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심각한 왕따 현상…“이렇게 극복해요!”

입력 2015.12.09 (18:10) 수정 2015.12.0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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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집단적인 따돌림을 흔히 '왕따'라고 부르죠.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그 막막함, 괴로움을 모른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들도 왕따 현상이 심각한데요.

얼마나 심각한지, 또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봅니다.

김시원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왕따 문제,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부르기도 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니까요.

최근 미국에서도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살던 11살 소년 레이콕입니다.

동물과 비행기를 좋아하고 군인이 꿈이었다고 하는데요.

자폐증과 주의력 결핍 증후군이 있던 레이콕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가 목을 매 숨졌습니다.

<녹취> 태미 레이콕(엄마) : "아이 옆에 종이 한 장과 펜이 있었는데 한 글자도 적혀 있지 않았어요. 아이와 나눴던포옹, 미소, 모든 게 그립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기의 심정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픈데요.

목숨을 끊은 장소는 레이콕의 유일한 안식처인 헛간이었다고 합니다.

지난달 콜로라도 주에서도 중학생인 11살 아리아나가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녹취> 이사벨라(언니) : "동생은 2학년 때부터 왕따를 당했어요. 팔이 부러진 채 집으로 돌아왔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았어야 했습니다."

두 학생의 공통점은 극단적인 선택에 이를 때까지 왕따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는 겁니다.

<질문>
가슴 아프네요. 학생들이 왕따를 당하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왕따 당하는 학생들은 10살에서 14살 사이가 많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외모나 성적인 정체성 등이 주요한 원인입니다.

누구보다 활발하고, 잘 웃던 레나타라는 학생입니다.

어린이 미인대회까지 나갔던 아주 예쁜 학생인데요.

레나타는 그러나 자라면서 커다란 코 때문에 왕따를 당했다고 합니다.

집 박에도 나가지 않다가 결국 3년 전에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녹취> 레나타(왕따 피해 학생) : "저를 볼 때 마다 갈수록 더 못생겨진다고 생각해요. 저를 위해 주는 친구가 아무도 없을까봐 두려워요.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레나타는 코 성형수술을 한 뒤에야 다시 학교에 나가게 됐는데요.

어린 학생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이 6살 짜리 어린이는 큰 귀 때문에 괴물이란 놀림을 받다가 역시 성형수술을 받았습니다.

성 정체성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여성으로 성 전환 수술을 받은 이 고등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앞서 영상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녹취> 테일러(왕따 피해 학생) : "성전환 수술을 하고 나서 정말 많은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점심 시간에는 늘 혼자서 밥을 먹었죠."

<질문>
최근에는 사이버 왕따도 심각하다고 하더라고요.

<답변>
모욕적인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만다라는 15살 캐나다 여학생인데요.

과거 온라인 채팅을 하다 자신의 가슴을 노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상대방은 이 사진을 소셜미디어로 퍼뜨렸고 그때부터 따돌림이 시작됐습니다.

수 차례 집도 옮겨 봤지만, 악성 댓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만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자살 전 남긴 영상에 "나에겐 아무도 없어요. 누군가가 필요해요."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녹취> 로건('사이버 왕따' 피해) : "나는 그 애가 죽었으면 좋겠다. 그는 너무 못생겼고 덩치가 크다."

이 11살 소년은 그동안 사이버 공간에서 자기가 들었던 악담들을 담담하게 털어 놓습니다.

사이버 왕따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댓글을 읽고 상처받지 말자는 취지로 영상을 올렸다고 합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절반은 현실보다 사이버 왕따를 더 무서워한다고 합니다.

<질문>
어떻게 하면 이런 왕따를 막을 수 있을까요.

<답변>
왕따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고민을 털어 놓거나 의지할 대상이 없다는 겁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가족을 포함한 주변의 관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녹취> "너, 친구 한 명이라도 있냐? 상상 속에 말고 실제로 있냐고."

몰래카메라 동영상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친구 2명이 한 친구를 왕따시키는데요.

사람들 반응은 어떨까요?

<녹취> "사람들이 너 목소리가 돼지 멱따는 소리 같다고 하더라."

조용히 듣고 있던 여성.

눈빛을 교환하더니 조심스레 소녀를 부릅니다.

<녹취> "(정말 예쁜 가방이구나!) 감사해요. (정말 예쁘다.)"

그런데 저 애들은 참 못됐구나.

한 남성은 소녀를 부르더니 하모니카를 불어 줍니다.

누가 왕따를 막을 것인가, 바로 우리 모두다...

동영상은 이렇게 끝납니다.

<질문>
마음이 훈훈하네요.

그런데 본인의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겠죠.

<답변>
물론입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팝 가수 레이디 가가인데요.

어릴적에 당했던 따돌림을 이겨내고 '왕따 근절' 재단까지 세웠습니다.

한때 유튜브에서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로 불리던 리지 벨라스케스입니다.

조로증에다 시력을 잃고 몸이 말라가는 병까지 앓고 있는데요.

이제는 오히려 피해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비결이 뭘까요?

<녹취> 리지 벨라스케스 : "'넌 못할거야'라고 말하던 사람들을 오히려 자극제로 활용했죠. 그걸 이용하세요. 그걸 활용하면 됩니다. 제가 장담하건대 여러분이 이길 겁니다."

리지는 왕따 금지 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미국 의회를 찾기도 했는데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왕따 방지를 명시한 미국 최초의 연방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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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심각한 왕따 현상…“이렇게 극복해요!”
    • 입력 2015-12-09 18:28:31
    • 수정2015-12-09 19:07:39
    글로벌24
<앵커 멘트>

집단적인 따돌림을 흔히 '왕따'라고 부르죠.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그 막막함, 괴로움을 모른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들도 왕따 현상이 심각한데요.

