 가까운 표현이 ‘루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식 명칭은 야구였지만 때로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질문>
그럼 중국이나 타이완등 중화권에서는 야구를 다르게 부르나요?
<답변>
같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타이완에서 한자로 야구를 쓰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야구라는 일본식 표현이나, 영어의 베이스볼 대신 독창적인 단어를 만들어냈습니다.
중국이나 타이완에서 야구를 부르는 이름, 바로 봉구입니다.
나무로 된 방망이로 하는 공놀이, 그러니까 공과 배트를 사용하는 야구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본식 표현인 야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우리와는 다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축구라는 이름도 사실 일본어에서 유래가 되었다죠?
<답변>
일본어에도 나왔지만, 일본에선 축구를 영어식 표현인 사카라고 표현합니다.
결국 축구를 축구로 부르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蹴球)’는 ‘차다’라는 뜻의 ‘蹴る(케루)’에서 나온 단어인데요, 일상생활에선 많이 사용하지만, 축구를 지칭하는 표현으론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축구는 1국가 1협회 원칙이 있는데요, 이 원칙에 따라서 일제 강점기때 조선축구협회가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축구협회 대신 일본사카협회로 이름을 바꿨거든요, 우리는 해방 이후에도 축구협회란 명칭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질문>
축이라는 한자가 중국에서 거의 쓰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중국에선 뭐라고 부르나요?
<답변>
풋볼이 발로하는 공놀이인데, 한문으로 표현하면 바로 족구입니다.
실제 중국에서는 축구라는 명칭 대신에 족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명칭일 수도 있는데, 발로 하는 스포츠인 축구의 특성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바로 족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발로 하는 배구 비슷한 스포츠를 족구라고 표현하는데요.
실제 한자의 의미를 따진다면 축구보다는 족구가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야구와 축구라는 명칭을 다시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잘못된 용어라도 바로 잡으면 좋을 텐데요?
<답변>
특히 야구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요, 일본식 용어들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야구에서 자살이란 용어가 있는데,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수비수가 직접 아웃시키는 것을 자살이라고 하는데, 어감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도루하다 실패하는 것을 도루자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웬만한 야구팬이 아니면 쉽지 않은 단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데드볼이나 포볼같은 잘못된 일본식 영어들을 바로 잡아온 것도 있는데요, 야구계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반면 개인적으로 방어율 같은 표현은 일본식이긴 하지만 평균 자책점이라는 것보단 명확한 표현인데, 야구계에서 쓰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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