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 더 비기닝] ‘비기닝’이냐, ‘엔딩’이냐…기로에 선 ‘탐정’
입력 2015.09.29 (18:54)
수정 2015.10.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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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영 아나운서: 과연 이번 추석 극장가 어떤 판도가 될지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실 텐데요. 공교롭게도 브로맨스 커플들이 영화마다 포진해 있습니다. 자 오늘의 영화는 탐정 더 비기닝입니다. 최 평론가님께서 탐정 줄거리 좀 소개 해 주시겠어요?
['탐정 : 더 비기닝' 줄거리- 코미디, 스릴러, 액션, 범죄, 가족 추석용 종합 선물세트? ]
최광희 영화평론가: 네 알겠습니다. 탐정 더 비기닝. 탐정이 시작됐다 라는 얘긴데요. 주인공은 만화 대여점을 하면서 틈만 나면 미제 사건에 기웃거리는 대만이라고 하는 친구입니다. 철없는 아빠예요. 근데 경찰서를 기웃거리다가 성동일이 연기한 노태수 형사를 만나게 되는데 나름대로 경찰계에서는 식인상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상당히 명성을 날리는 형사입니다. 둘이 티격태격 하 다가 사건이 벌어집니다. 대만의 절친한 친구이자 형사 강력계 형사가 어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게 되요. 근데 내 친구는 그럴 리가 없다. 그래서 이제 그때서부터 합동 수사를 하자. 결국은 의기투합해서 실제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추리 코미디 액션 범죄 스릴러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는 종합 선물세트 되겠습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 가족도 들어가요
박: 가족도 들어가요 심지어
강: 저는 이 영화 웃음 포인트가 약간 고개 숙인 남자라고 해야 될까요. 되게 기죽은 눈치를 보면서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화방 일을 하지만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서 어떻게든 참여해보고 싶은 예고편 보시면 알겠지만 애기 띠를 매고 애를 안고 수사 현장에 나타나고 이런 부분으로 계속 웃기거든요. 그러니까 가정이 또 빠져서는 이 영화에서 웃음도 약간 안 되고 되게 좀 아쉬운 거는 억지스러운 부분이 처음부터 등장하는데 어쨌든 아마추어가 범죄 수사물에 들어가야 되는데 그러려고 뭔가 강력한 연대감이 필요하잖아요. 굉장히 절친한 친구가 그 부분에서부터 어라 이거 어색하다란 생각은 좀 듭니다.
최: 형사 액션 영화 대부분이 버디물이죠. 두 명의 형사를 내세워서 웃음을 만들어내고
박: 남남커플
최: 사건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강: 맨인 블랙도 있고 투캅스도 있고
최: 이 영화는 차별성을 전문 형사와 아마추어 탐정이 서로 합작 수사를 한다. 합작 추리 수사를 한다 이런 콘셉트로 밀어붙이고 있는 그런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근데 캐릭터간의 충돌이라고 하는 것에서 빚어내는 웃음이 좀 왠지 썰렁하다는. 저는 사실 이 영화 보면서 언론 시사회에서 봤는데 언론 시사회에서 보면 관계자들이 많이 오거든요. 관계자들이 오면 대충 조금 웃긴 장면에선 일부러 많이 웃어줘요. 일부러 과하게 웃어줘요
강: 박수 부대라고 해야 될까.
박: 평론가님들도 그렇게 하세요.
강: 아니요.
[어디서 웃어야 하나...'박수부대'도 잠잠]
최: 그 영화의 관계자들이 중간 중간에 앉아서 깔깔 웃는단 말이에요. 하나도 재미없는데. 근데 이제 탐정 더 비기닝은 그 마저도 별로 웃음소리가 안 나더라. 영화 보는 내내
강: 리셀웨폰이라든가 아니면 배드보이즈라든가 너무 재밌는 버디 탐정 수사물이 많단 말이에요. 가까이는 사실은 조선 명탐정 있죠. 거기서 김명민 오달수 커플도 있다는 거죠. 이 기시감이 말하자면 그 사람들만큼 못 웃기면 굉장히 박해지는 효과가 있거든요. 이 케미가 일단은 새롭지 않기 때문에 웃음의 선도가 좀 떨어진다 웃더라도 선도는 좀 떨어진다 라고 할 수 있겠죠.
박: 근데 아까 처음에 최평론가님께서 말씀해 주셨지만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있어요. 일단 코믹도 있고 스릴러 가족 이런 것들이 다 조금씩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욕심만 냈지 아무것도 안 되는 경우가 생길수도
최: 그러니까 이제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는 거거든요. 지나치게 욕심이 많으면 아무것도 이도저도 안 된다는 얘긴데요.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캐릭터 코미디로 가려면 캐릭터 코미디의 톤이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돼야 되거든요. 근데 이 영화는 캐릭터 코미디도 하고 싶고. 정통 수사물. 추리물 특유의 쾌감도 만들어내고 싶고. 그러니까 사건을 중심으로 가느냐 캐릭터를 중심으로 가느냐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근데 줄타기가 딱 보면 외줄타기를 하는 사람들도 둥둥 둥둥 하면서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거는 이러고 가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보는 사람이 안절부절 하는 거죠. 관객들을 힘들게 만드는 요소들의 조합. 이런 것들이 좀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죠.
박: 사실 코믹과 스릴러가 굉장히 안 어울릴 것 같지만 그래도 잘 된 영화들이 있잖아요.
