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스펙터] 다니엘! 이제 못 보는 거야?

입력 2015.11.17 (18:23) 수정 2015.11.18 (09: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007’ 인데 봐줘야지?”

‘007 시리즈’의 오랜 팬들은 아마 이런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을 지도 모릅니다.

주연인 다니엘 크레이그와 감독 샘 멘데스는 이 영화를 통해 그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그 ‘작별 인사’에 대한 평이 엇갈립니다.

전 세계를 오가는 역대급 스케일과 화려한 오프닝,

역시나 등장하는 최첨단 ‘본드 카’와 관능미 넘치는 ‘본드 걸’까지...

‘007의 종합 정리편’ 같은 영화에 어떤 팬들은 환호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면도 많습니다.

위기에 처한 본드와 본드 걸, 어김없이 이어지는 러브 신,

불을 내뿜는 자동차, 특수 제작된 손목 시계...

너무 자주 본 설정들이 또 등장합니다.

모든 것을 조종하는 세기의 악당은 너무 나약하게 무너집니다.

강유정 평론가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작별 인사” 같은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최강희 평론가는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영화인데, 아름답지 못했다며

추할 추 자를 써서 “유종의 추”라며 혹평했습니다.

관객들의 평도 엇갈리는 영화 ‘007 스펙터’ 이번주 무비부비2에서 함께 하시죠.

무비부비2무비부비2
다니엘! 이제 못 보는 거야?
다시보기다시보기



[ 24번째 007…관객 기대에 응답할까? ]

박은영 아나운서: 007 시리즈가 스카이폴 이후에 3년 만에 스물 네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영화는 007 스펙터입니다. 기대하고 계셨을 거예요. 3년 만이고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본드의 모습을 볼 수가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고 있는데 두 분이 어떻게 평가를 해주실지 그것도 참 궁금합니다.

강유정 평론가: 저는 그 생각은 분명히 들어요. 007은 내 인생의 오락 영화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본드걸도 나오고 굉장히 멋진 차도 나오고 큐가 만들어준 여러 가지 시계 이런 것들 보시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에도 오락 영화를 기대하고 오신다면 또 한 번 실망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최광희 평론가: 이 영화 보면 샘 엔데스는 007 시리즈 전반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를 갖추고 있는 거 같아요. 007이 항상 먹는 술이 있잖아요. 보드카 마티니 낫 스털드 셰이큰 섞지 말고 흔들어서

박: 어머 지금 제임스 본드 역할 연기하신 거예요

강: 태국어인 줄 알았어요

[ 식상하고 지루한 오마주…148분이 너무 길다 ]

최: 그렇게 시키고 또 보면 본드걸 나오면 꼭 한 번 본드걸이 위기에 처한 제임스 본드를 한 번 살려주는데 바로 어디로 가요 침대로 가요. 그런 것도 똑같아요. 시계가 뭐 펑 터진다든가 특급 레이싱카 뒤로 후방으로 총이 나가는 이런 거 불 뿜는 거 많이 봤잖아요. 그런 것들을 영화 속에서 계속 재연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21세기형 첩보 액션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야 하는데 이제는 식상하다는 거예요.

강: 전반적으로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어요. 아무래도 14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꽤나 길거든요

박: 148분 최장 시간이래요

강: 맞습니다 꽤나 긴데다가 이 이전에 보여줬던 스카이폴하고 오프닝부터 비슷했어요

최: 오프닝은 거의 비슷해요

강: 아델의 skyfall이 굉장히 독특했거든요 사실은 그 전에 것과는 이번에는 또 그것도 남성으로 바뀌긴 했지만 똑같거든요. 그런 공통점들이 아마 두 편을 시간차를 두고 물어본다면 그게 스카이폴이었나 그게 스펙터였어 헷갈릴만도 할 정도로 분위기가 너무 유사하다는 것도 단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스카이폴’과 이어져…3년 전인데 어떻게 기억해? ]

최: 샘 엔더스가 감독을 맡으면서 두 작품이 스카이폴과 이번작품 스펙터가 연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간의 이음부분이 있는데 문제는 뭐냐면 스카이폴 이후에 지금 3년 만에 왔다는 거예요. 스카이폴 다 까먹었어요. 나도 사흘 전에 본 영화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나는데 스카이폴 기억 나겠어요. 전 편에 복선에서 끌어온 거는 시간차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에 별 큰 의미가 없다 전 그렇게 봐요

강: 전 심지어 이번에 개봉했던 미션 임파서블하고도 별로 구분이 안 됐어요. 무슨 말이냐면 굉장히 묘령의 아름다운 여인이 등장하고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에서도 상당히 고전적 느낌을 강조했거든요. 올해에도. 둘 다 비슷한 선택을 한 거죠. 심지어 그 미션 임파서블에서 저는 그 카 체이싱말고 오토바이 체이싱만큼은 건졌어요. 이번에는 액션도 그다지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없더라. 007하면 그래도 원조 아닙니까. 원조로서 뭔가 특별한 걸 보여주길 기대했다면 제가 기대감이 너무 높았던 건 아닐까 란 생각도 들어요

박: 그리고 제가 봤을 땐 적이 너무 강하지 않다는 점도 적이 좀 강해야 맞수가 좀 되잖아요

최: 적의 정체가 처음부터 강력하게 드러나야 되는데 그래야 긴장감이 생기고 저 적에 맞서서 007이 어떻게 걸림돌을 극복해 나갈 것인가 라고 하는 그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데 적의 정체가 사실상 극 후반부에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그때서야 적의 정체가 드러나기 때문에 처음부터 본드가 저렇게 이리저리 날뛰지 라고 하는 부분에서 감정 이입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앞부분에는 특별히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헬기 씬 외에는 뛰어난 볼거리가 있지 않았다는 얘기죠.

