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정치 지도자들 “소통이라면 뭐든 한다!”

입력 2015.12.16 (18:10) 수정 2015.12.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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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정치 지도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늘 대중의 관심 사항입니다.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사람들은 열광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자의든 타의든 끊임없이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오늘은 각국 정치지도자들의 소통법을 한 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김시원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뭐니뭐니해도 요즘 가장 화제의 인물이라면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인 것 같아요.

<답변>
네, 188센티미터의 훤칠한 키에 영화배우 같은 외모로 화제가 된 캐나다 총리입니다.

특히 나이가 43살로 상당히 젊은 편이다보니까 파격적인 행보를 자주 보여줍니다.

트뤼도 총리가 3년 전 복싱 경기에 출전한 모습입니다.

암환자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시합이었는데요.

상대방도 정치인이긴 했지만, 체격의 열세를 딛고 승리를 거뒀습니다.

우리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이런 모습들은 많이 낯설죠?

트뤼도 총리 하면, 춤도 빼 놓을 수가 없는데요.

캐나다로 이민온 중국인들의 신년행사에 초대를 받아 갔습니다.

사자탈을 쓰더니 중국의 전통 사자춤을 춥니다.

그냥 시늉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열정적으로 즐깁니다.

역시 인도 독립 66주년 기념 행사에서도 멋진 민속춤을 보여줬습니다.

트뤼도 총리가 이렇게 다른 나라의 춤을 추는 건 실은 자신이 중시하고 추진해 온 정책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민 정책, 또 다문화 정책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가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질문>
가장 특이한 소통 방식이라면, 아마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푸틴 대통령은 웃통 벗은 사진을 많이 공개합니다.

또 거친 스포츠도 자주 즐기죠.

지난 10월은 푸틴 대통령의 63번째 생일이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 생일 파티를 열었는데요.

무려 7골을 넣었습니다.

서구 사회에서는 이른바 '충성 하키'라고 비꼬기도 합니다만...

웃통을 벗고 말을 타는 사진과 영상도 유명합니다.

낚시를 했다 하면 월척을 낚고요.

낚시 뿐만 아니라 다이빙이나 수영도 즐깁니다.

시베리아에서 마취총으로 호랑이를 잡았던 영상도 화제가 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런 영상들을 공개하는 건 강인하고 근육질 모습을 부각시켜서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 걸핏하면 다른 나라와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인데...

"지지 않겠다, 정면 돌파한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질문>
이와 정반대라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꼽을 수 있겠죠.

<답변>
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격의 없는 소통, 감성 소통에 아주 능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에어포스 원을 타고 알래스카로 향하는데요.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우리가 주목하는 이슈는 기후변화입니다.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죠."

알래스카 도착해서는 셀카 봉을 들고 이곳 저곳을 돌면서 현지 모습을 전합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전 백악관에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양복도 입지 않았고요."

만약 이런 내용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말했다고 생각해 보면 효과가 많이 반감됐을 겁니다.

딸들과 함께 동네 서점을 구경하면서 소상공인 상권 활성화에 대해 말하고, 단골 햄버거 집에 들어가서는 직원들 최저임금을 많이 준다고 칭찬하기도 하죠.

양복 상의를 걸치고 백악관 밖으로 나와서 워싱턴 D.C 거리를 걷기도 합니다.

이런 허물 없는 소통 방식은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보수파로부터는 강력한 미국의 리더십이 상실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질문>
소통 수단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측면도 있는 거잖아요.

<답변>
물론입니다.

이런 격의 없는 모습들이 아무래도 사람들에게는 훨씬 더 각인이 되니까요.

영국의 해리 왕자는 올해 여름을 아프리카에서 보냈습니다.

지난 6월 군복무를 마친 뒤 아프리카로 건너가 코뿔소 등 멸종 위기 동물 보호 활동을 한 건데요.

동물을 돌보다 지쳐서 코끼리에 기대 잠이 든 이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사실, 해리 왕자는 지난 2004년에는 아르헨티나로 사냥을 갔다가 죽은 물소 옆에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거든요.

당시에는 영국 왕실의 '말썽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는데, 이렇게 이미지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가끔은 이런 이미지 메이킹이 지나쳐서 논란이 되기도 하죠.

<답변>
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인도의 모디 총리입니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소통에 능한 걸로 잘 알려져 있지만 자국에서는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습니다.

이달 초 인도 남부에는 폭우가 쏟아져 25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모디 총리는 수해 현장을 방문할 때 항공기에서 찍은 사진을 자기 트위터에 올렸죠.

그런데 인도 정부가 이 사진을 이렇게 바꿨습니다. <2분할> 좀 흐리다고 판단을 한 모양인데 너무 엉성하고, 조잡합니다.

많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총리 선거 때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의 유세 장면을 TV로 유심히 보는 사진이 퍼졌는데요.