강: 많죠. 사실은 잘 된 형사물들은 다 그렇게 간다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여기서는 탐정물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욕심을 내서 아가사 크리스티나 탐정 김전일류의 굉장히 조금 희귀한 그런 수사 사례를 드는데 그 범죄 유형 자체가 사실 현실성이 조금 떨어져요 한편으로는.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대부분 관객에게 전해주지 않을까 싶은데 코미디 쪽이 차라리 낫다는 겁니다. 수사물로 끝냈다가는 너무너무 허점이 많은 영화기 때문에 수사물로 봐서는 굉장히 낙제점이 낮아지는 점수가 좀 낮아지는
최: 이 영화는 나중에 추리를 하긴 하는데 왜 대충 얼버무려요. 결론을 도출해내기까지의 단서들의 밀도 높은 퍼즐링이라고 하죠. 그런 것들이 먼저 선행이 된 다음에 권상우가 그것들을 딱 제시를 했을 때 무릎을 딱 치게 만들어 줘야 되는데 무릎을 딱 치지 않는 안 된다는 거죠. 그냥 대충 가요. 그러면 그냥 그런 거였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박: 그래도 이렇게 권상우씨 코믹 연기가 자신이 그래도 그나마 가장 흥행을 했던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던 것이고 성동일씨 같은 경우도 같이 저는 예능 해피투게더를 녹화를 했어요. 근데 본인은 별로 안 웃긴대요. 권상우씨의 코믹 캐릭터를 부각시켜주는 거 같은데
[코미디로 다시 돌아온 권상우...성동일과의 '케미'는?]
최: 연기 쪽으로 넘어가서 얘기를 해 보자면 권상우씨가 영화 속에서는 오버하는 연기는 권상우씨가 다 하고요. 성동일씨는 자기 브랜드 연기 색깔이 있어요. 그대로 유지를 합니다. 성동일씨 연기는 어느 영화를 보나 똑같아요. 이 영화도 그렇고 예전에 미스터 고라는 영화에서도 그렇고 이전에 국가대표라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성동일씨는 일부러 웃기려고 어떤 뭐 슬랩스틱 개그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가만히 보면 딱 진지하게 톤을 유지하는
박: 그런데 툭툭 던지면 그게 웃기는
최: 결국은 성동일씨 혼자만 가지고는 웃기지 않아요. 결국 누구를 붙이느냐가 중요해요. 이 영화에서는 상대방 권상우씨와 그것이 잘 안 맞았다고 얘기할 수 있죠
강: 성동일씨는 이를테면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무 같다는 생각이 좀 들어요. 아주 개성이 강하다기 보다 방금 말씀하셨지만 어떤 사람과 어울리냐에 따라 다르고 무리 없이 섞이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거든요. 이번에 투톱으로 서게 되는데 아마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동일 씨가 투톱으로 얼마나 역할을 할까 어떤 확신보다는 조금은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고요. 영화 전반적으로 애 달린 탐정 블로그 블로거라는 거 말고는 다 본 듯한 그 점이 가장 이 영화에서는 아쉬운데 성동일씨 연기조차도 본 듯한 연기라는 게 좀 아쉽습니다.
최: 영화를 얘기하다보니까 그런 결론이 나오네. 캐스팅도 실패 이야기 전개도 실패 코미디도 실패 추리도 실패 총체적인 실패네요
박: 근데 성동일 씨가 그 말씀을 하셨대요. 권상우씨가 이번에 오랜만에 영화를 찍었고 그리고 본인의 아무튼 최고 작품은 동갑내기 과외하기 아직도 십년이 지나도 못 뛰어넘었기 때문에 이번에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대요. 그랬더니 야 괜찮아 추석에는 썩은 과일을 내다 놔도 잘 팔려라고 스스로 위로를 했다는 얘기를 그때 예능프로에서 하시더라고요.
강: 그 생각 자체가 굉장히 안이한 생각이란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왜냐면 관객들이 최근에 영화를 선택하는 눈이 상당히 까다로워졌다고 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지금 과거처럼 어느 한 영화가 추석 시장을 독점하는 게 아니라 아예 추석이다 라고 노리고 만든 영화가 이미 세 편이잖아요. 올해 수입된 외국 영화들도 나름대로 파이를 나눠가지고 있는 상황인데 아마 조금 고배를 마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비기닝이 원래 없었대요. 그냥 탐정이었는데 영화가 참 잘 나와서 누군가가 아 그럼 이걸 시리즈로 만들어보자 그래서 더 비기닝을 갖다 붙였다고 하더라고요.
최: 그 누군가가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참 영화볼 줄 모르는 사람이네요. 착각에 빠져요. 사실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야 우리 흥행 실패작 한 번 만들어보자 이렇게 만들겠어요. 그리고 우리 영화 아 정말 재밌어 정말 재밌어 특히 코미디 같은 경우에는 아마 자기들은 찍으면서 깔깔 대면서 웃었을 거예요. 굉장히 재밌게 찍었을 거예요. 근데 그것이 객석에 전달된다는 건 또 다른 문제거든요.
박: 그래도 두 분의 평가를 여태까지 들어봤지만 엄지로 한 번 내려 보겠습니다. 하나 둘 셋
아. 아주 박력 있게 최평론가님께서는 힘을 줘서 내려주셨어요. 한줄 평은요?
[ 이 영화의 한줄 평은?]
강: 웃고 싶은데 간질이다 만다.
박: 간질간질한데 크게 안 웃기네요.
강: 웃고 싶은데 재채기 나올 때처럼 웃고 싶은데 안 웃기시더라고요
박: 결정적인 한 방이 없어서
최: 어떤 느낌인지 알아요. 야. 정말 멋진 비유네요. 저는 이 영화의 제목을 가지고 시비를 걸어보겠습니다. 아까 더 비기닝이라는 말을 쓴 것은 앞으로 연작으로 가겠다 라는 야심을 영화 속에 투영한 건데 '탐정 디 엔딩'.
