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슈] 프로농구의 아리송한 ‘외국인 제도’

입력 2015.10.05 (00:45) 수정 2015.10.0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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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화 : 이번 주 스포츠 이슈는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입니다. 농구 얘기 함께 할 두 분 소개합니다. 아직도 해설위원보다는 캥거루 슈터라고 부르고 싶은 조성원 위원입니다!

김남훈 : 신문, 잡지, 인터넷 방송, 스포츠 TV까지 농구 냄새가 나는 곳이면 하이에나처럼 어김없이 나타나는 조현일 기자 자리했습니다.

제인 : 예년보다 이른 지난 9월에 개막한 프로농구! 그런데 올 시즌은 시작 전부터 외국인 제도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졌죠?

조성원 : 두 명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을 193cm 이하의 선수로 뽑아야한다는 규정을 부활. 기술이 좋고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외국인 가드들로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측면

김남훈 : 또 외국인 출전 규정도 손을 봤는데... 이게~ 라운드마다 쿼터마다 다르니까 공부하면서 보는 나도 어려웠다. 과연 일반 팬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조현일 :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외국인 선수 2명 보유에 1명 출전. 올 시즌 상황마다 다르다.

제인 : 보는 관중도~ 뛰는 선수도~ 또 큰 계획을 세워야하는 감독까지 헷갈릴 것 같긴 하다.

김남훈 : 심지어 이것도 이미 시즌이 개막하고 한창 진행하다가... 얼마 전에 또 바뀐 거다. 무슨 엿장수 마음으로도 아니고~ 원칙도 없고 주먹구구식이라는 강한 인상

조성원 : 시즌 전에 터진 불법도박 사건과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차출로 경기력이 많이 저하된 건 사실. 그러다보니까 원래는 4라운드부터 두 명 출전이었던 조항을 조금 앞당기게 됐다.

▶ 표제어 ①-1 새로운 외국인

강승화 : 어찌됐건 달라진 규정으로~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코트를 밟게 됐는데요. 20명의 외국인 선수 중 11명이 처음 보는 선수들이죠?

제인 : “이 선수 되겠는데” 눈에 띄는 선수가 있던 가요?

조성원 :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단신임에도 1라운드에 선발됐던 KCC의 안드레 에밋. 개인 기량도 경험도 있다고 느꼈다. 또 치고 나갈 때와 동료에게 줄 때를 잘 안다. 하승진이 돌아오면 더 위력적으로 될 것.

조현일 : 저도 에밋이 2015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워낙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러서 기대를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실망. 팀 동료 전태풍이 지적했듯이 아직은 팀보다 개인을 위한 경기를 많이 한다. 또 NBA 하부리그에서 뛸 때도 외곽이 좋지 않은데 외곽슛 욕심을 낸다.

강승화 : 그럼 조현일 기자가 꼽아주시죠?

조현일 : 현재까지 봤을 때는 전자랜드의 안드레 스미스. 올 1월에 무릎 수술을 받았기에 상당한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하는 걸 보니까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이고 KBL 빅맨으로 뛰기에 적합한 기술과 발놀림의 소유자. 다만 우려되는 건, 수술했던 무릎 상태.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잘 버텨줄 수 있을까?

김남훈 : 두 선수 외에는 특별난 선수가 없는 건가? 프로농구 연맹이 말했던 작고 기술 좋고 화려한 선수들은 다 어디 간 거지?

조성원 : 아직 시즌 초반이고 외국인이 한 명 밖에 못 뛰는 1라운드라서 더 그런 부분도 있지만... 사실 냉정하게 말해서 파급력을 가진 선수는 없다.

조현일 : 쓸 만한 자원의 가드들은 다른 리그에서 뛰려고 하고 규정 때문에 구단들이 어쩔 수 없이 단신 선수들을 선발한 셈.

조성원 : 또 자유계약이 아니라 트라이아웃으로 뽑다보니까 1~2주 동안 연습경기 조금 보고 잘 하는 선수를 뽑아보라는 건 모험! 새로운 선수에 모험을 걸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이미 검증된 한국 무대에서 뛰었던 선수를 뽑을 수밖에 없다.

