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위기가 된 저유가

입력 2015.12.10 (07:35) 수정 2015.12.1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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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30년 전만 해도 상황은 아주 달랐습니다. 지난 1980년 찾아온 저 달러. 저금리. 저유가 시대는 우리 경제에 큰 축복이었습니다. 선박이나 철강, 석유 화학 업종 등은 쏟아지는 주문에 휘파람을 불며 실적을 갈아치웠고 증시나 지역 경제 역시 더없이 좋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저유가 시대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나 브렌트유는 배럴당 가격이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OPEC, 석유 수출국 기구는 감량 합의에 실패했고 미국 등 비회원국들은 오히려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어서 하락세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 30년 전과 정반대라는 점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등 수출시장의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호재가 아닌 트리플 악재가 된 것입니다.
공급량이 넘쳐나면서 러시아와 브라질 등 일부 산유국들은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 국가인 베네수엘라는 총선에서 집권당이 패배해 정권 몰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은 정부 재정 상황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자 전 세계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우리 증시에서 3조 6천4백여 억 원의 자금을 회수했습니다. 조선과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 업종들의 위기는 심각합니다. 주요 산유국들이 대형 건설과 플랜트 발주를 연기 또는 취소하고 있습니다.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미수금이 손실로 확정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실적 쇼크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 현실이 된다면 유가는 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불안까지 가중되지 않도록 대외 경제 변동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할 땝니다. 저유가 쇼크가 불러올 충격을 최소화할 종합적인 대응책이 시급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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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위기가 된 저유가
    • 입력 2015-12-10 07:48:36
    • 수정2015-12-10 08: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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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30년 전만 해도 상황은 아주 달랐습니다. 지난 1980년 찾아온 저 달러. 저금리. 저유가 시대는 우리 경제에 큰 축복이었습니다. 선박이나 철강, 석유 화학 업종 등은 쏟아지는 주문에 휘파람을 불며 실적을 갈아치웠고 증시나 지역 경제 역시 더없이 좋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저유가 시대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나 브렌트유는 배럴당 가격이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OPEC, 석유 수출국 기구는 감량 합의에 실패했고 미국 등 비회원국들은 오히려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어서 하락세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 30년 전과 정반대라는 점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 등 수출시장의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호재가 아닌 트리플 악재가 된 것입니다.
공급량이 넘쳐나면서 러시아와 브라질 등 일부 산유국들은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 국가인 베네수엘라는 총선에서 집권당이 패배해 정권 몰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은 정부 재정 상황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지자 전 세계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우리 증시에서 3조 6천4백여 억 원의 자금을 회수했습니다. 조선과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 업종들의 위기는 심각합니다. 주요 산유국들이 대형 건설과 플랜트 발주를 연기 또는 취소하고 있습니다.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미수금이 손실로 확정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실적 쇼크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 현실이 된다면 유가는 더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불안까지 가중되지 않도록 대외 경제 변동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할 땝니다. 저유가 쇼크가 불러올 충격을 최소화할 종합적인 대응책이 시급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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