박: 뚝 잘라버리시네요
최: 끝내라 여기서 끝내라 더 가지 마라. 이런 얘깁니다
박: 전반적으로 두 분의 평가를 들어보니까 게을렀나봐요.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추석 대목이니까 관객들이 웃으려면 이런 영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최: 옹호합니까 옹호해주시는 멘트예요
박: 권상우씨랑 재밌게 촬영을 했는데..
최: 개인적인 친분 가지고 옹호하시면 안 되죠
박: 알겠습니다. 이게 추석 끝나고 나서
강: 지능적 안티예요 아까 생각 없이 웃는다고
박: 삼파전이 나중에 어떻게 판가름이 났는지 다음 주나 다다음주 쯤에 얘기를 나눠볼게요. 추천영화 만나보죠.
[강유정 최광희의 추천영화]
<에베레스트 : 아이맥스로 보면 더 좋은 영화>
강: 또 다른 추석 개봉 영화입니다. 외국영화인데 이 영화는 아이맥스로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맥스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단 스크린에서 볼 때 우리가 원하는 거 있잖아요. 좀 광활한 자연과 우리가 체험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공간들 위에 다가가는 걸 텐데 바로 이 영화가 그런 의미라고 할 수 있겠고요. 사실 줄거리라고 한다면 에베레스트를 상업적으로 등반을 하기 시작했고 그 상업적 등반을 도와주는 등반대가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그들에 관련된 이야기라 할 수 있겠고 좀 뻔하다 싶지만 악천후가 등장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생존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긴 한데
박: 스릴감은 엄청나겠어요.
강: 맞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해발 5천 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찍었다고 해요. 에베레스트 정말 가서 찍은 부분도 있다고 하고요. 영화를 촬영하는 방법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인간애를 탐구하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약간 넋 놓고 말 그대로 이런 자연 광경을 보는 게 어떨까 라는 의미에서 권해드립니다.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 : 믿고 보는 홍상수, 정재영>
최: 정말 부지런하게 영화를 찍는 감독이죠. 홍상수 감독. 매년 추석이면 홍상수 감독 영화가 찾아옵니다. 이번에도 제목도 참 재밌습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언제나 홍상수 감독의 영화 주인공은 영화감독입니다. 여기서도 정재영씨가 맡은 주인공이 춘수라는 이름의 영화감독인데요. 자 수원에 왔다가 김민희 씨죠. 예쁜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강: 늘 여자는 예뻐요 그죠
최: 네네. 이제 꼭 반해요. 그래서 어떻게 합니까? 들이대죠. 들이대다가 뭐 성공하기도 하고 성공하지 않기도 하고 하는 것이 홍상수 영화의 공식이고 화법이에요. 근데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지금 예고편인데 한 장면만 계속 보여주는 것처럼
박: 언어유희를 하는 것 같고
강: 거꾸로 돌아가지 않나요?
최: 예. 같은 상황이 두 번 반복 됩니다. 그래서 중간에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라는 제목이 한 번 더 나온 뒤에 다시 수원 화성에서 두 사람이 조우하는 그 시점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앞부분과 뒷부분이 어떻게 미묘하게 다른지를 아주 흥미롭게 변주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 영화 괴물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속이 썩어가는 냄새는 십리를 넘어간다 이런 대사죠.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 쉽게 예측이 가능할까요. 마치 노를 잃은 배처럼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도는 한 남자. 그리고 아버지의 이야기. 러덜리스입니다.
러덜리스는 노를 잃어버린 배라는 의미입니다. 샘은 아직 조쉬의 사고 이후 직업과 집 모두 다 버리고 요트를 거처 삼아 일용직을 전전합니다. 아직 그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망 다니고 있는 중인데요.
조쉬는 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문제는 조쉬가 피해자기도 하지만 사실 가해자라는 점인데요. 어떤 점에선 케빈에 대하여가 떠오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케빈에 대하여가 이해할 수 없는 악을 형상화한데 비해 러덜리스는 남겨진 자의 고통 특히 부모의 고통을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피해자로서의 아들 그리고 가해자로서의 아들. 두 아들은 모두 한 사람. 조쉬입니다. 하지만 가해자로서 아버지의 입장은 무척이나 어려운 책임이기도 한데요. 영화는 이 회피와 인정의 과정을 바로 음악으로 풀어갑니다.
아들이 남긴 음악을 암호처럼 받아들고 그 코드를 따라가는 아버지 샘. 그리고 그의 곁에 나타난 아들 같은 젊은이 쿠엔틴. 그는 아들을 죄로부터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구하지 못했지만 대신 음악을 통해 쿠엔틴은 구하고자 합니다.
가해자 속죄 그리고 부모. 굉장히 복잡한 이야기인데요. 영화는 이 복잡한 이야기를 감성 공략법을 통해 다시 말해서 음악을 통해 감성을 공략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어쩌면 부모 자식 간의 일이란 머리로 이해한다기 보다는 가슴으로 이해하고 그리고 감성으로 공감해야하는 문제 아닐까요. 삶의 고난, 결핍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 대해서 보여주는 영화, 러덜리스입니다.
최광희 영화평론가: 박은영씨. 전세계에 몇 개의 나라가 있을까요 혹시 아세요?
박은영 아나운서: 글쎄요 정확한 수는 잘 모르겠지만 한 이백 개는 넘지 않을까 싶은데요?
최: 이 질문 하려고 제가 찾아봤는데요. UN 가입국 수 기준으로는 193개 나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전체적으로는 이백 여개 정도의 나라가 된다고 합니다.
박: 그렇군요. 아니 근데 갑자기 나라 수는 왜 물어보신 거예요
최: 이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 이유는요. 그 이렇게나 많은 나라들이 세상에 존재하는데 우리가 극장에 가서 만날 수 있는 나라는 한국 아니면 미국이잖아요. 그래서 거의 한국 영화 아니면 미국영화 일색이니까요.
