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관제 먹통…대응 미숙

입력 2015.12.16 (07:34) 수정 2015.12.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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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제주공항에서 76분 동안이나 항공기 관제가 먹통이었던 일입니다. 이 때문에 항공기 70여 편이 하늘에서 맴돌다 늦게 착륙하거나 돌아갔습니다. 10여 대는 관제 대신 공항 안내등 불빛과 비상 송수신기로 유도 받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착륙했습니다. 위험천만이었습니다.

제주공항 관제탑의 통신시스템이 고장 난 탓입니다. 당시 제주공항에는 1분 30초마다 비행기가 이착륙하고 있었습니다. 제주 하늘에는 착륙을 기다리는 비행기가, 땅에는 이륙을 기다리는 비행기가 많았을 것입니다. 잘못하면 항공기끼리 충돌하는 끔찍한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아무런 통신도, 신호도 없는 운항이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없었던 건 천만다행입니다.
관제탑의 통신시스템은 주장비와 예비, 비상 장비 등 3단계로 보완이 되어 있습니다. 주 장비가 고장 나면 즉각 예비 장비로 전환되고 예비 장비마저 고장 나면 비상장비로 전환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관제사들은 예비 장비를 가동시켰지만 여전히 잡음만 나왔다는 것입니다. 비상 통신장비인 휴대용 무전기 역시 먹통이었습니다. 주 장비 고장이 예비 장비와 비상장비로 자동 전환되지 않은 것입니다. 국토부도 같은 주파수를 쓰는 주 장비의 전원을 꺼야 예비 장비로 넘어간다고 밝혔습니다. 고장 날 경우 자동 전환이 아니라 조치를 취해야 했던 것입니다. 이런 사실이 제작사 매뉴얼에만 있고 공항공사 매뉴얼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관제통신장비의 전원을 모두 껐다 켠 뒤에야 공항은 겨우 정상을 되찾았습니다.

제주공항의 이번 사고는 통신장비의 결함과 대응 미숙이 빚은 원시적인 사고였습니다. 또 항공 안전에도 언제든지 구멍이 뚫릴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평소 관제 담당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 특히 제대로 된 매뉴얼 숙지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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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관제 먹통…대응 미숙
    • 입력 2015-12-16 07:41:29
    • 수정2015-12-16 09: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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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섭 해설위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제주공항에서 76분 동안이나 항공기 관제가 먹통이었던 일입니다. 이 때문에 항공기 70여 편이 하늘에서 맴돌다 늦게 착륙하거나 돌아갔습니다. 10여 대는 관제 대신 공항 안내등 불빛과 비상 송수신기로 유도 받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착륙했습니다. 위험천만이었습니다.

제주공항 관제탑의 통신시스템이 고장 난 탓입니다. 당시 제주공항에는 1분 30초마다 비행기가 이착륙하고 있었습니다. 제주 하늘에는 착륙을 기다리는 비행기가, 땅에는 이륙을 기다리는 비행기가 많았을 것입니다. 잘못하면 항공기끼리 충돌하는 끔찍한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아무런 통신도, 신호도 없는 운항이기 때문입니다. 사고가 없었던 건 천만다행입니다.
관제탑의 통신시스템은 주장비와 예비, 비상 장비 등 3단계로 보완이 되어 있습니다. 주 장비가 고장 나면 즉각 예비 장비로 전환되고 예비 장비마저 고장 나면 비상장비로 전환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관제사들은 예비 장비를 가동시켰지만 여전히 잡음만 나왔다는 것입니다. 비상 통신장비인 휴대용 무전기 역시 먹통이었습니다. 주 장비 고장이 예비 장비와 비상장비로 자동 전환되지 않은 것입니다. 국토부도 같은 주파수를 쓰는 주 장비의 전원을 꺼야 예비 장비로 넘어간다고 밝혔습니다. 고장 날 경우 자동 전환이 아니라 조치를 취해야 했던 것입니다. 이런 사실이 제작사 매뉴얼에만 있고 공항공사 매뉴얼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관제통신장비의 전원을 모두 껐다 켠 뒤에야 공항은 겨우 정상을 되찾았습니다.

제주공항의 이번 사고는 통신장비의 결함과 대응 미숙이 빚은 원시적인 사고였습니다. 또 항공 안전에도 언제든지 구멍이 뚫릴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평소 관제 담당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 특히 제대로 된 매뉴얼 숙지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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