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판사들] 성탄 캐럴, 저작권료 있다? 없다?

입력 2015.12.18 (07:52) 수정 2015.12.18 (13: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생활에서 꼭 알아둬야 할 법률 상식을 판결을 통해 알아보는 <친절한 판사들> 시간입니다.

먼저, 어떤 사건인지 영상으로 확인하겠습니다.

<리포트>

한 백화점 매장 안, 쇼핑 중에 음악이 흘러나오는데요.

바로 이 음악이 분쟁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백화점 측은 실시간으로 음원을 받아서 틀어주는 이른바‘스트리밍’방식으로 영업 중에 음악을 틀었고,

한국음반산업협회 등은 ‘공연’에 해당한다며 공연보상금을 내라고 백화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요.

법원은 과연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앵커 멘트>

언제부턴가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듣기가 어려워졌는데요. 바로 저작권 문제 때문이라고 하죠.

이번 사건에서는 백화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문제가 됐다고 합니다.

관련 판결 내용 주선아 판사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백화점에서 흘러나오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하는 음악이 문제가 됐는데요. 스트리밍이란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되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답변>
네, 스트리밍 방식이란 인터넷에서 영상이나 음향, 애니메이션 등의 파일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다운로드하지 않고 여러 개의 파일로 나눠 보내 실시간으로 재생해주는 기법입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의 백화점은 2년 동안 A 회사에 매월 매장 음악 서비스 이용료를 주고, A 회사가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하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매장에 틀어놓았습니다.

한편 A 회사는 백화점에서 받은 이용료의 일부를 음악 실연자 또는 음반제작자에 대한 공연보상금 수령과 분배 업무를 하는 음악실연자협회와 한국음반산업협회에 지급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공연보상금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는데요.

이에 원고들이 백화점을 상대로 공연보상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질문>
민감한 문제였을 것 같은데, 이 사건에서 어떤 점이 쟁점이 되었나요?

<답변>
네, 저작권법은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을 하는 자는 저작물을 연주하는 자, 음반제작자에게 상당한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사건에서는 A 회사가 음반 제작자로부터 받은 디지털 음원이 ‘판매용 음반’인지, 그리고 백화점이 스트리밍 방식을 통하여 간접사용한 것도 ‘사용’의 범위 안에 들어가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나요?

<답변>
1심 법원은 백화점에 흐른 음악, 즉 A 회사가 음반 제작자로부터 받은 디지털 음원이 판매용 음반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A 회사가 음반제작자로부터 제공받은 디지털 음원을 저장한 장치를 ‘음반’의 일종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이 저장장치 자체는 시중에 판매할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용’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이와 달리 보았습니다.

백화점에서 음악을 튼 행위는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2심 법원은 피고는 원고들에게 2년 동안의 공연보상금으로 각각 약 1억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이 결론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되었습니다.

<질문>
대법원이 이렇게 판단한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저작권법에서는 ‘공연’이란 저작물을 실연하거나, 음반이나 방송 등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백화점 매장에 음악을 튼 행위는 공연에 해당합니다.

또 대법원은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하는 자의 실연자 또는 음반제작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규정에서의 ‘판매용 음반’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뿐만 아니라 어떠한 형태이든 판매를 통해 거래에 제공된 음반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판매용 음반을 직접 재생하는 직접사용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등의 방식을 통해 재생하는 간접사용도 ‘사용’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본 것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앞으로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매장에서 음악을 트는 것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판결의 의미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답변>
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 외에도 실연자,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를 저작인접권자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공연보상금 지급 규정 역시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판매된 음반이 통상적으로 예정하고 있는 사용 범위를 초과해 공연에 사용되는 경우 그로 인해 실연자의 실연 기회와 음반제작자의 음반판매 기회가 부당하게 상실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 부분을 보상해 주어 저작인접권자를 보호하고 음악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우리 저작권법은 2009년에 저작인접권자들에게 국제적인 보호수준에 맞춘 공연보상청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는데요, 위와 같은 개정된 저작권법의 취지에 따라 판결한 것입니다.

<질문>
그런데 언제부턴가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사라지고 있다고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어요?

<답변>
매장에서 음악을 튼다고 해서 언제나 공연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매용 음반을 사용해서 공연한 경우에만 공연보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또, 공연보상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한 단체와 사업자 간의 협의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런데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저작권단체들이 저작권료를 성실히 납부하고 있던 대형백화점 등의 경우에는 별도의 추가 저작권료를 납부할 필요 없이, 그리고 일반음식점 등 중소형 영업장은 저작권료 납부 없이 영업장에서 캐럴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하니, 올 연말은 캐럴과 함께 훈훈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친절한 판사들] 성탄 캐럴, 저작권료 있다? 없다?
    • 입력 2015-12-18 08:49:46
    • 수정2015-12-18 13:19:03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생활에서 꼭 알아둬야 할 법률 상식을 판결을 통해 알아보는 <친절한 판사들> 시간입니다.