▶ 표제어 ①-2 명불허전 기존 얼굴들

제인 : 그러다보니까 두 안드레 외에는 구관이 명관이라고! 오히려 기존의 외국인 선수들이 더 잘해주고 있어요?

조현일 :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건 득점과 리바운드가 아닐까? 10월 1일 경기까지 봤을 때... 결과적으로 스미스 외에는 기존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조성원 : 역시 헤인즈! 오리온이 초반에 무섭게 치고 나가는데 큰 역할. 심판 성향까지 아는 영리한 선수.

조현일 : 라틀리프도 주목. 최하위 삼성을 단숨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강승화 : 그런데 지난 시즌만 해도 헤인즈하면 SK, 라틀리프하면 모비스였는데... 팀이 달라졌네요?

조현일 : 이것도 규정 때문에 그렇다. KBL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서 최대 3년까지 뛸 수 있다.

조성원 : 압도적인 기량의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서 오래 뛰어서 장기 집권을 하게 되는 사태를 막으려는 의도. 개인적으로는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 계속 있는 것 보다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같은 얼굴, 같은 농구만 하면 팬들도 식상하다.

조현일 : 제 생각은 다르다. 포주장, 캡틴포로 사랑받았던 전자랜드의 포웰과 팬들의 눈물 이야기. 이렇듯 외국인 선수도 국내 선수처럼 한 팀에서 오래 뛰면 충분히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다. KBL은 규정으로 못 박아 그 기회를 스스로 져버리는 거다.

제인 : 다섯 명이 하는 농구에서 외국인 2명이 바뀌고, 신인 들어오고, FA 나가고 하면~ 작년까지 내가 응원하던 팀이 맞나 싶기도 할 것 같다.

김남훈 : 팬들보고 팀에 애정을 가지라는 제도인지~ 외국인 선수를 동료로 안 보고 그냥 소모품, 말 그대로 용병으로만 보는 시선이 깔려있는 게 아닐까?

▶ 표제어 ①-3 과거의 외국인 선수들

제인 : 외국인 선수들을 소모품으로만 보면 안 되는 게... 몇 몇 선수는 국내 선수보다 오히려 더 사랑도 받고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남기기도 했잖아요.

조현일 : 아마 KBL이 원하는 키 작은 외국인 선수는 프로농구 원년에 뛰었던 SBS의 제럴드 워커가 아닐까?

강승화 : 제럴드 워커 처음 봤을 때... 문화적 충격이었다. 올스타전인가? 혼자서 속공 뛰다가 백보드에 패스했다가 자기가 받아서 다시 넣고 조성원 위원도 같이 뛰어봤잖아요?

조성원 : 워커는 국내 선수들이 상대도 되지 않았다. 엄청 빨랐고 막기 힘든 존재

조현일 : 그런데 워커 같은 선수는 귀하고~ 맥도웰이 등장하면서 구단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작고 빠른 가드보다 맥도웰처럼 작지만 골밑에서 싸울 줄 아는 선수를 뽑는 게 우승에 유리하다는 걸 알게 됐다.

제인 : 맥도웰 하면... 같이 뛰었던 조성원 위원이 할 얘기가 많을 거 같아요?

조성원 : 맥도웰은 흙속의 진주였다. 마지막 두 번째 뽑힌 외국인 선수. 원래 현대에서는 블런트를 뽑으려고 했었는데 블런트를 LG가 앞에서 내려가면서 어쩔 수 없이 뽑은 게 맥도웰. 근데 맥도웰이 워낙 골밑에서 잘 해주니까 다른 팀들도 외국인 뽑을 때마다 제 2의 맥도웰 찾기 붐. 올 시즌도 현재 에밋 외에는 눈에 띄는 테크니션이 없기 때문에 명분이 무너지면... 또 다시 맥도웰 찾기가 시작될 수도

제인 : 그렇다면... 이번에도 구단들이 작은 외국인 선수를 뽑으라고 했더니~ 가드 말고 골밑 자원을 뽑아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거네요?

