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개성공단 명품관 “통일을 팝니다”

입력 2015.09.19 (08:20) 수정 2015.09.1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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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가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북한의 근로자들과 우리 기업인들이 힘을 합쳐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곳.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개성공단 제품의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기지가 되겠다는 포부인데요.

통일 명품을 꿈꾸는 현장, 이현정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개성공단을 오가는 길목, 통일대교.

물품을 실은 차량들이 줄지어 다리를 빠져나옵니다.

<녹취> 박병권(네스트 과장) : "(개성공단은 얼마나 자주 왔다 갔다 하세요?) 매일 왔다 갔다 합니다."

매일 아침 북녘 땅 개성으로 출근해 남쪽으로 퇴근하는 일상... 오늘 퇴근길은 조금 특별합니다.

<녹취> 박병권(네스트 과장) : "(실은 양말만) 150박스 정도 되고...저희가 만든 제품을 해외 바이어한테 보여드리기 위해서 가지고 나온 겁니다."

파주 통일대교에서 한 시간이 채 안 돼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전시장입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22곳은 이곳에서 상설판매전시장을 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형로(나인 상무이사) : "지금 (하차하는) 이 제품들은 여러 가지 제품으로써 양말, 그 다음에 남방 (등이 있습니다.)"

창고 입구를 가득 매운 상자들.

내일 있을 개관식 준비로 입주기업의 직원들은 숨 돌릴 틈도 없습니다.

<녹취> 강석중(일성레포츠 영업이사) : "업체별로 다 품목들이 많이 다르니까 기준을 다 통일할 순 없고. 따로따로 하느냐고 (시간이 오래 걸려요.)"

처음으로 고객을 직접 만난다는 생각 때문인지 실수 연발입니다.

<녹취> 강석중(일성레포츠 영업이사) : "(라벨을) 하나 안 낀 게 있어서 추가로 이렇게 끼려고 (합니다.)"

그래도 잘 차려진 매장을 보면서 다시 힘을 내보는데요.

남의 이름만 빌려 쓰다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까지 나섰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현주(네스트 대표이사) : "지금까지 생산만 했지 어떤 판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같이 힘을 합쳐 하나의 명품관을 만든다는 게 그게 좋은 것 같습니다."

과거 원청의 주문 생산만 했던 기업인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주문이 줄어들거나 끊겨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이젠 자체 브랜드로 잘 만든 명품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새 출발을 하는 겁니다.

<녹취> 김지연(대일섬유 실장님) : "'Made in Korea'라고 적혀 있어요. 보시면 여기 있죠. 여기서 판매도 중요하지만 더 기대를 하는 부분은 새로운 바이어를 만나는 거겠죠."

직원들이 늦은 시간까지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이유겠죠.

<녹취> 강은선(평화누리 명품관 직원) : "(아직 준비할 게 많이 남으셨어요?) 이 마네킹 세팅하고, 새로 온 것(옷) 입히고 퇴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형로(나인 상무이사) :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쌓았는지 가르쳐 줘야 이 친구들이 빼다 팔지. 물건만 시켜 놓고 가면 어떻게 빼다 팔아. 내일 아침에 일찍 와요."

드디어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녹취> 홍용표(통일부 장관) : "앞으로 이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이 이제 대한민국 수출의 하나의 대표적인 예,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가 끊어졌습니다.

말로만 듣던 개성공단 제품을 직접 만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명품관은 북적이는데요.

<녹취> 배병관(경기도 고양시) : "우리 같은 민족이 만든 건데."

<녹취> 임춘래(경기도 안양시) : "그럼요, 더 (교류) 좀 활발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녹취> 김우연(전라북도 전주시) : "제가 사랑하는 동생이 탈북자인데 (상품을 보고) 나라의 안녕이 곧 나의 안녕이다, 그걸 절감을 하고 있어요."

북한 근로자와 남한 기업인이 함께 만든 제품이어서일까요?

벌써 품절된 상품도 있습니다.

<녹취> 김지연(대일섬유 실장님) :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반응이 많이 오고 전화도 많이 오고 (재고가 떨어져서) 지금 본사에 도움 요청을 했어요."