먼저, 어떤 사건인지 영상으로 확인하겠습니다.

<리포트>

한 백화점 매장 안, 쇼핑 중에 음악이 흘러나오는데요.

바로 이 음악이 분쟁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백화점 측은 실시간으로 음원을 받아서 틀어주는 이른바‘스트리밍’방식으로 영업 중에 음악을 틀었고,

한국음반산업협회 등은 ‘공연’에 해당한다며 공연보상금을 내라고 백화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요.

법원은 과연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앵커 멘트>

언제부턴가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 듣기가 어려워졌는데요. 바로 저작권 문제 때문이라고 하죠.

이번 사건에서는 백화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문제가 됐다고 합니다.

관련 판결 내용 주선아 판사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백화점에서 흘러나오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하는 음악이 문제가 됐는데요. 스트리밍이란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되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답변>
네, 스트리밍 방식이란 인터넷에서 영상이나 음향, 애니메이션 등의 파일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다운로드하지 않고 여러 개의 파일로 나눠 보내 실시간으로 재생해주는 기법입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의 백화점은 2년 동안 A 회사에 매월 매장 음악 서비스 이용료를 주고, A 회사가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하는 음악을 실시간으로 매장에 틀어놓았습니다.

한편 A 회사는 백화점에서 받은 이용료의 일부를 음악 실연자 또는 음반제작자에 대한 공연보상금 수령과 분배 업무를 하는 음악실연자협회와 한국음반산업협회에 지급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공연보상금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는데요.

이에 원고들이 백화점을 상대로 공연보상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질문>
민감한 문제였을 것 같은데, 이 사건에서 어떤 점이 쟁점이 되었나요?

<답변>
네, 저작권법은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을 하는 자는 저작물을 연주하는 자, 음반제작자에게 상당한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요.

이 사건에서는 A 회사가 음반 제작자로부터 받은 디지털 음원이 ‘판매용 음반’인지, 그리고 백화점이 스트리밍 방식을 통하여 간접사용한 것도 ‘사용’의 범위 안에 들어가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나요?

<답변>
1심 법원은 백화점에 흐른 음악, 즉 A 회사가 음반 제작자로부터 받은 디지털 음원이 판매용 음반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A 회사가 음반제작자로부터 제공받은 디지털 음원을 저장한 장치를 ‘음반’의 일종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이 저장장치 자체는 시중에 판매할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용’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이와 달리 보았습니다.

백화점에서 음악을 튼 행위는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2심 법원은 피고는 원고들에게 2년 동안의 공연보상금으로 각각 약 1억 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이 결론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되었습니다.

<질문>
대법원이 이렇게 판단한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저작권법에서는 ‘공연’이란 저작물을 실연하거나, 음반이나 방송 등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백화점 매장에 음악을 튼 행위는 공연에 해당합니다.

또 대법원은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하는 자의 실연자 또는 음반제작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규정에서의 ‘판매용 음반’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뿐만 아니라 어떠한 형태이든 판매를 통해 거래에 제공된 음반이 모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판매용 음반을 직접 재생하는 직접사용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등의 방식을 통해 재생하는 간접사용도 ‘사용’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본 것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앞으로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매장에서 음악을 트는 것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판결의 의미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답변>
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 외에도 실연자,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를 저작인접권자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공연보상금 지급 규정 역시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판매된 음반이 통상적으로 예정하고 있는 사용 범위를 초과해 공연에 사용되는 경우 그로 인해 실연자의 실연 기회와 음반제작자의 음반판매 기회가 부당하게 상실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 부분을 보상해 주어 저작인접권자를 보호하고 음악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우리 저작권법은 2009년에 저작인접권자들에게 국제적인 보호수준에 맞춘 공연보상청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는데요, 위와 같은 개정된 저작권법의 취지에 따라 판결한 것입니다.

<질문>
그런데 언제부턴가 거리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사라지고 있다고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어요?

<답변>
매장에서 음악을 튼다고 해서 언제나 공연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매용 음반을 사용해서 공연한 경우에만 공연보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또, 공연보상금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한 단체와 사업자 간의 협의로 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런데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바에 의하면, 저작권단체들이 저작권료를 성실히 납부하고 있던 대형백화점 등의 경우에는 별도의 추가 저작권료를 납부할 필요 없이, 그리고 일반음식점 등 중소형 영업장은 저작권료 납부 없이 영업장에서 캐럴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 하니, 올 연말은 캐럴과 함께 훈훈한 크리스마스를 보내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