박: 그러고 보니 참 말씀이 맞네요. 아니 사실은 다른 나라 영화들도 좀 찾아보고 싶지만 상영관 수도 적고 또 개봉 편수도 적기 때문에 아 그게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최: 그렇습니다. 그렇게 극장가에 한국과 미국 영화만 있는 현실이 원래 그랬던 걸까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번 주 까칠한 시선에서 짚어봅니다.
[한국 영화 42% , 미국영화 51%... 다른 나라는 왜 없어? ]
자 조금 딱딱하긴 하지만 통계표 하나 보고 가죠. 영화 진흥위원회가 집계한 올 상반기 개봉작들의 국적별 관객 점유율입니다.
박: 한국 영화가 42.7% 미국 영화는 51.9%네요
최: 전체 외화의 관객 점유율은 57.3%니까 사실상 외화는 모두 미국영화 일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박: 그러네요. 중국은 0,1% 유럽은 3.1% 일본 1.9% 기타 0.2% 야 관객들이 한국영화 아니면 미국 영화로 몰려가는 상황이 이 표만 보더라도 한 눈에 딱 들어옵니다.
최: 그렇습니다. 전 세계에는 200개가 넘는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 관객들이 극장에서 만나는 나라는 오로지 한국과 미국 딱 두 나라인거죠.
박: 근데 이런 현상이 예전부터 그랬던 건 아니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홍콩 영화들도 상당히 인기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홍콩영화의 전성기였던 80년대]
최: 그랬죠. 80년대가 특히 홍콩 영화의 전성기였죠. 지금 보시는 영웅본색을 비롯해서 첩혈쌍웅 이런 영화가 국내에서 아주 빅히트를 기록했으니까요
박: 그랬죠. 그리고 성룡 영화도 빼놓을 수가 없었죠. 특히 명절 시즌만 되면 성룡 액션 영화가 인기를 끌었잖아요.
최: 비단 홍콩 영화뿐만이 아닙니다. 덴마크의 거장이죠. 라스 폰 트리에가 연출한 어둠속의 댄서라는 작품인데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놀라지 마세요. 박스오피스 1위 했다는 사실 아시나요?
박: 정말요? 아니 유럽의 예술 영화가 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니 어머 이건 정말 믿어지지 않는데요.
최: 지난 2001년에 개봉해서 국내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 영화가 아니지만 한국에서 흥행한 영화들은 예전엔 꽤나 많았습니다.
박: 그러네요. 이와이 순지 감독의 러브레터. 제가 정말 좋아했던 영화인데 역시 한국 영화 팬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었죠.
[유럽 예술영화, 일본, 이탈리아 영화도 한 때는...]
최: 그렇죠. 2000년에 개봉했던 춤추는 대수사선이라는 형사 액션 영화도요 한국에서 꽤 많은 관객몰이에 성공했고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이런 작품도 꽤 많은 관객을 모았습니다.
박: 그리고 또 제가 좋아하는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한국에서 정말 많은 관객이 들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이렇게 일본 영화도 수입 초창기에는 한국에서 잘 된 적이 있었네요.
최: 지금까지 쭉 일본 영화들 봤는데요. 유럽 영화 가운데서도요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작품.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죠.
박: 그렇죠. 정말 감동적인 영화였죠. 아마 이탈리아 영화로 기억하는데요.
최: 이탈리아 영화로 한국에서 잘 된 작품 가운데서는 또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 이것도 빼놓을 수 없죠. 90년대 초반에 정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박: 그러니까요. 영화감독이 된 토토가 알프레도 아저씨가 자신을 위해 마련해둔 키스신 모음을 보는 마지막 장면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란, 인도 영화도 가뭄에 콩 나듯...아쉬운 다양성]
최: 이란 영화도 한국에서 흥행한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이 영화죠. 천국의 아이들.
박: 기억나요. 동생 운동화를 마련해 주기 위해 달리기 시합에 나간 그 꼬마 얘기잖아요.
최: 공식 관객 수 집계를 그때는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정확하진 않지만 제 기억으로는 200만 명 안팎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박: 그러고 보니까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그래도 다양한 국적의 영화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경우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최: 맞습니다. 적어도 극장가의 국적별 다양성은 오히려 지금이 훨씬 더 협소해졌다고 할 수가 있겠죠.
박: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뭐 이런 말도 있는데 사실 우리 극장가에는 딱 두 나라 영화밖에는 볼 수 있는 선택권이 별로 없네요.
최: 극장가의 세상은 정말 좁죠.
박: 아 좁아요.
최: 그러다보니까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왕왕 외국에 갔을 때 비영어권 나라에 갔을 때요. 중국에 가도 영어를 쓰고 일본에 가도 영어를 쓰고 심지어 유럽에 가도 영어를 쓰는 그런 경우가 발생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영어면 다 통한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가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맨날 미국 영화밖에 없으니까 그런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거죠.
박: 그러게요. 정말 다양한 나라가 존재하고 다양한 나라와 문화권이 있는데 그 다양성을 존중받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 극장가에서부터 일어나고 있으니까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최: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풍성하게 접할 수 있으면 좋은데 말로만 세계인 세계인 하지 실제로 우리는 글로벌화 되기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곳을 까칠하게 짚어주시네요.
최: 근데 사실 까칠한 시선 아이템 정말 힘들어요. 매주 까칠하기 정말 어려워요. 아이템 좀 주세요. 아이템 좀 제안해줘
박: 최평론가님. 세상은 넓고 까칠한 일은 많다. 예. 다음 주에도 점점 더 까칠해지길 응원해보면서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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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정 : 더 비기닝] ‘비기닝’이냐, ‘엔딩’이냐…기로에 선 ‘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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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09-29 18:54:43
- 수정2015-10-06 17:02:49
박은영 아나운서: 과연 이번 추석 극장가 어떤 판도가 될지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실 텐데요. 공교롭게도 브로맨스 커플들이 영화마다 포진해 있습니다. 자 오늘의 영화는 탐정 더 비기닝입니다. 최 평론가님께서 탐정 줄거리 좀 소개 해 주시겠어요?
