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나도 모르게 ‘찰칵’…‘몰카’ 공포 확산

입력 2015.09.04 (08:31) 수정 2015.09.0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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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얼굴과 은밀한 신체 부위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개가 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요?

이른바 ‘워터파크 몰카’ 사건으로 촉발된 몰카 공포.

문제는 이게 점점 더 확산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하철에서 다수 여성들의 신체부위를 촬영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학교에서 여자 선생님의 속옷을 몰래 찍은 고등학생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몰카 영상은 인터넷 등을 통해 거래까지 되고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다수의 여성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몰카 파문’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에 있는 한 고등학교입니다.

지난주부터 이 학교 학생들 사이에는 선뜻 믿어지지 않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녹취> ㅇㅇ 고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소문은 (지난주) 화요일부터 난 거 같아요. 휴대전화 가지고 몰래 찍었다고.”

<녹취> ㅇㅇ 고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소문으로 퍼져서 저도 친구가 알려줘서 알았어요. 선생님들 계단 올라가시거나 할 때 찍은 것 같은데…….”

학교 여교사들의 신체를 촬영한 몰래 카메라 영상이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

학교 측은 반신반의하며, 소문의 진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믿기 힘들었던 이 소문은 정말 사실로 드러납니다.

<녹취> ㅇㅇ 고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막 한참 찾다가 ㅇㅇ드라이브라고 거기에 사진이 몇 컷이 있었나 봐요. 그 내용을 그 선생님이 확인하고 지웠어요.”

문제의 영상은 한 남학생이 20~30대의 젊은 여교사들을 몰래 촬영한 영상이었습니다.

수업시간, 치마를 입은 여교사가 주변에 오면, 휴대 전화를 이용해 몰래 속옷 부위를 촬영한 겁니다.

지난 7월부터 40여 일 동안 모두 5명의 여교사가 이런 몰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ㅇㅇ 고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그 학생이 제일 뒤에 앉는대요 일부러. 확인하는 데에 두 시간 정도 걸렸어요. 최종으로 ㅇㅇ드라이브 거기에 사진이 있었어요.. 휴대전화에는 없었어요.”

그저 학생의 장난으로 넘기기에는 피해가 너무 컸습니다.

꿈에도 모르게 자신의 신체 부위를 촬영당한 여교사 가운데 일부는 큰 정신적 충격에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입니다.

<녹취> ㅇㅇ고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징계 최고 수위가 퇴학이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동의를 해서 기한을 정해주고 이 아이를 빨리 전학을 가도록 하자 그렇지 않으면 바로 퇴학 처리를 하자….”

이번엔 대전의 한 기차역.

대합실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여성의 뒤를 바짝 쫓아가는 남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고개를 푹 숙인 남성.

뭘하나 봤더니, 스마트폰으로 앞선 여성의 치맛 속을 몰래 촬영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히게 된 50대 남성.

놀랍게도 이 남성의 스마트폰 안에서는 여성 4백여 명을 몰래 찍은 동영상과 사진이 나왔습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그냥 외롭고 호기심에 (했어요). 그냥 휴대전화에 보관돼 있는 거예요. 한 번 보고 그냥 놔두는 거예요.”

이 뿐 만이 아닙니다.

얼마전 공개돼 충격을 준, 피해자가 2백여 명이 넘는다는 대형 워터파크 탈의실 동영상.

한 의사는 병원과 길거리 등에서,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촬영해 보관하다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지하철과 병원, 탈의실, 거리 할 것 없이 등장하는 몰래 카메라들.

이쯤되면 안심할 곳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만도 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제일 큰 문제는 범죄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는 거죠. 그래서 흥미와 재미 또는 호기심으로 뛰어들게 되는 거죠. 아 이 카메라 기술들이 신기하구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서 그런 종류의 첨단 IT 기술을 가지고 활용해 보고 싶어 하는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특히, 휴대전화를 넘어, 기상천외한 모양의 초소형 카메라가 앞다퉈 출시되면서, 일부는 몰카에 악용될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단추와 넥타이, 벨트 모양은 물론, 안경, 볼펜에 자동차 열쇠까지.

얼핏보면, 일상용품처럼 보이지만 이게 모두 고화질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녹취> 초소형카메라 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여기서)판매 안 되는 것까지 100가지가 넘지 않나 싶은데요. 종류별로. 워낙 카메라 모듈 자체가 작게 나오다 보니까 어디든 어느 곳이든 집어넣을 수 있다는…….”