강: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강력한 악이 될 수 있었던 게 원인 불명이예요. 왜 그랬느냐 입이 왜 찢어졌느냐 계속 얘기하다가 나중에 사람들이 돈 때문이다 생각할 때 쯤 돈을 다 태워버리거든요. 저 녀석은 대체 돈도 아니고 트라우마도 아니고 뭘까 근데 이번에 나오는 이 크리스퍼 발츠가 맡은 악역은 트라우마가 너무 분명해요. 딱 하나예요. 그 약점은 또 굉장히 고전적인 약점 카인과 아벨로 요약이 되는 형제 간의 질투 같은 건데 조금 비아냥 거리자면 뭐 뻔한 거 아니냐 그 정도로 세계를 악의 불 도가니로 만들겠다는 거를 치자면 샘 엔더스의 각색에 있어서 너무 나약하다 각색이 나약한 거죠.

[ 다니엘 크레이그의 ‘정장 핏’만 기억나 ]

최: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가 양복 입은 모습은 멋있어요 어떻게 보여요 여자가 볼 때

박: 멋있죠. 엄청 멋있죠

강: 저는 멋있어요

최: 약간 근육질이잖아 슬림한 몸은 아니잖아요. 그 사람이 수트를 입으면 아니 뭐 저거 단추 떨어질까봐 걱정이 되는 거예요. 아니면 바지 어디가 북 뜯어질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런 다니엘 크레이그도 제가 처음에는 저런 007도 상상할 수 있겠구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좀 하고 그런 인간적인 면모 나약한 면모도 보이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그때부터 시리즈가 시작되는 한마디로 재부팅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재부팅의 힘이 지금 이제 막 떨어지는 거죠. 다니엘 크레이그라고 하는 제임스 본드도 이제는 조금 식상해지고 그리고 서사 방식도 식상해졌기 때문에 007은 앞으로 쇠락해가는 시리즈가 될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 레아 세이두, 반갑지만 ‘임팩트’는 약했다 ]

강: 저는 그래도 레아 세이두의 등장만큼은 반가웠습니다. 어떤 점에서 반가웠냐면 늘 그녀가 어떤 영화들 이를테면 블루라든가 아니면 페어렐 마이 퀸이라든가 여러 작품들에서 이별을 고하고 뒤돌아서는 장면들 있거든요. 그때 뭉클해요. 근데 그런 느낌의 본드걸은 좀 드물었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래서 여기서 마지막에 그 007 제임스 본드가 붙잡고 싶어하는 여자의 이미지를 저는 성취했다고 봤는데 모르죠 최 평론가께선 어떻게 보셨는지

박: 그러면 액션 첩보물인데 액션 첩보는 하나도 기억이 안나고

최: 레아 세이두는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예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같은 영화에서는 정말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죠. 잘 하는 배우고. 또 고몽이라고 하는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 기업의 증손녀잖아요.

박: 금 숟갈을 물고 태어난

최: 집안도 좋고 매력도 있고요. 근데 앞니가 살짝 벌어진 거

박: 그것조차도 매력이고 트레이드 마크

최: 우리나라 배우라면 분명히 뭔가 했을텐데

강: 라미네이트

최: 근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속에서의 레아 세이두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예요 저는. 레아 세이두라고 하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능력 그 존재감 이런 것들을 샘 멘데스가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영화 속에서 레아 세이두의 매혹이라고 하는 부분이 별로 없었던 거 보이지 않는 거예요

박: 매혹은 좀 떨어졌을 수 있으나 사실 그 동안의 본드 걸을 살펴보면 좀 그냥 조력자 같은 느낌이었다면 여기서는 좀

강: 인생의 여인이죠

박: 카리스마 있고

최: 비중이 있어요. 비중이 있는데 비중이 있는 만큼의 임팩트를 캐릭터 있는 임팩트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죠. 저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박: 이번에 007 스펙터에서는 액션 로케이션 그리고 배우들 연기까지 뭔가 다 많이 들어가있긴 하지만 어느 하나 기억에 남지 않는 그런 부대찌개같은

최: 부대찌개를 모욕하지 마세요.

박: 골고루 다 들어가 있잖아요

최: 라면까지 넣어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박: 아무튼 그런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뭐 엄지손가락으로 평가는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 반전을 기대하면서 한 번 들어볼게요. 하나 둘 셋. 저 깜짝 놀랐잖아요. 들어주시는 줄 알고 근데 강유정 교수님께서는 그래도 보통 정도를

강: 대단히 스카이폴만큼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수 없는 영화다 라고 하기에는 좀 가혹한 듯 싶어서 그냥 플랫하기로 했습니다

[ 이 영화의 한줄 평 ]

박: 한줄평은요

강: 샘 멘데스 감독의 마지막 작별인사

최: 한줄평이라고 보기에는 좀 너무 밋밋하지 않아요 좀 더 입장을 분명히 밝혀주시죠

강: 밋밋해요. 영화 자체가 대단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작별인사 OK 받아주겠어요 저는

최: 이렇게 한 번 얘길 해보고 싶습니다. 유종의 미 라는 말 있죠. 유종의 미. 유종의 추. 추할 추 자.