['탐정 : 더 비기닝' 줄거리- 코미디, 스릴러, 액션, 범죄, 가족 추석용 종합 선물세트? ]
최광희 영화평론가: 네 알겠습니다. 탐정 더 비기닝. 탐정이 시작됐다 라는 얘긴데요. 주인공은 만화 대여점을 하면서 틈만 나면 미제 사건에 기웃거리는 대만이라고 하는 친구입니다. 철없는 아빠예요. 근데 경찰서를 기웃거리다가 성동일이 연기한 노태수 형사를 만나게 되는데 나름대로 경찰계에서는 식인상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상당히 명성을 날리는 형사입니다. 둘이 티격태격 하 다가 사건이 벌어집니다. 대만의 절친한 친구이자 형사 강력계 형사가 어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게 되요. 근데 내 친구는 그럴 리가 없다. 그래서 이제 그때서부터 합동 수사를 하자. 결국은 의기투합해서 실제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추리 코미디 액션 범죄 스릴러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는 종합 선물세트 되겠습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 가족도 들어가요
박: 가족도 들어가요 심지어
강: 저는 이 영화 웃음 포인트가 약간 고개 숙인 남자라고 해야 될까요. 되게 기죽은 눈치를 보면서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화방 일을 하지만 미제 사건 해결을 위해서 어떻게든 참여해보고 싶은 예고편 보시면 알겠지만 애기 띠를 매고 애를 안고 수사 현장에 나타나고 이런 부분으로 계속 웃기거든요. 그러니까 가정이 또 빠져서는 이 영화에서 웃음도 약간 안 되고 되게 좀 아쉬운 거는 억지스러운 부분이 처음부터 등장하는데 어쨌든 아마추어가 범죄 수사물에 들어가야 되는데 그러려고 뭔가 강력한 연대감이 필요하잖아요. 굉장히 절친한 친구가 그 부분에서부터 어라 이거 어색하다란 생각은 좀 듭니다.
최: 형사 액션 영화 대부분이 버디물이죠. 두 명의 형사를 내세워서 웃음을 만들어내고
박: 남남커플
최: 사건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강: 맨인 블랙도 있고 투캅스도 있고
최: 이 영화는 차별성을 전문 형사와 아마추어 탐정이 서로 합작 수사를 한다. 합작 추리 수사를 한다 이런 콘셉트로 밀어붙이고 있는 그런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근데 캐릭터간의 충돌이라고 하는 것에서 빚어내는 웃음이 좀 왠지 썰렁하다는. 저는 사실 이 영화 보면서 언론 시사회에서 봤는데 언론 시사회에서 보면 관계자들이 많이 오거든요. 관계자들이 오면 대충 조금 웃긴 장면에선 일부러 많이 웃어줘요. 일부러 과하게 웃어줘요
강: 박수 부대라고 해야 될까.
박: 평론가님들도 그렇게 하세요.
강: 아니요.
[어디서 웃어야 하나...'박수부대'도 잠잠]
최: 그 영화의 관계자들이 중간 중간에 앉아서 깔깔 웃는단 말이에요. 하나도 재미없는데. 근데 이제 탐정 더 비기닝은 그 마저도 별로 웃음소리가 안 나더라. 영화 보는 내내
강: 리셀웨폰이라든가 아니면 배드보이즈라든가 너무 재밌는 버디 탐정 수사물이 많단 말이에요. 가까이는 사실은 조선 명탐정 있죠. 거기서 김명민 오달수 커플도 있다는 거죠. 이 기시감이 말하자면 그 사람들만큼 못 웃기면 굉장히 박해지는 효과가 있거든요. 이 케미가 일단은 새롭지 않기 때문에 웃음의 선도가 좀 떨어진다 웃더라도 선도는 좀 떨어진다 라고 할 수 있겠죠.
박: 근데 아까 처음에 최평론가님께서 말씀해 주셨지만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있어요. 일단 코믹도 있고 스릴러 가족 이런 것들이 다 조금씩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욕심만 냈지 아무것도 안 되는 경우가 생길수도
최: 그러니까 이제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는 거거든요. 지나치게 욕심이 많으면 아무것도 이도저도 안 된다는 얘긴데요. 이 영화가 바로 그런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캐릭터 코미디로 가려면 캐릭터 코미디의 톤이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돼야 되거든요. 근데 이 영화는 캐릭터 코미디도 하고 싶고. 정통 수사물. 추리물 특유의 쾌감도 만들어내고 싶고. 그러니까 사건을 중심으로 가느냐 캐릭터를 중심으로 가느냐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근데 줄타기가 딱 보면 외줄타기를 하는 사람들도 둥둥 둥둥 하면서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거는 이러고 가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보는 사람이 안절부절 하는 거죠. 관객들을 힘들게 만드는 요소들의 조합. 이런 것들이 좀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죠.
박: 사실 코믹과 스릴러가 굉장히 안 어울릴 것 같지만 그래도 잘 된 영화들이 있잖아요.
