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고 안 들리고…시각장애인 시설물 안전 위협

입력 2015.10.15 (21:40) 수정 2015.10.15 (21: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오늘은 시각장애인의 날인데요, 이들의 보행을 돕기 위해 설치하고 있는 각종 시설물들의 상태를 점검해 보니,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각장애 1급인 직장인 이창현 씨는 조심조심 걷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볼라드 즉, 차량 진입 방지 말뚝에 부딪혀 다친 게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창현(시각장애인) : "정말 그대로 넘어졌죠. 정강이 부분에 멍이 4개월 정도 간적이 있어요. (볼라드를) 피하기 위해서 또 다른 장애물이랑 부딪치는 경우도 생기고.."

대부분의 말뚝 앞에 일단 멈추라는 의미의 점형 블록이 없어서 말뚝이 있다는 걸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이렇게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점자 블록 바로 위에 볼라드가 설치된 경우도 있습니다.

볼라드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을 사용해 80센터미터 내외의 높이로 설치해야 하는데, 규정 높이보다 낮거나 (찰칵) 단단한 화강암 재질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볼라드만 4개 중 하나꼴로 규정에 맞지 않고, 개인이 설치한 말뚝은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도 문젭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음향신호기가 적지 않고, 서울에만 음향신호기가 없는 신호등이 절반에 달해 횡단보도를 건널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복합교차로에서 리모콘을 누르면 음향신호기 여러 대가 동시에 작동해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이병돈(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 "시각장애인들은요, 감각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리모컨이) 작동이 잘 작동이 안 되는 문제가 크고, 또 신호등에 음향신호기가 설치가 안 된 곳이 많아서 아주 위험한.."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부딪히고 안 들리고…시각장애인 시설물 안전 위협
    • 입력 2015-10-15 21:40:48
    • 수정2015-10-15 21:50:27
    뉴스 9
<앵커 멘트>

오늘은 시각장애인의 날인데요, 이들의 보행을 돕기 위해 설치하고 있는 각종 시설물들의 상태를 점검해 보니,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각장애 1급인 직장인 이창현 씨는 조심조심 걷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볼라드 즉, 차량 진입 방지 말뚝에 부딪혀 다친 게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창현(시각장애인) : "정말 그대로 넘어졌죠. 정강이 부분에 멍이 4개월 정도 간적이 있어요. (볼라드를) 피하기 위해서 또 다른 장애물이랑 부딪치는 경우도 생기고.."

대부분의 말뚝 앞에 일단 멈추라는 의미의 점형 블록이 없어서 말뚝이 있다는 걸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이렇게 시각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점자 블록 바로 위에 볼라드가 설치된 경우도 있습니다.

볼라드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을 사용해 80센터미터 내외의 높이로 설치해야 하는데, 규정 높이보다 낮거나 (찰칵) 단단한 화강암 재질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볼라드만 4개 중 하나꼴로 규정에 맞지 않고, 개인이 설치한 말뚝은 정확한 통계조차 없습니다.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도 문젭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음향신호기가 적지 않고, 서울에만 음향신호기가 없는 신호등이 절반에 달해 횡단보도를 건널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복합교차로에서 리모콘을 누르면 음향신호기 여러 대가 동시에 작동해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이병돈(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 : "시각장애인들은요, 감각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리모컨이) 작동이 잘 작동이 안 되는 문제가 크고, 또 신호등에 음향신호기가 설치가 안 된 곳이 많아서 아주 위험한.."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수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