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vs 서울시…시간도 ‘분단’

입력 2015.08.17 (12:18) 수정 2015.08.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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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각은 12시 18분, 하지만 지금 북한은 30분이 늦습니다.

인터넷에서 평양 시간을 검색해봐도 이렇게 서울 시간, 평양 시간 두 개의 시각이 뜹니다.

만약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면 관광객들은 30분 시차를 겪게 되는 겁니다.

이같은 변화는 북한이 광복절인 지난 15일부터 표준 시간을 30분 늦춘 '평양시'를 새로 쓰겠다고 공표한데 따른 것입니다.

가장 먼저 변화를 체감한 사람들은 개성공단 기업인들입니다.

오늘부터 개성에 들어갈 때는 30분 느려진 북측 시간에 맞춰 시계 바늘을 30분 되감고, 내려올때는 다시 30분 앞당겨 조정해야 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오늘부터 개성공단 첫 출경 시간이 기존 오전 8시30분에서 9시로, 마지막 입경 시간은 오후 5시에서 5시 30분으로 각각 변경됐습니다.

서울과 평양.

60년 넘게 제각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적어도 물리적 시간만은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가르는 기준인 경도상 서울과 평양은 거의 같은 선상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적으로 표준시라는 개념은 편의상 일정 구역 내 시간을 통일해서 혼란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건데요, 1908년 대한제국이 처음으로 동경 127.5도를 우리나라 표준시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일본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자신들 기준인 동경 135도로 바꿔버립니다.

북한이 표준시를 변경한 이유로 내세운 것도 이런 일제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표준시의 광복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여러 차례 일본 기준 대신 127.5도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제 거래가 30분 단위보다는 1시간 단위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주한 미군의 군사 작전 변경 등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해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북한의 평양시가 새로 생기면서 우리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출입경과 같은 남북 교류, 장기적으로는 남북 통합과 동질성 회복에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분단 70주년, 북한의 지뢰 도발 사건으로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는 남북이 시간의 분단마저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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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시 vs 서울시…시간도 ‘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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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08-17 13: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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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각은 12시 18분, 하지만 지금 북한은 30분이 늦습니다.

인터넷에서 평양 시간을 검색해봐도 이렇게 서울 시간, 평양 시간 두 개의 시각이 뜹니다.

만약 금강산 관광이 재개된다면 관광객들은 30분 시차를 겪게 되는 겁니다.

이같은 변화는 북한이 광복절인 지난 15일부터 표준 시간을 30분 늦춘 '평양시'를 새로 쓰겠다고 공표한데 따른 것입니다.

가장 먼저 변화를 체감한 사람들은 개성공단 기업인들입니다.

오늘부터 개성에 들어갈 때는 30분 느려진 북측 시간에 맞춰 시계 바늘을 30분 되감고, 내려올때는 다시 30분 앞당겨 조정해야 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오늘부터 개성공단 첫 출경 시간이 기존 오전 8시30분에서 9시로, 마지막 입경 시간은 오후 5시에서 5시 30분으로 각각 변경됐습니다.

서울과 평양.

60년 넘게 제각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적어도 물리적 시간만은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을 가르는 기준인 경도상 서울과 평양은 거의 같은 선상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국제적으로 표준시라는 개념은 편의상 일정 구역 내 시간을 통일해서 혼란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건데요, 1908년 대한제국이 처음으로 동경 127.5도를 우리나라 표준시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일본이 우리나라 표준시를 자신들 기준인 동경 135도로 바꿔버립니다.

북한이 표준시를 변경한 이유로 내세운 것도 이런 일제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표준시의 광복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여러 차례 일본 기준 대신 127.5도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제 거래가 30분 단위보다는 1시간 단위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주한 미군의 군사 작전 변경 등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해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북한의 평양시가 새로 생기면서 우리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출입경과 같은 남북 교류, 장기적으로는 남북 통합과 동질성 회복에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분단 70주년, 북한의 지뢰 도발 사건으로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는 남북이 시간의 분단마저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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