강: 많죠. 사실은 잘 된 형사물들은 다 그렇게 간다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여기서는 탐정물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욕심을 내서 아가사 크리스티나 탐정 김전일류의 굉장히 조금 희귀한 그런 수사 사례를 드는데 그 범죄 유형 자체가 사실 현실성이 조금 떨어져요 한편으로는.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대부분 관객에게 전해주지 않을까 싶은데 코미디 쪽이 차라리 낫다는 겁니다. 수사물로 끝냈다가는 너무너무 허점이 많은 영화기 때문에 수사물로 봐서는 굉장히 낙제점이 낮아지는 점수가 좀 낮아지는
최: 이 영화는 나중에 추리를 하긴 하는데 왜 대충 얼버무려요. 결론을 도출해내기까지의 단서들의 밀도 높은 퍼즐링이라고 하죠. 그런 것들이 먼저 선행이 된 다음에 권상우가 그것들을 딱 제시를 했을 때 무릎을 딱 치게 만들어 줘야 되는데 무릎을 딱 치지 않는 안 된다는 거죠. 그냥 대충 가요. 그러면 그냥 그런 거였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박: 그래도 이렇게 권상우씨 코믹 연기가 자신이 그래도 그나마 가장 흥행을 했던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던 것이고 성동일씨 같은 경우도 같이 저는 예능 해피투게더를 녹화를 했어요. 근데 본인은 별로 안 웃긴대요. 권상우씨의 코믹 캐릭터를 부각시켜주는 거 같은데
[코미디로 다시 돌아온 권상우...성동일과의 '케미'는?]
최: 연기 쪽으로 넘어가서 얘기를 해 보자면 권상우씨가 영화 속에서는 오버하는 연기는 권상우씨가 다 하고요. 성동일씨는 자기 브랜드 연기 색깔이 있어요. 그대로 유지를 합니다. 성동일씨 연기는 어느 영화를 보나 똑같아요. 이 영화도 그렇고 예전에 미스터 고라는 영화에서도 그렇고 이전에 국가대표라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성동일씨는 일부러 웃기려고 어떤 뭐 슬랩스틱 개그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가만히 보면 딱 진지하게 톤을 유지하는
박: 그런데 툭툭 던지면 그게 웃기는
최: 결국은 성동일씨 혼자만 가지고는 웃기지 않아요. 결국 누구를 붙이느냐가 중요해요. 이 영화에서는 상대방 권상우씨와 그것이 잘 안 맞았다고 얘기할 수 있죠
강: 성동일씨는 이를테면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무 같다는 생각이 좀 들어요. 아주 개성이 강하다기 보다 방금 말씀하셨지만 어떤 사람과 어울리냐에 따라 다르고 무리 없이 섞이게 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거든요. 이번에 투톱으로 서게 되는데 아마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성동일 씨가 투톱으로 얼마나 역할을 할까 어떤 확신보다는 조금은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고요. 영화 전반적으로 애 달린 탐정 블로그 블로거라는 거 말고는 다 본 듯한 그 점이 가장 이 영화에서는 아쉬운데 성동일씨 연기조차도 본 듯한 연기라는 게 좀 아쉽습니다.
최: 영화를 얘기하다보니까 그런 결론이 나오네. 캐스팅도 실패 이야기 전개도 실패 코미디도 실패 추리도 실패 총체적인 실패네요
박: 근데 성동일 씨가 그 말씀을 하셨대요. 권상우씨가 이번에 오랜만에 영화를 찍었고 그리고 본인의 아무튼 최고 작품은 동갑내기 과외하기 아직도 십년이 지나도 못 뛰어넘었기 때문에 이번에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대요. 그랬더니 야 괜찮아 추석에는 썩은 과일을 내다 놔도 잘 팔려라고 스스로 위로를 했다는 얘기를 그때 예능프로에서 하시더라고요.
강: 그 생각 자체가 굉장히 안이한 생각이란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왜냐면 관객들이 최근에 영화를 선택하는 눈이 상당히 까다로워졌다고 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지금 과거처럼 어느 한 영화가 추석 시장을 독점하는 게 아니라 아예 추석이다 라고 노리고 만든 영화가 이미 세 편이잖아요. 올해 수입된 외국 영화들도 나름대로 파이를 나눠가지고 있는 상황인데 아마 조금 고배를 마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비기닝이 원래 없었대요. 그냥 탐정이었는데 영화가 참 잘 나와서 누군가가 아 그럼 이걸 시리즈로 만들어보자 그래서 더 비기닝을 갖다 붙였다고 하더라고요.
최: 그 누군가가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참 영화볼 줄 모르는 사람이네요. 착각에 빠져요. 사실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야 우리 흥행 실패작 한 번 만들어보자 이렇게 만들겠어요. 그리고 우리 영화 아 정말 재밌어 정말 재밌어 특히 코미디 같은 경우에는 아마 자기들은 찍으면서 깔깔 대면서 웃었을 거예요. 굉장히 재밌게 찍었을 거예요. 근데 그것이 객석에 전달된다는 건 또 다른 문제거든요.
박: 그래도 두 분의 평가를 여태까지 들어봤지만 엄지로 한 번 내려 보겠습니다. 하나 둘 셋
아. 아주 박력 있게 최평론가님께서는 힘을 줘서 내려주셨어요. 한줄 평은요?
[ 이 영화의 한줄 평은?]
강: 웃고 싶은데 간질이다 만다.
박: 간질간질한데 크게 안 웃기네요.
강: 웃고 싶은데 재채기 나올 때처럼 웃고 싶은데 안 웃기시더라고요
박: 결정적인 한 방이 없어서
최: 어떤 느낌인지 알아요. 야. 정말 멋진 비유네요. 저는 이 영화의 제목을 가지고 시비를 걸어보겠습니다. 아까 더 비기닝이라는 말을 쓴 것은 앞으로 연작으로 가겠다 라는 야심을 영화 속에 투영한 건데 '탐정 디 엔딩'.
