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고령화·노인 빈곤율 OECD 1위…해법은?

입력 2015.10.02 (23:31) 수정 2015.10.0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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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앵커 : 오늘은 열아홉 번째 맞는 노인의 날입니다. 저희가 관련 그래픽을 하나 준비했는데요.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9.6%로 OECD 평균 12.6%의 4배나 돼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가장 빈곤한 나라라는 겁니다. 고령화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노인 빈곤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지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안녕하세요.

▷ 앵커 : 노인 빈곤율이 50%에 육박한다는 것, 이것부터 설명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50%에 육박한다, 그 얘기는 우리나라 노인 중 절반은 가난하다는 거죠. 어렵다는 거죠.

▷ 앵커 : 상대적 빈곤율인가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그렇죠. 좋은 말씀 하셨는데, 진짜 봐야 하는 것은 절대적 빈곤율이란 말이 따로 있습니다. 이건 뭐냐면, 상대적 빈곤율은 누구보다 가난하다는 거죠. 그런데 절대적 빈곤율은 누구와 비교할 것도 없이 너무 가난해서 벗어날 수 없는 분들이 30%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높은 비율이죠.

▷ 앵커 : 이것도 역시 세계 최고인가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그렇죠. 이 비율이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은 사실 계속 미궁에 빠지게 되는 거죠.

▷ 앵커 : 상담을 직접 많이 해보시잖아요. 우리나라 노인 빈곤의 특징을 얘기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나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노년기에 갖게 되는 여러 특징이 있는데요. 일단 가장 먼저 어려움에 봉착하는 시기가 퇴직입니다. 퇴직하면서 이전에 대출로 돈 갚고, 아이들 키워내면서 막상 퇴직하고 나면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퇴직 빈곤에 빠지게 되고요. 월급이 들어오지 않는 거죠, 다시는.

그리고 나타나는 게 이혼 빈곤이란 게 있습니다. 고령자들의 이혼이 요즘 아주 많은데, 황혼 이혼의 끝이라는 것은 집 하나 달랑 남은 것을 반으로 쪼개면 그나마 방 한 칸 얻을 돈도 없어지는 것, 특별히 여성 노인들의 빈곤율이 높아지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상속 빈곤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남성의 수명이 조금 더 짧다 보니까 남편이 사망하게 되면 아내에게 1.5, 나머지 자식들에게 1, 이런 방식으로 유산이 배당되죠. 그런데 자식 중 하나가 어머니를 자기가 모시겠다고 해놓고선 어머니의 1.5 만큼을 받은 다음, 어머니를 모시지 않게 되는.

▷ 앵커 : 방치하는군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그렇죠. 이런 상황 때문에 나온 것이 불효자 방지법이라는 게 이번에 제안된 것이죠.

▷ 앵커 : 이렇게 우리나라 노인 빈곤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데, 근본적 이유를 뭐라고 보십니까?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지금 노년기를 사는,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사는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오래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래 살아본 적이 없는데, 그렇다 보니 갑작스럽게 다가온 이 고령화라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사회가 이걸 준비할 수 있었는가? 그럴만한 경황도 없었고, 실제 준비해야지 했지만, 고령화라는 것이 어떤 건지 이제야 체감하는 게 우리 사회의 상황이거든요. 이렇다 보니 개인도 준비 못 하고 사회도 준비 못 하다 보니 사실상 노인은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게 된 거죠.

▷ 앵커 : 그래서 지금 노인들이 일을 원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황이 쉽지 않았잖아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어렵죠. 지금 청년들이 많이 얘기하는 ‘맥잡’이란 게 있는데요. 햄버거 같은 데서 일하는 거죠. 이건 어르신들에게 흔히 천국의 직업이라고 합니다. 그나마도 없기 때문인데요. 실질적으로 어르신들이 겪고 있는 취업의 경황을 어떻게 보셔야 하나면, 어르신들이 취업했다 치더라도 1/3은 대부분 일용직이거나 임시직입니다. 직업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는 거죠. 이렇다 보니 경제적 빈곤에서 나아질 확률은 더 낮아지게 되고, 그밖에 들어가야 할 돈은 많고,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점점 없어지니 그만큼 힘들 수밖에 없는 거죠.

▷ 앵커 : 그럼 지금 이 상황을 어떡해야 합니까?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네.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긴 한데, 적어도 두 가지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너무 가난한 분들에게는 복지 혜택이 가야 합니다. 다만, 이 복지 혜택의 효율을 좀 높일 필요가 있어요. 진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가서 이분들에게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 첫 번째 방식으로 복지 효율을 높이는 것.

또 하나는 어르신들에게 계속 퍼주는 방식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노인 적합형 일자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는데요. 이건 노인 개인 1명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고 사회가 나서야 하는 겁니다. 함께 노력해야 하는 사회가 절실해지는 것이죠.