박: 너무 가혹하시다 진짜로

최: 한 번 가혹하면 진짜 맘 먹고 가혹해야 됩니다 혹평을 하려면

박: 어쨌든 어떤 분들은 이게 참 고전적이어서 좋다 라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것이고 다양한 영화 접하신 분들은 왜 아직도 고전적이야 라고 혹평을 하실 거 같은데 어쨌든 관객의 몫이 아니겠습니까.

최: 아무나 할 수 있는 얘기 꼭 그걸로 마무리 짓더라

박: 아무나 할 수 있는 얘기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른 거니까

최: 누구의 몫이겠어요

강: 여기서 내 몫이오 이럴 순 없잖아요

박: 어쨌든 오늘의 영화는 007 스펙터였습니다.

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
아담과 이브가 아직 살아있다고?…‘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다시보기다시보기




강: 불멸은 축복일까요 재앙일까요. 여기 불멸의 연인을 다룬 색다른 시선이 있습니다. 짐 자무쉬의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입니다.

아담과 이브, 그들은 창세기 이후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아담은 만성적 우울증에 빠져서 이제 죽음을 꿈꾸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아담. 그런데 어쩐지 인간으로서 별로 반격할만한 여지는 없습니다.

그래도 이브는 삶이란 원래 그런 거 아니냐면서 아담을 지키려고 합니다. 이브는 그저 아담을 지키는 게 삶의 목적인데요. 그러니 아담의 목숨은 어쩌면 두 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담이 사라지면 이브 역시 살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인데요.

이브를 맡은 틸다 스윈튼은 역시 불멸의 여배우입니다. 언젠가 영생을 사는 올란도를 연기했던 배우인데요. 역시 그녀가 영생을 산다는 것 어쩐지 세월을 능가하는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영화 속에서 인간은 인간 좀비라고 불립니다. 전쟁과 파멸을 일삼는 인간들. 어쩐지 좀비라는 별칭에 대해서 할 말이 없어지는데요. 반대로 뱀파이어들은 우아한 철학과 예술을 알고 있는 진정한 사색가 그리고 예술가로 분류됩니다.

세익스피어의 햄릿 슈베르트 그리고 마일즈 데이빗의 곡까지. 그들이 오랜 세월 갈고 닦아온 실력이 바로 인류의 명곡 예술 안에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뱀파이어란 영원히 죽지 않는 뱀파이어는 문신처럼 새겨진 인류의 역사이자 문화사일텐데요. 사려깊고 탁월한 시야를 가진 예술가 그들이 바로 뱀파이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우아한 어떤 생존기를 아름다운 움직임과 촬영으로 보여주는 영화. 그래서 독특한 음악과 촬영 기법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입니다.


까칠한 시선까칠한 시선
 국내에는 왜 권위있는 영화상이 없을까?
다시보기다시보기




최: 박은영씨 올해 2015년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 혹시 어떤 작품이 받았게요

박: 올해요? 작년 말고요? 갑자기 물어보시니까 제가 영화프로 진행하는 MC로써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어제 들은 것도 까먹어가지고.

최: 정답은 대종상 시상식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박: 아 뭐예요 저 기억력 머리 나빠진 줄 알았잖아요

최: 사실 박은영씨 뿐만 아니라 저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상이 언제 열리는지 어떤 작품이 상을 받았는지 모르는 분들 굉장히 많습니다.

박: 아니 굉장히 영화 상은 많은데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고 대종상 수상 배우 이런 수식어도 우리하곤 좀

최: 미국에서 아카데미 상 받으면 아카데미 위너 앞에 꼭 붙여주잖아요. 아카데미 위너 하고 꼭 붙여주는데 우리는 대종상 수상배우 이렇게 안하잖아요

박: 왜 그래요

최: 그러니까 자랑할 게 아니니까

박: 자랑할 게 아니라서

최: 그렇죠. 그렇게 권위 있는 영화상이 한국에는 없는 이유는 뭘까요 이번주 까칠한 시선에서 짚어봅니다.

[ 반세기 역사 대종상…오래된 만큼 계속되는 잡음 ]

자 한국에서 가장 오래 된 영화상은 뭐니뭐니해도 대종상이죠.

박: 대종상은 언제부터 시작이 됐죠

최: 1960년대 초반에 시작됐으니까요 벌써 반세기나 됐네요

박: 그정도면 상당히 오래 된 영화 상이네요

최: 그렇죠 근데 이 영화상 늘 수상 결과를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는데요. 어떤 배우가 뇌물을 주고 상을 받았네 심사 비리에 대한 시비가 불거져 나오기 일수고 심지어 검찰 수사의 도마 위에도 오른 적이 있죠.

박: 맞아요 그런 얘기 저도 들은 적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대종상은 어떤 단체가 주최하는 거죠?