박: 뚝 잘라버리시네요
최: 끝내라 여기서 끝내라 더 가지 마라. 이런 얘깁니다
박: 전반적으로 두 분의 평가를 들어보니까 게을렀나봐요.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추석 대목이니까 관객들이 웃으려면 이런 영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최: 옹호합니까 옹호해주시는 멘트예요
박: 권상우씨랑 재밌게 촬영을 했는데..
최: 개인적인 친분 가지고 옹호하시면 안 되죠
박: 알겠습니다. 이게 추석 끝나고 나서
강: 지능적 안티예요 아까 생각 없이 웃는다고
박: 삼파전이 나중에 어떻게 판가름이 났는지 다음 주나 다다음주 쯤에 얘기를 나눠볼게요. 추천영화 만나보죠.
[강유정 최광희의 추천영화]
<에베레스트 : 아이맥스로 보면 더 좋은 영화>
강: 또 다른 추석 개봉 영화입니다. 외국영화인데 이 영화는 아이맥스로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맥스 아니라고 하더라도 일단 스크린에서 볼 때 우리가 원하는 거 있잖아요. 좀 광활한 자연과 우리가 체험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공간들 위에 다가가는 걸 텐데 바로 이 영화가 그런 의미라고 할 수 있겠고요. 사실 줄거리라고 한다면 에베레스트를 상업적으로 등반을 하기 시작했고 그 상업적 등반을 도와주는 등반대가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그들에 관련된 이야기라 할 수 있겠고 좀 뻔하다 싶지만 악천후가 등장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생존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긴 한데
박: 스릴감은 엄청나겠어요.
강: 맞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해발 5천 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찍었다고 해요. 에베레스트 정말 가서 찍은 부분도 있다고 하고요. 영화를 촬영하는 방법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인간애를 탐구하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약간 넋 놓고 말 그대로 이런 자연 광경을 보는 게 어떨까 라는 의미에서 권해드립니다.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 : 믿고 보는 홍상수, 정재영>
최: 정말 부지런하게 영화를 찍는 감독이죠. 홍상수 감독. 매년 추석이면 홍상수 감독 영화가 찾아옵니다. 이번에도 제목도 참 재밌습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언제나 홍상수 감독의 영화 주인공은 영화감독입니다. 여기서도 정재영씨가 맡은 주인공이 춘수라는 이름의 영화감독인데요. 자 수원에 왔다가 김민희 씨죠. 예쁜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강: 늘 여자는 예뻐요 그죠
최: 네네. 이제 꼭 반해요. 그래서 어떻게 합니까? 들이대죠. 들이대다가 뭐 성공하기도 하고 성공하지 않기도 하고 하는 것이 홍상수 영화의 공식이고 화법이에요. 근데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지금 예고편인데 한 장면만 계속 보여주는 것처럼
박: 언어유희를 하는 것 같고
강: 거꾸로 돌아가지 않나요?
최: 예. 같은 상황이 두 번 반복 됩니다. 그래서 중간에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라는 제목이 한 번 더 나온 뒤에 다시 수원 화성에서 두 사람이 조우하는 그 시점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앞부분과 뒷부분이 어떻게 미묘하게 다른지를 아주 흥미롭게 변주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 영화 괴물에는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속이 썩어가는 냄새는 십리를 넘어간다 이런 대사죠.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 쉽게 예측이 가능할까요. 마치 노를 잃은 배처럼 정처 없이 세상을 떠도는 한 남자. 그리고 아버지의 이야기. 러덜리스입니다.
러덜리스는 노를 잃어버린 배라는 의미입니다. 샘은 아직 조쉬의 사고 이후 직업과 집 모두 다 버리고 요트를 거처 삼아 일용직을 전전합니다. 아직 그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도망 다니고 있는 중인데요.
조쉬는 학교 총기 난사 사건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문제는 조쉬가 피해자기도 하지만 사실 가해자라는 점인데요. 어떤 점에선 케빈에 대하여가 떠오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케빈에 대하여가 이해할 수 없는 악을 형상화한데 비해 러덜리스는 남겨진 자의 고통 특히 부모의 고통을 다루고 있다는 겁니다.
피해자로서의 아들 그리고 가해자로서의 아들. 두 아들은 모두 한 사람. 조쉬입니다. 하지만 가해자로서 아버지의 입장은 무척이나 어려운 책임이기도 한데요. 영화는 이 회피와 인정의 과정을 바로 음악으로 풀어갑니다.
아들이 남긴 음악을 암호처럼 받아들고 그 코드를 따라가는 아버지 샘. 그리고 그의 곁에 나타난 아들 같은 젊은이 쿠엔틴. 그는 아들을 죄로부터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구하지 못했지만 대신 음악을 통해 쿠엔틴은 구하고자 합니다.
가해자 속죄 그리고 부모. 굉장히 복잡한 이야기인데요. 영화는 이 복잡한 이야기를 감성 공략법을 통해 다시 말해서 음악을 통해 감성을 공략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어쩌면 부모 자식 간의 일이란 머리로 이해한다기 보다는 가슴으로 이해하고 그리고 감성으로 공감해야하는 문제 아닐까요. 삶의 고난, 결핍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 대해서 보여주는 영화, 러덜리스입니다.
최광희 영화평론가: 박은영씨. 전세계에 몇 개의 나라가 있을까요 혹시 아세요?
박은영 아나운서: 글쎄요 정확한 수는 잘 모르겠지만 한 이백 개는 넘지 않을까 싶은데요?
최: 이 질문 하려고 제가 찾아봤는데요. UN 가입국 수 기준으로는 193개 나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전체적으로는 이백 여개 정도의 나라가 된다고 합니다.
박: 그렇군요. 아니 근데 갑자기 나라 수는 왜 물어보신 거예요
최: 이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 이유는요. 그 이렇게나 많은 나라들이 세상에 존재하는데 우리가 극장에 가서 만날 수 있는 나라는 한국 아니면 미국이잖아요. 그래서 거의 한국 영화 아니면 미국영화 일색이니까요.