김남훈 : 소 잃고도 외양간을 참 안 고치는데~ 더 큰 문제는 5명이 하는 농구에서 2명이 외국인이면... 현재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나 유소년 선수들까지 고용 불안을 겪게 하는 거 아니냐?

조성원 : 사실 초반에는 국내 선수들이 자극을 받아 실력이 향상 될 것이라 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은 아킬레스건에서도 차이가 나고 차이가 크다. 국내 선수들이 한두 번 밀려서 꼬리를 내리게 된다면 오히려 외국인 선수와 해보려는 도전 자체를 포기하게 될 거다.

조현일 : 며칠 전 아시아농구선수권 8강에서 이란에게 져 또 다시 올림픽 출전이 좌절. 지금 한국 농구와 KBL을 봤을 때... 볼거리를 제공하고 국내 선수에게 자극을 주는 게 과연 근본적인 해결책일까?

▶ 표제어 ①-4 KBL과 외국인 선수

제인 : 다소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 제도는 그 어떤 제도보다 자주 바뀌었죠?

조성원 : 아까 잠시 얘기했던 워커나 맥도웰처럼 외국인 선수들은 분명 KBL에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장기적 안목으로 규정을 만들어야한다.

조현일 :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건... KBL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경기력을 올리고 화려함을 주겠다는 취지를 다 이해한다. 근데 그전에 그 선수들을 정말 KBL의 한 가족이자 구성원이라고 동등하게 바라보고 있는 건지도 생각해보자.

김남훈 : 올 시즌 농구가 그 어느 시즌보다 많은 우려 속에서 출발했는데... 위기에서 기회를 찾듯 새롭게 출발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제인 : 더불어 낯선 외국인 선수들도 또 낯익은 외국인 선수들도 즐겁게 농구할 수 있는 KBL이 되길~ 그래서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강승화 : 오늘도 많은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여러분의 스포츠지식 배양에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로 한 주 쉬고요. 다다음주에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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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이슈] 프로농구의 아리송한 ‘외국인 제도’
    • 입력 2015-10-05 07:08:41
    • 수정2015-10-05 08:25:28
    운동화
강승화 : 이번 주 스포츠 이슈는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입니다. 농구 얘기 함께 할 두 분 소개합니다. 아직도 해설위원보다는 캥거루 슈터라고 부르고 싶은 조성원 위원입니다!

김남훈 : 신문, 잡지, 인터넷 방송, 스포츠 TV까지 농구 냄새가 나는 곳이면 하이에나처럼 어김없이 나타나는 조현일 기자 자리했습니다.

제인 : 예년보다 이른 지난 9월에 개막한 프로농구! 그런데 올 시즌은 시작 전부터 외국인 제도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졌죠?

조성원 : 두 명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을 193cm 이하의 선수로 뽑아야한다는 규정을 부활. 기술이 좋고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외국인 가드들로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측면

김남훈 : 또 외국인 출전 규정도 손을 봤는데... 이게~ 라운드마다 쿼터마다 다르니까 공부하면서 보는 나도 어려웠다. 과연 일반 팬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조현일 :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외국인 선수 2명 보유에 1명 출전. 올 시즌 상황마다 다르다.

제인 : 보는 관중도~ 뛰는 선수도~ 또 큰 계획을 세워야하는 감독까지 헷갈릴 것 같긴 하다.

김남훈 : 심지어 이것도 이미 시즌이 개막하고 한창 진행하다가... 얼마 전에 또 바뀐 거다. 무슨 엿장수 마음으로도 아니고~ 원칙도 없고 주먹구구식이라는 강한 인상

조성원 : 시즌 전에 터진 불법도박 사건과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차출로 경기력이 많이 저하된 건 사실. 그러다보니까 원래는 4라운드부터 두 명 출전이었던 조항을 조금 앞당기게 됐다.

▶ 표제어 ①-1 새로운 외국인

강승화 : 어찌됐건 달라진 규정으로~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코트를 밟게 됐는데요. 20명의 외국인 선수 중 11명이 처음 보는 선수들이죠?

