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靑 5자 회동, 교과서 ‘블랙홀’ 벗어나야

입력 2015.10.23 (07:35) 수정 2015.10.2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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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해설위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어제 모처럼 얼굴을 맞댔습니다. 하지만 당초 예정보다 20분을 넘겨 1시간 50분에 걸친 만남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 했습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한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산적한 현안에 대한 합의는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어렵게 성사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의 회동도 교과서 블랙홀에 매몰된 셈입니다.

7개월 만에 이뤄진 어제 회동의 시작은 좋아 보였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관련 얘기와 덕담이 오가는 비교적 밝은 분위기 속에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가 마련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갖게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역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단 한 페이지도 쓰여지지 않는 교과서를 친일이니 독재니 하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균형 잡힌 역사 교과서가 꼭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르고 자랑스런 역사 교과서가 필요하다"며 국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습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서 "한마디로 왜 보자고 했는지 알 수 없는 회동이었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문 대표는 "대통령의 역사인식이 상식과 너무나 동떨어져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 같은 암담함을 느꼈다"면서 "국정화를 중단하고 경제 살리기와 민생에 전념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답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뚜렷한 입장 차이만 확인하면서 현안들에 대한 합의는 전무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요청한 노동개혁 5개 법안과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 그리고 한중 FTA 비준안의 11월 중순 처리 등에 대해서도 흔쾌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문 대표는 국정화 문제 때문에 국회 일정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대치 정국은 가팔라질 태셉니다.

어제 회동을 통해 청와대와 여야는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서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온 나라가 이 문제에 매몰돼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19대 국회가 교과서와 민생현안을 분리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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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靑 5자 회동, 교과서 ‘블랙홀’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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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5-10-23 0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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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해설위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어제 모처럼 얼굴을 맞댔습니다. 하지만 당초 예정보다 20분을 넘겨 1시간 50분에 걸친 만남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 했습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한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산적한 현안에 대한 합의는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어렵게 성사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의 회동도 교과서 블랙홀에 매몰된 셈입니다.

7개월 만에 이뤄진 어제 회동의 시작은 좋아 보였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관련 얘기와 덕담이 오가는 비교적 밝은 분위기 속에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가 마련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도 갖게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역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단 한 페이지도 쓰여지지 않는 교과서를 친일이니 독재니 하는 것은 어불성설" 이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균형 잡힌 역사 교과서가 꼭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르고 자랑스런 역사 교과서가 필요하다"며 국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습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서 "한마디로 왜 보자고 했는지 알 수 없는 회동이었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문 대표는 "대통령의 역사인식이 상식과 너무나 동떨어져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 같은 암담함을 느꼈다"면서 "국정화를 중단하고 경제 살리기와 민생에 전념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답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서로가 뚜렷한 입장 차이만 확인하면서 현안들에 대한 합의는 전무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요청한 노동개혁 5개 법안과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 그리고 한중 FTA 비준안의 11월 중순 처리 등에 대해서도 흔쾌한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문 대표는 국정화 문제 때문에 국회 일정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대치 정국은 가팔라질 태셉니다.

어제 회동을 통해 청와대와 여야는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서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온 나라가 이 문제에 매몰돼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19대 국회가 교과서와 민생현안을 분리 대처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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