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영화 같은 통일을 꿈꾸다

입력 2015.11.28 (08:20) 수정 2015.11.30 (19: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가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가고 서로 만날 수 있는 날은 언제 올까요?

이번 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는 바로 이런 꿈같은 이야기를 소재로 한 여섯 편의 영화를 선보였는데요.

영화로나마 분단의 아픔을 달래고 통일에 대한 희망을 꿈꿀 수 있었던 현장, 이현정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의 한 대형 극장.

액션부터 멜로까지 각종 영화들이 상영 중인 이곳에서 단 이틀뿐인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테마로 한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들이 영화로 제작돼 첫 선을 보이는 겁니다.

잠시 후 이곳에선 이번 공모전의 당선작들이 처음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여섯 명의 감독들이 담아낸 각기 다른 색깔의 통일 이야기.

오랜 세월 안고 온 분단의 아픔과, 앞으로 다가올 통일의 희망을 과연 어떻게 담았을지, 함께 보러 가시죠.

대림동 벌집촌, 낮과 밤을 교대로 방을 나눠 쓰는 남한 여성과 탈북 남성의 갈등, 그리고 화해를 그린 ‘샬레’와 실향민과 그들이 그리워하는 고향 음식을 통해 분단과 통일을 묘사한 ‘평양냉면’ 등 상영전에는 다양한 소재를 통해 통일을 그리는 여섯 편의 영화가 상영됐는데요.

그중 대상을 수상한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남한 소년과 북한 소녀의 첫사랑을 다룬 작품입니다.

2020년 남북 교류가 활발해진 시기,

북한 소녀 하진이 우영의 집에 잠시 머물며 생기는 이야기들을 담았는데요,

<녹취> "아닙니다, 아주머니 맛있게 먹겠습니다."

처음엔 앙숙 같았던 우영과 하진은 함께 지내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점점 가까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분단 속에서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는 없는 상황, 결국 시간은 흐르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져야만 했는데요.

<녹취> "리하진, 꼭 연락 할 테니까, 꼭 받아야 해! 알았지? 잘가."

<녹취> "서울을 출발해 함경북도 청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 재회하는 우영과 하진을 통해 미래의 통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영화제 상영작 중 유일하게 어린 친구들이 주연을 맡았는데요.

무더운 8월의 날씨에다 분단 현실을 제대로 체험하지 못한 어린 배우들에겐 감정을 잡는 것조차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녹취> "‘언니 이거 선물’ 이렇게 했잖아, 살짝 보는 거야. 그리고 다시 침울해 지는 거야."

<인터뷰> 장은연(‘소년 소녀를 만나다’ 감독) : "어린이들이 통일에 대한, 분단에 대한 그런 문제들을 같이 한번 느끼고 공유했으면 좋겠다, 라는 것들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것들이고."

덕분에 관객들보다 먼저 공감을 한건 연기를 했던 두 어린 배우였습니다.

<인터뷰> 엄지성(‘소년, 소녀를 만나다’ 우영 역) : "통일이 돼서 하진이를 만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산가족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이산가족 분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느껴지고 있어요."

또 다른 대상작인 ‘러브레따’는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녹취> "내가 이렇게 공부도 척척 잘하고, 당신이 봤으면 '기특하다' 그랬을 텐데."

18살 때 시집와, 6.25 전쟁으로 남편과 이별하고 홀로 아들을 키워낸 옥자.

<녹취> "할머니 다 틀렸데요. 러브레터 못쓰겠다."

옥자는 뒤늦게 배운 한글로 그리운 남편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쓰게 됩니다.

<녹취> "편지! 서원석 이병 편지 왔어."

편지는 옥자의 간절한 마음을 타고 과거 6.25 전쟁 속 남편에게 전달이 되는데요.

<녹취> "내 가슴이 매어지겠소. 곧 돌아오겠다는 당신은 오늘까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시공간을 넘어 전달되는 편지로 분단의 아픔을 그렸고,

<녹취> "혹시라도 이북에 살아있으면 살아생전에 봤으면 좋겠소."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으로 재회의 희망을 담았습니다.

<녹취> "꼭 찾아주오, 찾아서 내 손 붙잡고 걸읍시다. 그래요. 우리 손 꼭 붙잡고 걸읍시다."

통일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메가폰을 잡은 감독들,

<인터뷰> 서은아(‘러브레따’ 감독) : "자기한테 쌓여있던 제 자신의 마음을 편지로 남편한테 쓰게 되는데 그게 우연치 않게 (과거의) 남편한테 간다라는 내용이에요. 젊은 세대에 대한 관심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미약하게나마 이런 걸 통해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탈북자와 이산가족, 전쟁 등 분단에서 비롯된 모습을 담아낸 작품을 통해 통일을 다시 생각할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는데요.

촬영 내내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여섯 감독들의 바람, 과연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을까요?

<인터뷰> 이웅(서울시 신길동) : "주제는 되게 무겁고 딱딱할 줄 알았는데 정말 재미있고 따뜻하게, 진심으로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인터뷰> 한아림(서울시 청남동) : "영화를 보면서 어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진짜 통일이 되어서 이 비극이 제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만날 날은 언제일까요?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고 통일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던, 평화 통일 영화 상영전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통일로 미래로] 영화 같은 통일을 꿈꾸다
    • 입력 2015-11-28 08:45:39
    • 수정2015-11-30 19:13:07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남북통일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가는 <통일로 미래로>입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가고 서로 만날 수 있는 날은 언제 올까요?