알고보니 합성된 사진이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저커버그를 만났을 때는 자기 얼굴을 가린다고 돌려세워서 카메라를 너무 밝힌다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거만 보여주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면, 당연히 '소통'이라고 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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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정치 지도자들 “소통이라면 뭐든 한다!”
    • 입력 2015-12-16 18:12:41
    • 수정2015-12-16 19:44:49
    글로벌24
<앵커 멘트>

정치 지도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늘 대중의 관심 사항입니다.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사람들은 열광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자의든 타의든 끊임없이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오늘은 각국 정치지도자들의 소통법을 한 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김시원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뭐니뭐니해도 요즘 가장 화제의 인물이라면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인 것 같아요.

<답변>
네, 188센티미터의 훤칠한 키에 영화배우 같은 외모로 화제가 된 캐나다 총리입니다.

특히 나이가 43살로 상당히 젊은 편이다보니까 파격적인 행보를 자주 보여줍니다.

트뤼도 총리가 3년 전 복싱 경기에 출전한 모습입니다.

암환자 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시합이었는데요.

상대방도 정치인이긴 했지만, 체격의 열세를 딛고 승리를 거뒀습니다.

우리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이런 모습들은 많이 낯설죠?

트뤼도 총리 하면, 춤도 빼 놓을 수가 없는데요.

캐나다로 이민온 중국인들의 신년행사에 초대를 받아 갔습니다.

사자탈을 쓰더니 중국의 전통 사자춤을 춥니다.

그냥 시늉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열정적으로 즐깁니다.

역시 인도 독립 66주년 기념 행사에서도 멋진 민속춤을 보여줬습니다.

트뤼도 총리가 이렇게 다른 나라의 춤을 추는 건 실은 자신이 중시하고 추진해 온 정책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이민 정책, 또 다문화 정책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가 끌어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질문>
가장 특이한 소통 방식이라면, 아마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네, 푸틴 대통령은 웃통 벗은 사진을 많이 공개합니다.

또 거친 스포츠도 자주 즐기죠.

지난 10월은 푸틴 대통령의 63번째 생일이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아이스하키 경기장에서 생일 파티를 열었는데요.

무려 7골을 넣었습니다.

서구 사회에서는 이른바 '충성 하키'라고 비꼬기도 합니다만...

웃통을 벗고 말을 타는 사진과 영상도 유명합니다.

낚시를 했다 하면 월척을 낚고요.

낚시 뿐만 아니라 다이빙이나 수영도 즐깁니다.

시베리아에서 마취총으로 호랑이를 잡았던 영상도 화제가 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이런 영상들을 공개하는 건 강인하고 근육질 모습을 부각시켜서 강력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국제 외교 무대에서 걸핏하면 다른 나라와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인데...

"지지 않겠다, 정면 돌파한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질문>
이와 정반대라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꼽을 수 있겠죠.

<답변>
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격의 없는 소통, 감성 소통에 아주 능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에어포스 원을 타고 알래스카로 향하는데요.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우리가 주목하는 이슈는 기후변화입니다.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죠."

알래스카 도착해서는 셀카 봉을 들고 이곳 저곳을 돌면서 현지 모습을 전합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전 백악관에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양복도 입지 않았고요."

만약 이런 내용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말했다고 생각해 보면 효과가 많이 반감됐을 겁니다.

딸들과 함께 동네 서점을 구경하면서 소상공인 상권 활성화에 대해 말하고, 단골 햄버거 집에 들어가서는 직원들 최저임금을 많이 준다고 칭찬하기도 하죠.

양복 상의를 걸치고 백악관 밖으로 나와서 워싱턴 D.C 거리를 걷기도 합니다.

이런 허물 없는 소통 방식은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보수파로부터는 강력한 미국의 리더십이 상실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질문>
소통 수단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측면도 있는 거잖아요.

<답변>
물론입니다.

이런 격의 없는 모습들이 아무래도 사람들에게는 훨씬 더 각인이 되니까요.

영국의 해리 왕자는 올해 여름을 아프리카에서 보냈습니다.

지난 6월 군복무를 마친 뒤 아프리카로 건너가 코뿔소 등 멸종 위기 동물 보호 활동을 한 건데요.

동물을 돌보다 지쳐서 코끼리에 기대 잠이 든 이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사실, 해리 왕자는 지난 2004년에는 아르헨티나로 사냥을 갔다가 죽은 물소 옆에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거든요.

당시에는 영국 왕실의 '말썽쟁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는데, 이렇게 이미지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가끔은 이런 이미지 메이킹이 지나쳐서 논란이 되기도 하죠.

<답변>
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인도의 모디 총리입니다.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소통에 능한 걸로 잘 알려져 있지만 자국에서는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습니다.

이달 초 인도 남부에는 폭우가 쏟아져 25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모디 총리는 수해 현장을 방문할 때 항공기에서 찍은 사진을 자기 트위터에 올렸죠.

그런데 인도 정부가 이 사진을 이렇게 바꿨습니다. <2분할> 좀 흐리다고 판단을 한 모양인데 너무 엉성하고, 조잡합니다.

많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총리 선거 때에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그의 유세 장면을 TV로 유심히 보는 사진이 퍼졌는데요.

알고보니 합성된 사진이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저커버그를 만났을 때는 자기 얼굴을 가린다고 돌려세워서 카메라를 너무 밝힌다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습니다.

보여주고 싶은 거만 보여주고 하고 싶은 말만 한다면, 당연히 '소통'이라고 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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