제인 : “이 선수 되겠는데” 눈에 띄는 선수가 있던 가요?

조성원 :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단신임에도 1라운드에 선발됐던 KCC의 안드레 에밋. 개인 기량도 경험도 있다고 느꼈다. 또 치고 나갈 때와 동료에게 줄 때를 잘 안다. 하승진이 돌아오면 더 위력적으로 될 것.

조현일 : 저도 에밋이 2015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워낙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러서 기대를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실망. 팀 동료 전태풍이 지적했듯이 아직은 팀보다 개인을 위한 경기를 많이 한다. 또 NBA 하부리그에서 뛸 때도 외곽이 좋지 않은데 외곽슛 욕심을 낸다.

강승화 : 그럼 조현일 기자가 꼽아주시죠?

조현일 : 현재까지 봤을 때는 전자랜드의 안드레 스미스. 올 1월에 무릎 수술을 받았기에 상당한 의구심이 있었다. 하지만 경기하는 걸 보니까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이고 KBL 빅맨으로 뛰기에 적합한 기술과 발놀림의 소유자. 다만 우려되는 건, 수술했던 무릎 상태.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잘 버텨줄 수 있을까?

김남훈 : 두 선수 외에는 특별난 선수가 없는 건가? 프로농구 연맹이 말했던 작고 기술 좋고 화려한 선수들은 다 어디 간 거지?

조성원 : 아직 시즌 초반이고 외국인이 한 명 밖에 못 뛰는 1라운드라서 더 그런 부분도 있지만... 사실 냉정하게 말해서 파급력을 가진 선수는 없다.

조현일 : 쓸 만한 자원의 가드들은 다른 리그에서 뛰려고 하고 규정 때문에 구단들이 어쩔 수 없이 단신 선수들을 선발한 셈.

조성원 : 또 자유계약이 아니라 트라이아웃으로 뽑다보니까 1~2주 동안 연습경기 조금 보고 잘 하는 선수를 뽑아보라는 건 모험! 새로운 선수에 모험을 걸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이미 검증된 한국 무대에서 뛰었던 선수를 뽑을 수밖에 없다.

▶ 표제어 ①-2 명불허전 기존 얼굴들

제인 : 그러다보니까 두 안드레 외에는 구관이 명관이라고! 오히려 기존의 외국인 선수들이 더 잘해주고 있어요?

조현일 :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건 득점과 리바운드가 아닐까? 10월 1일 경기까지 봤을 때... 결과적으로 스미스 외에는 기존 선수들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조성원 : 역시 헤인즈! 오리온이 초반에 무섭게 치고 나가는데 큰 역할. 심판 성향까지 아는 영리한 선수.

조현일 : 라틀리프도 주목. 최하위 삼성을 단숨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강승화 : 그런데 지난 시즌만 해도 헤인즈하면 SK, 라틀리프하면 모비스였는데... 팀이 달라졌네요?

조현일 : 이것도 규정 때문에 그렇다. KBL에서는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서 최대 3년까지 뛸 수 있다.

조성원 : 압도적인 기량의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서 오래 뛰어서 장기 집권을 하게 되는 사태를 막으려는 의도. 개인적으로는 외국인 선수가 한 팀에 계속 있는 것 보다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같은 얼굴, 같은 농구만 하면 팬들도 식상하다.

조현일 : 제 생각은 다르다. 포주장, 캡틴포로 사랑받았던 전자랜드의 포웰과 팬들의 눈물 이야기. 이렇듯 외국인 선수도 국내 선수처럼 한 팀에서 오래 뛰면 충분히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수 있다. KBL은 규정으로 못 박아 그 기회를 스스로 져버리는 거다.

제인 : 다섯 명이 하는 농구에서 외국인 2명이 바뀌고, 신인 들어오고, FA 나가고 하면~ 작년까지 내가 응원하던 팀이 맞나 싶기도 할 것 같다.

김남훈 : 팬들보고 팀에 애정을 가지라는 제도인지~ 외국인 선수를 동료로 안 보고 그냥 소모품, 말 그대로 용병으로만 보는 시선이 깔려있는 게 아닐까?

