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난민 합의는 했지만…반쪽 합의 한계는?

입력 2015.09.23 (18:02) 수정 2015.09.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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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유럽연합 각료회의에서 마침내 난민 12만 명을 분산 수용하는 안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동유럽 국가들의 강력한 반대로 합의가 아닌 표결로 통과해 앞으로도 난민을 둘러싼 유럽의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 연결합니다.

박진현 특파원! (네, 파리입니다.)

<질문>
유럽에서 추가적으로 난민 12만 명을 분산수용하는 안이 드디어 통과됐군요?

유럽이 책임분담에 합의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어제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각국 내무 장관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입니다.

하지만 이번 분산 수용안은 독일과 프랑스가 원했던 강제 할당 방식은 아닙니다.

헝가리와 체코 등 동유럽 4개국의 반대가 극심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번 EU 각료회의가 선택한 방식은 가중다수결이었습니다.

가중다수결 방식은 유럽연합 각 회원국의 인구와 경제력을 감안해 표가 차등으로 배정되는 것을 말합니다.

유럽 연합 인구의 65%, 회원국의 55%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됩니다.

동유럽 4개국은 반대를, 핀란드는 기권을, 막판까지 난민 수용에 반대했던 폴란드는 입장을 바꿔 찬성했고 결국 합의안은 통과됐습니다.

<녹취> 베르나르 카즈뇌브(프랑스 내무장관) : "오늘 우리는 유럽연합의 국가들에 위기를 초래한 난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우리의 결정은 유럽 연합의 가치에 부합하는 겁니다."

<질문>
동유럽 국가들의 반대가 심한데, 그렇다면 강제적인 할당도 아닌데 이 합의가 잘 지켜질 수 있을까요?

<답변>
이번 회의에서는 이런 반대 때문에 강제 할당이 아닌 자발적 쿼터 수용 방식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자발적 쿼터 수용방식이 되면 표결에서 반대한 국가에 대한 난민 할당이 어려워집니다.

오늘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난민 할당과 각국의 국경 통제 문제 난민 처리 절차 간소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논의 과정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질문>
난민들이 집중되고있는 헝가리가 난민에게 비살상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할당 반대뿐 아니라 어찌보면 정치적 문제로 난민에 적대적 정책으로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답변>
네, 헝가리는 군이 난민과 이민자에게 고무탄, 최루탄 등을 사용할 수 있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또 세르비아 국경에 이미 군인과 경찰, 장갑차 등을 배치해 난민들과 경찰 사이에 무력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었죠.

사실상 이때 이미 최루탄이 사용됐습니다.

인근 유럽국들이 헝가리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헝가리는 남의 나라 일이라고 쉽게 평가하려들지 말라면서 강경 난민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나라 마다 사정이 다른 것도 있겠지만 헝가리 내부 정치적 상황이 난민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헝가리 총리의 언급이 이런 사정을 그대로 담고있습니다.

<녹취> 빅토르 오르반(헝가리 총리) : "헝가리는 1천 년의 기독교 문화를 가진 국가입니다. 우리는 헝가리를 바꿀 엄청난 규모의 난민 이동을 원하지 않습니다."

난민을 대하는 헝가리 국경수비대와 경찰들의 태도도 유독 난폭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아예 중동국가 유력일간지에 입국했다가 처벌될 수 있으니 들어오지 말라는 전면광고를 싣는 지경입니다.

<질문>
다른 국가들의 국경 통제도 이어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처음 헝가리가 국경을 통제하자 헝가리를 비난하며, 난민이 위험하지 않게, 지뢰 지도까지 공개하던 크로아티아도 밀려드는 난민들로 하루만에 국경을 폐쇄했습니다.

서유럽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정이 팍팍한 동유럽국가들은 다른 국가에 난민을 떠넘기기 급급합니다.

크로아티아는 헝가리에, 헝가리는 오스트리아에 난민을 옮기는 이른바 '난민 폭탄 돌리기'가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난민들에 대한 반대는 프랑스, 독일에서도 있습니다.

난민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난민에 대한 폭력 사태도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질문>
이런 일들이 계속 이어지니, 난민들의 고난이 이만저만이 아니겠군요.

<답변>
맞습니다.

자신들의 국가를 떠나 난민이 됐는데, 유럽에서 또다른 난민이 됐다는 말들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유럽을 향한 난민 행렬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8개월 된 쌍둥이가 가방에 담겨 에게헤를 건넜습니다.

다행히 이 아이들은 무사히 바다를 건너, 부모와 다시 만났습니다.