그런데 제품에 관심을 갖는 건 우리 국민만은 아닙니다.

<녹취> 중국인 고객 : "(2만 7천원입니다.) 못 알아들어요. (네?) 중국인입니다."

한국인 못지않게 많은 중국인들.

개성공단 제품은 한중 FTA 체결로 한국산 지위를 얻었는데요.

<녹취> 왕촨보(중국 산둥성 건설기업 대표) : "(중국의) 웨이하이는 한중간에 먼저 (FTA를) 시범할 수 있게 비준된 지역입니다. 오늘 본 상품들은 웨이하이에 오면 분명 수요가 있을 것이고 소비자들도 환영할 것입니다."

중국 내 한류 열기 때문인지 한국산 제품이 인기를 얻자, 개성공단 제품을 만나보기 위해 중국 사업가들이 명품관을 찾은 겁니다.

이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이곳 평화누리 명품관 개관을 시작으로 중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녹취>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들과 여기서 생산되는 품목들을 앞으로 해외에 나가 계시는 우리 동포 한상(사업가) 여러분들이 앞으로 마케팅 프로모션 하는 업무 협약 체결하는 겁니다."

중국 측에 적극 홍보는 물론, 해외동포경제인들과 MOU 체결도 성사되면서 개성공단 국제화는 큰 힘을 얻었는데요.

<녹취> 이희건(경기개성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이 명품관이 하나의 비즈니스센터 개념으로 외국 바이어가 됐든, 국내 유통 바이어가 됐든 여기에서 제품을 보고 비즈니스 상담까지 할 수 있는 이런 플랫폼으로 저희가 구상을 하게 된 거죠."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 개관식, 이정도면 성공적인 것 같죠?

남북 경색국면 속에서도 협력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개성공단’.

개성공단 국제화를 꿈꾸는 지금, 남북이 보다 점진적 소통을 하면서 명품 통일을 맞이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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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개성공단 명품관 “통일을 팝니다”
    • 입력 2015-09-19 08:21:38
    • 수정2015-09-19 08:42:02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가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북한의 근로자들과 우리 기업인들이 힘을 합쳐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곳.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개성공단 제품의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기지가 되겠다는 포부인데요.

통일 명품을 꿈꾸는 현장, 이현정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개성공단을 오가는 길목, 통일대교.

물품을 실은 차량들이 줄지어 다리를 빠져나옵니다.

<녹취> 박병권(네스트 과장) : "(개성공단은 얼마나 자주 왔다 갔다 하세요?) 매일 왔다 갔다 합니다."

매일 아침 북녘 땅 개성으로 출근해 남쪽으로 퇴근하는 일상... 오늘 퇴근길은 조금 특별합니다.

<녹취> 박병권(네스트 과장) : "(실은 양말만) 150박스 정도 되고...저희가 만든 제품을 해외 바이어한테 보여드리기 위해서 가지고 나온 겁니다."

파주 통일대교에서 한 시간이 채 안 돼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고양시의 한 전시장입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22곳은 이곳에서 상설판매전시장을 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형로(나인 상무이사) : "지금 (하차하는) 이 제품들은 여러 가지 제품으로써 양말, 그 다음에 남방 (등이 있습니다.)"

창고 입구를 가득 매운 상자들.

내일 있을 개관식 준비로 입주기업의 직원들은 숨 돌릴 틈도 없습니다.

<녹취> 강석중(일성레포츠 영업이사) : "업체별로 다 품목들이 많이 다르니까 기준을 다 통일할 순 없고. 따로따로 하느냐고 (시간이 오래 걸려요.)"

처음으로 고객을 직접 만난다는 생각 때문인지 실수 연발입니다.

<녹취> 강석중(일성레포츠 영업이사) : "(라벨을) 하나 안 낀 게 있어서 추가로 이렇게 끼려고 (합니다.)"

그래도 잘 차려진 매장을 보면서 다시 힘을 내보는데요.