최: 대종상은 한국 영화인 협회라는 단체가 주최합니다. 그런데 영화인 협회라는 곳이요. 사실상 현역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영화계의 원로들이 주축이 되어있죠

박: 그러다보니까 현장의 정서와는 좀 괴리가 있는 부분도 있겠어요.

[ ‘00 금융 스타상’, ‘반공 영화상’ 이런 부문도 ]

최: 그렇죠. 영화상이 또 재원을 마련해야 하니까요. 기업 후원을 받아야 하는데요. 그러다보니까 희한한 이름의 상도 만들어지는데요. 지난해에는 하나 금융 스타상이라는 부문이 만들어졌습니다.

박: 한 영화가 거의 모든 부문을 싹쓸이해서 눈총을 산 적도 있는 걸로 기억하거든요.

최: 그렇죠. 지난 12년 대종상에서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서 무려 15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는데요. 전체 수상 부문이 20여개 정도 되니까요. 완전히 싹쓸이라는 표현도 무리는 아니죠.

박: 아니 이렇게 되면 수상을 한 작품도 조금 민망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최: 네 그렇습니다 대종상은 또 정치 권력의 영향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요. 1970년대 유신 시절에는 반공 영화상이라는 부문도 만들어진 적이 있습니다

박: 반공 영화상이 뭐예요

최: 당시에 반공 영화상을 받으면 외화 수입권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당시로서는 한국 영화보다는 외화과 훨씬 더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는 시대였으니까 너도나도 반공영화상 받으려고 반공 영화를 만들었던 거죠

[ 영화인 아닌 언론사가 주최하는 시상식들 ]

박: 참 뭐라 말을 해야 할지 그냥 웃음이 나네요. 그렇다면 대종상 말고 다른 영화상은 어떨까요 청룡 영화상도 있잖아요

최: 청룡영화상도 꽤 오래 됐죠. 올해로 36회째를 맞게 됐는데요. 그런데 이 청룡영화상에는 아주 희한한 부문이 있습니다

박: 여기도 희한한 부문이 있어요

최: 네. 한국 영화 최다 관객상. 이런 부문이 있어요. 최다 관객을 모은 게 이미 상인데 심사할 필요도 없는 상을 하나 또 만들어서 또 주는 겁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거죠

박: 인기 스타상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최: 청룡영화상만해도 지난해 인기 스타상에 신세경 김우빈 송승헌 임시완까지 무려 네 명이 공동수상을 했습니다. 이렇게 상을 마구 남발하니까 그 상이 권위를 가질 리가 없겠죠.

박: 청룡영화상은 누가 주최하는 상이죠

최: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영화상입니다

박: 주최측이 언론사이군요.

최: 네. 주최측이 언론사인 영화상은 백상 예술대상도 마찬가지죠. 원래는 한국일보가 주최했던 건데 지금은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있죠. 또 지금은 폐지됐지만 대한민국영화대상이라는 상도 MBC가 주최한 시상식이었습니다.

박: 영화인들이 주최하는 영화상은 없을까요

[ 영화인이 주최하는 영화상 ]

최: 왜 없겠습니까. 감독 협회가 주최하는 춘사영화상이 있고요. 젊은 감독들이 주최하는 디렉터스 컷 영화상도 있습니다. 한국 영화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영평상도 매년 연말에 열립니다.

박: 그런데 왜 그런 영화상은 잘 알려지지 않은 걸까요

최: 그런 영화상들은 규모가 굉장히 소박합니다. 그래서 TV중계도 안 하죠. 하지만 영화인들은 오히려 그런 데서 상을 받는 걸 훨씬 더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게 아이러니죠.

박: 그나마 영화계 내에서 나름대로 권위를 인정받은 영화상은 대중에게 외면을 받고 있고 권위가 별로 없는 영화상이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거네요.

영화인과 관객들이 모두 공감할 만한 상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상이 문제가 있고 좀 씁쓸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 시상식 이후 더 주목받는 아카데미상 수상작들 ]

최: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대중적인 영화에만 상을 몰아준다는 거예요. 미국의 아카데미 상을 가만히 보세요. 작품성 예술성을 우선적인 기준으로 해서 상을 줍니다. 그러다보면 그때 상을 받은 영화들이 아카데미 후광 효과를 입고 흥행이 잘 되는 그런 어떤 기여를 한다는 것이죠.

박: 근데 우리는 잘했는데 또 잘했다 잘했다 하면서 상을 주니까 어떤 새로운 재능을 발굴한다는 의미에서는 좀 퇴색될 수도 있겠어요.

최: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한 번 뜨면 계속 띄워주는 거예요. 쏠림 현상이 아주 심한 건데 그게 영화상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각계 문화계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습니다. 한마디로 천박한거죠.

박: 천박. 우리 평론가님 입에서 천박이란 아주아주 까칠한 단어가 나왔어요. 괜찮으시겠어요

최: 그러니까 제가 영화계에서 왕따를 당하는 겁니다.

박: 왕따는 무슨 왕따예요.

최: 친구가 없어요

박: 저도 영화계는 아니지만 강우종 교수님도 있고. 예 그러니까 왕따라 생각하지 말고 절대 굴하지 말고 점점 더 까칠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최: 알겠습니다

박: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007스펙터] 다니엘! 이제 못 보는 거야?
    • 입력 2015-11-17 18:23:09
    • 수정2015-11-18 09:34:28
    무비부비2
“그래도 ‘007’ 인데 봐줘야지?”