하지만 지중해에선 연일 난민선이 전복되고 난민들의 사망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시간 난민의 고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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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난민 합의는 했지만…반쪽 합의 한계는?
    • 입력 2015-09-23 18:09:52
    • 수정2015-09-23 18:34:58
    글로벌24
<앵커 멘트>

유럽연합 각료회의에서 마침내 난민 12만 명을 분산 수용하는 안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동유럽 국가들의 강력한 반대로 합의가 아닌 표결로 통과해 앞으로도 난민을 둘러싼 유럽의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리 연결합니다.

박진현 특파원! (네, 파리입니다.)

<질문>
유럽에서 추가적으로 난민 12만 명을 분산수용하는 안이 드디어 통과됐군요?

유럽이 책임분담에 합의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어제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각국 내무 장관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입니다.

하지만 이번 분산 수용안은 독일과 프랑스가 원했던 강제 할당 방식은 아닙니다.

헝가리와 체코 등 동유럽 4개국의 반대가 극심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번 EU 각료회의가 선택한 방식은 가중다수결이었습니다.

가중다수결 방식은 유럽연합 각 회원국의 인구와 경제력을 감안해 표가 차등으로 배정되는 것을 말합니다.

유럽 연합 인구의 65%, 회원국의 55%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됩니다.

동유럽 4개국은 반대를, 핀란드는 기권을, 막판까지 난민 수용에 반대했던 폴란드는 입장을 바꿔 찬성했고 결국 합의안은 통과됐습니다.

<녹취> 베르나르 카즈뇌브(프랑스 내무장관) : "오늘 우리는 유럽연합의 국가들에 위기를 초래한 난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우리의 결정은 유럽 연합의 가치에 부합하는 겁니다."

<질문>
동유럽 국가들의 반대가 심한데, 그렇다면 강제적인 할당도 아닌데 이 합의가 잘 지켜질 수 있을까요?

<답변>
이번 회의에서는 이런 반대 때문에 강제 할당이 아닌 자발적 쿼터 수용 방식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자발적 쿼터 수용방식이 되면 표결에서 반대한 국가에 대한 난민 할당이 어려워집니다.

오늘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난민 할당과 각국의 국경 통제 문제 난민 처리 절차 간소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논의 과정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질문>
난민들이 집중되고있는 헝가리가 난민에게 비살상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할당 반대뿐 아니라 어찌보면 정치적 문제로 난민에 적대적 정책으로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답변>
네, 헝가리는 군이 난민과 이민자에게 고무탄, 최루탄 등을 사용할 수 있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또 세르비아 국경에 이미 군인과 경찰, 장갑차 등을 배치해 난민들과 경찰 사이에 무력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었죠.

사실상 이때 이미 최루탄이 사용됐습니다.

인근 유럽국들이 헝가리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헝가리는 남의 나라 일이라고 쉽게 평가하려들지 말라면서 강경 난민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나라 마다 사정이 다른 것도 있겠지만 헝가리 내부 정치적 상황이 난민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헝가리 총리의 언급이 이런 사정을 그대로 담고있습니다.

<녹취> 빅토르 오르반(헝가리 총리) : "헝가리는 1천 년의 기독교 문화를 가진 국가입니다. 우리는 헝가리를 바꿀 엄청난 규모의 난민 이동을 원하지 않습니다."

난민을 대하는 헝가리 국경수비대와 경찰들의 태도도 유독 난폭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아예 중동국가 유력일간지에 입국했다가 처벌될 수 있으니 들어오지 말라는 전면광고를 싣는 지경입니다.

<질문>
다른 국가들의 국경 통제도 이어지고 있죠?

<답변>
그렇습니다.

처음 헝가리가 국경을 통제하자 헝가리를 비난하며, 난민이 위험하지 않게, 지뢰 지도까지 공개하던 크로아티아도 밀려드는 난민들로 하루만에 국경을 폐쇄했습니다.

서유럽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정이 팍팍한 동유럽국가들은 다른 국가에 난민을 떠넘기기 급급합니다.

크로아티아는 헝가리에, 헝가리는 오스트리아에 난민을 옮기는 이른바 '난민 폭탄 돌리기'가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난민들에 대한 반대는 프랑스, 독일에서도 있습니다.

난민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난민에 대한 폭력 사태도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질문>
이런 일들이 계속 이어지니, 난민들의 고난이 이만저만이 아니겠군요.

<답변>
맞습니다.

자신들의 국가를 떠나 난민이 됐는데, 유럽에서 또다른 난민이 됐다는 말들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유럽을 향한 난민 행렬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8개월 된 쌍둥이가 가방에 담겨 에게헤를 건넜습니다.

다행히 이 아이들은 무사히 바다를 건너, 부모와 다시 만났습니다.

하지만 지중해에선 연일 난민선이 전복되고 난민들의 사망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시간 난민의 고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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