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식물 ‘강변 점령’…생태계 교란

입력 2015.10.16 (21:38) 수정 2015.10.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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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래 식물인 가시박과 단풍잎 돼지풀이 4대 강을 비롯한 전국 하천에 번지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한 집중 관리 대상이지만, 퇴치 작업을 위한 예산도 부족하다고 합니다.

김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람 키보다 더 큰 풀이 하천 변을 따라 숲을 이룹니다.

북미산 외래종, 단풍잎돼지풀입니다.

촘촘하게 군락을 만드는데다 4m 높이까지 자라 햇빛을 독차지합니다.

하천 정화 작용을 하는 달뿌리풀 등 토종 수생식물의 서식 환경을 빼앗는 겁니다.

<녹취> 김미야(경기 이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수생 식물 뿌리를 거쳐가면서, 정화 작용을 못하니까 하천은 더 오염될 수밖에 없는 거죠."

가을철에 날리는 독성 꽃가루는 아토피와 천식도 유발합니다.

<녹취> 남한강변 주민(음성변조) : "날리긴 무지 하게 날려. 길 옆으로 쫙 있는데 차 끌고 가면 하얀 게 날리거든. 시골 사람은 모르니까 그냥 사는 거지."

금강 변, 키 큰 나무 마다 면사포를 씌운 듯 가시박 덩굴이 덮여 있습니다.

강 한가운데 섬을 뒤덮는가 하면, 산 비탈까지 덩굴이 타고 올라갑니다.

<녹취> "푸르게 자라던 나무들이 죽었잖아요. 가시박이 이렇게 덮어서..."

불과 2주전 가시박 제거 작업을 한 곳입니다.

뿌리를 제거한 기존 덩굴은 말라 죽었지만, 푸릇푸릇한 새 덩굴이 나무를 타고 다시 자라나고 있습니다.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은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종이지만, 퇴치 예산은 한 해 16억 원에 불과합니다.

예산이 부족한 자치단체들은 중앙 정부가 하천 정비를 위해 배정한 예산 일부를 돌려 쓸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종술(대전충남녹색연합 운영위원) : "예산이 없기 때문에 관리를 못하고 있잖아요. 예산만 주면 인력은 있으니까 일자리 창출도 되고 관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거죠."

부족한 예산으로 하천이 관리되지 못 하는 사이 한꺼번에 몇 만개씩 씨를 뿌리는 외래 식물이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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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래 식물 ‘강변 점령’…생태계 교란
    • 입력 2015-10-16 21:39:26
    • 수정2015-10-16 22: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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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외래 식물인 가시박과 단풍잎 돼지풀이 4대 강을 비롯한 전국 하천에 번지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한 집중 관리 대상이지만, 퇴치 작업을 위한 예산도 부족하다고 합니다.

김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람 키보다 더 큰 풀이 하천 변을 따라 숲을 이룹니다.

북미산 외래종, 단풍잎돼지풀입니다.

촘촘하게 군락을 만드는데다 4m 높이까지 자라 햇빛을 독차지합니다.

하천 정화 작용을 하는 달뿌리풀 등 토종 수생식물의 서식 환경을 빼앗는 겁니다.

<녹취> 김미야(경기 이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수생 식물 뿌리를 거쳐가면서, 정화 작용을 못하니까 하천은 더 오염될 수밖에 없는 거죠."

가을철에 날리는 독성 꽃가루는 아토피와 천식도 유발합니다.

<녹취> 남한강변 주민(음성변조) : "날리긴 무지 하게 날려. 길 옆으로 쫙 있는데 차 끌고 가면 하얀 게 날리거든. 시골 사람은 모르니까 그냥 사는 거지."

금강 변, 키 큰 나무 마다 면사포를 씌운 듯 가시박 덩굴이 덮여 있습니다.

강 한가운데 섬을 뒤덮는가 하면, 산 비탈까지 덩굴이 타고 올라갑니다.

<녹취> "푸르게 자라던 나무들이 죽었잖아요. 가시박이 이렇게 덮어서..."

불과 2주전 가시박 제거 작업을 한 곳입니다.

뿌리를 제거한 기존 덩굴은 말라 죽었지만, 푸릇푸릇한 새 덩굴이 나무를 타고 다시 자라나고 있습니다.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은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종이지만, 퇴치 예산은 한 해 16억 원에 불과합니다.

예산이 부족한 자치단체들은 중앙 정부가 하천 정비를 위해 배정한 예산 일부를 돌려 쓸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종술(대전충남녹색연합 운영위원) : "예산이 없기 때문에 관리를 못하고 있잖아요. 예산만 주면 인력은 있으니까 일자리 창출도 되고 관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거죠."

부족한 예산으로 하천이 관리되지 못 하는 사이 한꺼번에 몇 만개씩 씨를 뿌리는 외래 식물이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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