▶ 표제어 ①-3 과거의 외국인 선수들

제인 : 외국인 선수들을 소모품으로만 보면 안 되는 게... 몇 몇 선수는 국내 선수보다 오히려 더 사랑도 받고 우리에게 많은 추억을 남기기도 했잖아요.

조현일 : 아마 KBL이 원하는 키 작은 외국인 선수는 프로농구 원년에 뛰었던 SBS의 제럴드 워커가 아닐까?

강승화 : 제럴드 워커 처음 봤을 때... 문화적 충격이었다. 올스타전인가? 혼자서 속공 뛰다가 백보드에 패스했다가 자기가 받아서 다시 넣고 조성원 위원도 같이 뛰어봤잖아요?

조성원 : 워커는 국내 선수들이 상대도 되지 않았다. 엄청 빨랐고 막기 힘든 존재

조현일 : 그런데 워커 같은 선수는 귀하고~ 맥도웰이 등장하면서 구단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작고 빠른 가드보다 맥도웰처럼 작지만 골밑에서 싸울 줄 아는 선수를 뽑는 게 우승에 유리하다는 걸 알게 됐다.

제인 : 맥도웰 하면... 같이 뛰었던 조성원 위원이 할 얘기가 많을 거 같아요?

조성원 : 맥도웰은 흙속의 진주였다. 마지막 두 번째 뽑힌 외국인 선수. 원래 현대에서는 블런트를 뽑으려고 했었는데 블런트를 LG가 앞에서 내려가면서 어쩔 수 없이 뽑은 게 맥도웰. 근데 맥도웰이 워낙 골밑에서 잘 해주니까 다른 팀들도 외국인 뽑을 때마다 제 2의 맥도웰 찾기 붐. 올 시즌도 현재 에밋 외에는 눈에 띄는 테크니션이 없기 때문에 명분이 무너지면... 또 다시 맥도웰 찾기가 시작될 수도

제인 : 그렇다면... 이번에도 구단들이 작은 외국인 선수를 뽑으라고 했더니~ 가드 말고 골밑 자원을 뽑아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거네요?

김남훈 : 소 잃고도 외양간을 참 안 고치는데~ 더 큰 문제는 5명이 하는 농구에서 2명이 외국인이면... 현재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나 유소년 선수들까지 고용 불안을 겪게 하는 거 아니냐?

조성원 : 사실 초반에는 국내 선수들이 자극을 받아 실력이 향상 될 것이라 했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은 아킬레스건에서도 차이가 나고 차이가 크다. 국내 선수들이 한두 번 밀려서 꼬리를 내리게 된다면 오히려 외국인 선수와 해보려는 도전 자체를 포기하게 될 거다.

조현일 : 며칠 전 아시아농구선수권 8강에서 이란에게 져 또 다시 올림픽 출전이 좌절. 지금 한국 농구와 KBL을 봤을 때... 볼거리를 제공하고 국내 선수에게 자극을 주는 게 과연 근본적인 해결책일까?

▶ 표제어 ①-4 KBL과 외국인 선수

제인 : 다소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프로농구에서 외국인 선수 제도는 그 어떤 제도보다 자주 바뀌었죠?

조성원 : 아까 잠시 얘기했던 워커나 맥도웰처럼 외국인 선수들은 분명 KBL에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장기적 안목으로 규정을 만들어야한다.

조현일 :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건... KBL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경기력을 올리고 화려함을 주겠다는 취지를 다 이해한다. 근데 그전에 그 선수들을 정말 KBL의 한 가족이자 구성원이라고 동등하게 바라보고 있는 건지도 생각해보자.

김남훈 : 올 시즌 농구가 그 어느 시즌보다 많은 우려 속에서 출발했는데... 위기에서 기회를 찾듯 새롭게 출발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제인 : 더불어 낯선 외국인 선수들도 또 낯익은 외국인 선수들도 즐겁게 농구할 수 있는 KBL이 되길~ 그래서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강승화 : 오늘도 많은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여러분의 스포츠지식 배양에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저희는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로 한 주 쉬고요. 다다음주에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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