‘007 시리즈’의 오랜 팬들은 아마 이런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을 지도 모릅니다.

주연인 다니엘 크레이그와 감독 샘 멘데스는 이 영화를 통해 그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그 ‘작별 인사’에 대한 평이 엇갈립니다.

전 세계를 오가는 역대급 스케일과 화려한 오프닝,

역시나 등장하는 최첨단 ‘본드 카’와 관능미 넘치는 ‘본드 걸’까지...

‘007의 종합 정리편’ 같은 영화에 어떤 팬들은 환호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면도 많습니다.

위기에 처한 본드와 본드 걸, 어김없이 이어지는 러브 신,

불을 내뿜는 자동차, 특수 제작된 손목 시계...

너무 자주 본 설정들이 또 등장합니다.

모든 것을 조종하는 세기의 악당은 너무 나약하게 무너집니다.

강유정 평론가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작별 인사” 같은 영화라고 평가했습니다.

최강희 평론가는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할 영화인데, 아름답지 못했다며

추할 추 자를 써서 “유종의 추”라며 혹평했습니다.

관객들의 평도 엇갈리는 영화 ‘007 스펙터’ 이번주 무비부비2에서 함께 하시죠.

무비부비2다니엘! 이제 못 보는 거야? 다시보기



[ 24번째 007…관객 기대에 응답할까? ]

박은영 아나운서: 007 시리즈가 스카이폴 이후에 3년 만에 스물 네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영화는 007 스펙터입니다. 기대하고 계셨을 거예요. 3년 만이고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마지막 본드의 모습을 볼 수가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고 있는데 두 분이 어떻게 평가를 해주실지 그것도 참 궁금합니다.

강유정 평론가: 저는 그 생각은 분명히 들어요. 007은 내 인생의 오락 영화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본드걸도 나오고 굉장히 멋진 차도 나오고 큐가 만들어준 여러 가지 시계 이런 것들 보시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번에도 오락 영화를 기대하고 오신다면 또 한 번 실망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최광희 평론가: 이 영화 보면 샘 엔데스는 007 시리즈 전반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를 갖추고 있는 거 같아요. 007이 항상 먹는 술이 있잖아요. 보드카 마티니 낫 스털드 셰이큰 섞지 말고 흔들어서

박: 어머 지금 제임스 본드 역할 연기하신 거예요

강: 태국어인 줄 알았어요

[ 식상하고 지루한 오마주…148분이 너무 길다 ]

최: 그렇게 시키고 또 보면 본드걸 나오면 꼭 한 번 본드걸이 위기에 처한 제임스 본드를 한 번 살려주는데 바로 어디로 가요 침대로 가요. 그런 것도 똑같아요. 시계가 뭐 펑 터진다든가 특급 레이싱카 뒤로 후방으로 총이 나가는 이런 거 불 뿜는 거 많이 봤잖아요. 그런 것들을 영화 속에서 계속 재연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21세기형 첩보 액션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야 하는데 이제는 식상하다는 거예요.

강: 전반적으로 조금 늘어지는 감이 있어요. 아무래도 14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꽤나 길거든요

박: 148분 최장 시간이래요

강: 맞습니다 꽤나 긴데다가 이 이전에 보여줬던 스카이폴하고 오프닝부터 비슷했어요

최: 오프닝은 거의 비슷해요

강: 아델의 skyfall이 굉장히 독특했거든요 사실은 그 전에 것과는 이번에는 또 그것도 남성으로 바뀌긴 했지만 똑같거든요. 그런 공통점들이 아마 두 편을 시간차를 두고 물어본다면 그게 스카이폴이었나 그게 스펙터였어 헷갈릴만도 할 정도로 분위기가 너무 유사하다는 것도 단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 ‘스카이폴’과 이어져…3년 전인데 어떻게 기억해? ]

최: 샘 엔더스가 감독을 맡으면서 두 작품이 스카이폴과 이번작품 스펙터가 연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간의 이음부분이 있는데 문제는 뭐냐면 스카이폴 이후에 지금 3년 만에 왔다는 거예요. 스카이폴 다 까먹었어요. 나도 사흘 전에 본 영화 줄거리가 기억이 안 나는데 스카이폴 기억 나겠어요. 전 편에 복선에서 끌어온 거는 시간차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에 별 큰 의미가 없다 전 그렇게 봐요

강: 전 심지어 이번에 개봉했던 미션 임파서블하고도 별로 구분이 안 됐어요. 무슨 말이냐면 굉장히 묘령의 아름다운 여인이 등장하고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에서도 상당히 고전적 느낌을 강조했거든요. 올해에도. 둘 다 비슷한 선택을 한 거죠. 심지어 그 미션 임파서블에서 저는 그 카 체이싱말고 오토바이 체이싱만큼은 건졌어요. 이번에는 액션도 그다지 크게 기억에 남는 건 없더라. 007하면 그래도 원조 아닙니까. 원조로서 뭔가 특별한 걸 보여주길 기대했다면 제가 기대감이 너무 높았던 건 아닐까 란 생각도 들어요

박: 그리고 제가 봤을 땐 적이 너무 강하지 않다는 점도 적이 좀 강해야 맞수가 좀 되잖아요

최: 적의 정체가 처음부터 강력하게 드러나야 되는데 그래야 긴장감이 생기고 저 적에 맞서서 007이 어떻게 걸림돌을 극복해 나갈 것인가 라고 하는 그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데 적의 정체가 사실상 극 후반부에 집중이 되어 있습니다. 그때서야 적의 정체가 드러나기 때문에 처음부터 본드가 저렇게 이리저리 날뛰지 라고 하는 부분에서 감정 이입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앞부분에는 특별히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헬기 씬 외에는 뛰어난 볼거리가 있지 않았다는 얘기죠.