시중에서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초소형 카메라.

휴대가 쉽고 크기가 작을수록 판매도 잘 되는 편입니다.

<녹취> 초소형카메라 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꾸준히 판매되는 건 볼펜형. 그리고 USB 캠코더 그런 쪽이 아무래도 갖고 다니기 쉽고 소지하기 쉬운 제품들이 많이 나가죠.”

취재팀은 몰래 카메라의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해,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채 거리로 나가봤는데요,

과연 사람들은 자신들이 몰래 찍히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을까?

<녹취> 제작진 : "어떤 게 몰래카메라인지 아시겠어요?"

취재팀의 소지품을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는 시민들.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는데도, 쉽게 찾지를 못합니다.

<인터뷰> 이다원(서울시 서초구) : “전혀 생각 못 했어요. 휴대전화만 몰카라 생각하지 다른 건 생각 안하기 때문에 잘 모를 것 같아요.”

<인터뷰> 이정민(수원시 장안구) : “그냥 차 열쇠 같고 안경 같은데 몰카라니까 되게 무섭기도 하고 어쩌면 지금 몇 번 찍혔을지도 모르니까 되게 불안해요.”

더 큰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찍힌 몰카 영상 가운데 일부는 돈을 목적으로 거래까지 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몇몇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보니, '몰카'라는 제목을 단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파문을 일으킨 ‘워터파크 몰카’ 역시 인터넷을 통해 돈을 받고 거래가 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는데요,

수요가 많을수록 피해도 커질 수 있는 만큼,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처음에는 관람만 했던 사람들이 경제적 이득이 발생한다는 걸 알고는 너 나 할 것 없이 마구 뛰어들기 시작한 거죠. 실제로 처벌이 내려지는 수위는 벌금형 밖에는 내려지지 않으니까 그게 어떻게 보면 더 이런 종류의 행위들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는 거죠.”

경찰은,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신체접촉을 하지 않더라도, 몰카 범죄는 명백한 성범죄에 해당한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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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나도 모르게 ‘찰칵’…‘몰카’ 공포 확산
    • 입력 2015-09-04 08:33:03
    • 수정2015-09-04 09: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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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얼굴과 은밀한 신체 부위가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개가 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일까요?

이른바 ‘워터파크 몰카’ 사건으로 촉발된 몰카 공포.

문제는 이게 점점 더 확산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하철에서 다수 여성들의 신체부위를 촬영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 학교에서 여자 선생님의 속옷을 몰래 찍은 고등학생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몰카 영상은 인터넷 등을 통해 거래까지 되고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다수의 여성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몰카 파문’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에 있는 한 고등학교입니다.

지난주부터 이 학교 학생들 사이에는 선뜻 믿어지지 않는 소문이 돌았다고 합니다.

<녹취> ㅇㅇ 고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소문은 (지난주) 화요일부터 난 거 같아요. 휴대전화 가지고 몰래 찍었다고.”

<녹취> ㅇㅇ 고등학교 학생 (음성변조) “소문으로 퍼져서 저도 친구가 알려줘서 알았어요. 선생님들 계단 올라가시거나 할 때 찍은 것 같은데…….”

학교 여교사들의 신체를 촬영한 몰래 카메라 영상이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

학교 측은 반신반의하며, 소문의 진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믿기 힘들었던 이 소문은 정말 사실로 드러납니다.

<녹취> ㅇㅇ 고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막 한참 찾다가 ㅇㅇ드라이브라고 거기에 사진이 몇 컷이 있었나 봐요. 그 내용을 그 선생님이 확인하고 지웠어요.”

문제의 영상은 한 남학생이 20~30대의 젊은 여교사들을 몰래 촬영한 영상이었습니다.

수업시간, 치마를 입은 여교사가 주변에 오면, 휴대 전화를 이용해 몰래 속옷 부위를 촬영한 겁니다.

지난 7월부터 40여 일 동안 모두 5명의 여교사가 이런 몰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ㅇㅇ 고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그 학생이 제일 뒤에 앉는대요 일부러. 확인하는 데에 두 시간 정도 걸렸어요. 최종으로 ㅇㅇ드라이브 거기에 사진이 있었어요.. 휴대전화에는 없었어요.”

그저 학생의 장난으로 넘기기에는 피해가 너무 컸습니다.