▷ 앵커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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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02 23:34:47
    • 수정2015-10-05 22: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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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은 열아홉 번째 맞는 노인의 날입니다. 저희가 관련 그래픽을 하나 준비했는데요.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9.6%로 OECD 평균 12.6%의 4배나 돼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가장 빈곤한 나라라는 겁니다. 고령화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노인 빈곤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지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안녕하세요.

▷ 앵커 : 노인 빈곤율이 50%에 육박한다는 것, 이것부터 설명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50%에 육박한다, 그 얘기는 우리나라 노인 중 절반은 가난하다는 거죠. 어렵다는 거죠.

▷ 앵커 : 상대적 빈곤율인가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그렇죠. 좋은 말씀 하셨는데, 진짜 봐야 하는 것은 절대적 빈곤율이란 말이 따로 있습니다. 이건 뭐냐면, 상대적 빈곤율은 누구보다 가난하다는 거죠. 그런데 절대적 빈곤율은 누구와 비교할 것도 없이 너무 가난해서 벗어날 수 없는 분들이 30%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높은 비율이죠.

▷ 앵커 : 이것도 역시 세계 최고인가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그렇죠. 이 비율이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은 사실 계속 미궁에 빠지게 되는 거죠.

▷ 앵커 : 상담을 직접 많이 해보시잖아요. 우리나라 노인 빈곤의 특징을 얘기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나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노년기에 갖게 되는 여러 특징이 있는데요. 일단 가장 먼저 어려움에 봉착하는 시기가 퇴직입니다. 퇴직하면서 이전에 대출로 돈 갚고, 아이들 키워내면서 막상 퇴직하고 나면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퇴직 빈곤에 빠지게 되고요. 월급이 들어오지 않는 거죠, 다시는.

그리고 나타나는 게 이혼 빈곤이란 게 있습니다. 고령자들의 이혼이 요즘 아주 많은데, 황혼 이혼의 끝이라는 것은 집 하나 달랑 남은 것을 반으로 쪼개면 그나마 방 한 칸 얻을 돈도 없어지는 것, 특별히 여성 노인들의 빈곤율이 높아지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상속 빈곤이라는 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남성의 수명이 조금 더 짧다 보니까 남편이 사망하게 되면 아내에게 1.5, 나머지 자식들에게 1, 이런 방식으로 유산이 배당되죠. 그런데 자식 중 하나가 어머니를 자기가 모시겠다고 해놓고선 어머니의 1.5 만큼을 받은 다음, 어머니를 모시지 않게 되는.

▷ 앵커 : 방치하는군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그렇죠. 이런 상황 때문에 나온 것이 불효자 방지법이라는 게 이번에 제안된 것이죠.

▷ 앵커 : 이렇게 우리나라 노인 빈곤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데, 근본적 이유를 뭐라고 보십니까?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지금 노년기를 사는,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사는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오래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래 살아본 적이 없는데, 그렇다 보니 갑작스럽게 다가온 이 고령화라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이고요.

그렇다고 해서 사회가 이걸 준비할 수 있었는가? 그럴만한 경황도 없었고, 실제 준비해야지 했지만, 고령화라는 것이 어떤 건지 이제야 체감하는 게 우리 사회의 상황이거든요. 이렇다 보니 개인도 준비 못 하고 사회도 준비 못 하다 보니 사실상 노인은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게 된 거죠.

▷ 앵커 : 그래서 지금 노인들이 일을 원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황이 쉽지 않았잖아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어렵죠. 지금 청년들이 많이 얘기하는 ‘맥잡’이란 게 있는데요. 햄버거 같은 데서 일하는 거죠. 이건 어르신들에게 흔히 천국의 직업이라고 합니다. 그나마도 없기 때문인데요. 실질적으로 어르신들이 겪고 있는 취업의 경황을 어떻게 보셔야 하나면, 어르신들이 취업했다 치더라도 1/3은 대부분 일용직이거나 임시직입니다. 직업의 질이 굉장히 떨어지는 거죠. 이렇다 보니 경제적 빈곤에서 나아질 확률은 더 낮아지게 되고, 그밖에 들어가야 할 돈은 많고,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점점 없어지니 그만큼 힘들 수밖에 없는 거죠.

▷ 앵커 : 그럼 지금 이 상황을 어떡해야 합니까?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데요.

▶ 이호선 한국노인상담센터장 : 네.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긴 한데, 적어도 두 가지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너무 가난한 분들에게는 복지 혜택이 가야 합니다. 다만, 이 복지 혜택의 효율을 좀 높일 필요가 있어요. 진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가서 이분들에게 도움을 줘야 하는 것이 첫 번째 방식으로 복지 효율을 높이는 것.

또 하나는 어르신들에게 계속 퍼주는 방식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노인 적합형 일자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는데요. 이건 노인 개인 1명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고 사회가 나서야 하는 겁니다. 함께 노력해야 하는 사회가 절실해지는 것이죠.

▷ 앵커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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