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민간 교류 ‘봇물’…촉매제 되나?

입력 2015.11.07 (07:49) 수정 2015.11.0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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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이어 한동안 주춤했던 남북 민간교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남북 당국 모두 민간 교류를 적극 지원하면서, 지난달 방북 규모는 전달보다 스무 배나 늘었는데요.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민간 교류가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도 촉매제가 될지 주목됩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남북 민간교류 상황과 현재의 남북관계 국면을 집중 진단했습니다.

송지현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평양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

<녹취> “와~~~~~”

10만이 넘는 평양 시민의 환호를 받으며, 남북의 노동자 단체 축구선수들이 입장합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지난 2007년을 끝으로 중단됐던 남북 노동자 축구 대회가 8년 만에 재개된 것입니다.

<녹취> 김영대(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 부위원장) : "북남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우리 민족끼리 기치 밑에 북남 관계 개선을 주동하며..."

<녹취> 김동만(한국노총 위원장 ) : "오늘을 계기로 민족 화해와 단합의 기운을 만방에 떨치고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을 더욱 크게 선포하는 장입니다."

경기 결과는 2차례 모두 북한 팀의 승리.

하지만 관중들은 승패를 떠나 한마음으로 남북 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

<녹취> 평양시민 : "지금 이 경기장에는 남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직 우리 겨레, 우리 민족뿐입니다."

<녹취> 평양시민 : "지금 격정 된 심정을 뭐라고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북과 남이 조국통일을 위해 하나가 되어 달릴 때 조국통일의 그 날은 그만큼 앞당겨질 것입니다."

축구 경기를 위해 방북길에 오른 양대 노총 관계자는 모두 162명.

2010년 5.24조치 이후 최대 규모 방북단입니다.

북한 매체들도 이례적으로 노동자 축구대회 상황 등 방북단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북과 남의 선수들이 통일기를 휘날리며 경기장에 입장하자 관람자들은 '조국통일', '통일 6‧15', '조선은 하나다!' 등의 구호를 힘 있게 외치면서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3박 4일의 방북기간, 남북은 내년 축구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후속사업 추진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김동만(한국노총 위원장) : "2016년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과 백두산 노동자 행사 및 지역의 교류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을 협의했습니다."

노동자 축구 대회가 끝나고 나흘 뒤, 이번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16명이 개성 만월대를 찾았습니다.

국회 차원에서 2년 만에 이뤄진 북한 방문입니다.

<녹취> 원혜영 의원(국회 외통위 소속) : "딱 위에 올라와서 궁터가 앉은 거네요. 그런데 우리 경복궁하곤 아주 다르네. 경복궁은 평평한..."

지난 달 북한 인권법 논의에 반발해 개성공단 현장 시찰을 거부했던 북한이,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바꿔 여야 국회의원 전원의 방북을 수용한 겁니다.

<녹취> 북한 해설 강사 : "이렇게 축대를 높이 올려 쌓아줬습니다. 높이 7.5m, 너비 49m, 그리고 송악산 근저까지 축대를 다 높이 세워서 중심 건축을 이렇게 띄워 줬습니다."

국회 외통위는 이번 만월대 방문을 계기로 남북 문화 교류 사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지원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인터뷰> 나경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 : "이러한 문화 발굴 사업을 공동으로 해서 그다음 고구려 고분을 같이 발굴한다든지 또는 궁의 구성을 같이 발굴하는 사업까지 이어진다면 조금 더 활발한, 남북의 접촉면이 다양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이어 이뤄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방북.

평양을 비롯한 북한 각지에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풋살 축구장, 드림필드를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녹취> 히딩크(前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먼저 평양에 첫 번째 (풋살)구장을 건설하고 다른 도시에도 몇 개 더 만들었으면 합니다."

히딩크 감독은 또 북한의 축구계 인사들을 만나 북한 유소년 축구 선수들의 육성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히딩크(前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우리는 (북한) 어린이들과 축구(훈련)도 계획할 수 있을 겁니다. 첫발을 뗀 이후에 두 번째, 세 번째 걸음은 쉬울 겁니다."

주춤했던 남북 민간 교류는 지난 8월말 8.25 합의를 계기로 다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북한의 10월 당 창건 행사가 끝나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더욱 속도가 붙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우리 측 인사는 무려 800명을 넘겨, 8·25 합의가 이뤄진 지난 8월과 9월, 한 달 평균 4~50명 수준이던 데 비해 20배가량 늘었습니다.

