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부실 늪에 빠진 조선업

입력 2015.10.29 (07:35) 수정 2015.10.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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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춘 해설위원]

조선 산업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긴급 자금 지원을 추진 중인 대우조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른바 조선 빅3로 불리는 3사가 모두 막대한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때 한국 경제의 견인차였던 조선업이 왜 이렇게 됐을까요?

조선 3사는 지난 3분기에도 경영실적이 초라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3사 모두 올해 조 단위의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입니다. 업계는 대우조선 5조 2천9백억 원, 삼성중공업 1조 4천억 원, 현대중공업 1조 천4백억 원의 영업 손실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조선 3사가 모두 조 단위의 적자를 내는 건 국내 조선업이 생긴 후 처음입니다. 그래서 충격이 큽니다.
가장 큰 원인은 3사 매출의 50~60% 이상을 차지하는 해양 플랜트 부실입니다. 해양 플랜트를 대거 수주한 지난 201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손실만 8조 원이 넘습니다. 저가 수주 경쟁, 잦은 설계 변경과 공사 지연, 기자재 가격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설계 능력도 없는데 설계 변경 책임까지 떠안으며 무리하게 해양 플랜트에 뛰어든 것이 화근이란 지적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감춰진 부실이 더 발견되거나 추가 부실이 생기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국제 유가도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해양 플랜트 분야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업계 주장과 달리 엄격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윱니다.

금융 당국은 국책은행을 통해 대우조선에 4조 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 정도면 자체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을 합병해 빅2로 가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현실의 엄중함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위기의 근본 원인을 고치지 않는다면 조선업의 부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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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춘 해설위원]

조선 산업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긴급 자금 지원을 추진 중인 대우조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른바 조선 빅3로 불리는 3사가 모두 막대한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때 한국 경제의 견인차였던 조선업이 왜 이렇게 됐을까요?

조선 3사는 지난 3분기에도 경영실적이 초라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3사 모두 올해 조 단위의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입니다. 업계는 대우조선 5조 2천9백억 원, 삼성중공업 1조 4천억 원, 현대중공업 1조 천4백억 원의 영업 손실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조선 3사가 모두 조 단위의 적자를 내는 건 국내 조선업이 생긴 후 처음입니다. 그래서 충격이 큽니다.
가장 큰 원인은 3사 매출의 50~60% 이상을 차지하는 해양 플랜트 부실입니다. 해양 플랜트를 대거 수주한 지난 201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손실만 8조 원이 넘습니다. 저가 수주 경쟁, 잦은 설계 변경과 공사 지연, 기자재 가격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설계 능력도 없는데 설계 변경 책임까지 떠안으며 무리하게 해양 플랜트에 뛰어든 것이 화근이란 지적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감춰진 부실이 더 발견되거나 추가 부실이 생기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국제 유가도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해양 플랜트 분야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업계 주장과 달리 엄격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윱니다.

금융 당국은 국책은행을 통해 대우조선에 4조 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 정도면 자체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을 합병해 빅2로 가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현실의 엄중함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위기의 근본 원인을 고치지 않는다면 조선업의 부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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