박: 그러고 보니 참 말씀이 맞네요. 아니 사실은 다른 나라 영화들도 좀 찾아보고 싶지만 상영관 수도 적고 또 개봉 편수도 적기 때문에 아 그게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최: 그렇습니다. 그렇게 극장가에 한국과 미국 영화만 있는 현실이 원래 그랬던 걸까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번 주 까칠한 시선에서 짚어봅니다.
[한국 영화 42% , 미국영화 51%... 다른 나라는 왜 없어? ]
자 조금 딱딱하긴 하지만 통계표 하나 보고 가죠. 영화 진흥위원회가 집계한 올 상반기 개봉작들의 국적별 관객 점유율입니다.
박: 한국 영화가 42.7% 미국 영화는 51.9%네요
최: 전체 외화의 관객 점유율은 57.3%니까 사실상 외화는 모두 미국영화 일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박: 그러네요. 중국은 0,1% 유럽은 3.1% 일본 1.9% 기타 0.2% 야 관객들이 한국영화 아니면 미국 영화로 몰려가는 상황이 이 표만 보더라도 한 눈에 딱 들어옵니다.
최: 그렇습니다. 전 세계에는 200개가 넘는 나라가 있는데 우리나라 관객들이 극장에서 만나는 나라는 오로지 한국과 미국 딱 두 나라인거죠.
박: 근데 이런 현상이 예전부터 그랬던 건 아니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홍콩 영화들도 상당히 인기가 많았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홍콩영화의 전성기였던 80년대]
최: 그랬죠. 80년대가 특히 홍콩 영화의 전성기였죠. 지금 보시는 영웅본색을 비롯해서 첩혈쌍웅 이런 영화가 국내에서 아주 빅히트를 기록했으니까요
박: 그랬죠. 그리고 성룡 영화도 빼놓을 수가 없었죠. 특히 명절 시즌만 되면 성룡 액션 영화가 인기를 끌었잖아요.
최: 비단 홍콩 영화뿐만이 아닙니다. 덴마크의 거장이죠. 라스 폰 트리에가 연출한 어둠속의 댄서라는 작품인데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놀라지 마세요. 박스오피스 1위 했다는 사실 아시나요?
박: 정말요? 아니 유럽의 예술 영화가 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니 어머 이건 정말 믿어지지 않는데요.
최: 지난 2001년에 개봉해서 국내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 영화가 아니지만 한국에서 흥행한 영화들은 예전엔 꽤나 많았습니다.
박: 그러네요. 이와이 순지 감독의 러브레터. 제가 정말 좋아했던 영화인데 역시 한국 영화 팬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었죠.
[유럽 예술영화, 일본, 이탈리아 영화도 한 때는...]
최: 그렇죠. 2000년에 개봉했던 춤추는 대수사선이라는 형사 액션 영화도요 한국에서 꽤 많은 관객몰이에 성공했고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이런 작품도 꽤 많은 관객을 모았습니다.
박: 그리고 또 제가 좋아하는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한국에서 정말 많은 관객이 들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이렇게 일본 영화도 수입 초창기에는 한국에서 잘 된 적이 있었네요.
최: 지금까지 쭉 일본 영화들 봤는데요. 유럽 영화 가운데서도요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작품.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죠.
박: 그렇죠. 정말 감동적인 영화였죠. 아마 이탈리아 영화로 기억하는데요.
최: 이탈리아 영화로 한국에서 잘 된 작품 가운데서는 또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 이것도 빼놓을 수 없죠. 90년대 초반에 정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박: 그러니까요. 영화감독이 된 토토가 알프레도 아저씨가 자신을 위해 마련해둔 키스신 모음을 보는 마지막 장면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란, 인도 영화도 가뭄에 콩 나듯...아쉬운 다양성]
최: 이란 영화도 한국에서 흥행한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이 영화죠. 천국의 아이들.
박: 기억나요. 동생 운동화를 마련해 주기 위해 달리기 시합에 나간 그 꼬마 얘기잖아요.
최: 공식 관객 수 집계를 그때는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정확하진 않지만 제 기억으로는 200만 명 안팎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박: 그러고 보니까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그래도 다양한 국적의 영화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경우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최: 맞습니다. 적어도 극장가의 국적별 다양성은 오히려 지금이 훨씬 더 협소해졌다고 할 수가 있겠죠.
박: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뭐 이런 말도 있는데 사실 우리 극장가에는 딱 두 나라 영화밖에는 볼 수 있는 선택권이 별로 없네요.
최: 극장가의 세상은 정말 좁죠.
박: 아 좁아요.
최: 그러다보니까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왕왕 외국에 갔을 때 비영어권 나라에 갔을 때요. 중국에 가도 영어를 쓰고 일본에 가도 영어를 쓰고 심지어 유럽에 가도 영어를 쓰는 그런 경우가 발생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영어면 다 통한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가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맨날 미국 영화밖에 없으니까 그런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거죠.
박: 그러게요. 정말 다양한 나라가 존재하고 다양한 나라와 문화권이 있는데 그 다양성을 존중받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 극장가에서부터 일어나고 있으니까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최: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풍성하게 접할 수 있으면 좋은데 말로만 세계인 세계인 하지 실제로 우리는 글로벌화 되기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곳을 까칠하게 짚어주시네요.
최: 근데 사실 까칠한 시선 아이템 정말 힘들어요. 매주 까칠하기 정말 어려워요. 아이템 좀 주세요. 아이템 좀 제안해줘
박: 최평론가님. 세상은 넓고 까칠한 일은 많다. 예. 다음 주에도 점점 더 까칠해지길 응원해보면서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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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빈 기자 chef@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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