강: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강력한 악이 될 수 있었던 게 원인 불명이예요. 왜 그랬느냐 입이 왜 찢어졌느냐 계속 얘기하다가 나중에 사람들이 돈 때문이다 생각할 때 쯤 돈을 다 태워버리거든요. 저 녀석은 대체 돈도 아니고 트라우마도 아니고 뭘까 근데 이번에 나오는 이 크리스퍼 발츠가 맡은 악역은 트라우마가 너무 분명해요. 딱 하나예요. 그 약점은 또 굉장히 고전적인 약점 카인과 아벨로 요약이 되는 형제 간의 질투 같은 건데 조금 비아냥 거리자면 뭐 뻔한 거 아니냐 그 정도로 세계를 악의 불 도가니로 만들겠다는 거를 치자면 샘 엔더스의 각색에 있어서 너무 나약하다 각색이 나약한 거죠.

[ 다니엘 크레이그의 ‘정장 핏’만 기억나 ]

최: 그리고 다니엘 크레이그가 양복 입은 모습은 멋있어요 어떻게 보여요 여자가 볼 때

박: 멋있죠. 엄청 멋있죠

강: 저는 멋있어요

최: 약간 근육질이잖아 슬림한 몸은 아니잖아요. 그 사람이 수트를 입으면 아니 뭐 저거 단추 떨어질까봐 걱정이 되는 거예요. 아니면 바지 어디가 북 뜯어질 거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런 다니엘 크레이그도 제가 처음에는 저런 007도 상상할 수 있겠구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좀 하고 그런 인간적인 면모 나약한 면모도 보이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그때부터 시리즈가 시작되는 한마디로 재부팅이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재부팅의 힘이 지금 이제 막 떨어지는 거죠. 다니엘 크레이그라고 하는 제임스 본드도 이제는 조금 식상해지고 그리고 서사 방식도 식상해졌기 때문에 007은 앞으로 쇠락해가는 시리즈가 될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 레아 세이두, 반갑지만 ‘임팩트’는 약했다 ]

강: 저는 그래도 레아 세이두의 등장만큼은 반가웠습니다. 어떤 점에서 반가웠냐면 늘 그녀가 어떤 영화들 이를테면 블루라든가 아니면 페어렐 마이 퀸이라든가 여러 작품들에서 이별을 고하고 뒤돌아서는 장면들 있거든요. 그때 뭉클해요. 근데 그런 느낌의 본드걸은 좀 드물었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래서 여기서 마지막에 그 007 제임스 본드가 붙잡고 싶어하는 여자의 이미지를 저는 성취했다고 봤는데 모르죠 최 평론가께선 어떻게 보셨는지

박: 그러면 액션 첩보물인데 액션 첩보는 하나도 기억이 안나고

최: 레아 세이두는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예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같은 영화에서는 정말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죠. 잘 하는 배우고. 또 고몽이라고 하는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 기업의 증손녀잖아요.

박: 금 숟갈을 물고 태어난

최: 집안도 좋고 매력도 있고요. 근데 앞니가 살짝 벌어진 거

박: 그것조차도 매력이고 트레이드 마크

최: 우리나라 배우라면 분명히 뭔가 했을텐데

강: 라미네이트

최: 근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속에서의 레아 세이두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예요 저는. 레아 세이두라고 하는 배우가 가지고 있는 능력 그 존재감 이런 것들을 샘 멘데스가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영화 속에서 레아 세이두의 매혹이라고 하는 부분이 별로 없었던 거 보이지 않는 거예요

박: 매혹은 좀 떨어졌을 수 있으나 사실 그 동안의 본드 걸을 살펴보면 좀 그냥 조력자 같은 느낌이었다면 여기서는 좀

강: 인생의 여인이죠

박: 카리스마 있고

최: 비중이 있어요. 비중이 있는데 비중이 있는 만큼의 임팩트를 캐릭터 있는 임팩트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죠. 저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어요.

박: 이번에 007 스펙터에서는 액션 로케이션 그리고 배우들 연기까지 뭔가 다 많이 들어가있긴 하지만 어느 하나 기억에 남지 않는 그런 부대찌개같은

최: 부대찌개를 모욕하지 마세요.

박: 골고루 다 들어가 있잖아요

최: 라면까지 넣어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박: 아무튼 그런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뭐 엄지손가락으로 평가는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 반전을 기대하면서 한 번 들어볼게요. 하나 둘 셋. 저 깜짝 놀랐잖아요. 들어주시는 줄 알고 근데 강유정 교수님께서는 그래도 보통 정도를

강: 대단히 스카이폴만큼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수 없는 영화다 라고 하기에는 좀 가혹한 듯 싶어서 그냥 플랫하기로 했습니다

[ 이 영화의 한줄 평 ]

박: 한줄평은요

강: 샘 멘데스 감독의 마지막 작별인사

최: 한줄평이라고 보기에는 좀 너무 밋밋하지 않아요 좀 더 입장을 분명히 밝혀주시죠

강: 밋밋해요. 영화 자체가 대단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작별인사 OK 받아주겠어요 저는

최: 이렇게 한 번 얘길 해보고 싶습니다. 유종의 미 라는 말 있죠. 유종의 미. 유종의 추. 추할 추 자.