남의 이름만 빌려 쓰다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까지 나섰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현주(네스트 대표이사) : "지금까지 생산만 했지 어떤 판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같이 힘을 합쳐 하나의 명품관을 만든다는 게 그게 좋은 것 같습니다."

과거 원청의 주문 생산만 했던 기업인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주문이 줄어들거나 끊겨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이젠 자체 브랜드로 잘 만든 명품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새 출발을 하는 겁니다.

<녹취> 김지연(대일섬유 실장님) : "'Made in Korea'라고 적혀 있어요. 보시면 여기 있죠. 여기서 판매도 중요하지만 더 기대를 하는 부분은 새로운 바이어를 만나는 거겠죠."

직원들이 늦은 시간까지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이유겠죠.

<녹취> 강은선(평화누리 명품관 직원) : "(아직 준비할 게 많이 남으셨어요?) 이 마네킹 세팅하고, 새로 온 것(옷) 입히고 퇴근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형로(나인 상무이사) :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쌓았는지 가르쳐 줘야 이 친구들이 빼다 팔지. 물건만 시켜 놓고 가면 어떻게 빼다 팔아. 내일 아침에 일찍 와요."

드디어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녹취> 홍용표(통일부 장관) : "앞으로 이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이 이제 대한민국 수출의 하나의 대표적인 예,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을 알리는 테이프가 끊어졌습니다.

말로만 듣던 개성공단 제품을 직접 만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명품관은 북적이는데요.

<녹취> 배병관(경기도 고양시) : "우리 같은 민족이 만든 건데."

<녹취> 임춘래(경기도 안양시) : "그럼요, 더 (교류) 좀 활발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녹취> 김우연(전라북도 전주시) : "제가 사랑하는 동생이 탈북자인데 (상품을 보고) 나라의 안녕이 곧 나의 안녕이다, 그걸 절감을 하고 있어요."

북한 근로자와 남한 기업인이 함께 만든 제품이어서일까요?

벌써 품절된 상품도 있습니다.

<녹취> 김지연(대일섬유 실장님) :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반응이 많이 오고 전화도 많이 오고 (재고가 떨어져서) 지금 본사에 도움 요청을 했어요."

그런데 제품에 관심을 갖는 건 우리 국민만은 아닙니다.

<녹취> 중국인 고객 : "(2만 7천원입니다.) 못 알아들어요. (네?) 중국인입니다."

한국인 못지않게 많은 중국인들.

개성공단 제품은 한중 FTA 체결로 한국산 지위를 얻었는데요.

<녹취> 왕촨보(중국 산둥성 건설기업 대표) : "(중국의) 웨이하이는 한중간에 먼저 (FTA를) 시범할 수 있게 비준된 지역입니다. 오늘 본 상품들은 웨이하이에 오면 분명 수요가 있을 것이고 소비자들도 환영할 것입니다."

중국 내 한류 열기 때문인지 한국산 제품이 인기를 얻자, 개성공단 제품을 만나보기 위해 중국 사업가들이 명품관을 찾은 겁니다.

이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이곳 평화누리 명품관 개관을 시작으로 중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녹취>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들과 여기서 생산되는 품목들을 앞으로 해외에 나가 계시는 우리 동포 한상(사업가) 여러분들이 앞으로 마케팅 프로모션 하는 업무 협약 체결하는 겁니다."

중국 측에 적극 홍보는 물론, 해외동포경제인들과 MOU 체결도 성사되면서 개성공단 국제화는 큰 힘을 얻었는데요.

<녹취> 이희건(경기개성사업협동조합 이사장) : "이 명품관이 하나의 비즈니스센터 개념으로 외국 바이어가 됐든, 국내 유통 바이어가 됐든 여기에서 제품을 보고 비즈니스 상담까지 할 수 있는 이런 플랫폼으로 저희가 구상을 하게 된 거죠."

‘개성공단 평화누리 명품관’ 개관식, 이정도면 성공적인 것 같죠?

남북 경색국면 속에서도 협력의 끈을 놓지 않았던 ‘개성공단’.

개성공단 국제화를 꿈꾸는 지금, 남북이 보다 점진적 소통을 하면서 명품 통일을 맞이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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