<인터뷰> 정영철(서강대 교수) : "8.25합의 이후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남북교류협력을 활성화한다고 하는 남북 간의 합의사항들을 현재 이행하고 있는 그런 국면이고, 이런 당국 간 회담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역시 민간급에서의 여러 가지 교류와 협력이 이뤄짐으로 인해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도 대단히 어떤 중요한 어떤 정치작업, 사전 정치작업 중에 하나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죠."

남북은 지난 8월 고위 당국자 접촉에서 모두 6개항으로 된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민간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이제 남은 건 첫 번째 합의사항인 남북당국 회담 개최 문제입니다.

<녹취> 김관진(국가안보실장/'8.25합의' 발표) : "당국자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8.25합의 이후 적십자 실무접촉에 이어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9월 21일, 정부는 북한에 당국 회담 개최를 공식 제의합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10월 2일 판문점에서 예비접촉을 갖고 당국회담의 형식과 의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틀 뒤 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통일부가 남북대결을 선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답신을 보내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후에도 남북은 당국회담 개최와 관련해 수차례 전통문을 주고받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최근에 이제 민간단체들의 방북을 허용하면서 남측의 태도를 아마도 자신들이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을 거라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미치는 또 북한 내의 영향 같은 거를 검토한 이후에 자신들이 주도하는, 의제뿐만이 아니라 형식에서도 북한은 이제 자신들이 원하는 구도, 즉 국방위하고 우리 청와대하고 직접 대화 형태를 통해서 커다란 어떤 남북한의 현황들을 실무선에서 작은 것부터 풀기 보다는 큰 틀에 전격적인 합의를 도출하고자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당국회담 개최는 8.25합의의 핵심 사항인 만큼, 조속히 대화가 재개돼야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필요성과 민간교류 확대를 위한 당국 차원의 지원 의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 "8·25 합의에서 밝힌 대로 남과 북의 상호 관심사와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논의들을 하루 속히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문제는 심상치 않은 북한의 최근 행보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3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서부전선 반항공부대들의 고사 로켓 사격 훈련을 보시었습니다."

지난 2일, 김정은 제1위원장 참관 하에 이뤄진 북한군의 신형 고사로켓, 지대공미사일 발사 훈련 모습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한미 양국의 이른바 ‘4D 작전 개념’에 반발한 저강도 대응이라고는 하지만, 한동안 자제해왔던 무력시위를 석 달여 만에 재개한 것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고사 로켓의 현대화‧정밀화를 계속 다그쳐나갈 데 대해서 강조하시었습니다"

다음날인 지난 3일, 북한은 또 최상철 부위원장 등 우리 측 개성공단 관리위 관계자 2명의 출입을 일방적으로 제한했습니다.

남측 관리위가 북측 중앙특구 개발총국의 일에는 반대하고, 남한 당국의 입장만 대변해 왔다는 게 북한이 내세운 이유입니다

북한이 이틀 만에 다시 출입 제한 조치를 철회했지만, 개성공단 토지 임대료 등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 "북측이 출입제한조치를 철회한 것에 대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개성공단 관련 모든 문제들은 대화를 통해 해결 되어야 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주목되는 건, 북한이 대남 비난의 수위를 조절한 채 여전히 관계개선의 흐름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북한의 최근 행보가,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녹취>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한은 지금 이제 남북관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변 정세에 대해서 분석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일련의 동북에서의 국가들 간의 움직임이 한반도 정세, 특히 북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분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석이 끝난 다음에 우리 정부가 제안하는 당국간 회담에 대한 답변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정영철(서강대 교수) : "북한 같은 경우는 8.25합의 이후에 어찌됐든 간에 남북간의 어떤 관계 개선의 국면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아직까지는 좀 강하게 보이고 있고요, 이런 것들을 이어가서 결국에는 금강산 재개라든지 개성공단의 확대라든지 좀 이런 방향으로 나가고자 할 가능성이 높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활기를 띠고 있는 남북 민간 교류.