박: 너무 가혹하시다 진짜로

최: 한 번 가혹하면 진짜 맘 먹고 가혹해야 됩니다 혹평을 하려면

박: 어쨌든 어떤 분들은 이게 참 고전적이어서 좋다 라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 것이고 다양한 영화 접하신 분들은 왜 아직도 고전적이야 라고 혹평을 하실 거 같은데 어쨌든 관객의 몫이 아니겠습니까.

최: 아무나 할 수 있는 얘기 꼭 그걸로 마무리 짓더라

박: 아무나 할 수 있는 얘기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른 거니까

최: 누구의 몫이겠어요

강: 여기서 내 몫이오 이럴 순 없잖아요

박: 어쨌든 오늘의 영화는 007 스펙터였습니다.

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아담과 이브가 아직 살아있다고?…‘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다시보기




강: 불멸은 축복일까요 재앙일까요. 여기 불멸의 연인을 다룬 색다른 시선이 있습니다. 짐 자무쉬의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입니다.

아담과 이브, 그들은 창세기 이후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아담은 만성적 우울증에 빠져서 이제 죽음을 꿈꾸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아담. 그런데 어쩐지 인간으로서 별로 반격할만한 여지는 없습니다.

그래도 이브는 삶이란 원래 그런 거 아니냐면서 아담을 지키려고 합니다. 이브는 그저 아담을 지키는 게 삶의 목적인데요. 그러니 아담의 목숨은 어쩌면 두 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담이 사라지면 이브 역시 살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인데요.

이브를 맡은 틸다 스윈튼은 역시 불멸의 여배우입니다. 언젠가 영생을 사는 올란도를 연기했던 배우인데요. 역시 그녀가 영생을 산다는 것 어쩐지 세월을 능가하는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영화 속에서 인간은 인간 좀비라고 불립니다. 전쟁과 파멸을 일삼는 인간들. 어쩐지 좀비라는 별칭에 대해서 할 말이 없어지는데요. 반대로 뱀파이어들은 우아한 철학과 예술을 알고 있는 진정한 사색가 그리고 예술가로 분류됩니다.

세익스피어의 햄릿 슈베르트 그리고 마일즈 데이빗의 곡까지. 그들이 오랜 세월 갈고 닦아온 실력이 바로 인류의 명곡 예술 안에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뱀파이어란 영원히 죽지 않는 뱀파이어는 문신처럼 새겨진 인류의 역사이자 문화사일텐데요. 사려깊고 탁월한 시야를 가진 예술가 그들이 바로 뱀파이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우아한 어떤 생존기를 아름다운 움직임과 촬영으로 보여주는 영화. 그래서 독특한 음악과 촬영 기법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입니다.


까칠한 시선 국내에는 왜 권위있는 영화상이 없을까?다시보기




최: 박은영씨 올해 2015년 대종상 최우수 작품상 혹시 어떤 작품이 받았게요

박: 올해요? 작년 말고요? 갑자기 물어보시니까 제가 영화프로 진행하는 MC로써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데 기억이 안나네요 어제 들은 것도 까먹어가지고.

최: 정답은 대종상 시상식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습니다

박: 아 뭐예요 저 기억력 머리 나빠진 줄 알았잖아요

최: 사실 박은영씨 뿐만 아니라 저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상이 언제 열리는지 어떤 작품이 상을 받았는지 모르는 분들 굉장히 많습니다.

박: 아니 굉장히 영화 상은 많은데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고 대종상 수상 배우 이런 수식어도 우리하곤 좀

최: 미국에서 아카데미 상 받으면 아카데미 위너 앞에 꼭 붙여주잖아요. 아카데미 위너 하고 꼭 붙여주는데 우리는 대종상 수상배우 이렇게 안하잖아요

박: 왜 그래요

최: 그러니까 자랑할 게 아니니까

박: 자랑할 게 아니라서

최: 그렇죠. 그렇게 권위 있는 영화상이 한국에는 없는 이유는 뭘까요 이번주 까칠한 시선에서 짚어봅니다.

[ 반세기 역사 대종상…오래된 만큼 계속되는 잡음 ]

자 한국에서 가장 오래 된 영화상은 뭐니뭐니해도 대종상이죠.

박: 대종상은 언제부터 시작이 됐죠

최: 1960년대 초반에 시작됐으니까요 벌써 반세기나 됐네요

박: 그정도면 상당히 오래 된 영화 상이네요

최: 그렇죠 근데 이 영화상 늘 수상 결과를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는데요. 어떤 배우가 뇌물을 주고 상을 받았네 심사 비리에 대한 시비가 불거져 나오기 일수고 심지어 검찰 수사의 도마 위에도 오른 적이 있죠.

박: 맞아요 그런 얘기 저도 들은 적이 있는 거 같아요. 그런데 대종상은 어떤 단체가 주최하는 거죠?

