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이산가족들 “65년 기다렸는데, 또…”

입력 2015.09.10 (21:10) 수정 2015.09.11 (01: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어제(9일)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추첨 작업을 진행한 적십자사에는 오늘도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운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상봉의 꿈이 다시 좌절된 탈락 이산가족들은 만나지 못하면 생사라도 확인해달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모와 형제 5명을 모두 북에 둔 채 전쟁 때 홀로 피난온 장영옥 할머니.

60년 넘게 그리던 혈육 상봉의 꿈이 사라졌음을 확인하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장영옥(83세) : "왜 나를 안보내줘 그래? (다음에 또 기회가 있잖아요, 어머니.) 이번에 가게 해 그냥 어떻게든지..."

북한군에 끌려간 형님 상봉의 기회를 못잡은 할아버지는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녹취> 홍기표(86세) : "눈물 날 정도로 다 서운하지. 어떻게 좀 빨리빨리 주선해서 형님 좀 만나봤으면 싶어요."

적십자사엔 직접 발걸음하는 이산가족 외에도 추첨 결과를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 종일 쇄도했습니다.

6만 6천여중 당첨자는 500명, 끝내 경쟁률 130대 1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한 이산가족들입니다.

<녹취> 백대현(84세) : "내가 죽으면 내 동생이 또 신청을 해야 되겠죠. 가지는 못하더라도 생사확인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차 후보자에 든 500명의 이산가족들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절차에 따라 병원에서 건강검진까지 마쳤지만, 북녘 혈육의 생존 확인 등 아직 넘어야할 산이 높습니다.

<녹취> 허일찬(81세) : "아직도 갈 길이 머니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죠."

이산가족들의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매년 4천여 명이 숨져가는 현실.

직접 만나지 못하면 생사라도 확인하게 해달라는 절박한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희비 엇갈린 이산가족들 “65년 기다렸는데, 또…”
    • 입력 2015-09-10 21:11:00
    • 수정2015-09-11 01:55:48
    뉴스 9
<앵커 멘트>

어제(9일)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추첨 작업을 진행한 적십자사에는 오늘도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운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상봉의 꿈이 다시 좌절된 탈락 이산가족들은 만나지 못하면 생사라도 확인해달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유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모와 형제 5명을 모두 북에 둔 채 전쟁 때 홀로 피난온 장영옥 할머니.

60년 넘게 그리던 혈육 상봉의 꿈이 사라졌음을 확인하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장영옥(83세) : "왜 나를 안보내줘 그래? (다음에 또 기회가 있잖아요, 어머니.) 이번에 가게 해 그냥 어떻게든지..."

북한군에 끌려간 형님 상봉의 기회를 못잡은 할아버지는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녹취> 홍기표(86세) : "눈물 날 정도로 다 서운하지. 어떻게 좀 빨리빨리 주선해서 형님 좀 만나봤으면 싶어요."

적십자사엔 직접 발걸음하는 이산가족 외에도 추첨 결과를 문의하는 전화가 하루 종일 쇄도했습니다.

6만 6천여중 당첨자는 500명, 끝내 경쟁률 130대 1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한 이산가족들입니다.

<녹취> 백대현(84세) : "내가 죽으면 내 동생이 또 신청을 해야 되겠죠. 가지는 못하더라도 생사확인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차 후보자에 든 500명의 이산가족들도 초조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절차에 따라 병원에서 건강검진까지 마쳤지만, 북녘 혈육의 생존 확인 등 아직 넘어야할 산이 높습니다.

<녹취> 허일찬(81세) : "아직도 갈 길이 머니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죠."

이산가족들의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매년 4천여 명이 숨져가는 현실.

직접 만나지 못하면 생사라도 확인하게 해달라는 절박한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