꿈에도 모르게 자신의 신체 부위를 촬영당한 여교사 가운데 일부는 큰 정신적 충격에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입니다.

<녹취> ㅇㅇ고등학교 관계자 (음성변조) “징계 최고 수위가 퇴학이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동의를 해서 기한을 정해주고 이 아이를 빨리 전학을 가도록 하자 그렇지 않으면 바로 퇴학 처리를 하자….”

이번엔 대전의 한 기차역.

대합실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여성의 뒤를 바짝 쫓아가는 남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고개를 푹 숙인 남성.

뭘하나 봤더니, 스마트폰으로 앞선 여성의 치맛 속을 몰래 촬영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히게 된 50대 남성.

놀랍게도 이 남성의 스마트폰 안에서는 여성 4백여 명을 몰래 찍은 동영상과 사진이 나왔습니다.

<녹취> 피의자 (음성변조) : “그냥 외롭고 호기심에 (했어요). 그냥 휴대전화에 보관돼 있는 거예요. 한 번 보고 그냥 놔두는 거예요.”

이 뿐 만이 아닙니다.

얼마전 공개돼 충격을 준, 피해자가 2백여 명이 넘는다는 대형 워터파크 탈의실 동영상.

한 의사는 병원과 길거리 등에서,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촬영해 보관하다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지하철과 병원, 탈의실, 거리 할 것 없이 등장하는 몰래 카메라들.

이쯤되면 안심할 곳이 없다는 얘기가 나올만도 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제일 큰 문제는 범죄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는 거죠. 그래서 흥미와 재미 또는 호기심으로 뛰어들게 되는 거죠. 아 이 카메라 기술들이 신기하구나.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서 그런 종류의 첨단 IT 기술을 가지고 활용해 보고 싶어 하는 이런 호기심에서 출발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특히, 휴대전화를 넘어, 기상천외한 모양의 초소형 카메라가 앞다퉈 출시되면서, 일부는 몰카에 악용될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단추와 넥타이, 벨트 모양은 물론, 안경, 볼펜에 자동차 열쇠까지.

얼핏보면, 일상용품처럼 보이지만 이게 모두 고화질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녹취> 초소형카메라 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 “(여기서)판매 안 되는 것까지 100가지가 넘지 않나 싶은데요. 종류별로. 워낙 카메라 모듈 자체가 작게 나오다 보니까 어디든 어느 곳이든 집어넣을 수 있다는…….”

시중에서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초소형 카메라.

휴대가 쉽고 크기가 작을수록 판매도 잘 되는 편입니다.

<녹취> 초소형카메라 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꾸준히 판매되는 건 볼펜형. 그리고 USB 캠코더 그런 쪽이 아무래도 갖고 다니기 쉽고 소지하기 쉬운 제품들이 많이 나가죠.”

취재팀은 몰래 카메라의 심각성을 알아보기 위해,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채 거리로 나가봤는데요,

과연 사람들은 자신들이 몰래 찍히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을까?

<녹취> 제작진 : "어떤 게 몰래카메라인지 아시겠어요?"

취재팀의 소지품을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는 시민들.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는데도, 쉽게 찾지를 못합니다.

<인터뷰> 이다원(서울시 서초구) : “전혀 생각 못 했어요. 휴대전화만 몰카라 생각하지 다른 건 생각 안하기 때문에 잘 모를 것 같아요.”

<인터뷰> 이정민(수원시 장안구) : “그냥 차 열쇠 같고 안경 같은데 몰카라니까 되게 무섭기도 하고 어쩌면 지금 몇 번 찍혔을지도 모르니까 되게 불안해요.”

더 큰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찍힌 몰카 영상 가운데 일부는 돈을 목적으로 거래까지 되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몇몇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보니, '몰카'라는 제목을 단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파문을 일으킨 ‘워터파크 몰카’ 역시 인터넷을 통해 돈을 받고 거래가 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는데요,

수요가 많을수록 피해도 커질 수 있는 만큼,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인터뷰> 이수정(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처음에는 관람만 했던 사람들이 경제적 이득이 발생한다는 걸 알고는 너 나 할 것 없이 마구 뛰어들기 시작한 거죠. 실제로 처벌이 내려지는 수위는 벌금형 밖에는 내려지지 않으니까 그게 어떻게 보면 더 이런 종류의 행위들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는 거죠.”

경찰은,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신체접촉을 하지 않더라도, 몰카 범죄는 명백한 성범죄에 해당한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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