최: 대종상은 한국 영화인 협회라는 단체가 주최합니다. 그런데 영화인 협회라는 곳이요. 사실상 현역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영화계의 원로들이 주축이 되어있죠

박: 그러다보니까 현장의 정서와는 좀 괴리가 있는 부분도 있겠어요.

[ ‘00 금융 스타상’, ‘반공 영화상’ 이런 부문도 ]

최: 그렇죠. 영화상이 또 재원을 마련해야 하니까요. 기업 후원을 받아야 하는데요. 그러다보니까 희한한 이름의 상도 만들어지는데요. 지난해에는 하나 금융 스타상이라는 부문이 만들어졌습니다.

박: 한 영화가 거의 모든 부문을 싹쓸이해서 눈총을 산 적도 있는 걸로 기억하거든요.

최: 그렇죠. 지난 12년 대종상에서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서 무려 15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는데요. 전체 수상 부문이 20여개 정도 되니까요. 완전히 싹쓸이라는 표현도 무리는 아니죠.

박: 아니 이렇게 되면 수상을 한 작품도 조금 민망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최: 네 그렇습니다 대종상은 또 정치 권력의 영향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요. 1970년대 유신 시절에는 반공 영화상이라는 부문도 만들어진 적이 있습니다

박: 반공 영화상이 뭐예요

최: 당시에 반공 영화상을 받으면 외화 수입권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당시로서는 한국 영화보다는 외화과 훨씬 더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는 시대였으니까 너도나도 반공영화상 받으려고 반공 영화를 만들었던 거죠

[ 영화인 아닌 언론사가 주최하는 시상식들 ]

박: 참 뭐라 말을 해야 할지 그냥 웃음이 나네요. 그렇다면 대종상 말고 다른 영화상은 어떨까요 청룡 영화상도 있잖아요

최: 청룡영화상도 꽤 오래 됐죠. 올해로 36회째를 맞게 됐는데요. 그런데 이 청룡영화상에는 아주 희한한 부문이 있습니다

박: 여기도 희한한 부문이 있어요

최: 네. 한국 영화 최다 관객상. 이런 부문이 있어요. 최다 관객을 모은 게 이미 상인데 심사할 필요도 없는 상을 하나 또 만들어서 또 주는 겁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거죠

박: 인기 스타상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최: 청룡영화상만해도 지난해 인기 스타상에 신세경 김우빈 송승헌 임시완까지 무려 네 명이 공동수상을 했습니다. 이렇게 상을 마구 남발하니까 그 상이 권위를 가질 리가 없겠죠.

박: 청룡영화상은 누가 주최하는 상이죠

최: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영화상입니다

박: 주최측이 언론사이군요.

최: 네. 주최측이 언론사인 영화상은 백상 예술대상도 마찬가지죠. 원래는 한국일보가 주최했던 건데 지금은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있죠. 또 지금은 폐지됐지만 대한민국영화대상이라는 상도 MBC가 주최한 시상식이었습니다.

박: 영화인들이 주최하는 영화상은 없을까요

[ 영화인이 주최하는 영화상 ]

최: 왜 없겠습니까. 감독 협회가 주최하는 춘사영화상이 있고요. 젊은 감독들이 주최하는 디렉터스 컷 영화상도 있습니다. 한국 영화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영평상도 매년 연말에 열립니다.

박: 그런데 왜 그런 영화상은 잘 알려지지 않은 걸까요

최: 그런 영화상들은 규모가 굉장히 소박합니다. 그래서 TV중계도 안 하죠. 하지만 영화인들은 오히려 그런 데서 상을 받는 걸 훨씬 더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게 아이러니죠.

박: 그나마 영화계 내에서 나름대로 권위를 인정받은 영화상은 대중에게 외면을 받고 있고 권위가 별로 없는 영화상이 오히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거네요.

영화인과 관객들이 모두 공감할 만한 상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상이 문제가 있고 좀 씁쓸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 시상식 이후 더 주목받는 아카데미상 수상작들 ]

최: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대중적인 영화에만 상을 몰아준다는 거예요. 미국의 아카데미 상을 가만히 보세요. 작품성 예술성을 우선적인 기준으로 해서 상을 줍니다. 그러다보면 그때 상을 받은 영화들이 아카데미 후광 효과를 입고 흥행이 잘 되는 그런 어떤 기여를 한다는 것이죠.

박: 근데 우리는 잘했는데 또 잘했다 잘했다 하면서 상을 주니까 어떤 새로운 재능을 발굴한다는 의미에서는 좀 퇴색될 수도 있겠어요.

최: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한 번 뜨면 계속 띄워주는 거예요. 쏠림 현상이 아주 심한 건데 그게 영화상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각계 문화계 전반적으로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습니다. 한마디로 천박한거죠.

박: 천박. 우리 평론가님 입에서 천박이란 아주아주 까칠한 단어가 나왔어요. 괜찮으시겠어요

최: 그러니까 제가 영화계에서 왕따를 당하는 겁니다.

박: 왕따는 무슨 왕따예요.

최: 친구가 없어요

박: 저도 영화계는 아니지만 강우종 교수님도 있고. 예 그러니까 왕따라 생각하지 말고 절대 굴하지 말고 점점 더 까칠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최: 알겠습니다

박: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