얼마나 심각한지, 또 어떻게 대처하는지 살펴봅니다.

김시원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왕따 문제,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극단적인 선택을 부르기도 하잖아요.

<답변>
맞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니까요.

최근 미국에서도 집단 따돌림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살던 11살 소년 레이콕입니다.

동물과 비행기를 좋아하고 군인이 꿈이었다고 하는데요.

자폐증과 주의력 결핍 증후군이 있던 레이콕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다가 목을 매 숨졌습니다.

<녹취> 태미 레이콕(엄마) : "아이 옆에 종이 한 장과 펜이 있었는데 한 글자도 적혀 있지 않았어요. 아이와 나눴던포옹, 미소, 모든 게 그립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기의 심정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픈데요.

목숨을 끊은 장소는 레이콕의 유일한 안식처인 헛간이었다고 합니다.

지난달 콜로라도 주에서도 중학생인 11살 아리아나가 왕따를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녹취> 이사벨라(언니) : "동생은 2학년 때부터 왕따를 당했어요. 팔이 부러진 채 집으로 돌아왔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았어야 했습니다."

두 학생의 공통점은 극단적인 선택에 이를 때까지 왕따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는 겁니다.

<질문>
가슴 아프네요. 학생들이 왕따를 당하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왕따 당하는 학생들은 10살에서 14살 사이가 많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외모나 성적인 정체성 등이 주요한 원인입니다.

누구보다 활발하고, 잘 웃던 레나타라는 학생입니다.

어린이 미인대회까지 나갔던 아주 예쁜 학생인데요.

레나타는 그러나 자라면서 커다란 코 때문에 왕따를 당했다고 합니다.

집 박에도 나가지 않다가 결국 3년 전에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녹취> 레나타(왕따 피해 학생) : "저를 볼 때 마다 갈수록 더 못생겨진다고 생각해요. 저를 위해 주는 친구가 아무도 없을까봐 두려워요.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레나타는 코 성형수술을 한 뒤에야 다시 학교에 나가게 됐는데요.

어린 학생이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이 6살 짜리 어린이는 큰 귀 때문에 괴물이란 놀림을 받다가 역시 성형수술을 받았습니다.

성 정체성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여성으로 성 전환 수술을 받은 이 고등학생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앞서 영상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녹취> 테일러(왕따 피해 학생) : "성전환 수술을 하고 나서 정말 많은 친구들을 잃었습니다. 점심 시간에는 늘 혼자서 밥을 먹었죠."

<질문>
최근에는 사이버 왕따도 심각하다고 하더라고요.

<답변>
모욕적인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요.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만다라는 15살 캐나다 여학생인데요.

과거 온라인 채팅을 하다 자신의 가슴을 노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상대방은 이 사진을 소셜미디어로 퍼뜨렸고 그때부터 따돌림이 시작됐습니다.

수 차례 집도 옮겨 봤지만, 악성 댓글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만다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자살 전 남긴 영상에 "나에겐 아무도 없어요. 누군가가 필요해요."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녹취> 로건('사이버 왕따' 피해) : "나는 그 애가 죽었으면 좋겠다. 그는 너무 못생겼고 덩치가 크다."

이 11살 소년은 그동안 사이버 공간에서 자기가 들었던 악담들을 담담하게 털어 놓습니다.

사이버 왕따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댓글을 읽고 상처받지 말자는 취지로 영상을 올렸다고 합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절반은 현실보다 사이버 왕따를 더 무서워한다고 합니다.

<질문>
어떻게 하면 이런 왕따를 막을 수 있을까요.

<답변>
왕따 피해자들의 공통점은 고민을 털어 놓거나 의지할 대상이 없다는 겁니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가족을 포함한 주변의 관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녹취> "너, 친구 한 명이라도 있냐? 상상 속에 말고 실제로 있냐고."

몰래카메라 동영상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친구 2명이 한 친구를 왕따시키는데요.

사람들 반응은 어떨까요?

<녹취> "사람들이 너 목소리가 돼지 멱따는 소리 같다고 하더라."

조용히 듣고 있던 여성.

눈빛을 교환하더니 조심스레 소녀를 부릅니다.

<녹취> "(정말 예쁜 가방이구나!) 감사해요. (정말 예쁘다.)"

그런데 저 애들은 참 못됐구나.

한 남성은 소녀를 부르더니 하모니카를 불어 줍니다.

누가 왕따를 막을 것인가, 바로 우리 모두다...

동영상은 이렇게 끝납니다.

<질문>
마음이 훈훈하네요.

그런데 본인의 노력도 분명히 필요하겠죠.

<답변>
물론입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팝 가수 레이디 가가인데요.

어릴적에 당했던 따돌림을 이겨내고 '왕따 근절' 재단까지 세웠습니다.

한때 유튜브에서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로 불리던 리지 벨라스케스입니다.

조로증에다 시력을 잃고 몸이 말라가는 병까지 앓고 있는데요.

이제는 오히려 피해자들을 돕고 있습니다.

비결이 뭘까요?

<녹취> 리지 벨라스케스 : "'넌 못할거야'라고 말하던 사람들을 오히려 자극제로 활용했죠. 그걸 이용하세요. 그걸 활용하면 됩니다. 제가 장담하건대 여러분이 이길 겁니다."

리지는 왕따 금지 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미국 의회를 찾기도 했는데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왕따 방지를 명시한 미국 최초의 연방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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