모처럼의 화해 분위기가 소중한 결실을 맺기 위해 무엇보다 당국 간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북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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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민간 교류 ‘봇물’…촉매제 되나?
    • 입력 2015-11-07 08:23:45
    • 수정2015-11-07 11:54:07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이어 한동안 주춤했던 남북 민간교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남북 당국 모두 민간 교류를 적극 지원하면서, 지난달 방북 규모는 전달보다 스무 배나 늘었는데요.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민간 교류가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도 촉매제가 될지 주목됩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남북 민간교류 상황과 현재의 남북관계 국면을 집중 진단했습니다.

송지현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9일, 평양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

<녹취> “와~~~~~”

10만이 넘는 평양 시민의 환호를 받으며, 남북의 노동자 단체 축구선수들이 입장합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지난 2007년을 끝으로 중단됐던 남북 노동자 축구 대회가 8년 만에 재개된 것입니다.

<녹취> 김영대(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 부위원장) : "북남 노동자 통일축구대회가 우리 민족끼리 기치 밑에 북남 관계 개선을 주동하며..."

<녹취> 김동만(한국노총 위원장 ) : "오늘을 계기로 민족 화해와 단합의 기운을 만방에 떨치고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을 더욱 크게 선포하는 장입니다."

경기 결과는 2차례 모두 북한 팀의 승리.

하지만 관중들은 승패를 떠나 한마음으로 남북 선수들을 응원했습니다.

<녹취> 평양시민 : "지금 이 경기장에는 남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직 우리 겨레, 우리 민족뿐입니다."

<녹취> 평양시민 : "지금 격정 된 심정을 뭐라고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북과 남이 조국통일을 위해 하나가 되어 달릴 때 조국통일의 그 날은 그만큼 앞당겨질 것입니다."

축구 경기를 위해 방북길에 오른 양대 노총 관계자는 모두 162명.

2010년 5.24조치 이후 최대 규모 방북단입니다.

북한 매체들도 이례적으로 노동자 축구대회 상황 등 방북단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북과 남의 선수들이 통일기를 휘날리며 경기장에 입장하자 관람자들은 '조국통일', '통일 6‧15', '조선은 하나다!' 등의 구호를 힘 있게 외치면서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3박 4일의 방북기간, 남북은 내년 축구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후속사업 추진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김동만(한국노총 위원장) : "2016년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할 것과 백두산 노동자 행사 및 지역의 교류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을 협의했습니다."

노동자 축구 대회가 끝나고 나흘 뒤, 이번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 16명이 개성 만월대를 찾았습니다.

국회 차원에서 2년 만에 이뤄진 북한 방문입니다.

<녹취> 원혜영 의원(국회 외통위 소속) : "딱 위에 올라와서 궁터가 앉은 거네요. 그런데 우리 경복궁하곤 아주 다르네. 경복궁은 평평한..."

지난 달 북한 인권법 논의에 반발해 개성공단 현장 시찰을 거부했던 북한이,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바꿔 여야 국회의원 전원의 방북을 수용한 겁니다.

<녹취> 북한 해설 강사 : "이렇게 축대를 높이 올려 쌓아줬습니다. 높이 7.5m, 너비 49m, 그리고 송악산 근저까지 축대를 다 높이 세워서 중심 건축을 이렇게 띄워 줬습니다."

국회 외통위는 이번 만월대 방문을 계기로 남북 문화 교류 사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지원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인터뷰> 나경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 : "이러한 문화 발굴 사업을 공동으로 해서 그다음 고구려 고분을 같이 발굴한다든지 또는 궁의 구성을 같이 발굴하는 사업까지 이어진다면 조금 더 활발한, 남북의 접촉면이 다양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이어 이뤄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방북.

평양을 비롯한 북한 각지에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풋살 축구장, 드림필드를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녹취> 히딩크(前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먼저 평양에 첫 번째 (풋살)구장을 건설하고 다른 도시에도 몇 개 더 만들었으면 합니다."

히딩크 감독은 또 북한의 축구계 인사들을 만나 북한 유소년 축구 선수들의 육성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히딩크(前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우리는 (북한) 어린이들과 축구(훈련)도 계획할 수 있을 겁니다. 첫발을 뗀 이후에 두 번째, 세 번째 걸음은 쉬울 겁니다."

주춤했던 남북 민간 교류는 지난 8월말 8.25 합의를 계기로 다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북한의 10월 당 창건 행사가 끝나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더욱 속도가 붙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우리 측 인사는 무려 800명을 넘겨, 8·25 합의가 이뤄진 지난 8월과 9월, 한 달 평균 4~50명 수준이던 데 비해 20배가량 늘었습니다.