이번 주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는 바로 이런 꿈같은 이야기를 소재로 한 여섯 편의 영화를 선보였는데요.

영화로나마 분단의 아픔을 달래고 통일에 대한 희망을 꿈꿀 수 있었던 현장, 이현정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의 한 대형 극장.

액션부터 멜로까지 각종 영화들이 상영 중인 이곳에서 단 이틀뿐인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테마로 한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들이 영화로 제작돼 첫 선을 보이는 겁니다.

잠시 후 이곳에선 이번 공모전의 당선작들이 처음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여섯 명의 감독들이 담아낸 각기 다른 색깔의 통일 이야기.

오랜 세월 안고 온 분단의 아픔과, 앞으로 다가올 통일의 희망을 과연 어떻게 담았을지, 함께 보러 가시죠.

대림동 벌집촌, 낮과 밤을 교대로 방을 나눠 쓰는 남한 여성과 탈북 남성의 갈등, 그리고 화해를 그린 ‘샬레’와 실향민과 그들이 그리워하는 고향 음식을 통해 분단과 통일을 묘사한 ‘평양냉면’ 등 상영전에는 다양한 소재를 통해 통일을 그리는 여섯 편의 영화가 상영됐는데요.

그중 대상을 수상한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남한 소년과 북한 소녀의 첫사랑을 다룬 작품입니다.

2020년 남북 교류가 활발해진 시기,

북한 소녀 하진이 우영의 집에 잠시 머물며 생기는 이야기들을 담았는데요,

<녹취> "아닙니다, 아주머니 맛있게 먹겠습니다."

처음엔 앙숙 같았던 우영과 하진은 함께 지내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점점 가까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분단 속에서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는 없는 상황, 결국 시간은 흐르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져야만 했는데요.

<녹취> "리하진, 꼭 연락 할 테니까, 꼭 받아야 해! 알았지? 잘가."

<녹취> "서울을 출발해 함경북도 청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 재회하는 우영과 하진을 통해 미래의 통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영화제 상영작 중 유일하게 어린 친구들이 주연을 맡았는데요.

무더운 8월의 날씨에다 분단 현실을 제대로 체험하지 못한 어린 배우들에겐 감정을 잡는 것조차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녹취> "‘언니 이거 선물’ 이렇게 했잖아, 살짝 보는 거야. 그리고 다시 침울해 지는 거야."

<인터뷰> 장은연(‘소년 소녀를 만나다’ 감독) : "어린이들이 통일에 대한, 분단에 대한 그런 문제들을 같이 한번 느끼고 공유했으면 좋겠다, 라는 것들이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것들이고."

덕분에 관객들보다 먼저 공감을 한건 연기를 했던 두 어린 배우였습니다.

<인터뷰> 엄지성(‘소년, 소녀를 만나다’ 우영 역) : "통일이 돼서 하진이를 만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산가족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이산가족 분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느껴지고 있어요."

또 다른 대상작인 ‘러브레따’는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녹취> "내가 이렇게 공부도 척척 잘하고, 당신이 봤으면 '기특하다' 그랬을 텐데."

18살 때 시집와, 6.25 전쟁으로 남편과 이별하고 홀로 아들을 키워낸 옥자.

<녹취> "할머니 다 틀렸데요. 러브레터 못쓰겠다."

옥자는 뒤늦게 배운 한글로 그리운 남편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쓰게 됩니다.

<녹취> "편지! 서원석 이병 편지 왔어."

편지는 옥자의 간절한 마음을 타고 과거 6.25 전쟁 속 남편에게 전달이 되는데요.

<녹취> "내 가슴이 매어지겠소. 곧 돌아오겠다는 당신은 오늘까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시공간을 넘어 전달되는 편지로 분단의 아픔을 그렸고,

<녹취> "혹시라도 이북에 살아있으면 살아생전에 봤으면 좋겠소."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으로 재회의 희망을 담았습니다.

<녹취> "꼭 찾아주오, 찾아서 내 손 붙잡고 걸읍시다. 그래요. 우리 손 꼭 붙잡고 걸읍시다."

통일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메가폰을 잡은 감독들,

<인터뷰> 서은아(‘러브레따’ 감독) : "자기한테 쌓여있던 제 자신의 마음을 편지로 남편한테 쓰게 되는데 그게 우연치 않게 (과거의) 남편한테 간다라는 내용이에요. 젊은 세대에 대한 관심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미약하게나마 이런 걸 통해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탈북자와 이산가족, 전쟁 등 분단에서 비롯된 모습을 담아낸 작품을 통해 통일을 다시 생각할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는데요.

촬영 내내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여섯 감독들의 바람, 과연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을까요?

<인터뷰> 이웅(서울시 신길동) : "주제는 되게 무겁고 딱딱할 줄 알았는데 정말 재미있고 따뜻하게, 진심으로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인터뷰> 한아림(서울시 청남동) : "영화를 보면서 어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진짜 통일이 되어서 이 비극이 제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만날 날은 언제일까요?

분단의 아픔을 되새기고 통일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던, 평화 통일 영화 상영전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