<인터뷰> 정영철(서강대 교수) : "8.25합의 이후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남북교류협력을 활성화한다고 하는 남북 간의 합의사항들을 현재 이행하고 있는 그런 국면이고, 이런 당국 간 회담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역시 민간급에서의 여러 가지 교류와 협력이 이뤄짐으로 인해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도 대단히 어떤 중요한 어떤 정치작업, 사전 정치작업 중에 하나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죠."

남북은 지난 8월 고위 당국자 접촉에서 모두 6개항으로 된 합의문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민간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이제 남은 건 첫 번째 합의사항인 남북당국 회담 개최 문제입니다.

<녹취> 김관진(국가안보실장/'8.25합의' 발표) : "당국자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8.25합의 이후 적십자 실무접촉에 이어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9월 21일, 정부는 북한에 당국 회담 개최를 공식 제의합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10월 2일 판문점에서 예비접촉을 갖고 당국회담의 형식과 의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틀 뒤 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통일부가 남북대결을 선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답신을 보내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후에도 남북은 당국회담 개최와 관련해 수차례 전통문을 주고받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최근에 이제 민간단체들의 방북을 허용하면서 남측의 태도를 아마도 자신들이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을 거라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미치는 또 북한 내의 영향 같은 거를 검토한 이후에 자신들이 주도하는, 의제뿐만이 아니라 형식에서도 북한은 이제 자신들이 원하는 구도, 즉 국방위하고 우리 청와대하고 직접 대화 형태를 통해서 커다란 어떤 남북한의 현황들을 실무선에서 작은 것부터 풀기 보다는 큰 틀에 전격적인 합의를 도출하고자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당국회담 개최는 8.25합의의 핵심 사항인 만큼, 조속히 대화가 재개돼야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필요성과 민간교류 확대를 위한 당국 차원의 지원 의지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 "8·25 합의에서 밝힌 대로 남과 북의 상호 관심사와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논의들을 하루 속히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문제는 심상치 않은 북한의 최근 행보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3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서부전선 반항공부대들의 고사 로켓 사격 훈련을 보시었습니다."

지난 2일, 김정은 제1위원장 참관 하에 이뤄진 북한군의 신형 고사로켓, 지대공미사일 발사 훈련 모습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한미 양국의 이른바 ‘4D 작전 개념’에 반발한 저강도 대응이라고는 하지만, 한동안 자제해왔던 무력시위를 석 달여 만에 재개한 것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새 세기의 요구에 맞게 고사 로켓의 현대화‧정밀화를 계속 다그쳐나갈 데 대해서 강조하시었습니다"

다음날인 지난 3일, 북한은 또 최상철 부위원장 등 우리 측 개성공단 관리위 관계자 2명의 출입을 일방적으로 제한했습니다.

남측 관리위가 북측 중앙특구 개발총국의 일에는 반대하고, 남한 당국의 입장만 대변해 왔다는 게 북한이 내세운 이유입니다

북한이 이틀 만에 다시 출입 제한 조치를 철회했지만, 개성공단 토지 임대료 등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 "북측이 출입제한조치를 철회한 것에 대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개성공단 관련 모든 문제들은 대화를 통해 해결 되어야 하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주목되는 건, 북한이 대남 비난의 수위를 조절한 채 여전히 관계개선의 흐름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북한의 최근 행보가,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녹취>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북한은 지금 이제 남북관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변 정세에 대해서 분석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일련의 동북에서의 국가들 간의 움직임이 한반도 정세, 특히 북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분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석이 끝난 다음에 우리 정부가 제안하는 당국간 회담에 대한 답변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정영철(서강대 교수) : "북한 같은 경우는 8.25합의 이후에 어찌됐든 간에 남북간의 어떤 관계 개선의 국면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아직까지는 좀 강하게 보이고 있고요, 이런 것들을 이어가서 결국에는 금강산 재개라든지 개성공단의 확대라든지 좀 이런 방향으로 나가고자 할 가능성이 높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이어 활기를 띠고 있는 남북 민간 교류.

모처럼의 화해 분위기가 소중한 결실을 맺기 위해 무엇보다 당국 간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북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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